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과 신제품으로 승부하는 뉴질랜드 병행수입업체

- 정식 수입 에이전트의 가격인상 억제 및 AS 향상 등 순기능 –

□ 뉴질랜드, 독점 에이전트 폐해 막기 위해 1998년부터 병행수입(Parallel Import) 허용

 ○ 시장경쟁을 중시하는 뉴질랜드 정부는 당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상품(소프트웨어, 서적, 음반 및 영화 등) 수입 시 저작권자와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한 수입업체가 독점권을 가져 해외와 국내 가격 간 격차가 크게 발생하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함.

 ○ 이는 인구 430만 명의 작은 시장규모로 인해 독점권에 의한 폐해가 커지자 왜곡된 수입제도에 의해 야기된 시장의 역기능을 해소하고 경쟁촉진을 통한 가격인하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둔 조치였음.

 ○ 현재는 적용대상이 병행수입 허용의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제품에서 거의 모든 제품에 걸쳐 이를 허용하는 단계에 이름.

□ 병행수입이 현지시장에 미친 효과

 ○ 병행수입의 허용으로 독점이윤이 상쇄돼 많은 제품들의 가격이 크게 내려가기 시작했으며,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조정이 이뤄져 이와 관련된 폐해는 쉽게 시정됐음.

 ○ 아울러 기존 독점 에이전트들도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노력하고 서비스 강화와 할인판매 등 다양한 판촉활동을 통해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함.

 ○ 현재 병행수입의 주요 대상인 전자제품(핸드폰, 카메라, Mp3 등)의 경우 이에 맞서는 정식 수입업체들의 가격인하 노력으로 현재는 병행수입품과의 가격차가 10% 내로 줄었으며, 정식수입업체에서 제공하는 AS 및 각종 할부 판매제도를 고려할 경우 병행수입품의 가격적인 이점은 많이 상쇄됨.

 ○ 이에 따라 병행수입업체들은 저렴한 가격 대신 정식수입업체와 비교해 신속하고 다양한 제품의 수입으로 경쟁을 하며, 이러한 경향은 신제품의 출시 및 교체가 빠르게 일어나는 핸드폰, 디지털카메라, MP3 등 전자제품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짐.

  - 예를 들면, 현지 이동통신시장의 55%가량을 점유한 보다폰에서 판매하는 우리나라 핸드폰 종류는 10가지 이내에 불과하지만 병행수입업체는 30여 가지 핸드폰을 판매하며, 신제품도 중국 및 동남아 등지에서 출시가 이뤄짐과 거의 동시에 수입돼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층의 인기를 끌고 있음.

 ○ 한편 영화, 음반, 소프트웨어의 경우 이 제도의 시행초기에는 해적판의 범람으로 시장질서가 흐트러지는 등 폐해도 많이 나타났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발생, 한때 지적재산권 감시대상국(State Special 301 Watch List)에 오르는 불명예를 겪기도 했음.

  -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영화 등 일부 지적재산권과 관련있는 상품에 대한 병행수입 금지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감시대상국에서 제외됐으며, 이 분야에 대해서는 이후로도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음.

□ 우리나라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 병행수입을 허용한 후 경쟁제한에 따른 시장왜곡 해소와 소비자의 선택기회 확대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며, 일부 부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음.

 ○ 그러나 시행 10년이 지난 지금 전반적인 수입시장 구조의 변화는 기대보다 낮아 아직도 시장에서의 주류는 대형 에이전트인 경우가 대다수이며, 병행수입업체는 틈새시장을 형성하거나 독점가격의 방지 등 제한적 역할에 머물고 있음.

 ○ 일례로 우리나라의 2008년 대뉴질랜드 수출품 3위인 핸드폰의 경우 병행수입에도 불구하고 정식 딜러인 텔레콤 및 보다폰 양대 통신사에 의해 판매되는 물량이 전체의 95%가량을 차지함.

 ○ 현지 우리기업 관계자에 의하면 이러한 작은 시장점유율로 인해 병행수입품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으나 판매가격 책정 시 이들의 가격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함.

 ○ 따라서 현지 진출 시 병행수입품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경우 다소 낮은 가격을 통해서라도 먼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인 것으로 판단됨.

자료원 : 뉴질랜드 경제개발부, 현지진출기업 인터뷰, KOTRA 오클랜드KBC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