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한국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현지 시장에서도 K-뷰티와 K-푸드, 한국 문화 기반 상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독일 소비자들의 취향 다변화와 글로벌 트렌드 수용 확대와 맞물려,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KOTRA 함부르크무역관이 개최한 Korea 팝업 페스티벌은 한국 제품이 독일 소비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행사로 마련됐다.

독일에서 확산하는 K-소비재

독일 내 한국 소비재는 최근 유럽 소비 트렌드 변화와 한류 콘텐츠의 확산을 기반으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K-뷰티, K-푸드, K-콘텐츠는 시장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모두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 소비재 산업 전반의 수요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① K-뷰티 시장

독일 K-뷰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유럽 내에서도 주목받는 세부 시장 중 하나로 평가된다. Credence Research에 따르면, 2023년 독일 K-뷰티 시장 규모는 약 9억2980만 달러로 추정되며, 2032년에는 19억4000만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8.5%의 높은 성장률에 해당한다. 또한 Grand View Research 역시 2022년 시장 규모를 약 29억 달러, 2030년 약 51억 달러로 전망한다. 수치에는 차이가 있으나, 모두 독일 K-뷰티 시장이 꾸준한 성장성과 상업적 성숙도를 갖춘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8~2030년 독일 K-Beauty 시장 추이 및 전망>

(단위: US$ 백만)

[자료: Grand View Research]

② K-푸드 시장

독일 K-푸드 시장에 대한 세부 통계는 제한적이지만, 일부 통계를 통해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조사기관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한국의 대표 식품인 김치의 경우 2024년 독일 시장 규모가 1억1410만 달러에 이르렀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3.7% 성장해 약 1억412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 라면*은 2024년 수출액이 6518만 유로다.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로, 성장세를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 주: HS Code 19023010 인스턴트 면류, 2025년 12월 2일 K-stat 무역 통계 기준

<2018~2030년 독일 김치 시장 규모 추이 및 전망>

(단위: US$ 백만) 

[자료: Grand View Research]

한국의 농림수산식품 대유럽 수출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월별 한국의 대유럽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3.3% 증가한 4억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유럽으로 수출된 농식품의 67.9%가 서유럽 4개국(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은 같은 기간 K-푸드 수출에서 연평균 23.1%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유럽 내 핵심 성장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최근에는 독일 주요 슈퍼마켓인 EDEKA, REWE, Lidl 등에서도 한국 식품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함부르크,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도시에서는 한식당과 한국 식품 전문 유통 채널이 빠르게 늘어나며, 시장 접근성이 강화되고 있다.

③ K-콘텐츠 시장

독일 내 K-Pop과 K-콘텐츠의 인기는 한국 소비재 시장 확장의 주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2025 해외한류실태조사」(2025년 3월, KSTAT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독일 조사에서 응답자의 26.7%가 "일부 열성팬들 사이에서 인기 있음"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25.2%는 "일반 대중에게 인기 있음", 25.1%는 "관련 상품이 출시돼 널리 알려짐"으로 응답했다. 이는 K-Pop이 특정 팬층을 넘어 다양한 수준에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 증가는 자연스럽게 K-뷰티, K-패션, K-컬처 상품 등 한국 소비재 전반에 대한 수요 확대를 이끌고 있다. 이는 독일 내 한국 브랜드의 시장성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독일에서의 K-팝 인기 현황>

(단위: %)

[자료: KSTAT Research/Statista]

이처럼 K-뷰티·K-푸드·K-콘텐츠의 동반 성장은 독일 소비재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독일 내 유통망 확대, 소비자 접점 증가, 한류 콘텐츠 확산 등과 맞물려 한국 제품에 대한 접근성과 친숙도를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독일 소비자들의 관심 영역이 식품,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로 다양하게 확장되면서 한국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 기회도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은 한국 제품이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 소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orea 팝업 페스티벌을 통해 K-소비재의 인기 확인

독일에서 K-소비재의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가운데, KOTRA 함부르크무역관은 독일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을 소개하고, 국내 기업의 유럽 시장 진입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Korea 팝업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11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 알토나(Altona)에 위치한 REWE 매장에서 진행됐다. REWE는 독일 전역에서 3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주요 슈퍼마켓 체인으로, 이렇듯 현지 소비자의 일상적인 구매 환경에서 한국 제품이 소개됐다는 점에서 행사의 의미가 컸다. 행사 기간 식품,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한국 소비재가 선보여졌고, 제품 소개와 시식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특히 이틀간 700여 명의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으며,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 함부르크 REWE 매장에서 열린 Korea 팝업 페스티벌 현장>

[자료: KOTRA 함부르크무역관 자체 촬영]

식품 분야에서는 한국 전통 스낵을 비롯해 간편 조리 밀키트, 음료, 김스낵 등 다양한 품목이 전시됐으며, 현장에서 진행된 시식 행사에는 많은 방문객이 참여해 제품을 직접 맛보고 비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중 일회용 드립 커피와 일부 스낵류는 행사 초기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았고, 준비된 물량이 행사 기간 중 모두 소진될 정도로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이 뚜렷했다. 인상적인 사례로, 함부르크에서 북쪽으로 약 90km 떨어진 킬(Kiel)에서 행사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스낵을 맛본 뒤 품질에 만족해, 다음 날 다시 방문해 추가 구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K-Food 전시 및 방문객 모습>

[자료: KOTRA 함부르크무역관 자체 촬영]

K-뷰티 분야는 유기농 수분 크림과 팩 등 기초 화장품을 중심으로 전시됐으며, 방문객들은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 보면서 브랜드와 제품 특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이어갔다. 방문객의 다수는 20~30대였지만, 중장년층도 꾸준히 참여해 연령대가 폭넓게 형성된 점이 눈에 띄었다. 화장품에 관심을 보인 방문객들은 성분 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했다. 민감성 피부나 알레르기를 우려하는 이들은 성분 표를 꼼꼼히 살펴보며 제품을 신중하게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소비자 반응은 향후 독일 시장을 준비하는 우리 기업은 성분 정보를 투명하고 세부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K-Beauty 전시 제품 및 방문객 체험 현장>

[자료: KOTRA 함부르크무역관 자체 촬영]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가방, 양말, 부산 테마 티셔츠는 물론, 한글 레터링 제품, 한글 스티커, 자개 텀블러, 호작도 텀블러, 전통 금박 키링·헤어핀 등 한국적 요소를 담은 다양한 상품이 전시대를 채웠다. 그중에서도 호작도 텀블러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영향으로 특히 큰 반응을 얻어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현장에서는 한글이나 전통 문양이 주는 독특함을 흥미롭게 살펴보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반응은 한국 디자인이 독일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장면이었다.

<K-컬처 기반 패션·라이프스타일 제품 진열 모습>

[자료: KOTRA 함부르크무역관 자체 촬영]

이처럼 행사 전반에서 한국 소비재는 현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그렇다면 독일 소비자들은 한국 제품을 어떤 경로로 접하고, 무엇을 매력으로 느끼고 있을까? 이를 파악하고자 행사장을 방문한 20대 후반 여성 소비자와 다음과 같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언제부터 한국 제품과 문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셨나요?

A1. 몇 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제품을 접했고, 특히 화장품과 스낵류가 눈에 띄었다. 이후 K-팝, 드라마, 한국 문화 전반에 흥미가 생기면서 관심이 점차 확대됐다.

Q2. 한국 문화의 어떤 점이 특히 매력적이라고 느끼시나요?

A2.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다양성이다. 한국 제품은 구성과 품질이 꼼꼼하고 패키지도 창의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패션, 음악, 음식 등 여러 분야에서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국 대중문화 특유의 분위기도 즐거워 계속 관심이 이어지는 것 같다.

Q3. 앞으로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시나요?

A3. 그렇다. 한국 문화를 알아갈수록 흥미로운 요소가 더 많아진다. 새로운 제품과 트렌드, 콘텐츠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 보고 싶다.

행사를 주최한 KOTRA 함부르크무역관 관계자는 "이번 팝업은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을 어떻게 경험하고 평가하는지를 직접 확인할 기회였다"라며, "특히 제품 디자인, 기능, 가격대 등 세부적인 반응을 파악할 수 있어 향후 시장 접근 전략 수립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 소비자들의 관심 범위가 식품뿐 아니라 뷰티·패션·문화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제품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행사는 한국 소비재가 현지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소비로 이어지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시사점

살펴본 바와 같이 독일에서 K-소비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결과로, 문화적 차이가 불러일으킨 호기심과 새로운 제품을 경험해 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탐색적 성향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K-팝,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친숙도와 긍정적 인식이 함께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도 독일 시장에서 K-소비재의 성장 가능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국 소비재의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일부 식품의 경우 제조 일자가 포장재에 한글로 표기돼 있어 독일 소비자가 이를 유통기한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이와 같은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제조 일자나 유통기한 등의 핵심 정보는 영어 등 현지 소비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언어로 병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독일 및 EU 시장에서 요구되는 위생·안전 기준과 인증 절차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수도 필수적이다. 관련 규정을 정확히 반영한 제품 정보 제공과 표준화된 라벨링은 한국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자료: Credence Research, Grand View Research, Statista, KSTAT Research,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한상공회의소, 농림축산식품부, KOTRA 함부르크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