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는 라탄과 관련된 다양한 속담이 존재한다. 아래 두 가지 속담에 언급된 것과 같이 라탄은 인도네시아에서 필수적이며 좋은 것을 상징하는 물품임과 동시에 속담에도 쉽게 언급될 정도로 흔한 제품 중 하나다.

ㅇ Tak ada rotan, akar pun jadi: 라탄이 없으면 나무뿌리를 사용하라

  - 의미: 필수적인 것이 없다면 대체적인 것을 사용해라(비슷한 한국 속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

ㅇ Ada rotan, ada duri: 라탄이 있으면, 가시도 있다

  - 의미: 귀하고 훌륭한 것에는 어려움과 고통이 따른다( 비슷한 한국 속담: 가시 없는 장미는 없다)

우리에겐 동남아 여행 필수품이자 가방 및 바구니 등의 형태로 익숙한 라탄은 칼라마스라는 동양 식물의 나무줄기에서 채취한 가볍고 매우 거친 섬유를 지칭하며, 인도네시아·필리핀 및 베트남 등 열대우림을 보유한 국가에서 재배돼 주로 가구 및 공예품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International Bamboo & Rattan Organization(국제 대나무 및 라탄 협회)이 2022년 6월에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12년 라탄 원부자재 수출금지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한 이후 현재 전 세계 라탄 제품군 거래의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KOTRA 자카르타 무역관은 전 세계 라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관련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며 원부자재 수출금지법에 대한 이해와 한국의 라탄 열풍 및 인도네시아의 추가 성장 열망이 국내기업에 어떠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주요 생산지

인도네시아에서 라탄은 주로 Aceh(북부 수마트라), Katingan(중부 칼리만탄), Banjarmasin(남부 칼리만탄) 그리고 Palu (중부 술라웨시)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생산량은 연간 약 62만 2000톤(2021년)에 달한다. 라탄 제품의 경우 Cirebon(서부 자바), Jepara(중부 자바), Yogyakarta(중부 자바) 등에 위치한 생산 공장 및 공방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산업부가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Cirebon이 약 900개의 생산거점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라탄 완제품 생산단지이다.

<인도네시아 주요 라탄 생산지/가공공장 위치>

[자료: KOTRA 자카르타 무역관]

라탄 원/부자재 수출 금지법

인도네시아는 과거 2012년 자국의 관련 시장을 성장시키고 추가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라탄 원부자재 수출을 금지시키는 법령(2011년 무역부 법령 35/M-DAG/PER/11/2011)을 시행했다. 동 법령은 전 세계 라탄 원부자재 수출시장 규모를 약 50% 축소시키면서 관련 시장 전체에 큰 변화를 야기했다. 과거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라탄 원부자재 수출의 약 60%를 담당했다.

<2009년-2013년 라탄 원부자재 수출시장 규모>

(단위: 천 달러)

[자료: Global Trade Atlas]

인도네시아 라탄 원부자재 수출 금지법은 2021년 제 18호 인도네시아 무역부 법령으로 개정되면서, 현재 아래에 해당하는 미가공 및 반가공 상태의 라탄 원부자재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HS CODE 기준 수출금지 라탄 원부자재>

[자료: 2021년 제18호 인도네시아 무역부 법령 제1번 부록]

<형태 기준 수출금지 라탄 원부자재>

[자료: Times Indonesia, Merdeka.com]

라탄 완제품 시장 동향

라탄 원부자재 수출 금지법은 해당 법령 시행 이전 1570만 달러 규모였던 인도네시아 라탄 제품군 수출규모를 2021년 2억800만 달러 규모로 성장시키며 그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라탄 제품군은 미국, 네덜란드, 호주, 일본 그리고 영국 등으로 수출되었으며 한국은 367만 달러로 인도네시아 총 수출액의 약 2%를 수입하고 있다.

<2017-2021년 인도네시아 라탄 완제품 수출 현황>

[자료: Global Trade Atlas]

<2021년 인도네시아 라탄 제품별 주요 수입국>

[자료: Global Trade Atlas]

한국에서의 열풍

한국은 2021년 약 943만 달러의 라탄 제품을 인도네시아(43.55%), 중국(26.22%), 베트남(22.08%) 등으로부터 수입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라탄 제품 수입액이 전년 대비 약 25% 증가하였는데 이는 가벼운 무게, 이국적인 이미지 및 친환경 소재라는 라탄 제품의 특징이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라탄 제품에 대한 열풍은 주요 방송사에서 방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KBS의 '생생정보', MBC의 '생방송 오늘 아침' 및 '구해줘 홈즈' 등은 한국에서 불고 있는 라탄 제품의 인기를 소개한 바 있다. 2022년 10월 기준 N사 온라인 쇼핑몰 내 라탄 관련 제품 수가 약 240만 개에 달하는 것, 관련 체험클래스 수의 증가, 그리고 한국등공예연구회 등이 주관하는 라탄 공예품 제작 관련 자격증 시험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등을 통해서도 한국에서의 라탄 열풍이 식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2021년 대한민국 라탄 제품 수입 현황>

[자료: Global Trade Atlas]

<대한민국 라탄 열풍>

[자료: KBS 및 MBC]

인도네시아의 열망

인도네시아 가구 및 공예 협회장인 Abdul Sobur는 인도네시아 내 관련 시장이 보다 성장하고 확장되기 위해선 해외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유행해온 라탄 제품들이 독창성 있는 제품 보다 저가 경쟁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시장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 원동력을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K-콘텐츠로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한국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디자인 및 감각이 인도네시아 우수한 라탄 제품들과 결합된다면 인도네시아 라탄 제품들이 타 국가의 제품이 가지지 못하는 독창성을 가지면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양국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전시회 정보

인도네시아 라탄 시장의 비즈니스 관계자들과 보다 생생한 시장 트렌드는 Dyandra Promosindo가 주최하고 인도네시아 가구 및 공예협회(HIMKI)가 후원하는 IFEX INDONESIA 전시회에서 보다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IFEX INDONESIA 전시회 정보>

[자료: IFEX INDONESIA]

시사점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23년 수교 50주년을 맞이한다. 그간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각 국가 및 각 기업들의 장점을 활용하여 철강(P사), 전기 자동차(H사), 배터리(L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협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미 익숙한 사례로 자리 잡은 산업재 분야에서의 상생협력과 달리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소비재 부문의 경우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진출사례(N사, P사 등) 외 상생협력의 사례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약 300종 이상의 라탄이 재배되고 전 세계 라탄 제품 수출 1위에 해당하는 인도네시아와 특유의 감성 및 디자인으로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기업들이 상호 협력할 수 있다면 소비재 부문의 대표 성공사례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라탄에 대한 열풍과 추가적인 성장을 꿈꾸는 인도네시아의 외부 협업 열망은 양국 기업이 또 다른 협력 기회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강한 동력이 될 것이다.

자료: 인도네시아 산업부, 인도네시아 무역부, 인도네시아 가구 및 공예 협회, Global Trade Atlas, International Bamboo & Rattan Organization 등 KOTRA 자카르타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