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홍치, 2년 연속 두 배 이상 성장 -

- 디자인, 기술혁신, 브랜드 포지셔닝 등으로 소비자 호응 이끌어 내는 데 성공 -

- 2021년 40만 대, 2030년 100만 대 판매라는 공격적인 목표 제시, 신에너지차 분야 새로운 강자로 성장 기대 -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홍치, 2020년 승용차 판매 20만 대 돌파, 전년대비 109% 증가

중국 신생 자동차 브랜드 홍치의 2020년 승용차 판매량이 20만 대를 돌파했다. 중국 디이치처 그룹(FAW, 中国第一汽车集团有限公司) 산하의 프리미엄 승용차 브랜드인 홍치(Hongqi, 红旗)는 2019년에도 전년대비 203% 증가한 10만 대의 판매를 달성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중국 전체의 승용차 시장이 2018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같은 기간 중국 토종 브랜드의 시장 점유도 답보상태를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홍치의 이러한 성장세는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2015~2020년 중국 승용차 판매 현황(상용차 제외)

자료: 중국자동차공업협회

2018~2020년 홍치 승용차 판매 현황

자료: 중국자동차공업협회

홍치의 승용차의 판매내역을 보면, 중형 SUV인 HS5와 중형 세단 H5 등 2개 모델이 전체 판매의 8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HS5 약 9만5000대, H5는 약 6만6000대의 판매를 기록했고 동시에 두 개 차종 모두 전국 판매순위 상위 100대 승용차 모델에도 새롭게 진입했다. 홍치는 2020년 중국 자동차 브랜드별 판매순위 25위에 랭크돼 있다. 

2019-2020년 홍치 모델별 판매 현황

(단위: 대, %)

주: 모델별 판매대수는 처주즈자 제공 데이터 기준으로, 모델별 판매 대수의 총합은 중국자동차공업협회의 연간 총 판매량과 일부 차이가 있음(홍치에서는 현재까지 2020년 기준 모델별 판매실적은 공개하지 않음)

자료: 처주즈자(车主之家)

홍치, 2018년 브랜드 론칭 이후 매년 두 배 이상 성장

중국 최초의 자동차 기업 디이치처는 중국 자동차산업의 선구자로서 신중국 초기의 중공업 성장을 이끌며 ‘공화국의 맏아들’이라는 별칭을 가지게 됐다. 홍치는 디이치처에서 1958년에 최초로 생산된 이래 지금에 이르기까지 국빈차로 지정돼 있다. ‘홍치’는 그 이름부터 중국 공산당의 상징인 붉은 깃발이라는 뜻으로 아무나 살 수 없는 고귀한 차량이라는 위상을 지켜왔다. 초기의 홍치승용차는 최고위급 인사들의 사용을 위해 주문제작을 통해 소량만 생산됐고 1990년대부터 일반 소비자 대상의 보급형 중형 세단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경쟁 심화는 디이치처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17년 디이치처는 창안자동차 CEO 출신의 쉬리우핑(徐留平)을 그룹 회장으로 영입, 국경기업의 색채를 지우고 경영혁신을 통해 새로운 발전의 길을 모색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결실이 ‘홍치’가 토종 자동차 브랜드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2018년 1월, 디이치처 그룹은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홍치 브랜드의 출범식을 거행하고 CCTV 등 중앙 매체를 통해 전국에 걸쳐 ‘홍치’의 새출발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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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치의 성공에는 애국심 마케팅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름만으로도 이미 중국의 상징인 홍치는, 중국의 고궁(자금성) 이미지를 브랜드 홍보 배경으로 사용하고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자배구 국가대표나 국민 배우 진둥(靳东)을 모델로 사용하면서 자긍심을 이끌어낸다.

디이치처는 2018년 9월, 롤스로이스의 수석디자이너 출신의 자일스 테일러(Giles Taylor)를 최고 창조 경영자(CCO, Chief Creative Officer)로 영입해 홍치의 차량 디자인을 총괄하게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홍치는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소형차 모델을 과감히 배제하고 소수정예의 중대형 승용차와 SUV모델에 집중해 시장 내에서 발판을 마련했다. 중후함과 세련미를 모두 갖춘 디자인이나 화려한 내외장과 첨단 전장 기술은 젊은 층에도 통했다. 가격 경쟁력이 아닌, 디자인과 기술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홍치의 자동차 모델 현황(2021년 3월 기준)

자료: 홍치판매대리점, KOTRA 창춘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또한, 디이치처가 지난 수 십년 동안 폭스바겐 및 도요타 등과 성공적으로 진행해 온 합자경영 체제는 홍치 브랜드의 출범에 있어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디이치처는 이들 기업들로부터 꾸준히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했고 그룹 전체의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과 판매망도 신생 프리미엄 브랜드의 시장 점유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2021년 40만 대, 2030년까지 100만 대 판매라는 야심찬 목표 제시

홍치는 지난 1월 언론 브리핑을 통해 2021년에는 40만 대의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의 대외 개방 가속화와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조기에 시장 내에서 안정적 위치를 점하겠다는 포석이다. 홍치는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연간 판매목표 100만 대를 공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2018~2030년 홍치 자동차 판매실적 및 목표

(단위:대)

이러한 성장 목표는 일견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디이치처 그룹이 국영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어떤 방법으로든 공표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치는 지난 2020년 9월에 길림성 창춘에 연산 규모 20만 대의 신에너지 차량 생산 라인 건설에 착수했다. 전 세계적인 내연기관 생산 감축 추세에 발맞춰 신에너지 분야 신차 개발 및 생산을 늘려가겠다는 포석이다. 홍치는 현재 2개의 전기차를 포함 총 7개의 모델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는데 2025년까지 판매 모델을 25개까지 늘릴 계획으로, 신규 차량은 대부분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이 될 것이라고 한다.

디이치처 그룹 R&D센터 관계자는, 홍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신차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국내외 기업과의 새로운 협력에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홍치에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전기차 관련 기술, 자동차 안전 및 자율주행 등 관련 전자장치 및 SW 등으로서 유망한 제품이나 기술 보유 기업과는 지분투자나 합자회사 설립 등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고 전했다.

홍치 신에너지차 생산공장 기공식

홍치 신에너지차 생산공장 건설 현장

자료: 창춘시정부망

소비자 저변 확대와 기술 혁신을 위한 행보도 이미 진행형이다. 2019년 3월, 홍치는 동펑东风, 창안长安, 텐센트 등과 함께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T3GO, T3出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 자동차와 인터넷 예약제 택시서비스가 결합된 T3GO를 통해 홍치의 전기차 E-HS3 등에 대한 경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저변을 넓히는 한편, 자율주행을 위한 빅데이터도 수집한다. 또한 홍치는 2020년부터 화웨이와 함께 커넥티드 카 관련 기술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T3Go에 사용 중인 홍치 전기차 E-HS3

주: 2020년 말 기준 T3GO는 중국 내 2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총 가입고객 수 1400만 명, 투입 차량 4만 대이며 일평균 사용회수는 최대 85만 회에 달한다고 함.

자료: 왕이뉴스网易新闻

홍치는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화망 등의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UAE 두바이에서 H9 예약판매를 시작했으며, 2020년 12월 30일에는 H9, H5, HS7, HS5 등 총 400대의 차량을 실은 배가 텐진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출항했다고 한다. 또한 2021년 1월에는 한국에 H9 2대를, 2월 초에는 일본으로 홍치 H9 3대를 각각 보내 수입차량 인증 및 모델전시에 활용한다고 한다.

해외시장에서의 홍치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나 중고가 차량의 소비자 특성을 감안한다면, 홍치의 완성차 수출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중국 토종 프리미엄 브랜드인 홍치가 자동차 제조 강국인 한국, 일본에도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 내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홍치 H9의 일본 진출을 알리는 광고

자료: 치처즈자(汽车之家) 

시사점

토종 자동차 브랜드 홍치의 성장은 중국의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높아진 국가 위상에 따른 자긍심이 국산 브랜드에 대한 추종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점도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최근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일련의 자동차 시장 개방 조치 그리고 이러한 내외적 변화로 예견되는 시장질서 재편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필연으로 볼 수도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2020년부터 상용차 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지분 제한을 해제한 바 있으며, 2022년부터는 승용차 기업에 대한 외자 지분 제한과 완성차 합자기업 설립 제한(1개 중국 기업이 최대 2개의 외국기업과 합자기업 설립 가능)도 철폐할 예정이다.

중국은 2020년 기준 승용차 보유대수가 2억8000만 대를 돌파했고 연간 2000만 대 이상의 신차가 판매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중국의 관련 제도 변화와 자동차 시장의 재편 방향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새로운 방식의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 기업들 중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곳들은 대부분 현지기업과의 협력망 구축을 통해 현지 시장 침투에 성공한 기업이라는 점은 새겨볼 대목이다.

자료: 중국자동차공업협회中国汽车工业协会, 궈타이쥔안증권(国泰君安证券), 처주즈자车主之家, 신화통신新华通讯, 디이치처(www.faw.com), 홍치판매대리점红旗专卖店, 치처즈자汽车之家, 바이두(baidu.com), 창춘시정부망长春发表, 왕이뉴스网易新闻, KOTRA 창춘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