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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희토류 공급망 현황과 대중 의존 완화 대책
  • 트렌드
  • 미국
  • 워싱턴무역관 이정민
  • 2022-10-24
  • 출처 : KOTRA

미국 내 소비되는 희토류 금속·화합물의 중국 수입 의존도 78% 차지

국방부, 에너지부 중심으로 미국 희토류 자급 정책 가속

지난 109일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 타임스(Global Times)는 대미 희토류 수출 규제를 시사하는 기사를 실었다. 해당 기사는 미국 국방산업의 높은 대중 희토류 의존도에 주목하며, 최근 미국이 발동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에 맞서 중국도 희토류 수출 규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중국의 대응 동향 속에 미국 정부 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국방부는 최신 전투기 F-35 엔진에 사용된 희토류(코발트-사마리움 합금)가 미국산 조달 규정을 위반했다며 해당 전투기 인수를 중단했다. 하지만, 중국산 희토류 사용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국방부는 이번 주문 물량 126대에 미국산 조달 예외를 인정하면서 108일부로 인수를 재개했다. 이는 미국 국방산업에서 중국산 희토류가 가지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됐다. F-35 공급자 록히드마틴 등은 향후 제작 물량부터는 미국산 희토류 사용을 약속했지만 현지에서 급격한 공급망 전환이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이미 1973년에 국방 분야에 사용되는 희귀광물 및 철강제 등에 미국산 사용 의무 규정을 마련했다. 일명 '베리수정법’(Berry Amendment)'으로 불리는 규정은 일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 국방부가 조달하는 모든 특수금속 및 희귀광물의 미국산 사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미국 희토류 생산 급감으로 국내 물자 확보가 어려워지자 미국산 조달 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국방 분야 외에도 통신, 전기차, 태양광 등 미래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안정적 확보가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의 시급한 과제가 됐다. 중국이 글로벌 희토류 산업에서 차지하는 독점적 지위를 활용할 경우 미국 산업 전반에서 경쟁력 실추가 불가피하다는 정·재계의 우려가 깊어졌다.

 

미국 희토류 공급망 현황

 

국방, 전자, 소재, 친환경 등 모든 산업에 걸쳐 미국 내 희토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상용되는 원소 주기율표상 17개 화학 원소를 통칭한다. 란타넘(La)부터 루테튬(Lu)까지 란타넘 계열 15개 원소에 더해 스칸듐(Sc)과 이트륨(Y)을 포함한다. 희토류는 국내외 광범위한 산업과 제품군 제작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원유정제·자동차 등에 쓰이는 촉매제, 휴대전화·풍력터빈·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 증폭기·레이저용 광섬유에서부터 광·디스플레이 제조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희토류 국제 수요 및 미국 내 소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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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National Energy Technology Laboratory]


2021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약 12000만 메트릭 톤으로 추정된다. 이 중 중국 매장량이 4400만 메트릭 톤으로 세계 1(37%)를 차지하고 다음으로 베트남(18.3%), 러시아(17.5%), 브라질(17.5%) 등이 많은 매장량을 자랑한다. 미국 내 희토류 매장량은 약 180만 메트릭 톤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1.5% 수준에 그친다.

 

중국은 단연 전 세계 희토류 생산 1위 국가로 2021년 기준 글로벌 생산의 60%(16만8000메트릭 톤)를 책임진다. 미국 내 생산은 약 43000메트릭 톤으로 전 세계 연간 생산(28만 메트릭 톤)의 약 15%를 차지한다. 1985년까지만 해도 미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후 중국의 공격적인 희토류 채굴 및 가공 확대로 미국 내 생산은 거의 제로로 떨어졌다. 2010~2014년에 있었던 중국발 희토류 공급 쇼크에 자극받은 미국은 2018년 뒤늦게 국내 생산을 재개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생산량을 늘려오고 있다.


<주요국 희토류 생산 및 매장량 현황>

(단위: 메트릭 톤)

[자료: 미국지질조사국(USGS)]


앞서 언급했듯, 미국 내 일부 희토류가 정광(concentrate)의 형태로 생산되고 해외로 수출되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소비되는 희토류 금속(metal) 및 화합물(compounds)은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한다. 2021년 미국의 희토류 금속 및 화합물 수입 총액은 16000만 달러로 전년 1900만 달러에서 급증했다. 이중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전체의 78%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에스토니아(6%), 말레이시아(5%), 일본(4%), 기타 국가(7%)로부터 수입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중 희토류 의존도는 잡히는 통계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희토류가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희토류 정책 동향

 

지난 50여 년 동안 중국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희토류 산업 관련 연구개발 및 전문 인력 양성에 투자해왔다. 19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증가한 중국 희토류 생산이 국제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미국 등 서방 국가의 희토류 기업들이 상당수 폐업하거나 감산에 들어갔다. 이후 중국 정부는 제조업 2025’ 정책에 따라 희토류 산업 육성 전략을 세우고 수직적 공급망 통합에 나섰고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정제 역량의 90%를 책임지며 글로벌 가치사슬을 선도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희토류 산업에서 정부의 영향력 강화에 노력해왔다. 정부가 업계 장악을 통해 가격을 통제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고 보조금을 통해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007~2014년 중국 정부는 희토류 수출 쿼터제를 도입했다. 2014WTO가 중국 수출 쿼터가 규정 위반이라고 판정하자 중국 정부는 문제가 된 수출 쿼터를 생산 쿼터로 대체했다. 2014년 도입된 중국의 희토류 생산 쿼터제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중국 6대 희토류 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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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hina Geological Survey]

 

2021년 말 중국 정부는 중국 3대 희토류 생산기업의 합병을 단행했다. 이번 합병으로 신설된 국영기업 China Rare Earth Group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기업으로 부상하며, 중국 희토류 생산 쿼터의 70%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지정학 전략으로써 희토류 수출통제를 활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작년 1월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희토류 관리 잠정 지침을 수립해 희토류 산업 관리 규칙, 외국인 투자 규제, 수출 통제, 국가 전략 비축 관리 체계, 정보 추적 시스템 등 규제 법제화에 나섰다.

 

올해 초 발간된 논문 ‘China’s Global Monopoly on Rare-Earth Elements’(2022.3.9., Gostavo Ferreira and Jamie Critelli)에서 저자는 현재의 글로벌 희토류 시장은 시장원리에 따른 가격 결정 기능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현재 중국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환경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공공 재원 투자 및 정부 지원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의 희토류 자급 대책

 

미국은 국방부, 에너지부 등이 주도해 희토류 등 희귀광물의 국내 생산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희귀광물 채굴 및 처리 시설 개발을 위해 MP Minerals3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20223월 발표된 대통령 결정문(President Determination)은 국방생산법에 근거해 전략적 광물의 국내 채굴 가공 재활용 관련 정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친환경 에너지, 배터리 제조 등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 등 국내 공급망 실사 후 투자를 집행하게 된다. 2021년에 통과된 인프라 및 고용법에 따라 에너지부는 희토류 및 전략 광물의 생산시설 확충 및 기술 투자를 위해 마련된 1억4000만 달러 예산 집행을 위해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은 국제 희귀광물 공급망 안정을 위해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Minerals Security Partnership)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614일 미국 국무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등 10개국과 유럽 집행위가 참여하는 MSP를 출범시켰다. 참여국들은 MSP를 통해 전 공급망 내 정부·민간 투자 협력을 증진하고 높은 수준의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준수에 합의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와 공동으로 해외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금융 및 투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 미국 수출입은행을 통한 해외사업 금융 지원, △ 국방생산법 개정 추진으로 해외 프로젝트 지원, △ 국제기구를 통한 해외 기회 발굴을 주요 정책으로 제안했다.

 

또한, 연방 의회도 대중 희토류 의존 종식을 위한 입법을 검토 중이다. 상원에는 중국산 희토류 사용 감축, 국내 생산 증대, 공급망 혼란 최소화를 위해 필수 에너지희토류 안보 및 온쇼어링 법안’(Restoring Essential Energy and Security Holdings Onshore for Rare Earths Act)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희토류 전략 비축 제도화, 원산지 공개 의무화, 국방 분야에서 중국산 희토류 사용 금지,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 조사 등을 골자로 한다.

 

해외자원 투자 협력기회 모색

 

미국은 희토류 등 희귀광물의 대중 의존도 축소를 위해 우방국과 협력에 적극적이다.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핵심광물 확보 전략서에서 우선 협력 대상국으로 캐나다, 호주, EU, 일본과 함께 우리나라를 공동으로 지정했다. 우방국과의 주요 협력 분야로 핵심광물 자원 발굴·개발, 프로세싱·리사이클 역량 개발, 공급 혼란 방지·리스크 관리, 공동 R&D 및 제조 육성, 직접투자 및 채굴권 등 국제 거래정보 공유 등을 제시했다. 이미 미국과 호주는 2021년 핵심광물 공급망 작업반을 발족하고 정부 간 프로젝트 금융 지원과 채굴·처리·생산 등에서 공동 협력을 진행해왔다. 729일 일본과도 경제정책협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주요 협력 의제 중 하나로 핵심 광물, 희토류 개발 및 금융지원 등을 계획했다.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서 주요 플레이어로서 우리나라 위상 제고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에 버금가는 프로젝트 금융, 다운스트림 제조, 광물 R&D 허브로서 국제 수준의 역량 함양이 요구된다. 다행히 국제 광물 개발 공공-민간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참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몽골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 제조처리 기술, 경험 전수, 친환경 대체 개발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 사업을 모색할 때다.

 


자료: 미국의회조사처(CRS), 미국지질조사국(USGS), 글로벌타임스(10.9), 브루킹스연구소(8.1) 등 KOTRA 워싱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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