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2022년 5월 30일 러시아연방 정부령 제987호 “비우호국 대상 불활성가스 품목의 한시적 수출 허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 따르면, 희귀가스에 속하는 크립톤(Hs Code 2804293000), 크세논(Hs Code 2804294000), 네온(Hs Code 2804292000)을 미국, EU, 한국, 일본 등 비우호국으로 수출 시 러시아 산업통상부와 재무부 장관의 특별 허가가 필요하다. 희귀가스를 비우호국에 수출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한 일종의 수출제한 조치인 셈이다. 동 조치는 당초 적용 기한이 2022년 12월 31일까지였으나, 지난 11월 2일 2023년 12월 31일까지 적용 기한을 1년 연장했다.

희귀가스 특성과 응용 분야

크세논, 크립톤, 네온은 대기 중에 극소량(네온 0.0018%, 크립톤 0.00011%, 크세논 0.0000087%)만 존재하고 양산이 어렵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고 반도체 공정과 가전제품, 산업 제어시스템, 자동차 전자제품 및 의료 전자장치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된다. 크세논은 산소와 결합해 통증을 없애거나 마취제, 우울증 치료제로 의학적으로 사용된다. 또한 반도체 제조 중 실리콘웨이퍼 표면 식각 공정에 크세논 레이저가 사용되고 식품 가공용 램프와 살균 램프와 같은 특수 광원, 위성 궤도 유지를 위한 이온 추진 시스템에도 사용된다. 크립톤은 형광등 충전가스, 건물 내부 열을 보존하기 위해 창틀 내부에 채워진 절연가스, 고효율 로켓 연료 산소 공급기, 반도체 제조, 레이저 제품 생산에 사용된다. 네온가스는 조명장비를 생산하는데 사용되고 반도체 노광공정에 필수적인 가스이다.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네온의 약 70%가 마이크로칩 산업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내 희귀가스 생산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미정제 희귀가스 생산국이다. 크립톤, 크세논 및 기타 비활성 기체는 다단계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희귀가스의 원료가 되는 미정제 희귀가스는 제철소의 철강 생산 과정에서 순수한 산소를 생산하기 위한 대용량 극저온 공기분리장치(ASU)에서 나온다. 극저온 공기분리장치(ASU)를 사용하는 야금기업은 철강 생산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네온-헬륨 또는 크세논-크립톤 혼합물과 같은 희귀가스 미정제 혼합물을 희귀가스 정제 회사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강철을 만들기 위해 순수 산소를 사용하는 야금 분야 내 초대형 용광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카자흐스탄에 남아 있다. 나머지 국가들은 철광석이 아닌 고철을 주원료로 사용하고, 강철을 만드는 데 산소가 필요하지 않는 전기 아크로를 사용한다. 

<크세논, 크립톤 생산 흐름도>

[자료: http://cge-gas.ru/proizvodstvo-kriptona-xenona/]

<네온 생산 흐름도>

[자료: http://cge-gas.ru/proizvodstvo-neona/]

<러시아 미정제 희귀가스 생산설비> 

[자료: Magnitogorsky Metallurgical Plant(MMK) PJSC]

러시아에서는 NLMK PJSC, EVRAZ NTMK PJSC, Mechel PJSC, Magnitogorsky Metallurgical Plant(MMK) PJSC, Severstal PJSC 등을 포함해 7개의 야금 기업이 미정제 희귀가스 혼합물을 생산한다. 2017년 기준 생산된 네온 혼합물의 추정 규모는 9만~12만㎥이며, 크립톤-크세논 혼합물의 경우 3만~3만2000㎥였다. 

또한 러시아는 미정제 희귀가스뿐 아니라, 순수한 크세논, 크립톤 및 네온을 생산하기 위해 정제시설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의 연간 순수 크세논 생산량은 1500㎥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17%에 달한다.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 소비되는 네온의 최대 30%는 러시아에서 공급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말까지 네온 생산량을 연간 7만㎥로 늘릴 계획으로, 이는 글로벌 생산량의 10% 이상에 해당된다.

<러시아 주요 기업별 순수 희귀가스 생산능력>

(단위: ㎥)

[자료: cge-gas.ru]  

<러시아 희귀가스 생산업체 TOP 4>

[자료: www.Globusfea.com; https://spark-interfax.ru/]   

<러시아 희귀가스 수출업체 TOP 5> 

[자료: www.Globusfea.com; https://spark-interfax.ru/]

러시아 희귀가스 수출 동향

전 세계적으로 희귀가스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대러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 조치로, 2022년 5월 3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크세논, 크립톤 및 네온을 포함한 희귀 가스의 수출 제한을 선언한 것이다. 2022년 1~5월 러시아 크세논 가스 평균 수출 가격은 kg당 9785달러였으며, 2021년 1~5월 평균 수출가격은 kg당 ,076달러로 1년 사이에 140% 증가했다. 2022년 1~5월 러시아 크립톤 가스 평균 수출 가격은 kg당 1675달러였으며, 2021년 1~5월 평균 수출가격은 kg당 294달러로 비교 기간 대비 469% 증가했다. 2022년 1~5월 러시아 네온-헬륨 혼합물 평균 수출 가격은 kg당 78달러였으며, 2021년 1~5월 평균 수출가격은 kg당 12달러로 비교 기간 대비 550% 증가했다.

<2022년 1~5월 러시아 크세논 수출 가격>

(단위: US$/kg, %) 

[자료: www.Globousfea.com]

러시아 내 희귀가스 생산은 대부분 수출 지향적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희귀가스의 5%만이 국내에서 소비된다. IHS Markit에 따르면, 러시아연방은 2021년에 5800만 달러 상당의 희귀가스 약 518톤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했다. 한국의 2021년도 대러 희귀가스 수입액은 전년 대비 91.9% 증가한 약 1500만 달러로, 러시아 희귀가스 수출액 기준 교역 상대국 1위를 기록했다.

<2020~2021년 러시아 희귀가스 수출>

(단위: US$/kg)

주: 해당 순위는 2021년 수출액 기준으로만 작성됨.

[자료: 2021, IHS Markit]

2022년 수출제한조치를 발표하기 전인 1~5월 까지 러시아의 희귀가스 대 한국 수출은 4560만 달러로 77.5%의 비중을 차지하며 2022년 1~5월 러시아 희귀가스에 대한 1위 수입국이었다. 그 뒤를 이어 홍콩(중국)이 370만 달러로 6.4%의 비중을 차지하며 2위를, 터키가 340만 달러로 5.9%의 비중을 차지하며 3위를, 그리고 싱가포르가 220만 달러로 3.7%의 비중을 차지하면 4위를 기록했다.

<2022년 1~5월 수출액 기준 수출 분포>

[자료: Globus fea, www.Globusfea.com] 

<2022.1~10. 한국의 희귀가스 대러시아 수입 현황>

(단위: US$)

[자료: K-stat]

러시아 희귀가스 수입통계 

IHS Markit 최신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1년에 외부 국가에서 약 226톤의 희귀가스를 수입했다. 2021년 대러 희귀가스 최대 공급국은 독일(72톤)과 폴란드(64톤)였다. 2021년 한국에서 러시아로 희귀가스는 공급되지 않았으며, 2020년 러시아가 한국에서 수입한 희귀가스의 규모는 8kg로 미미했다.

<2020~2021년 러시아 희귀가스 수입>

(단위: US$/kg, %) 

주: 해당 순위는 2021년 수입액 기준으로만 작성됨

[자료: 2021, IHS Markit]

Globusfea에 따르면, 수출액 기준 2022년 1~5월 대러 희귀가스 수출 상위 3개국은 다음과 같았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이 170만 달러로 30.9%의 비중을 차지하며 1위를, 홍콩(중국)이 150만 달러로 28.2%의 비중을 차지하며 2위를, 중국이 120만 달러로 21.9%의 비중을 차지하며 3위를 기록했다.

<2022년 1~5월 수입액 기준 수입 분포>

(단위: %)

[자료: www.Globusfea.com] 

<관련 전시회 정보> 

시사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제조 등에 사용되는 크세논, 크립톤, 네온 등 희귀가스 원료의 주요 생산 국가이다. 러-우 사태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희귀가스 생산 공장은 폐쇄됐으며, 러시아는 대러 제재 대응조치로 희귀가스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희귀가스 가격은 지난해 대비 폭등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 11월 초 러시아 정부의 희귀가스 수출 제한 조치 연장으로 러시아로부터의 희귀가스 공급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러시아로부터의 희귀가스 공급 불안정 이슈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감안해 공급선 다변화와 국내 생산능력 확보 등의 노력이 필수적이며, 이와 같은 개발 노력은 향후 원자재 공급 안보를 획득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Globus fea, 이즈베스티아 등 현지언론, K-Stat, Cge-gas.ru,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