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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가깝고도 먼 대만의 사람, 산업
  • 외부전문가 기고
  • 대만
  • 타이베이무역관 한가람
  • 2013-12-31
  • 출처 : KOTRA

 

가깝고도 먼 대만의 사람, 산업

AIPT 황일석 변리사

 

 

 

□ 가깝고도 먼 대만

 

대만에 관하여 개인적인 경험과 귀동냥으로 알고 있던 정보는 사람들의 성품이 온순하고 친절하다는 것, 한국 사람들과 유사한 흥이 있다는 것, 일본 재외공관 대사 부인들의 만족도가 제일 높은 나라일 정도로 일본과 가까운 나라라는 것 정도였다. 특히, 보통 대만 사람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지만, 일단 비즈니스로 함께 술을 먹어본 한국 사업가라면 왠지 모를 정감있는 분위기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인상이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대만 사회를 바라보는 첫 번째 필터이리라.

 

□ 대만의 술 문화 그리고 협상

 

기왕 술과 흥에 관한 얘기가 나왔으니 이곳 사람들은 얼마나 어울리기를 좋아하는지에 관해서 시작하면 좋은 것 같다. 몇 해 전 우연히 다른 일행들과 2차 자리에 초대를 받아 동석한 적이 있다. 우연히 섞이게 된 사람들은 모두 대만 사람들이었고 필자만 한국 사람이었는데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만난 사람들의 대화 분위기상 서로 잘 알고 있는 터인 듯했다. 물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초면인 사람들도 있었는데 누가 오랜 친구고 누가 그날 인사한 사람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는 혼자 이방인이면 대화에 끼기도 힘들고 아무래도 조용하게 앉아있게 되지 않던가.

 

재미있는 일은 또 있다. 대만 사람들과의 약속 장소에 나가보면 미리 얘기가 없었던 사람들이 동석하고 있음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약속한 사람의 친구일 수도 있고 비즈니스 파트너일 수도 있다. 그리고 소개도 즉석에서 자연스럽게 해준다. 전혀 문제가 안되는 것처럼 말이다. 귀동냥한 바로는, 자신의 가까운 사람을 타인에게 소개하여 연을 만들어주는 것을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울림을 중요시해서 그런 것일까, 필자가 잘 아는 글로벌 비즈니스 코칭 조직의 예를 들어보면 비슷한 기간에 한국보다 대만이 두세 배가 넘는 회원유치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렇게 연을 맺게 된 사람들끼리에 대한 신뢰가 비즈니스로도 쉽게 연결되니 이곳 대만에서는 같이 어울려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 네트워크도 금방 성장하고 성공하기 쉬운 동네이다.

 

연결되는 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만 사회는 흥정, 청탁, 협상에 대해서도 진솔하고 편하게 임한다는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무슨 얘기든 편하게 하는 문화가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상 어려운 부탁이 있거나, 상사에게 급여를 인상해 달라는 얘기를 하려 한다면 한국에서는 어떠한가. 아마 소주  잔 하자고 얘기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그러나 이곳은 굳이 술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 회사의 대만 파트너 한 명도 자주 쓰는 말이 있다. “Everything is negotiable”. 합의안을 대화를 통해 만들어내면 되지 적이 되거나 불편한 관계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서로 공평하도록 이익을 주고받으면 될 뿐이란 얘기이다. 필자가 대만에서 처음 얻었던 아파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입주부터 계약만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 우리 회사의 파트너 및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이른바 밀당을 끈질기게 이어가며 사소한 요청까지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을 많이 보았다. 어떨 때는 당사자 본인인 필자가 먼저 지칠 정도로 말이다. 도중에 당연히 양쪽의 속을 불편하게 하는 얘기도 오고 갔으나, 필자에게 안해도 좋을 얘기까지 스스럼없이 공유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던 적도 있다. 그런 과정을 당연시하는 초탈함이 있는 것일까.

 

□ 대만의 산업구조

 

대만은 전통적으로 컴퓨터, 정보통신 등 중소기업을 바탕으로 한 OEM 강국이다. 미국 애플사의 긴밀한 비즈니스 파트너이고 이제는 영문이름 Foxconn으로 유명해진 홍하이, 그리고 한때 핸드폰 시장의 최강자였던 HTC 모두 대만 기업이지만, 삼성, 엘지, 현대 등 유수의 막강한 대기업들이 들어서 있는 한국과는 사뭇 체질이 다르다. 다른 말로 ‘big brand’는 없다. 그러나 모든 산업은 잘 짜여진 수평구조를 바탕으로 전방위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필자가 소개받은 대만의 한 투자펀드의 운영방식을 예를 들어보자. 이 펀드의 취지는 한 마디로 돈과 전략을 잘 융합시켜 스타트업 기업을 키우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 한국 기업(굳이 스타트업일 필요는 없고 활용 희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로 넓게 보아도 된다)이 있는 경우 위 펀드의 도움을 받아 대만에 조인트벤처를 하나 만들도록 한다. 상기 한국 기업은 이 과정에서 자본을 투입할 수도 있고, 보유한 특허를 이용해 현물출자를 할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위 펀드에 들어와 있는 이른바 ‘전주’들의 구성이다.

 

요약하자면 각 산업에 선도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 전주들은 투자할 기업을 평가하고, 돈을 대고, 사업 방향을 조언하며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연결시켜 준다. 나아가 대만을 넘어 중국의 비즈니스 인프라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대만 기업들이 오랫동안 중국에 투자하며 기반을 다져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투자를 받는 기술기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닌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산업의 수평구조는 더 확장된다.

 

여기에 사업보호를 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면 금상첨화이다.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TSMC도 국책연구기관인 ITRI에서 스핀오프한 예라는 것은 널이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애플사가 R &D센터를, 그리고 Alcatel-Lucent가 이노베이션센터를 대만에 세우기로 했다는 기사도 있었다. 왜 대만을 선택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분명히 위와 같은 산업문화 속에 일부 담겨 있다.

 

어울리며 관계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며 협상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위와 같은 대만 특유의 수평구조를 만들었다면 논리의 비약일까. 어쨌든 대만에 관한 소위 ‘대중국 전초기지론’은 더 염두에 두고 볼 일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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