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은 호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0일이 지난 날이었다. 코로나19가 지난 3년간 전 세계로 확산되며 우리의 삶은 어쩔 수 없이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됐다. 국경 폐쇄, 격리조치,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국가적 통제 정책이 지속되면서 소비시장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직접적인 건강 관리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 및 건강보조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더 이상 노령 인구만의 관심이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관심사가 됐다.

호주 대체의학(Complementary Medicine) 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호주 비타민 및 건강보조제 시장의 규모는 약 55억 호주달러(약 37억 달러)로 전년대비 1.4%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2배 이상 크게 성장한 시장이지만 최근 3년 동안은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에 대한 통제로 호주 정부가 국경을 봉쇄하면서 직접 수출과 중국 관광객 및 유학생을 통한 다이고(Daigou) 구매대행 시장은 큰 부침을 겪었다. 특히 한 때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구매대행 시장이 사라진 것이 지속적인 고속 성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사가 면역 강화 및 웰빙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연도별 제품군별 비타민 및 건강 보조제 시장 규모>

(단위: 백만 호주 달러)

[자료: 호주 대체 의학 협회]

코로나19가 바꾼 소비패턴, 온라인 구매가 오프라인 대체

<연도별 온∙오프라인 비타민 및 건강 보조제 구매채널 변화>

(단위: %)

[자료: 유로모니터]

호주는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이 강한 국가 중 하나로 비타민 및 건강보조제 시장에서도 오프라인 판매가 코로나19 이전에는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소비자의 쇼핑 습관의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화로 보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는 오프라인 유통이 전체 구매의 93.7%를 차지했는데 2022년에는 80.5%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록다운 기간 많은 유통기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온라인 판매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면서 이제 대다수의 소비자가 온라인 구매에 익숙해졌다. 예전에는 가전제품, 패션 잡화 위주로 주로 온라인 구매가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눈으로 보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했던 약국 및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온라인 구매가 크게 상승한 것이다. 비대면 소비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지난 3년간의 소비자 경험이 유통시장에 앞으로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너뷰티, 스트레스 관리, 식물성 원료 3가지 업계 키워드

호주 대체의학협회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소비자가 주로 섭취한 비타민 및 건강보조제는 비타민 D(40%), 멀티비타민(34%), 비타민C(34%), 피쉬오일(31%) 순으로 나타났다. 10대 주요 판매 제품군에서는 유산균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데 유산균의 섭취율은 전체 인구의 19%로 8위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트렌드 파악을 위해 무역관에서 인터뷰한 호주 대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M사의 신규제품개발팀장은 '호주 소비자의 이너뷰티 및 스트레스 관리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가 퍼지고 있고 마스크를 벗게 되면서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원료 쪽에서는 이너뷰티 시장의 성장을 반영하듯 콜라겐이 전년에 비해 50% 이상 성장했으며 식물성 원료는 이미 많은 제품에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제품군별 비타민 및 건강 보조제 구매율>

(단위: %)

[자료: 호주 대체의학협회]

코비드 킬로(Covid Kilos)를 극복하려는 노력

호주 통계국(ABS)에서 2021년 실시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호주의 인구는 2542만 명으로 5년 전 조사치인 2340만 명보다 8.6% 증가했다. 이 중 호주 성인의 67%인 약 1250만 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것으로 호주 보건국인 올해 발표한 국가 비만전략(National Obesity Prevention Strategy 2022)을 통해 나타났다. 비만 인구의 증가 추세는 인구 성장률보다 빨라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2030년에는 1800만 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비만 인구의 증가는 정부 차원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소비자들도 코로나 킬로를 통해 급격히 체중이 증가한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이는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체중이 증가한 인구가 많아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관심이 운동 및 식습관 조절로 이동하면서 함께 체중 관리, 체지방 감소 관련 제품도 눈에 띄게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Naturally Good 전시회, 체중 관리 및 이너뷰티 관련 전시 제품>

[자료: 시드니 무역관 자체 촬영, Naturally Good 전시회]

시사점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소비자들은 국가와 지역별 봉쇄정책, 격리조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유래 없는 일들을 경험했다. 소비활동이 집 안으로 이동하면서 온라인 쇼핑, 배달 경제, 화상회의 등 디지털 플랫폼 업체들이 짧은 기간동안 큰 성장을 거뒀다.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적 구매 패턴을 보이던 호주의 비타민 및 보조제 시장도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고 코로나19에 관련된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을 앞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의 대형 제약 및 보조제 위탁 생산업체의 담당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발생한 소비시장 트렌드 변화가 계속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신규 브랜드들의 진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제품과 경쟁하기보다 새로운 소비자 수요를 끌어내기 위해 원료 및 제품 기능성에 차별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비용도 예전에 비해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호주 비타민 및 보조제 시장에서 한국은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국내 기술로 생산된 제약 및 포장 설비를 다수의 현지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고 여러 제품이 콜라겐, 아미노산 등 국산 원료를 활용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일부 호주의 유명 브랜드 제품은 국내에서 위탁 생산해 다시 호주나 세계로 판매하고 있다. 또, 일부 국내 업체는 호주로 진출해 생산한 제품을 현지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기업의 영향력이 현지 시장의 트렌드까지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재도약을 준비하는 호주산 비타민 및 보조제 제품의 성장과 함께 좋은 시너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유로모니터, 호주 대체 의학(Complementary Medicine) 협회, 호주 통계국, KOTRA 시드니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