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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 공급망 이슈 중심에 선 미얀마산 희토류
  • 외부전문가 기고
  • 미얀마
  • 양곤무역관 KayThwe Oo
  • 2022-03-18
  • 출처 : KOTRA

우리회계법인 김정희 법인장 (MBRI 소장)

 

지난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사 정변이 발생한 직후 국제기관 및 산업체들은 일제히 미얀마산() 주요 광물의 수출 감소와 이에 따른 국제 시장 가격 변동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얀마는 국제주석협회(International Tin Association)가 집계한 통계상 세계 3위의 주석 생산국으로 2020년 중국이 수입한 주석 정광의 95%를 책임지기도 했으며, 국제구리연구회(ICSG; International Copper Study Group)의 자료에는 세계 18위 구리 생산국으로 발표되는 등 세계적으로 중요한 광물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 비상사태 발생 일년여가 지난 현재, 미얀마산 광물과 더불어 군정의 주요 자금원으로 지목받고 있는 핵심 자원은 희토류로, 전기 자동차 제조회사들의 공급망 및 평판 위험을 유발하는 주요 이슈로 또다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채굴산업의 투명성과 기업책임을 다루는 국제단체 ‘Publish What You Pay Australia’는 2021년 10월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얀마에 소재한 중국회사들이 광산을 운영하며 미얀마 군부에 지급한 대금이 2021 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에만 7억 2,5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밝히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미얀마 군정의 거대한 수입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미얀마산 희토류 수출이 군정의 주요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분쟁 광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희토류 공급망의 최상층에 있는 전기 자동차 제조회사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상사태 발생 1년여가 지난 오늘, 미얀마산 희토류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 내용이 미얀마산 자원과 관련해 전략을 수립해야하는 우리기업들에게 다소나마 참고가 되기를 희망한다.

 

세계 전기자동차 업계의 미얀마산 중(重)희토류 공급망 이슈

 

국가 비상사태 발생 이후 미얀마 희토류의 주요 산지인 북부 카친주(Kachin State)에서는 불법 채굴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미얀마의 정치적 혼란 속에 중국의 불법 채굴업체가 급증하며 100여개 광산에서 채굴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하루 1~2대 정도였던 희토류 적재트럭 운행빈도가 10~15대로 늘어나는 등 채굴량 또한 급증했다고 밝혔다. 물론 급증한 불법 채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인권침해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략 광물인 중(重)희토류가 분쟁 광물로 지정된 사례는 아직 없으나 국내 시민사회단체 JFM(Justice For Myanmar)는 미얀마산 중(重)희토류를 분쟁광물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계 유명 전기 자동차 회사들에 미얀마산 희토류 사용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에 대한 대응으로 콩고산 금, 텅스텐, 탄탈룸(Tantalum) 및 주석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킨 것을 보면 미얀마산 희토류가 ‘분쟁 광물’로 지정될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을 전망이다. 참고로 미국은 2010년 “Dodd- 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 Section 1502에 분쟁광물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2012년 8월 이 법안을 발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증권거래협회(SEC) 상장 기업들은 매년 분쟁광물 사용 실태 보고서(SD)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유럽연합(EU) 또한 ‘OECD의 분쟁/위험 지역에서 추출되는 광물의 책임 있는 공급망 지침’에 근거하여, 분쟁광물의 EU내 거래 방지를 목적으로 수입과정에 대한 실사 인증을 요구하는 규제를 2021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Adams Intelligence는 고객사들에게 배포한 최근 뉴스레터에서, 중국이나 일본에서 생산한 마그네틱에는 미얀마산 희토류 일부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를 사용할 경우 의도하지 않게 미얀마 군정 지원과 환경 파괴에 기여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얀마의 정치상황이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평판 위험관리’와 ‘공급망 관리’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평판 위험 관리를 위해 미얀마산 희토류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다 희토류 공급망 관리상 어려움에 직면하거나 혹은 기존 공급망을 유지하려다 평판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현지언론인 Myanmar Now가 공개한 전기 자동차 제조회사들의 미얀마산 중(重)희토류 공급망 이슈 관련 답변 결과를 보면, 이들 기업들은 원자재 전반에 대한 공급망 관리가 잘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하면서도 미얀마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꺼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BMW사는 일부 모터 제조 공정에 희토류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며 타 부품 제조에도 희토류 사용량을 줄여갈 계획이라고 응답했고, 폭스바겐(Volkswagen)은 희토류 등 고위험 물질 16종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공급지 이슈를 고려해 일부 원자재에 대해서는 감축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볼보(Volvo)도 복잡한 공급망 체계로 인해 미얀마산 희토류가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원칙적으로 인권 침해 이슈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를 둘러싼 중국과 미얀마, 그리고 시장가격 관계

 

희토류는 크게 경(輕), 중(中), 중(重) 희토류로 분류된다. 이 중 중()희토류는 기후변화 대응 관련 기술 개발과 함께 그 중요성과 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1992년 중국 덩샤오핑(邓小平) 당시 주석이 장시성(江西省)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동에는 석유, 중국에는 희토류’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9년 5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희토류 공장을 방문한 다음날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같은 덩사오핑 전()주석의 문구를 인용한 것은 희토류가 중국 정부의 전략적 자산임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Global Times는 2021년 12월 2일자 기사에서 익명의 전문가 의견을 인용하여 미얀마산 희토류의 중국 수출이 재개되며 중국내 희토류 가격이 향후 몇 달간 약 10~20% 인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얀마산 희토류의 중국 수출 통로인 중국 윈난성 텅충(Tengchong)과 미얀마간 국경 무역지대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2021년 7월 중순부터 폐쇄되었다가 11월말 다시 개방 되면서 공급이 원활해진 것을 의미한다. 중국해관총서(关总署) 자료에는 국경 무역지대 폐쇄로 인해 지난해 8월 미얀마산 희토류의 중국 수입량이 7월 수입물량인 270톤 보다 91.8% 급락한 23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산업 연구기관 Roskill은 지난해 9월, 지난 5년간 미얀마산 희토류에 의존해 왔던 중국 국영 기업들이 대체 공급원 부족으로 희토류 공급망 관리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미얀마는 중국과 함께 세계 2대 중(重)희토류 생산국 중 하나이다. 특히 디스프로슘(Dy)과 테르븀(Tb) 매장량이 풍부하다. 전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 발전 터빈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디스프로슘은 이온 흡착형 광물로 화학적 처리를 통해 정광해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이름 그대로 분리 과정이 매우 까다로운 원소 중 하나이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무분별한 희토류 채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규제할 목적으로 불법 업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왔으며, 그 결과 중국 업체들이 미얀마 카친(Kachin)주로 대거 이전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미얀마 정부도 2018년 11월 일부 중국계 광산업자들의 무분별한 조업과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희토류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등 올해까지 수 차례에 걸쳐 중국 희토류 수출 규제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 정부의 이러한 수출 금지 조치는 희토류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2019년 5월 중순에 시행된 미얀마산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가 당해 6월 산화테르븀 가격을 연초 대비 45% (4,225위안/mt), 산화디스프로슘 가격은 70% 이상 (2,000위안/kg) 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 중순에도 중국 수출이 다시 금지됐는데, 당시 상하이메탈마켓(SMM)은 미얀마 정부의 수출 금지 조치를 중()희토류 제품 가격 인상 요인으로 분석했다.

 

< 미얀마산 공급문제에 따른 중국 희토류 가격의 급등세 >

[자료: 로이터]

 

중국측 무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미얀마산 희토류 수입량은 2014년 300톤에서 2020년 35,500톤(USD388M상당)으로 급증했다. 중국은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고가 유지 정책과 자국의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생산 쿼터제 실시로 인해 미얀마산 희토류 수입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 2020년 중국이 공식 수입한 희토류의 94%는 미얀마산으로 밝혀졌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도 미얀마가 전세계 생산량의 12.5%에 해당하는 3만톤의 희토류산화물을 채굴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2020년 기준 미얀마는 세계 중(重)희토류 생산량의 39%를 차지했는데, 중(重)희토류 제품의 전세계 공급량 중 48%를 차지하는 중국도 미얀마와 같은 1차 생산국의 공급이 없으면 재고가 곧 고갈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20년 2월 모든 이온 흡착형 광물(Ionic adsorption clay) 채굴을 중단시킨 후 운영허가 재개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중국 광저우산 희토류와 성분이 비슷한 미얀마산 重희토류 대안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2020년 중국의 희토별류 수입국 현황 >

[자료: 중국해관총서]

 

< 미얀마의 희토류 생산량 추이>

(단위: Metric tons, gross weight)

Commodity(Metal)

2014

2015

2016

2017

2018

Rare earths, mineral concentrate, rare-earth-oxide equivalent

200

300

3,300

15,000

19,000

[자료: 미국지질조사국 연감(2017~2018)]

 

미얀마산 희토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2010년 12월 말 보고서를 통해 디스프로슘을 희토류 중 가장 중요한 단일 원소로 규정하며 이 원소의 공급 부족이 청정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Roskill의 전기 자동차 전문가 David Marriman은 미얀마산 중(重)희토류의 공급 대안이 거의 없다고 분석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중국난팡희토(중국내 생산 2위), 중국희유희토(3위), 우쾅희토그룹(6위) 등 3개 회토류 업체와 중국철강연구과학그룹 관련부문 및 비철금속그룹 관련부문의 2개 연구소를 통합한 초대형 국유기업 ‘중국희토그룹’을 출범하며 세계 중(重)희토류 공급 재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얀마산 희토류 공급망 이슈도 고려한 조치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미얀마산 중(重)희토류를 둘러싼 공급망 문제가 군부 쿠데타를 계기로 국내외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희토류의 중요성에 대한 미, 중 양대 강국의 인식 파악과, 미얀마산 중(重)희토류 공급 동향이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기업이 미얀마 자원 활용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특별히 고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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