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의 태양 에너지 활용은 옥상이나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미국에서는 발코니나 뒷마당 등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소형 플러그인 태양광 장치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소형 태양광 시스템에 대한 인지 부족과 공공 서비스 규정의 미비, 제한된 공급량 등의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유타주를 시작으로 여러 주에서 법안 제정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여러 업체의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어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은 햇볕이 잘 드는 외벽이나 발코니 등에 걸 수 있고, 간편하게 콘센트에 꽂아 사용하는 태양광 패널로 일반 주택의 출입문 정도 크기의 패널을 사용한다. 소형 태양광 패널은 유럽에서는 이미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 기술이 처음 시작된 독일에서는 약 400만 세대가 설치했을 만큼 널리 확산되고 있다.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이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설치가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지붕이나 옥상에 설치하는 태양광 시스템의 설치 비용은 1만 달러 이상이고, 지붕 구조 변경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반드시 전문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플러그인 태양광 패널은 최소 400달러에서부터 구매가 가능하고, 복잡한 설치나 지붕 공사, 허가 절차 등이 없이 콘센트에 연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전문 인력 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 실제 소형 태양광 패널 4장을 발코니에 설치하고 인버터를 연결한 뒤, 벽 콘서트에 꽂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붕이나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지 못하는 건물 구조를 가졌거나, 임대 거주로 자신 소유의 집이 아닌 경우에 소형 태양광 패널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심화되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에너지 가격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전기 요금을 줄이기 위한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연방정부는 가정용 태양광 설치에 대한 세액 공제 프로그램을 폐지했고, 이에 미국 가정에서는 전기세 절감을 위한 새로운 대안에 눈을 돌리게 됐다. 태양광 패널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 Craftstrom에 의하면, 올해 플러그인 태양광의 미국 매출이 증가했으며, 연방정부의 태양광 패널 보조금이 만료됨에 따라 소형 태양광에 대한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러그인 태양광 패널과 실제 설치 모습>

[자료: AP News]

관련 법안 추진 현황

플러그인 태양광 패널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제정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현재 시점에서는 소형 태양광 패널에 관한 적절한 법안이 존재하지 않아 보급이 쉽지 않은 가운데, 올해 유타주는 미국 최초로 휴대용 태양광 발전 도입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이 법안은 유타주의 하원의원 레이먼드 워드가 발의한 것으로, 태양광 발전 장치에 대한 상호 연결 요건 면제를 규정했다. 이로 인해 소형 태양광 시스템 발전 시작 전에 전기 회사와 별도의 계약 절차가 필요하지 않아, 추가 비용이나 번거로운 절차 없이 설치할 수 있다. 이 법안의 목적은 소비자들의 저렴하고 지속가능한 태양광 에너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으며, 올해 3월 초당적 지지로 통과됐다. 소형 태양광 패널이 처음 시작된 독일에서는 시스템 전력이 800와트로 제한되지만, 유타주의 법안은 기본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최대 1200킬로와트까지 표준 벽면 콘센트를 통해 연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정도 크기의 시스템은 일반 가전제품과 주거용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며, 전기차나 에어컨과 같은 제품에는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유타주의 법안 통과에 힘입어 여러 주에서 유사한 법안을 발의하거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욕주에서는 민주당 리즈 크루거 상원의원과 에밀리 갤러거 하원 의원이 Solar Up Now New York(SUNNY) Act라는 유사한 법안을 9월에 발의했다. 세입자와 아파트 거주자가 많은 뉴욕시에서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은 유용할 것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펜실베이니아주도 11월 첫째 주에 민주당 의원 크리스 피엘리가 플러그인 태양광 법안(HB 1971)을 제출했고, 이미 양당 공동 후원을 받은 상태다. 버몬트주에서도 플러그인 태양광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며, 차기 회기가 시작되는 2026년 1월에 상정할 예정이다. 상원의원 앤 왓슨이 발의할 이 법안은 이미 환경 및 청정에너지 옹호 단체들이 지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뉴햄프셔주를 비롯한 12개 이상의 주에서 관련 법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플러그인 태양광 설치에 대한 지원 법안이 제정됨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그러한 기대 속에 여러 관련 업체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

플러그인 태양광의 작동 원리는 지붕에 설치하는 기존 태양광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패널을 사용한다. 하지만 지붕에 설치하는 패널은 집 전체 전기 시스템에 직접 연결되는 고정식 구조인 반면,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은 인버터를 가정용 벽면 콘센트에 꽂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 시스템은 전기가 양방향으로 흐른다는 성질을 이용해 콘센트를 통해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을 활용한다. 태양광 패널을 통해서 발전된 전력이 가정의 기존 배선으로 다시 공급되고, 따라서 전력망에서 끌어와야 하는 전기량이 감소함으로써 가정용 전기 소비량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핵심 장치가 바로 인버터다. 콘센트에 꽂는 인버터는 패널에서 생산된 직류(DC)전기를 가전제품이 사용하는 교류(AC)로 전환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태양열로 생산한 전기가 전력망으로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고 가정 내에서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제어하는 기능도 한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에는 스마트 플러그가 포함돼 전류 흐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과부하 시 자동으로 차단하는 안정장치 기능도 담당한다. 플러그인 태양광과 관련해 가장 큰 우려는 전력을 과도하게 공급해 가정 내 배선이 과부화 되거나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인데, 스마트 인버터와 차단기가 그러한 문제를 방지하고 있다.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 구성>

[자료: Bright Saver]

현재 미국에서 플러그인 태양광 키트를 판매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영리 기업 Bright Saver다. 이 회사는 저렴한 플러그인 시스템을 미국 주택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미화 399달러의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벽이나 울타리, 발코니 난간에 거치할 수 있으며, 하루 6시간 이상 햇빛을 받을 경우 연간 약 140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800와트급의 중형 제품은 약 120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연간 전력 생산량은 1400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1200달러 이상~최대 6000달러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최대 4000킬로와트시까지 발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텍사스에 본사를 둔 Craftstrom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약 2000대의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을 판매했으며, 주요 소비 지역으로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등을 꼽았다. 중국에 본사를 둔 EcoFlow는 유럽 시장에서 출시했던 모델을 미국 유타주에 도입해 판매를 시작했다. 이 회사 제품 가운데 배터리 내장형은 태양열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야간이나 비상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스타트업 기업 Zoltux 등 여러 회사가 활발히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격 경쟁력에 따라 더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미국에서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 기업의 새로운 진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관련 법규 제정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소형 태양광 시스템을 정식 전력망에 연결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러그인 태양광은 모듈과 인버터, 안전장치가 패키지 형태로 구성되는 만큼 제조 품질과 인증 역량을 갖춘 기업이 유리한 구조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고효율 셀과 모듈 제조 기술, 인버터·ESS 기술 기반 등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진입에 유리할 수 있다. 

현재 시장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미국 내 안전 인증 요구 수준과 주별 전력 규제가 아직 통일되지 않은 만큼, 규제 대응 전략이 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Bright Saver의 공동 창립자 Kevin Chou도 KOTRA 애틀랜타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시장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제조업체는 안전 규정 (Safety Standard)에 대한 앞으로의 추이를 살피고 생산단계에서부터 그러한 규정을 준수하는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안전 규정을 강조했다.

한편, 플러그인 태양광 시장을 제품 판매가 아닌 소규모 에너지 솔루션 시장으로 접근하는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소형 모듈과 인버터, 홈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이 차세대 성장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를 담당하는 기업들도 에너지 관리 시스템 업체와 별도의 계약을 통해 플러그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AP News, Bright Saver, Craftstrom, PV-Magazine, Sierraclub, The New York Times, The Verge, KOTRA 애틀랜타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