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시작되면서 캐나다 경제의 동향과 산업 전망을 조명하는 다양한 보고서와 분석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의 경제 둔화를 딛고 성장세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캐나다 내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미리 파악해보기 위해 각종 분석기관, 협회, 전문가 등의 다양한 전망 보고서와 분석 등을 기반으로 2024년 캐나다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를 다섯 가지 주요 키워드로 정리했다.

① 금리와 인플레이션

캐나다 국민과 기업이 높은 금리와 물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로 기대되는 금리와 인플레이션 안정화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경제 추세가 지속되면 금리는 5.0% 수준에서 안정을 찾은 후 올해 중반부터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반 이후 금리가 4.25%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낮아지면서 하반기에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캐나다의 인플레이션율과 중앙은행 금리 전망>

[자료: Oxford Economics/Haver Analytics]

캐나다의 인플레이션율은 2023년 하반기부터 하락세에 들어서 11월 기준 3.1%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캐나다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2024년 연말까지 목표수치인 2%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시 언제든 금리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만큼, 향후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의 주요 6개 은행의 2024년 말 기준 목표 금리는 3.25~4.00% 수준이다. 고정 모기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채권 수익률도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캐나다 은행의 5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4.3%로 정점을 찍은 후, 12월 3.2% 대로 하락하면서 고정 모기지 금리 인하가 시작됐다.

<캐나다 주요 은행 목표 금리와 중앙은행 채권 수익률 전망>

주: 괄호 안은 직전에 발표된 전망 대비 변동 수치를 의미

[자료: Canadian Mortgage Trends]

② 주택 시장

2024년에는 캐나다 주택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캐나다 주택 시장은 인구 증가에 따른 강력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일부 둔화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예상되는 금리 인하로 주택 시장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부동산 협회의 전망에 따르면, 2023년에 9.8% 감소했던 주택 판매량이 하반기 금리 인하로 인해 9% 반등할 것이며, 전국 평균 주택 가격도 2024년에는 1.5% 상승해 69만916캐나다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모기지 갱신에 따른 가계 부담 증가와 주택 공급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이다.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모기지 보유자의 약 40%가 더 높은 이자율로 갱신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가들은 2024년에는 2510억 캐나다 달러, 2025년에는 352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모기지가 갱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캐나다 국민의 부채 상환 부담이 점점 커가면서 올해 중반까지는 경제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임대주택 증가도 주택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이슈다.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임대 주택 건설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는 주택 시장 구조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캐나다 주택담보대출공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건설 중인 임대 주택은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BC주 밴쿠버에서는 건설 중인 임대 아파트 수가 1만7000호에 달해 이미 전년도 전체 수치를 추월한 상태이다. 임대 주택의 증가는 캐나다의 경제적, 사회적 요인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며, 앞으로의 주택 시장 변화와 정책 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밴쿠버 지역 기준 건설 중인 임대주택 수>

(단위: 호)

[자료: 캐나다 주택담보대출공사(2023.10)]

업계 전문가들은 증가하는 임대 주택 공급량이 늘어도 여전히 시장 수요 충족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높아지는 우려에 연방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공급과 주택가격 안정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으며, 지난 12월 15일 2024년 경제 계획의 핵심 추진 전략으로 '저렴한 주택 및 식료품법'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신규 임대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부가가치세(GST)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50만 캐나다 달러 상당의 2베드룸 임대 유닛의 경우, GST 면제로 인해 건설 비용이 최대 2만5000달러까지 감소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면제는 2023년 9월 14일 이후에 시작되는 건축 프로젝트에 적용되며, 2035년 12월 31일까지 완공돼야 한다.

③ 인구 증가

2023년 캐나다 인구는 115만 명 이상 증가하며 7월 기준 총 인구 4000만 명을 기록했다. 2023년의 잠정 인구 증가율은 2.9%로, 이는 1957년에 기록된 3.3%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캐나다 인구수 증가 추이>

[자료: 캐나다 통계청]

이러한 급격한 인구 증가의 주된 원인은 국제 이민이다. 2024년에도 이민이 인구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이민, 난민 및 시민권부(IRCC)는 2024~2026년에 걸쳐 매년 50만 명에 달하는 신규 이민자를 받아들이기 위한 종합 이민 수준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노동력 강화, 노령화와 저출산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며 경제, 가족, 인도주의 등 세 가지 이민 등급으로 나누어 신규 영주권자 수를 조절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48만5000명의 이민자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경제 카테고리 이민자가 전체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자들은 주로 의료,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무역, 운송, 농식품/농업 등 현지 노동시장의 수요에 맞춰 선발될 예정이다. 이민자 유입이 경제적 성과를 가져오는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예측에 따르면, 이민자 유입과 경기 침체 기간이 겹치면서 노동 공급 증가가 고용 증가를 앞지를 수 있어 2024년 3분기에 실업률이 7.5%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민자 유입은 캐나다 경제 활성화에 필수적이지만 임대주택 공급, 공공서비스, 인프라 건설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정책과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④ 에너지 부분

캐나다의 주력 산업인 에너지 분야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대형 프로젝트 완공이다. 앨버타주부터 BC주까지 이어지는 약 1183km에 달하는 트랜스마운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309억 캐나다 달러의 규모로, 올해 상반기 완공이 예정돼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원유 수송량을 하루 30만 배럴에서 89만 배럴로 3배 가까이 확장하며, 캐나다 전체의 경제적 이익과 수출 시장 접근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이슈로 인해 완공 시기가 여러 차례 지연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95%의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캐나다 에너지 규제 기관(CER)이 트랜스 마운틴사의 시공 사항 변경 요청을 검토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완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CER의 최종 승인이 1월 12일 완료되면서, 프로젝트의 완공 시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트랜스마운틴 프로젝트>

[자료: Canadian Press]

캐나다 석유 및 가스 부문의 2024년 전망은 전반적으로 낙관적이다. 캐나다 에너지 무역협회 Enserva는 견고한 석유 수요, 안정된 가격 그리고 수출 능력 증가로 인해 투자 및 시추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3년에 5800개였던 시추 유정은 2024년에는 6300개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BC주에서 시추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은 정부 정책, 경제 불확실성, 에너지 인프라 건설 지연 그리고 UN 기후변화회의(COP28)에서 설정된 배출량 감축 목표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발표될 연방정부의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 규제 규정도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2023년 여름 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과 12월의 온화한 날씨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준 한 해였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타와는 지난 12월 온실가스 오염에 대한 국가 배출권 거래제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초안에 따르면, 석유회사·오일샌드 생산업체·천연가스 회사들은 2030년까지 2019년 수준 대비 배출량을 35~38% 줄여야 한다. 상쇄 크레딧 구매나 탈탄소화 기금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 규정은 석유 및 가스 산업에 상당한 배출량 감축을 요구하며, 보다 상세한 규정 초안은 2024년 상반기, 최종 규정은 2025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⑤ 세금인상

2024년 4월 1일부터 캐나다에서 시행될 다양한 세금 인상은 캐나다인의 가계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연금제도의 최대 연금 소득 인상에 따라 고용주와 직원 모두 캐나다 연금 플랜(CPP)과 연방 고용 보험(EI) 기여금을 더 많이 납부하게 될 것이다. 연간 소득이 6만8500캐나다 달러를 초과하는 근로자는 CPP에 113캐나다 달러, EI에 47캐나다 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며 고용주도 임금 금액에 비례하여 더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 휘발유와 천연가스에 부과되는 탄소세도 인상될 예정이다. 연방 탄소세가 리터당 14.3센트에서 17.6센트, 톤당 가격은 65캐나다 달러에서 80캐나다 달러로 오른다. 이에 따라 에너지 비용과 유류비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최종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맥주, 와인, 기타 주류 제품에 대한 세금도 4.7% 인상될 계획이며 이로 인해 음식 가격도 평균적으로 3%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11월에 도입된 디지털 서비스 세금도 캐나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세금은 Google, Facebook 등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및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대형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프랑스에서 도입된 비슷한 세금의 경우, 아마존이 프랑스 판매업자에게 부과하는 커미션을 동일한 비율로 인상하여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 사례가 있었다. 2024년에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납세자가 간접적으로 부담할 디지털 서비스세는 총 12억 캐나다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사점

2024년은 캐나다 경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인플레이션 안정화, 이민자 증가 그리고 주택 시장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며 경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만큼이나 캐나다 경제 전망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정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견해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캐나다 내부적으로는 산불, 기상 변화, 노동 분야의 파업, 공급망 문제 등의 불확실성 요인이 존재한다. 국제적으로는 긴장 상태의 고조와 미국 및 전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로 인한 하향 리스크와 불확실성도 존재하고 있어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민첩한 대응 능력 강화도 중요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캐나다의 인구 증가와 정책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원천이 될 수 있어 캐나다의 변화하는 흐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겠다.

자료: 캐나다 정부 누리집, 캐나다 통계청, 캐나다 자원부, Oxford Economics, S&P Global, BIV, Bloomberg, Deloitte Canada, The Canadian Real Estate Association, Canada Mortgage and Housing Corporation, Canadian Mortgage Trends, Enserva, CBC, Global news, Financial Post, 외 KOTRA 밴쿠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