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부품 모듈화 동향

- 21세기 자동차 부품업계의 화두, '모듈화'란 과연 무엇인가? -

 

 

 

□ 독일 자동차 부품 모듈화의 배경

 

 ○ 독일 자동차시장은 90년대부터 높은 임금으로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운 성숙화 단계로 진입함. 대폭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곤란한 상황에 처함.

  - 독일 완성차 업계는 만성적인 가격인하 압력으로 비용절감효과를 높이는데 더욱 주력

  - 이러한 현안의 타개책으로 독일에서는 90년대부터 꾸준히 자동차 부품의 모듈화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함.

  - Daimler는 지난 1997년 Rasttat 공장에 모듈 생산방식을 도입함.

  - VW는 같은 시기 볼프스부르크 공장 내 자동차 부품단지를 신설해 모듈을 제공하기 시작함.

  - BMW는 공급업체와 공조를 강화해 개발 비용을 20% 절감했으며. 모듈 생산방식으로 조립시간을 이전보다 20% 단축시키는데 성공함.

 

VW Module

자료원: VW

 

□ 자동차 부품 모듈화의 개념과 특징

 

 ○ 자동차 부품 모듈화란 완성차 업체가 여러 가지 부품을 부위별로 나누고, 이전에 비해 더 큰 단위로 조합해 부품업체(Module Supplier)에 개발과 생산(조립)을 아웃소싱하는 것을 의미함.

  - 모듈이란 여러 개의 부품을 부위별로 정리해 조립한 부품들의 집합체를 의미함.

  - 예를 들어, 칵핏모듈(Cockpit module; 운전석 모듈)의 경우 이전에는 핸들, 오디오 시스템, 에어백, 패달류, 에어덕트 등의 부품들이 따로따로 만들어진 후 완성차 업체에 납품됐으나 모듈화 이후에는 한 업체에서 칵핏모듈을 세트로 제작해 완성차 업체에 조달하는 방식을 의미함.

 

 ○ 기존의 JIT(Just In Time) 조달방식이 부품을 필요한 만큼 필요한 시간에 완성차 공장에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반면, 모듈 조달방식 JIS(Just In Sequence)는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형태 및 순서로 필요한 시간에 완성차 공장에 조달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함.

  - 이런 모듈생산방식은 부품 적기공급(JIT) 방식과 함께 완성차 업체의 생산공정을 대폭 간소화할 수 있음.

  - 모듈화는 부품설계 단계에서 모듈 단위로 단품을 설계하기 때문에 조립 과정상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품 수와 조립 공정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음.

 

VW Module

자료원: VW

 

□ 독일 완성차 업체의 모듈화 동향

 

 ○ 독일의 모듈화는 완성차 업체가 종전과 비교해서 큰 부품단위로 부품업체에 조립 아웃소싱을 행한다는 점에 중점을 둠.

  - 완성차 조립공장 주변의 Supplier Park(완성차 제조업체가 모듈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를 자사의 주력공장과 인접한 곳에 유치하기 위해 설치한 부지)에 분산적으로 배치된 Module Supplier 공장이 1차 서플라이어로서 모듈 부품을 JIT(Just in Time)로 완성차 조립공장에 납품함.

  - Module Supplier 공장에는 모듈 조립에 필요한 유닛부품을 각지의 Sub-Module Supplier로부터 모음.

  - Module Supplier 공장은 유닛부품 제조에는 관여하지 않고 모듈 조립만을 행하며 모듈 공장은 소규모로 최소한의 작업자와 설비만을 갖추고 있음.

 

 ○ 독일에서는 Daimler, VW, BMW 등의 완성차가 모듈화에 매우 적극적인데 이는 독일의 노동임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이 모듈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음.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 Resende 시에 위치한 VW의 Resende 공장은 부품업체가 부품을 개발 제조할 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 조립공장 내의 부품 서브 어셈블리 라인에서 조립해 모듈 어셈블리 라인에서 완성차의 조립까지 책임을 지는 소위 '사내 외주시스템’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특징

 

VW Module

자료원: VW

 

□ 자동차 부품 모듈화의 장단점

 

 ○ 모듈화의 장점

  - 부품 통합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라인에서 조립을 행하는 부품이 대폭 감소해 조립 효율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어 생산성이 향상됨.

  - 1차 공급부품업체의 감축으로 관리 비용과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음.

  -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음.

  - 설계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음.

  - 소수의 모듈 부품에 의해 자동차의 생산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공정이 간소화돼 품질 개선과 균질화를 달성할 수 있음.

  - 거래 부품업체의 수가 축소됨으로써 한 Module Supplier가 특정 부품의 모듈을 집중 생산하게 돼 해당 Module Supplier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음.

  - 유력 Module Supplier를 완성차 업체가 확보하면 현재 추진 중인 글로벌 체제의 구축이 용이함.

  - 완성차 업체에게 있어 모듈화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 완성차 업체가 Module Supplier의 개발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 볼 수 있음.

 

 ○ 모듈화의 단점

  - 모듈화가 되면 기존 라인에 대한 변경이 요구되고, 변경에 따른 투자비용이 초기에 발생함.

  - 다품종 소량생산이 어려워짐.

  - 부품업체 축소와 대형화에 따른 인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함.

  - 모듈화를 위한 표준화 작업이 요구됨.

  - 완성차 기업이 Module Supplier에 조립을 전부 아웃소싱하는 경우 완성차 업체의 존재 이유에 대한 주도권 상실, R&D의 공동화를 초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

 

□ 전망 및 시사점

 

 ○ 독일의 완성차 부품 모듈화 동향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품 모듈화는 향후 국내외 자동차 부품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 경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

  - 고품질의 부품을 저가로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우위를 유지하기가 어려움.

 

 ○ 독일에서 자동차 생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가 변화를 추구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음. 그러나 그 변화의 방향이 반드시 독일과 같은 방식일 필요는 없음.

  - 국내 자동차산업은 유럽과는 전혀 다른 산업구조나 능력, 여건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개성을 살린 생산, 거래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함.

 

 ○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는 Module Supplier와의 주도권에 대한 방어수단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급격히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독자적인 기술(Know-how) 개발이 절실함.

 

 ○ 수소연료 전지차의 경우 앞으로 발전기와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이 표준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전기 모터와 연료 기관도 기존 엔진시스템에 비해 간소화될 가능성이 높아 모듈 생산방식은 수소연료 전지차 시대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

  - 새로운 기술과 고도의 기능을 지닌 부품 증가로 블랙박스 부품(부품 업체가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소유하고 있는 부품)이 증가하게 될 것으로 전망

 

 ○ 가속화되는 자동차 부품 생산의 모듈화는 향후 완성차 기업과 부품생산업체 간의 주도권 문제와 기술의 공동화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완성차 업체는 부품 모듈화와 친환경 자동차 등 향후 다가올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생산을 앞두고 유력 부품업체에 대한 지배력과 상호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됨. 이에 대한 국내 업체의 준비와 대응이 필요함.

 

 

자료원: Dr.Jan Hinrichs(Magna Powertrain 개발팀장) 인터뷰 자료, Dr.Andreas Vietinghoff(Automotive Mecklenburg-Vorpommern 네트워크 매니저) 인터뷰 자료, Automobilwoche, www.vw.com, www.daimler.com, Auto Motor &S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