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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통상백서로 살펴보는 일본 통상정책과 과제
- 통상·규제
- 일본
- 오사카무역관 심혜지
- 2024-08-22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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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역 분절화 속 특정국 수입 의존에 대한 위기의식 지속
日정부,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강화를 통한 강인한 공급망 구축 의지 표명
수출 확대를 위해 일본기업의 수출력 강화 지원에 힘쓸 계획
일본 경제산업성은 매년 통상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의 특정국 수입 의존,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 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2024년 7월 발표된 통상백서를 통해 일본이 바라보는 국제경제 동향과 일본의 통상 과제 및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세계 무역 분절화와 일본의 공급망 위기의식
코로나 시기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특정 국가에 조달처를 집중하는 공급사슬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각국 정부는 중요물자를 비롯한 공급망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일본은 통상백서를 통해 공급망의 특정국 의존 현황에 대한 조사와 이를 토대로 한 보호무역주의 대응이 급선무라고 언급했다.
일본에서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원부자재 공급이 중단되며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020년에는 기계제조업의 일본 국내 생산이 정체되며 해외로부터의 조달 금액 및 비율이 모두 감소했다. 2021년 해외 조달액은 다시 상승했으나, 국내 생산 이상으로 회복하며 결과적으로 해외 조달 비중이 약 13%, 그 중 중국이 약 5%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
<일본 기계제조업 연도별 해외 조달 금액 및 비율 추이>
(단위: 조 엔, %)
[자료: 통상백서 2024, 경제산업성]
업종별로는 전자부품, 정보통신기계 등의 해외 조달 비중이 높았다. 일본의 대표 기반 산업인 자동차는 해외 조달 비중이 높지는 않았으나, 소수의 부품이라도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최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공급망 리스크가 늘 잠재하고 있다.
또한 Global Trade Atlas 통계를 바탕으로 특정국의 수입 의존도가 과반을 차지하는 품목 수를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1,406개 품목을 중국의 수입에 의존해 특정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였다. 수입 품목별로는 기계류와 유기 및 무기화합물 순이었다. G7 전체로 살펴봐도 중국 의존 품목은 361개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독일, 캐나다, 인도가 뒤따랐다. 이처럼 일본은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나, 양국 간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교역량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요 국가별 특정국 의존 품목 개수>
(단위: 개)
[자료: 통상백서 2024, GTA]
향후 일본의 통상정책 방향은? 강인한 공급망 구축이 핵심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공급망이 재편되는 불안정성 속에서 일본은 국제규칙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을 통한 강인한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세 가지 통상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1) 규칙에 근거한 국제경제 질서 유지에 공헌
세계 경제가 분절화되는 분위기에서 일본은 규범을 중시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일본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질서 형성에 임할 것이라 밝혔다. 2024년 3월에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는 ‘WTO 개혁’을 표방하며 연내 분쟁해결제도 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지속했다. 일본은 디지털 무역 관련 규칙 제정을 위한 전자상거래 교섭에서 공동 의장국으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무역·투자 관계 강화를 통한 공급망 강인화처럼 개별 국가와 대처해야 하는 과제는 EPA/FTA나 새로운 다자간 제휴를 활용해 국제규칙 형성을 추진한다. 원유,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자원의 수입처, 중동 국부펀드에 의한 경제 다각화나 탈탄소 산업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진행 중인 일본과 각국·지역 간 경제연계협정>
대상국·지역
진행 현황
GCC(걸프협력회의)
2024년 내 FTA 협상 재개 예정
튀르키예
EPA 협상 가속화
방글라데시
2024년 3월 EPA 교섭 개시 결정 발표
인도네시아
2023년 12월 EPA 개정 합의(전자상거래 활성화 규정 등 포함)
EU
2024년 1월 EPA 개정 의정서 서명(데이터 유통에 관한 규정 등 포함)
[자료: 통상백서 2024, 외무성]
다수국 간 대처로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2024년 2월 발효된 공급망 협정을 확실하게 이행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에서는 시장의 왜곡적 관행이나 경제적 위압에 대처하기 위한 논의를 실시한다. 또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는 발효국 간 자유롭고 공정한 규칙에 근거한 경제활동 실현을 투명성 있게 이행한다.
2) 강인한 공급망의 구축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다. 일본도 2024년도 세제 개정에서 EV나 친환경 철강 및 화학, 반도체 등 전략 분야의 국내 생산 촉진 세제 신설을 결정했다. 총사업비와 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 및 판매량에 비례한 법인세액 공제를 실시한다. 또한 2022년 5월 통과된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는 중요물자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에 관한 제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국민의 생존에 필요 불가결하거나 국민생활과 경제활동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물자를 ‘특정 중요물자’로 지정하고 민간사업자를 지원함으로써 공급망을 강화한다.
일본은 전략물자를 중심으로 미국·유럽을 비롯한 우호국과 공급력 강화 및 수요 창출의 선순환을 위한 산업정책 공조 논의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과는 2024년 4월 개최된 미일 상무·산업 파트너십(JUCIP) 각료회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일본 녹색전환(GX) 추진전략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고위급 대화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EU와는 2024년 5월 고위급 경제 대화에서 '투명, 강인하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 이니셔티브'를 통해 공급망 정책 연계를 논의했으며, 향후 글로벌 사우스와도 정책 협조를 도모할 계획이다.
3) 글로벌 사우스 등 우호국과 윈윈(win-win) 관계 구축과 일본산업의 신시장 개척
<세계 지역별 중장기적 경제 성장 전망>
(단위: 만 달러, 억 명)
[자료: 통상백서 2024, IMF]
위 도표는 지역별 GDP의 중장기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는 다른 지역을 크게 웃도는 경제 성장 경로를 걸으며 50년 후 세계 경제 점유율이 가장 큰 지역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 역시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미래에는 중남미와 중동의 경제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에서는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파키스탄이 아프리카는 이집트, 나이지리아가 대표적인 글로벌 사우스 국가이다.
글로벌 사우스는 풍부한 천연 자연과 인구 증가를 배경으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식료, 광물자원, 에너지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에 글로벌 사우스의 발전을 지원하며 협동하는 것은 경제 강인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이다. 일본은 2024년 7월 태평양·섬 서밋, 11월 중남미 G20 및 APEC 정상회의, 일본-인도 상호 정상 왕래와 2025년 8월 아프리카 개발회의(TICAD) 개최 등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 경제사회를 함께 만드는 ‘공동 창조’ 파트너와의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국제 공익 실현을 목표로 한다.
미미한 엔저 수출 영향…日정부의 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 움직임
다시 국내 경제로 돌아오면 엔화 약세가 일본의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도 일본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73.3% 감소한 5조8919억 엔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되었으나, 주된 요인은 수출액 증가가 아닌 원유, 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의 감소였다. 정부는 엔저로 계약통화 수출가격이 하락해 수출물량이 증가하는 것을 유도했으나, 실제로는 불안정한 환율 변동 상황에서 기업은 수출가격을 단기적으로 소폭만 하락 조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일본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수출입 거래통화 모두 엔보다 외화의 비율*이 높아 환율에 의한 단가 변동 폭이 크지 않았으며, 2022년 2월과 4월 계약통화 당 평균 엔화 가격 상승 폭은 수출물가(5.8%)보다 수입물가(7.2%)가 커 교역조건은 더욱 악화됐다.
*주: 결제 대금 달러 수취 비중 수출 약 50%, 수입 약 70%, 재무성 출처
이에 일본 정부는 문제 의식을 갖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기존 수출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간접기업의 신규 해외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도쿄상공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일본 전체 제조기업 중 직접 수출하고 있는 기업은 2.6%에 불과하다.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약 80%를 차지하는 간접 수출기업의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제조기업의 해외 진출 정도>
[자료: 통상백서 2024, 도쿄상공리서치]
정부는 2022년 12월부터 JETRO의 ‘신규수출 1만개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수출을 시작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 단계별(준비·도전·지속/확대) 과제에 맞춰 해외사업 전략 수립 지원, 국내 상사 매칭을 통한 간접 수출 지원, 자금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24년 4월 기준 16,960개 사가 등록했으며, 2,240개 사가 실제 수출에 성공했다.
시사점
올해 통상백서는 크게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째, 세계 무역 분절화 속 국제무역 질서의 재구축과 공급망 강인화를 위한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둘째, 엔저에도 불구하고 수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과제로 제시한다. 향후 일본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 개발도상국 국가 및 기업과의 협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 중소·중견기업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자료: 통상백서 2024, 외무성, 일본경제연구센터, JETRO, KOTRA 오사카 무역관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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