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3분기 중국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2만7650위안(누계)으로 소폭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3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국 소비시장은 '위축'과 '확대'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최근 들어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0~2022년 1인당 가처분소득 및 소비지출 현황>

(단위: 위안,%)

[자료: JD (징둥닷컴)]

 

중국 정부의 ‘안정적 성장 및 소비 촉진' 정책 기조로 중국인들의 소비 수요는 전반적인 회복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중국 1인당 가처분소득은 3만6883위안으로 명목 성장률 5.0%(실질 성장률 2.9%)를 기록했으며 도농 간 비교해보면, 도시 주민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4만9283위안으로 명목 성장률 3.9%(실질 성장률 1.9%)였으며, 농촌 거주자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2만133위안으로 명목 성장률 6.3%(실질 성장률 4.2%)를 기록했다.

 

한편 2022년 중국 1인당 식품, 주류 및 담배 소비 지출액은 7481위안으로 4.2% 증가했는데 이는 1인당 소비지출의 30.5% 비중을 차지했다. 1인당 주거 관련 소비는 4.3% 증가한 5882위안으로 1인당 전체 소비 지출의 24.0% 비중이며 1인당 교통·통신 소비지출은 1.2% 증가한 3195위안(13.0% 비중), 1인당 의료 소비지출은 0.2% 증가한 2120위안(8.6% 비중)을 기록했다.

 

<2022년 1인당 소비구조>

[자료: JD(징둥닷컴)]

 

주요 품목별 소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식품, 주류 및 담배, 주거,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 유지에 필요한 수요는 모두 증가한 반면, 교육 및 오락, 의류 관련 소비는 각각 3.8%, 5.0% 감소했다.

 

<2019~2022년 소비품 품목별 성장률>

[자료: JD (징둥닷컴)]

 

중국은 2020년부터 근 3년 동안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해왔는데 이는 중국의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재기

중국 정부의 지역봉쇄, 이동제한 등 방역강화 조치는 중국인들로 하여금 생필품에 대한 사재기 욕구를 증대시켰다. 중국에서 과거 사재기는 11월 11일 쇼핑데이 등 현지 전자상거래 쇼핑 축제기간 일시적으로 할인율이 높아진 사치품, 기호품 등에 대한 구매를 가리켰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갑작스런 봉쇄 등에 대비해 식품 등 생필품, 필수제품에 대한 비축이 주를 이뤘다. 한 예로, 제로코로나 기간 중국 정부의 방역 조치로 물류 및 운송 부문에 차질이 잦아지면서 식품을 제때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대용량 냉장고 구입이 급증한 바가 있다.  

 

2022년 베이징의 냉장고 매출은 전년대비 268% 증가했는데, 현지 언론매체인 Sina에 따르면 중국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쑤닝이꺼우(蘇寧易購)에서 4월 24일 당일 판매된 냉장고는 한달 평균 판매량과 유사한 수준인 300대를 넘기도 했다.

 

<코로나 시기별 냉장고 매출 현황>

[자료: 알리마마(alimama)]

 

건강관리

코로나 장기화 및 확산으로 중국 대중의 건강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T-MALL(티몰), JD(징둥닷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빅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살균', '소독'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높아지고 이와 관련된 마스크, 소독제, 건강식품, 헬스 제품 등 관련 상품,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공기청정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2022년 베이징 지역에서 공기청정기 매출이 228%나 급증했으며, 상하이에서는 공기소독기 등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고 관련 매출 증가율이 6643%에 달하는 등 폭발적인 소비가 일어나기도 했다. 과일 및 채소 소독 세척기 역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2022년 상하이에서 매출이 171% 증가했다.

 

<2022년 코로나 시기 건강 관련 제품 매출 현황>

[자료: 알리마마(alimama)]

 

홈 트레이닝

코로나 발생 기간 홈 트레이닝은 중국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마마(alimama) 자료에 따르면, 다양한 홈 트레이닝 비디오와 피트니스 소프트웨어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들어왔고 홈 트레이닝은 사람들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심리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22년 피트니스 달인 류겅홍(劉畊宏)은 소셜 플랫폼에서 생방송으로 사람들에게 피트니스 방법을 제공했는데 이는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팔로워도 일주일 사이 30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주요 인기 비결은 자가 격리로 인한 체중 증가 및 신체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제고로 피트니스 수요가 높아진 데에 기인한다. 2022년 4월부터 5월까지 류겅홍(劉畊宏) 관련 피트니스 제품 매출은 342% 증가했다.

 

<코로나 시기별 피트니스 제품 매출 현황>

[자료: 알리마마(alimama)]

 

글램라이프(퀄리티 있는 일상생활)

급속한 경제 발전과 1인당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물질적 생활이 더 풍부해졌다. 기본적인 삶의 수요가 충족된 후 현재 세대의 젊은이들은 개인의 가치를 더욱 중시하고 각종 체험과 행복을 추구한다. 소비 구조에서는 정신적 차원의 만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코로나를 직접 경험한 후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모두 고려한 계획 구매 및 제품 품질을 중시하는 이른바 '자아 경제' 트렌드가 생겨났다. 자아 경제란 단순 쇼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소비하는데 있어 상품이 가져다주는 정서적 가치에 주목하고 소비 주체인 나에게 '기쁨', '정서적 만족감'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한 구매요소로 여기는 것이다. 나에게 행복감, 기쁨을 느끼게 하는 소비를 중시하는 환경에서 유행한 상품 중 하나가 바로 향수, 디퓨저 등이다. 중국의 향수 및 디퓨저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초창기에는 향수 관련 제품의 수요가 높지 않았다가 2022년 코로나 확산, 심화 기간 중국의 향수 제품 소비는 꾸준히 증가해 전년대비 약 24% 가까이 증가한 174억3000만 위안에 달하는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2011-2022년 중국 디퓨저 시장규모>

(단위: 억 위안, %)

[자료: 첸잔산업연구원(前瞻產業研究院)]

 

아웃도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방역조치 강화로 해외는 물론 중국 내에서도 지역 간 이동제한이 빈번해지고 자유로운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장기화되자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 내에서도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캠핑, 글램핑 등 아웃도어 활동이 중국에서 널리 유행하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자동차 보유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도 캠핑 문화가 활성화되는데 한 몫 했다. 최근 3년간 아웃도어 관련 상품의 거래액은 458%로 급증했고 관련 상품 품목수도 56% 이상 늘어났다.

 

<2020-2023년 캠핑 관련 상품 거래액 및 품목 변화>

[자료: 알리마마(alimama)]

 

팬데믹 기간 관광 산업이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과 대비적으로 중국에선 근교 관광, 가족 캠핑, 서핑, 라이딩, 스키, 프리스비(frisbee) 등 야외 스포츠 활동이 다양하게 발전했다. 사람들의 오락 및 레저활동에 대한 갈망이 코로나 방역 기간 아웃도어 스포츠 열풍으로 이어진 것이다. 알리마마(alimama)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빙상 및 익스트림 스포츠 시장은 빠르게 확대됐는데 특히 빙상 관련 시장 규모는 2020년과 대비해 259%나 늘었다. 익스트림 스포츠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했다.

 

<2022년 상반기 중국 일부 스포츠 분야 시장 규모 성장 현황>

[자료: 알리마마(alimama)]

 

시사점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조업 중단, 실업 증가로 실질 소득이 감소하자 중국 소비시장은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요식업 등 일부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샹차이증권(湘財證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 누적 소비재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고 요식업 누적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또한 2022년 3분기 소비지출의 GDP에 대한 최종 기여율은 52.4%로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안정적 경제성장의 근간이 되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2022년 12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中國共產黨中央委員會) 및 국무원은 <내수확대 전략계획요강(2022-2035)>(擴大內需戰略規劃綱要(2022~2035年))을 발표했고 같은 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國家發改委)는 <14차 5개년 계획' 내수 확대 전략 실시 방안>(十四五擴大內需戰略實施方案)을 제정했다. 또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中央經濟工作會議)에서도 '내수 회복과 확대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내수 소비 촉진을 최우선 정책 어젠다로 설정했다.

 

<중국 내수 확대 관련정책>

[자료: 중국 국무원]

 

한편, 중국 리오프닝으로 2023년 춘절 기간 중국 국내 관광여행은 3억8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으며, 소비 관련 업종의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하는 등 중국 소비시장이 점차 회복되는 양상이다. 한편 수쯔이바이(數字一百)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 이상이 코로나 발생 기간 형성된 이성적 소비습관, 실용성 추구, 사재기, 가성비 중시 등 소비 습관을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소비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소비 심리 조사>

[자료: 수쯔이바이(數字一百)]

 

쑤닝이꺼우(蘇寧易購) 난징지점 매니저 왕이(王怡)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리오프닝 시대 소비자의 소비 심리는 이성적이며 제품의 가성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코로나 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보다 이성적이면서도 자아를 중시하는 소비 방식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중국의 소비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국 소비시장에 성공 진출하기 위한 선결 과제이다.

 

자료: JD(징둥닷컴), T-MALL(티몰), Sina(시나), 수쯔이바이(數字一百), 샹차이증권(湘財證券), 알리마마(alimama), 첸잔산업연구원(前瞻產業研究院), 쑤닝이꺼우(蘇寧易購), KOTRA 난징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