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판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최근 일본에서는 주택 건설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합판의 공급 부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합판은 목재를 얇게 벗겨낸 단판을 3장 이상 사용해 접착제로 압착시켜 만든 판재를 말한다. 비틀림이나 깨짐이 덜 발생하고 강도도 안정적이라는 측면에서 주택의 벽면, 바닥, 지붕 하지재나 마루, 콘크리트 형틀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지난 2022년 3월 러시아가 경제제재 국가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을 포함한 비우호 국가로 지정한 48개국을 대상으로 목재 수출을 제한하면서 일본 내에서 합판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주택의 벽면이나 바닥에 사용하는 수입 합판도 가격이 크게 오르며 합판 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합판 가격 상승을 보도하는 일본 TV 뉴스 미디어>

　

[자료: TV 도쿄, 간사이 TV]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발표한 <목재 가격 통계조사>에 따르면, 구조용 합판(두께 12㎜ 제품)의 도매 가격은 1장 당 2300엔(2022년 6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1010엔) 대비 무려 78%나 상승했으며 최근 한 달 사이에도 3%나 상승했다. 수요는 왕성한데 비해 수입 합판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점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침엽수 합판 1장 당 도매 가격 추이>

(단위: 엔)

[자료: 일본 농림수산성 <목재가격 통계조사>에 기반해 KOTRA 도쿄 무역관 작성]

일본 임야청(林野庁, Forestry Agency)이 발표한 <목재 수입실적> 통계에 따르면, 주요 수입품목인 말레이시아산 합판의 5월 수입량은 6만8000m³로 전년 동월 대비 6% 감소했다. 수입 감소의 주요인은 2021년 말레이시아의 우기가 길어지며 벌목 작업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못한 데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벌목 현장의 인력 부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산 합판의 대체재로서 중국산 합판의 수입이 급증했다. 중국으로부터의 5월 합판 수입량은 3만2000m³로 전월 대비로는 29% 증가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212%(3.12배)나 늘어났다.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의 누계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3%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일본 국내 합판 메이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서 일본 농림 규격(JAS) 인증 취득을 추진하는 현지 합판 공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으로의 수출 확대가 주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의 목재 수출 제한에 따른 합판 공급 부족으로 중국산 합판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합판 가격이 일본 국산 합판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일본산보다도 높은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2022년 5월 일본의 합판 수입량 통계>

 (단위: 1,000m³, %)

	5월 수입량			수량 누계 [2022년 1-5월]
	수입량	전월 대비	전년동월 대비	수입량	전년동기 대비
말레이시아	68	▲ 15	▲ 6	357	0
인도네시아	68	▲ 5	34	348	24
베트남	13	▲ 1	0	63	▲ 10
중국	32	29	212	100	133
EU	1	36	22	3	▲ 9
기타	1	83	36	4	24
(합계)	182	▲ 4	24	875	15

 ※ 일본 임야청 통계로, 합판 품목의 HS 코드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4412.10호 111~289, 4412.31, 4412.33, 4412.34, 4412.39이다.

[자료: 일본 임야청 <목재 수입실적>에 기반해 KOTRA 도쿄 무역관 작성]

 

일본의 합판(HS Code 441239) 수입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전체 수입액이 5071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1년에는 2014년 대비 약 3.7배 감소한 1372만 달러(전년대비 +7.1%)를 기록했다. 이어서 국가별 수입금액(2021년 기준)을 살펴보면, 중국이 542만 달러(전년 대비 +0.8% 성장률, 점유율 39.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핀란드가 267만 달러(전년대비 +196% 성장률, 점유율 19.5%)로 2위, 뉴질랜드가 198만 달러(전년대비 ▲26.3% 성장률, 점유율 14.5%)로 3위를 기록했다. 중국·핀란드·뉴질랜드 상위 3개국 합계가 전체 수입액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산 수입액은 3만 달러로 10위이며 점유율은 0.2%다. 현재로서는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일본과 거리적으로 가까운 인접국이라는 점과 삼림 대국 한국의 잠재력을 고려한다면, 향후 대일 수출 확대도 충분히 기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 일본의 침엽수 합판(HS 441239) 국가별 수입 동향>

(단위: US$, %)

순위	국가	수입액			점유율			증감률
		2019	2020	2021	2019	2020	2021	‘21/’20
－	전체	16,142,288	12,819,821	13,727,107	100.0	100.0	100.0	7.1
1	중국	4,146,686	5,382,448	5,423,206	25.7	42.0	39.5	0.8
2	핀란드	584,727	904,134	2,676,012	3.6	7.1	19.5	196.0
3	뉴질랜드	4,332,368	2,696,941	1,986,655	26.8	21.0	14.5	-26.3
4	미국	301,953	1,113,078	1,374,382	1.9	8.7	10.0	23.5
5	필리핀	3,766,586	788,277	1,209,188	23.3	6.1	8.8	53.4
6	캐나다	79,380	137,206	333,986	0.5	1.1	2.4	143.4
7	칠레	626,070	359,131	333,483	3.9	2.8	2.4	-7.1
8	스웨덴	1,851,401	1,212,849	306,083	11.5	9.5	2.2	-74.8
9	대만	19,360	47,832	34,004	0.1	0.4	0.2	-28.9
10	한국	13,646	-	30,419	0.1	-	0.2	-

[자료: Global Trade Atlas] 

 

일본 국내 합판시장의 메이커별 시장 점유율은 공개되어 있지 않으나, 주요 메이커로는 닛신 HD, 세이호쿠, 아키타 플라이우드, 하야시 베니어 산업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본 합판 업계 단체인 일본 합판공업조합연합회(JPMA) 산하에 있는 일본 각 지의 합판공업조합 회원기업수는 2022년 7월 기준으로 약 30개사에 이른다. (각 지역별 조합에 중복 소속된 기업도 존재한다.)

 

관련 기관

- JPMA(일본 합판공업조합연합회) https://www.jpma.jp/

- JAWIC(일본 목재종합정보센터) http://www.jawic.or.jp/

 

전시회

- Japan Home & Building Show 2022

   https://www.jma.or.jp/homeshow/tokyo/

 

관세율 및 수입 규제 

 

합판(HS 441239)은 HS코드 6자리 이후 세목에 따라 세율이 구분되며 관세율은 다음과 같다.  

<수입관세>

HS CODE	기본	WTO협정	특별특혜	ASEAN	베트남	TPP11 *1	EU	영국	RCEP *2
441239110	10%	6%	무세	6%	6%	3%・3.2%*3	2.3％	2.3％	6%
441239190	15%
441239910							3.3％	3.3％
441239991	10%					3%・4.1%・3.2% *4	2.3％	2.3％
441239992

주: 1) CPTTP
2) ASEAN, 호주, 뉴질랜드
3)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3%. 여타 체결국은 3.2％
4)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3％. 베트남은 4.1%. 여타 체결국은 3.2％

[자료: 일본세관 실행관세율표(2022.4.1)]

HS 441239 품목과 관련된 일본의 수입규제는 크게 '식물 방역법'과 '화학물질 심사 및 제조 등 규제에 관한 법률(화심법)'이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ㅇ 식물 방역법: 방부 목재 등 가공 처리된 목재는 기본적으로 식물검역 대상 외다. 다만 수피가 일부 남아 있는 목재나 통나무 등은 식물 방역법이 적용되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에는 국제 식물 방역조약에서 규정하는 양식의 식물 검역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ㅇ 화학물질 심사 및 제조 등 규제에 관한 법률(화심법): 방부 처리, 방충 처리 등의 가공처리를 거친 목재의 경우에는 가공처리에 사용된 화학물질에 따라서는 화심법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관련 법령 및 인증

ㅇ 농림 물질의 규격화 및 품질표시 적정화에 관한 법률(JAS법)(임의): 일본 국내 판매 시에는 등록 인증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제조업자 등이 검사에 합격한 제품에 일본농림규격 JAS 마크를 표시할 수 있다. 임산물 JAS에는 <제재>, <집성재>, <구조용 패널>, <합판> 등 9개 품목이 존재한다.

ㅇ 공업표준화법(JIS 규격)(임의): 목재/플라스틱 재생 복합재(JISA5741), 건물용 방화 목재(JISA5801), 목재 보존제(JISK1570), 목재 시험방법(JISZ2101) 등이 존재한다.

ㅇ 건축기준법(새집증후군 규제): 새집증후군 관련 규제에 따라 클로르피리포스(주로 방충제로 사용) 첨가 건축재의 사용금지, 포름알데히드 발산 건축재 제한 등이 존재한다. 목재와 관련된 임의 표시 제도는 상기 이외에도 다수 존재한다. 대표적 인증으로는 다음과 같은 제도 등이 있다.

ㅇ 일본 주택·기술센터에 의한 각종 인증제도: 건축기본법에 기반하는 형식 부재 등 제조자 인증과 자주 인증 차원의 우량 목질 건재 등 AQ 인증

이 밖에도 용도에 따라서는 소방법에 기반하는 방염 라벨 표시 제도도 해당될 수 있다. 자원유효 이용법(목재는 재생 자원으로서 이용 촉진 대응이 요구되는 지정 부산물에 해당한다), 노동안전위생법(합판 가설재(아시바) 품목의 규격) 등 여타 법령의 규제와 관련된 경우도 존재한다.

이상은 관련 법령 등 대표적인 사항만을 취합한 것이다. 일본시장 관련의 제조·수출·판매를 추진하는 경우에는 그때마다 최신 요구 기준을 재확인하는 것이 요망된다.

시사점

 

최근 일본 합판시장은 러시아의 목재 수출 제한에 따른 국제 목재 시장 혼란과 국내 건축자재 수요 증가로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의 주택 시공업체 '후지 솔라 하우스(FUJI SOLAR HOUSE)'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일본 목조 주택의 80~90%는 러시아산 낙엽송 합판이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산 낙엽송 합판은 지진에 강해 내력벽*에 사용하기 적합하므로 우리 업체는 지난 20년간 줄곧 러시아산 합판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로부터 목재 공급이 제한되면서 일본 전국 어디에서도 러시아산 합판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공급 부족으로 합판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이라면 27평(약 90㎡)짜리 주택을 3000만 엔 정도의 예산으로 지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3800만 엔 정도는 있어야 비슷한 수준의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답했다.

  *내력벽: 철근 콘크리트 구조, 블록 구조 등에서 지진력, 연직 하중에 견디게 하는 벽

러시아산 목재 수입이 어려워지고 일본 국산 합판 가격이 폭등하자 이에 대한 대체재로서 중국산 합판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대중국 합판 수입량은 전년 대비 2.3배나 증가했다. 현재 전 세계적인 목재 수급 상황을 고려한다면 일본의 대중국 수입은 당분간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은 OECD 가맹국 중에서 삼림 자원이 매우 풍부한 국가다(삼림 비중 37개국 중 4위). 최근 일본은 주거용 건물뿐만 아니라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건물에도 목조 건축 자재를 사용하는 목조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은 풍부한 삼림 자원을 보유한 나라이며 지리적으로도 일본과 가깝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목조 건축 자재를 선호하는 최근의 일본의 트렌드는 한국 기업에 있어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원: NIKKEI 신문, TV 도쿄, 간사이 TV, Global Trade Atlas, 농림수산성, 임야청 통계, 일본세관 실행관세율표 및 KOTRA 도쿄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