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세계에서 생활 물가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2021년 기준 스위스에 이에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국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게다가 이스라엘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경쟁 촉진 및 활성화가 쉽지 않다. 현지 사회경제 전문가(Prof. Dan Ben-David, head of the Shoresh Institution for Socioeconomic Research at Tel Aviv University)에 의하면 그동안 현지 식품 기업들의 시장 독점과 지나치게 많은 식품표준 규제 정책으로 식품 가격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존의 식품 표준 규제는 현지 주요 식품 제조사가 생산하는 품목에 맞춰진 규제라고도 지적했다. 국민들의 높은 물가에 대한 불만 여론 또한 지속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이스라엘 정부는 수입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표준 개혁를 발효시켰다. 통관 그룹 및 수입 통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국제 표준에 근거한 수입 통관 경로 신설이 주요 내용이다.

이스라엘 정부의 표준개혁을 통한 수입시장 개방 정책의 주요 과제는 지나치게 높은 생활 물가를 낮추고 국내 시장 경쟁 활성화 및 촉진에 있다. 이에 일환으로 올해 1월을 기점으로, 내용 조정 및 행정 준비 단계에 있던 규제개혁 부문 중 하나인 식품에 대한 본격적인 표준 개혁을 통한 수입 개혁에 착수했다. 지난해 2022년 10월, 당시 총리였던 야이르 라피드(Yair Lapid)가 단계적 식품표준 개혁 계획을 따로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스라엘의 높은 생활비 및 식품 가격으로 인한 국민의 고충과 여론의 심각성을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자료: 예루살렘 포스트, 2023.7.]

이스라엘 산업 경제부는 2023년 1월 이스라엘 식품 표준 규제를 적용받는 127개의 식품 중 96개(이 중 19개는 상당 부분 폐지) 식품에 대한 규제 적용을 폐지하고 유럽 식품 규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유럽 식품 표준을 도입하는 것이다.

<식품 표준개혁의 주요 내용> 

*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의 보건 위원회와 경제 위원회의 합동 위원회

[자료: 이스라엘 재정부, '23.7]

127개 식품 대상 식품 표준개혁 시행 로드맵   

[자료: 이스라엘 재정부, '23.7]

2023년 1월 기준 이스라엘 표준 폐지 식품 목록

<자료: 이스라엘 보건부, ‘23.7.>

이스라엘 경제 산업부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96개 이스라엘 표준 폐지 대상 목록 중 60개 표준은 발효되었고, 37개 표준은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이외 단계적으로 폐지 대상 식품 목록 및 규정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public health service- food service control의 식품 표준 매핑에 관한 내용이 이스라엘 총리실 온라인 사이트*에서 히브리어로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현지의 혼란스러운 국내 정세로 인해 정부가 계획 및 발표한 여러 현안들이 예정대로 진행이 안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 및 진행 상황 파악에는 현지 수입사나 식품 시장 유통 관련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스라엘 총리실 사이트: https://www.gov.il/he/departments/general/regularity020822

시사점

이스라엘 국민들 식생활은 각 민족의 배경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이스라엘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유럽식 식품 및 요리와 중동식 음식을 모두 일상적으로 즐겨한다. 따라서 이미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되는 동시에 시장 반응이 좋은 식품 위주로 우선 이스라엘 시장에 진출을 시도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간과 비용 절감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육로 무역로가 있는 이집트와 요르단을 비롯해서 가까운 주변 중동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식품의 이스라엘 진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시장은 상대적으로 작아 식품의 다양성이 제한적인 편이나, 소비자들은 보통 새로운 맛과 트렌드에 개방적인 편이다. K-문화와 코로나 기간의 경험으로 인해 현지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도는 전에 비해 상승해 현지에서 접할 수 있는 한국 식품 품목 수도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종류는 제한적이며 가격 또한 매우 비싼 편이다. 예로 한국 S사 라면의 경우 3개에 30신셰켈(약 8.3달러)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 식품에 대한 인식도 아직은 일본이나 중국 식품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인식 부족은 물론 비싼 가격도 이스라엘 시장 진출 및 시장 점유 확대에 어려운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시장 진출에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코셔인증(Kosher Certificate)이다. 이스라엘은 유대교 규율을 철저하게 지키는 정통파(하레딤) 및 선택적으로 지키는 세속 유대인(非하레딤)소비자 그룹으로 구분될 수 있어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한 모든 이스라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여 코셔 인증*을 받아 이스라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하다. 일반 대중에게 판매되는 경우 공인된 이스라엘 랍비 또는 카슈루트(kashrut) 기관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코셔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식품 수입 개혁은 우리나라 식품이 이스라엘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나 최근 현지의 혼란스러운 정세로 인해 식품 수입 개혁 진행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된다. 따라서 이를 고려해 적절한 시장 진출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다. 또한 현지 소비자들에게 타 아시아국 제품과 차별되는 맛과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적절한 마케팅까지 이루어진다면, 한국 식품은 상대적으로 다양성이 부족한 이스라엘 식품 시장에 신선한 트렌드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스라엘 시장은 꾸준한 인구 증가로 인해 장기적인 수출 대상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고 전망된다.

주: 이스라엘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대표적인 국가 요리가 없다. 다양한 스타일의 아랍 요리와 디스포라(재외동포) 유대인 요리, 지중해 요리 등이 주식으로 이용된다. 1990년대부터는 외식 메뉴로 Sushi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부터 ‘건강한 식사(eating healthy)’ 트렌드와 함께 유기농, 통곡물 식품 등이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청소년층과 어린이들의 선호식품은 다른 국가와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 이스라엘 재무부, 이스라엘 식약청, 이스라엘 상공회의소, 이스라엘 총리실, 이스라엘 산업 경제부, 현지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