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AI/ICT 시장 성장

러시아 정부는 2017년에 ICT 발전 정책인 ‘디지털 경제’를 발표한 데 이어 2019년에 대통령령(No 490)인 ‘2030년까지 러시아 연방 인공지능 발전전략’을 발표, AI 산업 발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5년 5월에는 ‘AI개발센터’를 설립해 연방, 지방 정부, 그리고 기업 간 AI 협력을 촉진하고 핵심 AI 정책을 수행토록 하고 있고, Yandex, Sber, VK 등 러시아의 대표적 ICT 기업 약 90개사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 ‘AI Alliance’를 운영하면서 투자 확대, 국제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테크 전문 사이트 ‘Tadviser’에 따르면 2024년 러시아 ICT(정보통신기술) 시장 규모는 8.3조 루블로 전년 대비 28.3% 성장하였다. 가장 성장 폭이 큰 분야는 정보기술(IT)로 49%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IT 중에서 가장 큰 비중(59%)을 차지하는 분야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전자기기 등 ICT 제조 부문 시장 규모는 1.2조 루블이었으며, 시스템통합(SI)으로 대표되는 ‘IT서비스’의 시장규모는 3억 8000만 루블을 기록했다. 러시아 정부는 AI 시장 세부 통계를 아직 공식적으로 집계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러시아 ICT 시장 규모(’24년) 및 증가율>

(단위: 십억 루블, %)

[자료: Tadviser.ru]

다양한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기업 등장

AI는 제조, 비즈니스 등 산업 전반에서 혁신을 일으키며 러시아 ICT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러시아의 AI 산업을 이끄는 선두 기업은 'Yandex'와 은행으로 출발해 플랫폼 기업으로 부상한 'Sber'이다. 대표적으로 Yandex는 ‘Yandex AI’, Sber는 ‘GigaChat’ 이라는 LLM 챗봇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과 AI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 10대 AI 기업>

[자료: Smart Ranking]

2025년 IT 전문 사이트 ‘스마트 랭킹’은 러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AI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Data Sapience(https://datasapience.ru/)’사로 금융, 통신, 소매, 제조 등 분야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2위는 러시아 최대 플랫폼 기업 Yadex가 차지했다. 3위는 30년 이상 석유·가스, 건설 등 분야에서 ERP 등 서비스를 제공해온 Lexema(https://lexema.ru/), 4위는 농업 부문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SmartAgro(https://smartagro.ru/)사이다.

<가장 빨리 성장하는 러시아 10대 AI 기업>

[자료: Smart Ranking]

‘AI Journey’. ‘Moscow AI Summit’ 등 러시아의 주요 AI 컨퍼런스 및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는 매년 우수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선정되는데, 두 개 대회에서 선정된 스타트업들을 포함해 최근 러시아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AI 기업 및 기관, 서비스 현황은 다음과 같다.

<유망 AI 스타트업‧기업 및 서비스>

러 최대 중고거래(부동산, 자동차 포함) 사이트 ‘Avito’ 담당자에 따르면 2025년 1-10월 기간에 게시된 기업용 ‘AI 에이전트’ 건은 약 1,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2.6배 증가했으며, 2025년 12월 4일 기준, 이러한 게시건 수는 1,455건을 기록,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게시된 에이전트의 주요 분야는 △비즈니스 자동화, △고객응대, △디자인, △SW개발 등으로 다양하다.

인공지능 가전 증가와 스마트홈 기반 확대

IT전문지 ‘Computerra’에 따르면 2025년 러시아의 AI기반 가전 제품 판매는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가장 인기 있는 기기는 △스마트TV, △로봇청소기, △스마트주방가전이다. 가전 소매기업 ‘Vsesmart’에 따르면 2025년 1-9월 기간 스마트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고, 빌트인 주방 가전은 147% 성장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Avito에 따르면 2025년 스마트 로봇 청소기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4%, 이통사 MTS에 따르면 32% 증가하였다.

AI 가전의 구심점은 ‘AI 비서’라 할 수 있는데, Yandex사는 AI 스피터 ‘Alice’를 허브로 하여 조명, 에어컨, TV, 주방가전, 보안시스템을 연동한 '스마트홈'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 Sber사는 음성비서 ‘Sber boom’, 러 최대 SNS인 VK사는 AI스피커 ‘Marusia’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Yandex의 최신 AI 스피커 ‘Duo Max Station’>

[자료: Yandex]

<러시아 내 주요 AI스피커(비서) 판매 현황>

* 적용환율 USD1=RUB81.07

[자료: Yandex, Sber 등]

교통 및 물류 AI 적용 활발

2023년에 시작된 ‘무인물류회랑’ 프로젝트 일환으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연결하는 M-11 고속도로에서 무인 화물차 운행이 2024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현재 자동화 수준 3단계(안정적 상황에서만 자율주행) 화물차 90대가 운행 중이다. 2025년부터는 모스크바에서 무인 트램 ‘Lastochka’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Yandex사의 무인배달 로봇은 모스크바 등 3개 도시에서 총 150~160대가 운영 중으로, 총 580개 이상의 레스토랑 체인 등이 참여, 모스크바에서만 월 3만 건의 배달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신 개발된 4세대 로봇은 탈착식 배터리 방식으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70km이며, 날씨에 상관없이 24시간 운행, 1회에 2건 배달이 가능하다.

러시아 지하철, 열차역 등에서는 ‘Sber’가 개발한 안면인식 결제 ‘Face Pay’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는데, 시스템 등록자 수는 50만 명을 넘으며, 하루 평균 약 17만 건이 결제되고 있다.

<Yandex 4세대 배달로봇 및 Sber의 지하철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

공공의료 혁신에 AI 활용 확대

러시아는 낙후된 공공 의료 서비스의 혁신을 위해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진료, 치료, 환자관리 등 분야의 다양한 AI 솔루션이 국공립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Sber사의 LLM 챗봇 ‘Giga Chat’은 2024년 11월 러시아 최초로 일반의사 자격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Sber가 출시한 'Giga Chat' 기반의 ‘스마트 링’ 제품은 맥박, 수면질, 심박, 스트레스, 혈중 산소포화 등을 체크하여 의사 추천 및 병원 예약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전세계 30개국 1,000개사에 치과 이미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Diagnocat, 만성질환 발병 위험을 관리하는 Webbiomed 등의 기업들이 잘 알려져 있다. 

<'Sber'사가 개발한 스마트링>

[자료: Sber]

<러시아 주요 의료 AI 기업(’24년 매출규모 기준)>

(단위: 백만 루블)

[자료: Smart Ranking]

전문가 인터뷰

러시아 최초로 심장내과 및 종양내과 레지던트 국가 자격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NeurimedAI'사의 AI 챗봇은 현재 1500명 이상의 전문의들이 사용하고 있다. 'NeurimedAI'사의 상업이사인 Bovtun Maria는 AI 학습 과정과, 외국 기업과의 협력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NeurimedAI사 인터뷰 개요>

ICT서비스 교역은 전반적 감소 

2024년 러시아의 ‘ICT 서비스’ 수입액은 38억 달러로 전년(’23년) 대비 7% 상승하였으나 2022년에 비해서는 12% 감소하였다. 2022년부터 ‘ICT 서비스’ 수출액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경제제재로 인해 각종 해외 프로젝트 참여나 협력 기회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I 가전 등 분야에서 테스트베드 협력 등 중국과의 AI 협력 프로젝트가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은 양상이다. 

참고로 2022년 이후 러시아 정부는 국별, 세부 품목별 교역액 등 상세한 대외교역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AI 교역에 관한 공식 세부 통계 자료는 아직 집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ICT 서비스 연도별 수출입 규모>

(단위: US$ 백만)

[자료: 러시아 중앙은행]

시사점

러우사태 이후, 러시아 정부는 소프트웨어나 ICT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시 산업으로의 인력 집중과 전문 인력들의 해외 유출, AI용 반도체 부족 등은 ICT와 AI 산업 발전의 제한 요소가 되고 있다. 러시아는 민관 협의체 'AI Alliance'를 운영하며 중국 등 BRICs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대규모 프로젝트 협력까지 이르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경제제재로 인한 해외 투자유치 제한으로 자금 투입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러시아 내 AI 비즈니스의 장애물로 꼽힌다. 

그럼에도 Sber, Yandex, VK(러 SNS) 등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러시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고, 여러 산업 분야의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각 분야별로 차별화된 'AI 비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비즈니스 기회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알고리즘 개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수학 분야의 우수한 학문 기반, 지역별 대규모 과학기술 혁신단지를 중심으로  한 R&D 협력 체계는 러시아 AI 산업 발전의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AI산업 SWOT 분석>

자료: 러시아중앙은행, Smartranking, Tadviser, Sber 등 KOTRA 노보시비르스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