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통행 차질 관련 현지 반응

최근 예멘 반군 사태로 인한 홍해 루트 통행 문제로 인해 스페인과 한국간의 해상 화물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기존에 수에즈 운하를 통해 스페인 항구에 도착하던 화물선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함에 따라, 5천 킬로미터 이상의 항해 거리가 추가된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도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페인 경제 일간지인 싱코디아즈(Cinco Dias)에 따르면, 업계 전문가들은 홍해 루트 중단으로 인해 해상 운송 비용이 많게는 70% 인상할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스페인 언론은 중국이 대스페인 수출 활동에 있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홍해 루트가 중국과 유럽을 잇는 가장 짧은 거리이기 때문으로, 북경에서부터 스페인 항구까지 화물선이 도착하는 기간이 최대 52일 추가로 소요될 수 있으며, 가격도 사태 전과 비교해 50%가량 인상될 수 있을 것으로 전했다. 또한, 동 사태가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나, 물동량이 많아지는 설날(2월) 시즌에는 물류 비용 인상이나 운송 지연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마드리드 무역관에서도 한국 대기업의 해상 화물을 담당하는 물류 기업인 A사와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홍해 루트 중단으로 인해 운송 일정이 최소 2~3주 지연될 것이며, 이로 인해 물류 비용도 불가피하게 증가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한국에서 철강을 수입해 현지에서 판매 중인 한국 진출기업인 B사에서도 이와 관련해 비슷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운송 일정 지연으로 인해 현지 고객과의 마찰이 있었는 지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 아직까지 가시적인 마찰은 없었으며 홍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해 예의주시 중임을 밝혔다.

스페인 정부 입장 및 대책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유럽연합 안보위원회(PSC)는 12월 20일 소말리아 근해 해적을 소탕하기 위해 2008부터 시작한 ‘아탈란타(Atalanta)’ 작전을 홍해 지역의 항행 안전을 위해 미국의 주도 하에 추진 중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perity Guardian)’에 활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스페인 정부는 아탈란타 작전은 인도해에서 벌어지는 해적 근절이 목적이므로, 홍해 평화 수호를 위해서는 유럽연합의 자체적인 목적과 수단, 성격을 가진 별도의 작전을 새로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망 및 시사점

미국의 번영의 수호자 작전 수립 소식 이후,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Maersk)는 지난 12월 24일 홍해 항로 운항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음을 밝히는 등 홍해 루트와 관련된 사안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따라서,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무역 활동 중인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 사태가 장기화될 시 물류 비용 인상이 그간 안정을 되찾아가던 물가를 다시 자극하는 요인이 되어, 결과적으로 스페인의 기업과 가정의 구매력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음으로, 대스페인 수출 시 이러한 시나리오도 염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원: Cinco Dias 및 현지 언론 종합, 물류기업 A사 및 한국진출기업 B사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