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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원자재 공급망 다각화를 위한 EU의 적극적 통상 행보
  • 트렌드
  • 벨기에
  • 브뤼셀무역관 윤웅희
  • 2026-02-26
  • 출처 : KOTRA

EU의 핵심 원자재 정책 추진 동향

EU가 핵심 원자재 공급망의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통상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공급원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디지털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는 EU는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공급 구조를 전략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24년부터 핵심 원자재법(CRMA, Critical Raw Material Act)을 시행 중이다CRMA는 핵심 원자재와 전략 원자재를 지정하고, 2030년까지 핵심 원자재의 역내 채굴 10%, 가공 40%, 재활용 25% 조달 및 역외 단일 국가로부터의 수입의존도를 65%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또한 전략 프로젝트 지정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민관 투자 촉진을 지원하는 등 공급망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회계감사원, EU의 현 원자재 정책의 한계 지적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럽회계감사원(ECA)EU의 원자재 정책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한다. 202622일에 발표된 보고서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 원자재 정책의 한계(Critical raw materials for the energy transition, Not a rock-solid policy)>에 따르면 CRMA가 핵심 원자재로 지정한 33개 품목 중 10개 품목*이 역외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가 단일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핵심 원자재 중에서도 가공 단계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65%를 넘는 품목이 다수라는 점을 지적하며 공급망의 취약성이 여전하다며 추가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참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EU의 핵심 원자재>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SSI000070fcb685.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5pixel, 세로 624pixel

: 수입의존도는 EU 역외에서 공급되는 핵심 원자재의 비중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외부 공급 차질에 대한 취약성이 큼

[자료: 유럽 회계 감사원 보고서(2026), EU 집행위원회 자료(2016-2020) 기반]

 

이에 ECACRMA가 원자재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나, 여전히 정책적 기반이 부족하다고 진단하며, 향후 원자재 정책에서 핵심 원자재 관련 데이터 정교화, 원자재 파트너십 및 무역협정이 실제 조달에 미치는 영향 분석, 원자재 재활용 확대 및 대체재 개발, 민간 투자 유도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핵심 광물 장관 회의와 미국과의 핵심 광물 협정 체결 전망

 

EU는 정책적 취약점을 보완하고자, 핵심 원자재 수급 다각화를 위한 역외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624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핵심 광물 장관 회의에서 EU는 미국, 일본 등과 공급망 안보 강화를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43개국이 참여한 이번 회의에서, 영국, UAE 11개국은 미국과 핵심 광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의 밴스 부통령은 장관 회의에서 동맹국 간 '무역 우대 블록' 형성을 언급하며, 조정 관세를 활용한 '가격 하한제' 도입 등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할 구체적인 방안도 제안했다. EU는 회의 후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과 향후 30일 이내 MOU를 체결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원자재 채굴·정제·가공·재활용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고 공급망 교란에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경보 체계를 갖추는 등 협력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한편 미국은 이번 회의에 앞서 12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를 발표하며 중국의 글로벌 핵심 광물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구상을 내놨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수출입은행의 대규모 대출과 민간 자본을 바탕으로, 향후 핵심 광물의 전략적 비축과 역내 생산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역협정을 통한 EU의 지속가능한 원자재 공급망 확보 전략

 

EU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자 주요 광물 보유국인 호주와의 자유 무역 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EU-호주 FTA 협상은 2023년 농업 시장 개방 문제로 협상이 중단됐으나, 2025년 협상이 재개된 이후 진전이 있었으며, 현재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서 들어섰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2026212-13일 브뤼셀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 후 양측은 공동 성명을 통해 다양한 현안에서 입장을 조율했으며, 이견을 좁힐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반기 중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호주를 방문하여 안보 및 국방 협력 협정을 맺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때까지 양측은 FTA 협상 타결을 위해 농산물 시장 접근, 특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도(GI), 자동차 관세 등 민감 사안에 대한 조율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EU는 원자재와 관련하여 호주에 이중 가격제를 완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자국 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원자재에 대해 내수용과 수출용 가격을 달리하는 이중 가격제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만약 FTA 체결을 통해 EU 수출에 대한 이중 가격제 적용이 완화될 경우, 세계 최대의 호주 리튬 매장량에 대한 유럽 기업의 접근권이 크게 향상되어, 호주 정제 시설에 대한 유럽 기업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 호주 원자재 공급망에 진출한 주요 EU 기업>

기업명

본사 소재지

호주 내 주요 거점

주요 가공 품목

Nyrstar

벨기에/네덜란드

Port Pirie, Hobart

아연, , 안티모니

(호주산  지에서 제련, 정련하여 유럽 시장에 공급)

Air liquide

프랑스

주요 산업단지

산업용 가스, 수소

(호주 원자재 가공 공장에 현지에서 생산한 산업용 가스를 공급)

AMG Critical Materials

네덜란드

-

리튬

(호주의 Pilbara Minerals와 리튬 정광 장기 공급 계약 체결)

BMW 그룹과

Volkswagen

독일

Kathleen Valley,

Mount Marion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호주 리튬 광산 프로젝트 및 생산 가공 라인에 직접 지분 투자 및 선구매 계약 체결)


한편, EU는 남미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와의 무역협정을 통해서도 핵심 원자재 공급처의 지리적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미 양측은 2026117일 협상안에 공식 서명 했으며, 향후 리튬·니켈 등 핵심 광물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EU는 공급망 다각화를 통한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협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채굴 기준 등 EU 수준의 환경 규범을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하기 위한 가치 기반 통상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EU는 원자재 공급망 확보를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보고, 이를 위해 무역협정, 전략 파트너십 체결, 재활용 산업 육성, 전략적 비축 등 다양한 정책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202512월 발표된 RESourceEU는 공급망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EU의 의지와 향후 정책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RESourceEU는 공급망 위험 평가, 공동 비축 체계 구축, 민관 공동 투자 확대, 재활용·대체 소재 기술 개발,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전략 원자재 추출 등 다양한 조치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EU는 장기적으로 자체적인 순환형 공급망 구조를 수립하고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EUCRMARESourceEU를 통해 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역내 자체 공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서, 미국, 호주 등 주요 원자재 공급국과의 협력을 통해 단일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인도, 메르코수르와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기존 무역 파트너와의 관계를 보다 심화하며 공급망의 지리적 다각화뿐 아니라 EU의 수준 높은 기후·환경 기준을 무역협정에 결합하여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공급망 규범을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급망 다각화와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EU가 적극적으로 통상 정책을 활용하는 가운데 우리 기업 역시 관련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원자재와 관련된 양자, 다자간 협정 및 프로젝트 추진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주요 원자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지역에서의 공동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신규 공급망과 기존 원자재 조달 체계 사이의 균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2차 원자재 확대를 위한 재활용 원자재 사용 규정 등 순환경제를 향한 EU의 미래 전략에 발맞춰, 역내 기업과의 기술 협력 및 현지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자료유럽 회계 감사원 보고서(2026), EU 집행위원회 자료(2016-2020) 기반, KOTRA 브뤼셀 무역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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