2024 포시도니아 조선·해양 전시회 참관기

지난 6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아테네 메트로폴리탄 엑스포에서는 '2024년 포시도니아 조선·해양 전시회(이하 포시도니아)'가 개최됐다. 이번 포시도니아 전시회는 올해로 28회를 맞이했으며, 전 세계 약 138개국에서 2038여 개의 조선 및 해양산업 관련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신기술과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였다.

<2024 포시도니아 조선·해양 전시회 전경>

[자료: 아테네 무역관]

2022년 포시도니아 전시회는 코로나 팬데믹 직후 처음 개최되는 전시회로서, 88개국에서 1964개의 전시기업이 참여했으며, 103개국에서 2만8892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가 잠잠해지며 이번 포시도니아 전시회는 참가기업과 방문객이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포시도니아 전시회는 'Powering Ahead'를 주제로 50여 개의 포럼과 세미나를 개최해 향후 조선 및 해양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고, 다양한 기술 시연과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업계 전문가들이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울러 한국, 그리스, 일본, 중국, 독일, 미국 등 23개의 국가관이 별도로 구성돼 다양한 국제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2024 포시도니아 조선·해양 전시회 개요>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전시회 한국관 스케치

포시도니아는 세계 3대 조선·해양 전시회로, 해양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시회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최신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며, 업계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중요한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 포시도니아 조선·해양 전시회 한국관 모습>

[자료: 아테네 무역관]

특히, KOTRA 한국관은 이번 전시회에서 총 9개의 우수 조선·해양 기자재 기업이 참가해, 전시 면적 105㎡ 규모로 구성됐다. 한국관에서는 최첨단 해양 기술과 장비, 친환경 선박 솔루션 등이 소개됐으며, 약 136개 바이어가 방문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한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KOTRA 아테네 무역관은 포시도니아의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담기 위해 전시회에 참가한 주요 기업 몇 곳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① AI 기반 해양 기술 기업 A사

A사는 최신 AI를 적용한 항만운항시스템을 선보이며 방문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A사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사의 기술을 널리 알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② LNG 펌프 제조기업 B사

B사는 IMO의 규제와 함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LNG 펌프 제조사로서, 다른 펌프 기업들에 비해 후발주자로 현지에서 레퍼런스가 적다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이들은 2024 포시도니아 전시회 참가를 통해 자사의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며, 요번 전시회 참가 효과에 대해서 크게 만족했다고 평했다.

2024 포시도니아 각종 세미나 및 포럼

2024 포시도니아 전시회에서는 각종 세미나와 포럼을 개최해 해운업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최근 초미의 관심을 받는 IMO 규제에 따른 해운업의 탈탄소화가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① Greener Shipping Summit 2024

포시도니아 2024 기간 동안 'Greener Shipping Summit 2024'가 개최됐다. '신기술과 교육'을 주제로 한 이번 서밋은 현지 출판사인 Newsfront/Naftiliaki가 주관하고 MARTECMA(Marine Technical Managers Association)가 후원했다. 서밋에서는 대체 연료와 선원 재교육이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패널 토론에서는 기술, 신해양 직업, 에너지 전환, 디지털화, 선상 교육, 해양 교육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통찰이 공유됐다. INTERCARGO의 회장인 디미트리스 파팔리오스(Dimitris Fafalios)는 기조연설에서 "IMO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안전이 필수적이다. 해운 산업은 매우 광범위한 용어로, 많은 분야를 포괄한다. 탈탄소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안전한 대체 연료의 풍부한 공급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국립기술대학교의 코스타스 스피루(Kostas Spyrou) 교수는 "미래의 선박은 녹색 추진이 주를 이룰 것이다. 데이터는 선박의 행동을 모니터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자율성이 증가하는 추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연료를 다룰 수 있도록 전 세계적으로 약 80만 명의 선원을 재교육해야 하는 과제가 논의됐다. 이는 선박 운영의 안전성과 녹색 전환을 위한 중요한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② 4th Korean-Hellenic Maritime Cooperation Forum

주그리스대한민국대사관은 그리스 경제산업연구재단(IOBE)과 함께 '제4회 한-그리스 해양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는 HD 현대중공업의 허동범 선임 엔지니어, Advanced Engineering Services의 소유주 스타브로스 하치그리고리스(Stavros Hatxigrigoris), 그리스 조선기자재 협동조합(HEMEXPO)의 엘레니 폴리크로노풀로우(Eleni Polychronopolou) 회장, 그리고 한국해사서비스 및 동해해사공학컨설팅(KMSEMEC)의 이연화 상무 등 여러 연사가 참여해 발표를 진행했다.

이들은 각각 글로벌 환경 규제와 대체 연료 선박의 현황 및 전망, 조선업의 탈탄소화 기술과 디지털 솔루션, 선체 형상과 코팅 및 장비 개선을 통한 연료 소비 및 탄소 배출 감소, 그리고 MR 탱커 및 기타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IMO 탈탄소화 요구 사항(EEDI, EEXI, CII)을 주제로 발표하며, 향후 그리스 해운업이 나아갈 방향과 그 속에서 한국과 그리스 간의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4th Korean-Hellenic Maritime Cooperation Forum> 

[자료: 아테네 무역관]

그리스 해운업 현황: 2023~2024년 발표내용 기반

매년 발표되는 'UGS ANNUAL REPORT 2023~2024'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협회는 2023년이 중요한 발전과 강력한 지정학적 긴장이 공존했던 해였음을 강조했다. 특히, 그리스 선주협회는 국제 해양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해양 교육, 탈탄소화, 산업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강력한 사회적 발자국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그리스 선주들은 전 세계 상선의 20% 이상을 중량톤수(DWT) 기준으로 통제하고 있어 그리스를 세계 최대의 선박 소유국으로 만들고 있다. 그리스가 통제하는 상선대는 세계에서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역동적이며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5543척의 그리스 상선대의 총 운송 능력은 53.5% 증가했다. 참고로, 그리스 소유 선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상선대로, 전체 운송 용량의 98% 이상을 제3국 간 화물 운송에 사용하고 있다. 그리스 해운업이 국제 무역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그리스 해운업은 주로 벌크/트램프 선박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형태의 선박은 곡물과 농산물, 석유와 가스, 철, 보크사이트, 알루미나 및 기타 광석, 석탄, 비료, 철강, 화학 제품 및 산림 제품과 같은 필수품을 운송하는 데 특화돼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산업재로서 필수적인 품목이라고 할 수 있다. 벌크/트램프 선박은 본질적으로 유동적이고 유연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리스가 통제하는 선박대는 새로운 무역 지역과 패턴의 변화에 매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벌크/트램프 선박은 수천 개의 중소기업(SME)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전히 거의 완전경쟁 시장에서 운영된다.. 선주들은 개별 운송 계약의 가격에 대해 가격 수용자(price-taker)로 행동한다. 이는 벌크 화물 운송에 참여하는 해운 회사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탱커 부문에는 약 4,700개의 회사가 평균 3.6척의 선박을 소유하고 있으며, 벌크 캐리어 소유주는 약 2500개 회사로 평균 5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해운업이 전통적인 화석 연료보다 훨씬 비싼 대체 저탄소 또는 무탄소 해양 연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낮은 운송 비용을 달성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해양용 전통 화석 연료는 바이오연료보다 최대 5~6배, 합성 연료보다 10~12배 저렴하다.

해운업의 지속 가능성과 에너지 효율성

해운업은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온실가스(GHG) 배출 감소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세계 해상 교역이 거의 두 배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운업에서의 CO₂ 배출은 비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전 세계 CO₂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해운이 에너지 효율적인 운송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해상 무역 및 해운 CO₂ 배출량(2000~2022)>

(단위: 톤-마일, 전체 대비 %)

[자료: Clarkson Research, UGS 발간]

그리스 선주들은 에너지 효율적인 신조 선박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이 추세를 이끌어왔다. 현재 그리스의 선박 발주량은 총 3400만 DWT인 384척으로, 2023년과 비교했을 때, 선박 수는 60%, 중량톤수는 79% 증가하며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리스 소유 선박은 현재 발주된 선박의 중량톤수가 8만8748DWT로 세계 선박 평균인 6만2237DWT보다 크다. 이들 선박에는 최신 환경 장비가 장착돼 있어, 그리스 선주들은 점점 더 현대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선대를 구축하기 위해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그리스 소유 선대의 환경장비>

(단위: 그리스 소유 선박 DWT 대비 %)

[자료: Clarkson Research, UGS 발간]

맺음말

2024 포시도니아 전시회는 그리스 선주들이 주도하는 세계 해운업의 혁신과 지속 가능성의 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가 됐다. 이번 전시회는 최신 기술과 친환경 선박 솔루션을 통해 해운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며, 글로벌 교역의 중추적 역할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그리스 해운업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포시도니아는 전 세계 해운업계 전문가들과 비즈니스 리더들이 모여 협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매우 중요한 협력의 장이 될 것이다.

자료: 포시도니아 전시회 홈페이지, UGS Annual Report 2023~2024, KOTRA 아테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