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완성차 메이커, 너도나도 스페인 내 생산확대 발표

- 유연해진 노동시장, 저렴해진 생산비용, 우수한 기술력 등이 생산유치에 주효 -

- 향후 신흥 개발도상국과의 품질·비용 경쟁이 관건 -

☐ 스페인 자동차산업 현황

 ○ 스페인은 EU 2위, 세계 9위 자동차 생산국(2011)

  - 스페인 내에는 현재 총 9개의 자동차 메이커(Mercedezs-Benz, Renault, Peugeot, GM 등)가 진출해 있으며, 17개의 생산공장이 가동 중임.

  - 주로 스페인 중부 지역과 동북부 지역에 밀집돼 있으며, 일부는 동부 해안가와 남부에 위치

스페인 주요 자동차 제조시설

자료원: 경제일간지 El Economista

 ○ 자동차 제조산업은 스페인 경제와 수출에 크게 기여

  - 2011년 중 자동차 제조산업은 스페인 총 GDP의 4.3%를 기여했으며, 대외 수출에서 11.7%의 비중을 차지

 ○ 극심한 경기침체로 자동차 제조산업과 소비시장 모두 크게 위축

  - (생산) 스페인 및 인근 유럽국의 전반적인 장기 경기침체로 자동차 생산이 급감하는 추세. 2012년 스페인 내 자동차 생산 대수는 약 198만 대로 전년 대비 -16.6% 감소

  - (소비)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 2012년 총 신규 자동차 등록건수는 79만 대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며, 판매가 최고점에 다다랐던 2007년에 비해 약 절반밖에 되지 않는 수준임.

  - 이로 인해 스페인 경제와 수출에서 차지하는 자동차 제조산업의 비중이 매년 줄고 있음. 스페인 연간 총 수출액 중 자동차 품목의 비중은 2009년 12.9%에서 2011년 11.7%로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이 품목의 국가 GDP 기여 비중도 6.6%에서 4.3%로 하락함.

스페인 자동차산업 주요지표

자료원: ANFAC(스페인자동차제조협회)

☐ 스페인, 자동차 신규모델 생산유치 잇달아 성공

 ○ 이러한 악재에도 2012년 중반 들어 상당수의 주요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유럽 북부 지역의 공장을 폐쇄하거나 축소하는 동시에 스페인에서의 생산활동을 더욱 강화 중임.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은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의 중장기 생산계획 수립을 통해 내려지는 것으로, 현 스페인 자동차 제조산업의 높은 경쟁력을 반영

  - [포드]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의 생산규모를 2013년과 2014년 각각 79%, 30% 확대할 방침으로, 이를 통해 2014년에는 연간 생산 대수를 30만 대로 늘릴 계획. 또한, 벨기에 겡크 공장을 폐쇄하고 해당 공장의 생산분을 발렌시아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벨기에 정부와 협의 중(2012.12월)

  - [푸조-시트로앵] 프랑스 올네(Aulnay) 공장 폐쇄와 자네(Janai) 공장의 대규모 인력감축(1400명)을 구상 중. 반면, 2012년부터 스페인 비고 공장에서 신규모델을 생산하는 등 해당 공장의 생산활동 확대(2012년 7월)

  - [르노]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에서의 생산 40% 확대 계획 발표. 또한 바야돌리드 공장(모터 제조), 세비야 공장(기어 제조)에서의 생산량 상향조정 구상 중(2012.11월)

  - [오펠] 2016년에 독일 보훔(Bochum) 공장을 폐쇄할 방침임을 발표함. 그러나 스페인 피게루엘라 공장에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약 8억2000만 유로를 투자해 생산활동을 확대하고 있음.

  - [이베코] 2016년 말까지 마드리드와 바야돌리드 트럭 공장에 5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임을 발표(2012년 7월)

  - [닛산] 1억3000만 유로를 투자해 바르셀로나 공장에서 승용차 신규모델을 생산할 계획임을 발표(2013년 2월)

 ○ 업계는 유연성이 강화된 노사 간 생산협정 및 노동법 개정 등이 신차 생산유치 성공에 주효한 것으로 평가

  - 현지 주요 생산공장에서는 최근 생산비용 면에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수요·공급에 따라 해고 없이 유동적인 인력 조정(일시적인 근무시간 변경 등)을 가능하게 하는 협정을 체결

  - 스페인 정부는 2012년 초 노동법 개정을 통해 해고비용을 줄이고(45일→33일) 관련 절차를 간소화함.

  - 푸조-시트로앵(PSA)에 따르면 프랑스 인건비가 스페인보다 43% 높다고 밝힘.

 ○ 또한, 자동차 제조와 관련된 주변 산업이 잘 발달해 있고, R &D나 그 밖에 기술력이 높은 점 등도 강점으로 꼽힘.

  - 스페인 내에는 완성차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각종 타이어 1, 2, 3 부품 공장이 다수 있어 안정적인 제조환경이 조성돼 있음은 물론, 물류비용 등도 크게 절약되는 장점이 있음.

  - 한편, 스페인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연간 약 26억 유로를 R &D에 투자하고 있어 기술경쟁력이 우수함. 그에 반해 노동 인력비용은 주변 선진국보다 상당히 저렴한 편(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자동차 생산직 인건비는 스페인보다 약 43% 높음)이어서 신차 모델 생산유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됨.

☐ 스페인 자동차산업의 비상…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나?

 ○ 스페인이 최근 들어 잇달아 자동차 생산 관련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주요 완성차 메이커들이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요 생산 기반을 선진국에서 경제수준이 비교적 낮은 국가로 이동하는 데서 비롯한 것으로 해석됨.

  - 이러한 추세에서 스페인 제조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1) 그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경직된 노동시장이 노동법 개정과 노사 간 협정 등으로 유연해졌으며, 2)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동시에 3) 선진국보다 생산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임.

 ○ 현재 중남미나 아시아, 유럽 동부권의 빠른 시장확대와 제조산업의 성장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스페인 자동차 제조산업의 호조가 얼마나 장기간 지속될지는 미지수

  - KPMG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제조기업의 핵심 제조기반과 소비시장 중 86%가 앞으로 BRIC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

☐ 전망 및 시사점

 ○ 자동차 제조산업의 성장은 자동차 생산·소비 시장뿐만 아니라 주변 관련 산업 확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침. 따라서 앞으로 자동차부품 제조 및 물류, 철강, 기타 서비스 분야에서도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됨.

 ○ 그러나 한편에선 이러한 자동차 제조산업 성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투명하며, 앞으로 저렴한 생산비용을 앞세운 신흥 제조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음. 이들은 스페인이 자동차 제조 강대국으로 남기 위해선 전기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같은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기술개발 등이 끊임없이 지속돼야 함을 강조함.

자료원: 스페인 자동차제조협회(ANFAC), KPMG, 현지 언론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