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자전거(Cargo Bike)란 말 그대로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자전거를 말한다. 화물 자전거는 차량이 많이 보급되지 않던 시절 화물 운반을 위한 좋은 수단이었다. 하지만 차량 운송이 일반화되면서 화물 자전거의 수요는 자연스럽게 줄어 갔다. 이렇게 시들어 가던 화물 자전거의 인기가 최근 독일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렇다면 독일에서 화물 자전거는 왜 다시 주목 받게 됐을까? 이번 뉴스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독일의 화물 자전거 시장과 트렌드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독일 화물 자전거 시장 현황

우선 독일의 일반 자전거 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독일에서는 총 470만 대의 자전거가 판매됐고 매출 규모는 65억 6,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판매된 자전거 중 일반 자전거는 270만 대, 전기 자전거는 200만 대였다. 독일의 자전거 판매 추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현재 독일의 자전거 트렌드가 전기 자전거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판매 추이를 보면 일반 자전거는 판매량이 감소 추세에 있으나 전기 자전거는 판매량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자전거 판매 추이(2011~2022)>

(단위: 백만 대)

[자료: 독일이륜차산업협회]  

다음으로 독일 화물 자전거 판매 및 시장 현황을 알아보자. 독일 이륜차산업협회(ZIV-Zweirad-Industrie-Verband)에 따르면 2021년에 독일에서 판매된 화물 자전거는 16만 7,000대로 전체 판매 자전거 중 3.6%의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것은 2020년에 판매된 화물 자전거 총 대수보다 61%나 증가한 수치다. 자전거 종류별로는 일반 화물 자전거가 4만 7,000대로 전년보다 86.5%, 전기 화물 자전거는 12만 대로 53.8% 판매율이 증가했다.

<독일 화물 자전거 판매 대수(2016~2021)>

(단위: 대)

[자료: 독일이륜차산업협회]

종류별 판매 비중을 보면 전기 화물 자전거가 71.9%로 일반 자전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판매 비중을 보였다. 물론 무거운 화물을 운송하는 화물 자전거의 경우 비교적 힘이 덜 드는 전기 자전거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 화물 자전거는 가격대가 높아 개인이 구매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 화물 자전거의 판매 대수가 많이 증가한 이유는, 정부 보조금으로 상업용 전기 화물 자전거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독일 연방정부는 2021년 3월 1일부터 상업용 전기 화물 자전거 구매 시 구매액의 25%, 최대 2,500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전체 전기 자전거 중 화물 자전거의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21년 기준 판매된 전체 전기 자전거 중 전기 화물 자전거는 약 6%로 전년 대비 2%가 증가했다.

한편 독일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이 지원 정책을 시행하면서 전기 화물 자전거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세계 전기 화물 자전거 시장이 2027년까지 연평균 26%로 성장하여 시장 규모가 5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시장을 이끌 지역은 탄소 중립에 앞장서며 각종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유럽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전기 화물 자전거 시장 규모 전망>

(단위: 억 달러)

[자료: Mordor intelligence]

독일 화물 자전거 트렌드

다음으로 설문 조사들을 통해 독일의 화물 자전거 트렌드를 알아보자. 독일 연방교통디지털인프라부가 발간한 설문조사 보고서 「2021 독일 자전거 모니터*」에 따르면, 전체 3,107명의 응답자 중 63%가 화물 자전거에 대해 들어 봤다고 답했고, 2%는 현재 화물 자전거를 이용 중이라고 답했다. 화물 자전거를 알고 있거나 이용 중이라 답한 응답자의 60%는 여성, 70%는 남성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에서 화물 자전거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었고, 이용률은 20대가 가장 높았다. 장소에 따른 인식 및 이용률은 대도시일수록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화물 자전거를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377명은 향후 화물 자전거를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주: 연방교통디지털인프라부가 시장조사기관 SINUS에 의뢰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발간한 조사 보고서

<화물 자전거 인식 및 사용에 관한 설문조사>

(단위: %)

[자료: 독일 연방교통디지털인프라부, 함부르크무역관 그림 편집]

현재 화물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는 운행자 66명과 향후 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한 377명의 잠재적 운행자에 사용 목적을 문의한 결과, 두 그룹 모두 쇼핑이나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답했다. 

잠재적 운행자 그룹은 어린이를 수송하기 위해 화물 자전거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고, 현 운행자 그룹은 반려 동물 수송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한편 독일기술검사협회(Technischer Überwachungs Verine .e.V)가 2022년 6월 시장 조사기관 Forsa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3%가 기후 보호를 위해 화물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고, 특히 젊은 층(18~19세: 7%, 30~40세: 5%)에서 기후 보호를 위해 화물 자전거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물 자전거 이용 목적 설문조사>

(단위: %)

[자료: 독일 연방교통디지털인프라부, 함부르크무역관 그림 편집]

지금까지 살펴본 설문 조사들을 토대로 분석해 보면, 독일인들은 60% 이상이 화물 자전거에 대해 들어 봤을 만큼 화물 자전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그리고 기후를 보호하기 위해 화물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독일인들의 높은 관심도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의식적인 사용은 화물 자전거가 독일에서 다시 유행하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중소 도시보다는 대도시에서 화물 자전거의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교통 체증이 심한 대도시에서는 비용과 이동성 측면에서 화물 자전거가 차량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독일 대도시에서는 교통 체증이 심한 출퇴근, 등하교 시간대에 화물 자전거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음식 배달과 같이 대도시에서 발달한 상업 운송 분야에서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화물 자전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시장 전망

화물 자전거는 최근 모빌리티 분야의 화두인 에너지, 환경 보호, 이동성을 모두 충족하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로 최근 에너지 위기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독일인들의 관심을 고려할 때 그 수요가 더욱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인들의 전 연령층에서 화물 자전거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젊은 층에서 기후 보호를 위해 실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역시 해당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또한 우편이나 택배 그리고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음식 배달 분야 등 상업 운송 수단으로서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방정부의 구매 지원 제도로 상업 운송 분야에서 전기 화물 자전거의 활용도는 더욱더 증가할 전망이다. 관련해 독일기술검사협회의 차량 기술 전문가 프랑크 슈나이더(Frank Schneider)는 “전기 화물 자전거를 이용한 상업 운송은 혼잡한 도심에서 기후 친화적으로 배송의 속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며 상업 운송에서 전기 화물 자전거가 활용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한다.

시사점

살펴본 바와 같이 독일에서 화물 자전거는 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화물 자전거의 수요 증가는 자연스럽게 자전거 용품의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 용품 중에서도 특히 헬멧과 같은 안전 용품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화물 자전거는 무겁고 전기 자전거의 경우 속도도 빨라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고 운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안전 용품 외에 주목해야 할 품목은 고용량 전기 자전거 배터리이다. 향후 상업 운송 분야에서 전기 화물 자전거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상업 운송에서는 장시간 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상업 운송 분야에서 장시간 운행을 가능하게 할 고용량 배터리에 관한 관심이 자연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할 때 자전거 안전 용품이나 배터리를 수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독일 시장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제품 수출을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제품의 특성 상 안전 인증이 필수라는 점이다. 자전거 헬멧과 같은 보호 장비는 개인보호장비규정((EU)2016/425)에 따라 독일 수출을 위해서 CE 인증이 필수다. 또한 전기 리튬 이온 배터리의 경우는 안전 표준기준인 DIN EN 50604-1(경량 EV 응용을 위한 2차 리튬 전지 1부: 일반적인 안전 요구 사항 및 시험 방법)을 준수해야 하고, 운송을 위해서는 국제 규정인 UN 위험물 운송 규정 38.3( UN Manuel of Tests and Criteria, Part III, subsection 38.3)에 따른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썸네일 출처: Pedales - Bike & Paddelstation

자료: 독일이륜차산업협회, Mordor intelligence, 독일 연방교통디지털인프라부, 독일기술검사협회, Sinus, Forsa, 코트라 해외시장 뉴스, 코트라 함부르크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