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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시아 물류ㆍ해운ㆍ항공 컨퍼런스 2025 (ALMAC 2025) 참관기
- 현장·인터뷰
- 홍콩
- 홍콩무역관 Bonnie Lo
- 2025-12-1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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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7~18일 기간 홍콩컨벤션센터(HKCEC)에서 제15회 아시아물류ㆍ해운ㆍ항공 컨퍼런스가 전 세계 40여 개국, 약 2,300명의 물류·운송 및 공급망 분야 전문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됨
불안정한 국제 지정학·무역 환경 속에 ‘새로운 무역 환경에서의 협력과 성장(Collaboration and Growth in the New Trade Landscape)’를 주제로 글로벌 물류 및 공급망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
글로벌 물류강국 도약을 목표로 두는 한국은 이를 벤치마킹하여 양국 간 물류·항공·해운 분야 협력 기회 모색 필요
포럼 개요
2025년 11월 17~18일 이틀간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개최된 ‘아시아 물류·해운·항공 컨퍼런스 2025(Asian Logistics, Maritime and Aviation Conference 2025, 이하 ALMAC 2025)’는 홍콩 정부와 홍콩무역발전국(HKTDC)이 공동 주최한 운송·물류·공급망 분야 대표 국제 컨퍼런스이다. 이번 행사는 11월 16~22일 열린 ‘홍콩 해운주간(Hong Kong Maritime Week)’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세계 해운 산업의 최신 동향을 다룬 각종 정상회의와 포럼과 함께 진행됐다.
올해 컨퍼런스에는 22개국에서 온 해운·항공·물류·공급망 분야 업계 리더 87명이 참여해 20여 개 포럼과 워크숍에서 전문적 견해를 공유했다. 40여 개국·지역에서 2,300명 이상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행사 기간 동안 약 400건의 비즈니스 매칭이 이뤄지고 항공·물류·해운·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1건의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장에는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93개 부스가 마련돼 물류기술(LogTech), 공급망 관리, 드론, 해운 및 항만 서비스 등이 전시됐다. 이를 통해 물류·해운·항공 산업 간 네트워킹과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며, 관련 산업 간 다양한 시너지가 창출됐다.
‘새로운 무역 환경에서의 협력과 성장(Collaboration and Growth in the New Trade Landscape)’을 주제로 열린 올해 포럼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혁신 기술의 부상 속에서 협력을 통한 성장의 중요성과 실현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컨퍼런스 개최 15주년을 맞아 중동 및 중앙아시아를 주제로 한 특별 세션과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 전시 공간이 새롭게 마련돼, 방문객들이 아시아의 신흥 물류·운송 허브로 부상하는 두 지역의 무역·물류 산업 동향과 다양한 화물 운송용 드론 모델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아 물류ㆍ해운ㆍ항공 컨퍼런스 2025 개요>
포럼명
아시아 물류ㆍ해운ㆍ항공 컨퍼런스 2025
(Asian Logistics, Maritime and Aviation Conference 2025)
개최기간
2025년 11월 17~18일
장소
홍콩컨벤션센터
(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 HKCEC)
개최 연혁
2025년은 15회째 개최
주최기관
홍콩특별행정구정부,
홍콩무역발전국(Hong Kong Trade Development Council, HKTDC)
진행 언어
영어 및 보통화(동시통역 서비스 제공)
홈페이지
https://almac.hktdc.com/conference/almac/en?ref_source=GrayMenu&ref_medium=vep-conference
[자료: 아시아 물류ㆍ해운ㆍ항공 컨퍼런스 2025 홈페이지]
불확실성 속 성장을 견인하는 협력과 기술 도입의 중요성 재조명
이번 포럼은 홍콩무역발전국(HKTDC) 소피아 총(Sophia Chong) 전무이사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그는 올해 포럼 주제와 연계해,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무역 정책과 경제 환경 속에서 국제 협력을 통해 민첩하고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공지능(AI)과 드론과 같은 신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물류·운송 산업이 이러한 기술을 적극 도입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생산성과 회복력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홍콩무역발전국 개막식 축사 모습>

[자료: KOTRA 홍콩 무역관 자체 촬영]
총 전무이사의 개회사를 이은 패널 토론에서는 물류·운송 산업이 직면한 도전 과제와 이러한 환경 속에서 비즈니스 성장을 촉진할 방안이 논의됐다. 글로벌 공급망 및 물류기업 세코 로지스틱스(SEKO Logistics)의 브라이언 버크(Brian Bourke) 글로벌 CCO는 글로벌 공급망이 팬데믹과 자연재해 같은 자연적 요인뿐 아니라 노동 파업, 관세와 같은 인위적 요인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 만큼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공급망이 붕괴되더라도 신속히 지원을 받아 운영을 회복할 수 있는 회복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종합 물류기업 지오디스(GEODIS)의 앙리 르 구아(Henri Le Gouis) 부사장은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또 다른 효과적인 방안으로 ‘다변화(diversification)’를 제시했다. 그는 더 많은 기업들이 ‘중국+1(China+1)’ 전략을 채택해 소싱(sourcing) 국가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홍콩은 중국과 인접해 있고 전 세계와의 우수한 연결성을 갖춘 글로벌 무역·물류 허브로서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과 연계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해 필요한 자원을 신속하게, 그리고 최적의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1 전략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생산 거점과 공급망을 중국 외 국가로 분산시켜 리스크를 완화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의미함. 주요 대상국으로는 베트남,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및 신흥 경제국들이 꼽히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비용 절감, 공급망 리스크 분산, 신규 시장 개척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음.
한편 AI와 자동화 등 혁신 기술의 발전은 물류·운송 산업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글로벌 완구 제조기업 마텔(Mattel)의 그레고리 자보르(Gregory Javor) 부사장은 기업들이 공급망 관리에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비즈니스 운영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포장 직전에 자동으로 화물 사진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분석·검수하는 머신 비전 시스템(machine vision system)을 도입하면 포장 공정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웹페이지에서 잠재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해외 시장을 발굴하고, 이에 맞춰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급망 관리에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이를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AI 시대에 필수이며, 이를 통해 기술 발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전략적 물류·운송 거점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홍콩이 글로벌 물류·운송 허브로서 확고한 입지를 지니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Greater Bay Area, GBA)를 잇는 핵심 관문으로서의 역할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별 연설 세션에서 존 리(John Lee)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이 최근 중국 본토의 광시항(Guangxi Port)과 다롄항(Dalian Port), 칠레 산안토니오항(Port San Antonio)과 각각 ‘파트너 항구(Partner Port)’ 관계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광시항은 중국 서부와 연계되는 수로망을 갖춘 주요 환적 거점으로, 홍콩과 중국 서부 지역 간 연결성 강화를 뒷받침한다. 다롄항은 대표적인 친환경 해운 수출항으로, 홍콩과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친환경 해상 연료를 홍콩을 경유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 제조·기술 물류를 처리하는 고부가가치 화물항인 산안토니오항과의 협력은 홍콩과 남미 국가 간 고부가가치 해상 무역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리 행정장관은 이들 주요 항만과의 파트너십이 홍콩의 국제 해운 중심지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홍콩이 세계적 해운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홍콩은 현재 ‘항만 커뮤니티 시스템(Port Community System, PCS)’을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실시간 화물 추적과 해상·육상·항공 운송 모드 간 데이터 연계를 제공하는 원스톱 플랫폼으로 통관 신고와 항만 운영 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해운 분야 녹색 전환과 관련해서는, 홍콩 정부가 2024년 11월 ‘친환경 해상 연료 벙커링 실행계획(Action Plan on Green Maritime Fuel Bunkering)’을 발표하고 홍콩을 친환경 해상 연료 벙커링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과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계획을 통해 홍콩은 다양한 친환경 연료에 대한 상업적 벙커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항만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중국 본토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해상 연료를 거래하는 글로벌 허브로서 필요한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리 행정장관은 정부가 관련 산업을 적극 지원해 홍콩을 녹색 해상 연료 벙커링 및 무역 허브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항공 분야에서는 ‘에어–랜드 프레시 레인(Air–Land Fresh Lane)’ 제도의 효과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홍콩국제공항(Hong Kong International Airport, HKIA)과 홍콩 해관(Customs and Excise Department, C&ED)이 올해 9월 도입한 이 제도는 해외에서 수입된 냉장 수산물, 활어, 과일 등을 HKIA와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Hong Kong–Zhuhai–Macao Bridge)를 통해 GBA로 신속하게 운송하는 전용 통로다. 이를 통해 홍콩에 도착한 신선식품은 약 3시간 만에 주하이에 도착해 본토 통관을 거친 뒤 GBA 전역으로 반입될 수 있다.
중국–호주 상공회(China–Australia Chamber of Commerce) 부회장 윌슨 팽(Wilson Pang)은 HKIA가 2024년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화물 공항으로, 140개 항공사가 200개가 넘는 목적지를 연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GBA 내 여러 도시가 해외 직항편이 부족한 상황에서, ‘에어–랜드 프레시 레인’이 HKIA의 광범위한 항공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선식품을 우회 경로 없이 GBA로 신속 운송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홍콩 수산물 수입·유통업체 월드와이드 시푸드 리미티드(Worldwide Seafood Limited)의 멀린다 응(Merlinda Ng) 대표는 이 제도가 식품 운송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HKIA 도착 후 통관 지연으로 해산물을 홍콩 내 수조에 하루 이상 보관한 뒤에야 GBA로 운송할 수 있었으나, 제도 도입 이후 운송 시간이 크게 단축돼 도착 당일에도 GBA로 신속 배송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비용 절감은 물론 운송 시간이 짧아지면서 해산물 폐사율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이 제도를 활용해 더 다양한 해외 수산물을 홍콩을 거쳐 GBA로 수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무역진흥청(New Zealand Trade and Enterprise) 광저우·홍콩 무역대표 피트 프로스트(Pete Frost) 역시 ‘에어–랜드 프레시 레인’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홍콩이 뉴질랜드 상품의 중요한 재수출 거점으로, 현재 뉴질랜드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의 약 60%가 홍콩을 경유해 재수출되고 있다며, 해당 제도가 뉴질랜드–중국 간 무역을 한층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해외 기업들에게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중국 본토에서의 사업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신흥 물류·운송 허브로 부상하는 중동와 중앙아시아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홍콩이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뿐 아니라, 중동과 중앙아시아가 아시아 내 신흥 물류·운송 허브로 부상하는 흐름과 향후 전망도 함께 논의됐다.
에티하드 항공(Etihad Airways) 화물 담당 CEO 스탄이스라스 브룬(Stanislas Brun)은 “중동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의 중심에 위치한 전략적인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지리적 장점에 더해 중동이 강력한 물류·운송 역량을 축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항공사 순위 상위권에는 중동 항공사들이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카타르와 UAE를 비롯한 다수 중동 국가는 공항·철도 등 우수한 운송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각국의 운송 시스템이 인접 국가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한 지역의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상호 지원을 통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타르 자유무역구청(Qatar Free Zones Authority) 투자개발 담당 준운 총(Joon Woon Chong)은 “카타르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202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은 카타르와 중동이 보유한 막대한 물류·운송 역량을 입증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그는 카타르를 비롯한 많은 중동 국가들이 자유무역구와 경제특구를 조성해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기업 친화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이 아시아 기업들이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중동을 매력적인 교두보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중동이 아프리카 진출의 전략적 거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동은 아프리카 각 지역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많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인재도 풍부해, 기업들이 중동에 물류 거점을 두고 상품·서비스를 아프리카로 공급하면 빠르게 성장하는 아프리카 시장으로 효율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 관리 서비스 기업 아이언 마운틴(Iron Mountain) MENAT 및 APAC 지역 물류·창고 대표 아코 자프(Ako Djaf)는 중동 시장이 가진 다층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중동을 석유·에너지 산업에만 한정해 보지만, 최근 중동은 산업 구조를 적극적으로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데이터센터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UAE는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해 수직농업에 나서 2022년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수경재배 수직농장 ‘부스타니카(Bustanica)’를 건설했다. 그는 이처럼 중동의 다양한 산업 성장세가 해외 기업들의 진출 기회를 크게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다수 중동 국가 정부가 해외 무역 촉진이라는 공동 비전을 공유하며 물류·운송 분야 발전과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업종을 불문하고 해외 기업들은 중동의 잘 연결된 효율적인 물류·운송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국제적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 세션의 패널 토론 현장 사진>

[자료: KOTRA 홍콩 무역관 자체 촬영]
한편 중앙아시아는 글로벌 시장과의 연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내륙 고립 지역(land-locked)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아시아의 신흥 육상 연계(land-linked) 물류·운송 허브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관계협력국 중앙아시아 담당 그레고리 르콩트(Grégory Lecomte)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경제 회랑 개발을 통해 무역 확대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대표 사례로 ‘트랜스 카스피안 운송 회랑(Trans-Caspian Transport Corridor, TCTC)’을 꼽았다. 그는 OECD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기존 인프라를 개선하고 무역 장벽을 완화함으로써 역내 무역 촉진을 지원해 왔으며, 그 결과 지난 14년간 중앙아시아의 수출 규모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앙아시아 각국이 공항·고속도로 같은 하드 인프라뿐 아니라 자동 통관 시스템과 디지털 교통 관리 시스템 등 소프트 인프라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중앙아시아가 디지털화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로 스마트 물류·운송 허브로 도약할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랜스 카스피안 운송 회랑은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를 거쳐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 무역·통과 경로로, 러시아나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기존 루트를 대체할 수 있는 육상 기반 운송 경로를 제공하며 중앙아시아 전역의 경제 협력과 연결성을 강화하는 역할 기대.
카자흐스탄 무역정책개발센터(QazTrade) 부대표 아인우르 아미르베코바(Ainur Amirbekova)는 소프트 인프라 측면에서 카자흐스탄이 무역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무서류(paperless) 무역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약 80개 품목에 대한 절차, 소요 기간, 통관에 필요한 서류를 확인할 수 있는 무역 포털을 개설했으며, OECD와 협력해 무역·통관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추진함으로써 더 많은 국가와의 무역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기업들에게 카자흐스탄과의 교역을 위해 해당 포털을 적극 활용해 볼 것을 권장했다. 이어 홍콩과의 협력과 관련해, 홍콩은 카자흐스탄에는 아직 새로운 시장이지만 중국 본토와 주변 동아시아 및 ASEAN 국가들과의 무역을 촉진하는 전략적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이 홍콩과의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향후 홍콩이 카자흐스탄의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기업 PTC 상하이(PTC Shanghai) 매니저 티무르 이바노프(Timur Ivanov) 역시 중앙아시아와 홍콩 간 무역 파트너십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중앙아시아와 홍콩 모두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이 중국과 협력해 2025년 6월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Almaty)에 자티수 컨테이너 터미널(Zhetysu Container Terminal)을 공동 개설한 사례를 들었다. 이 터미널은 국가 최대 규모의 수입 허브로서 일대일로 연선 국가와의 연결성을 크게 강화하며 카자흐스탄을 중앙아시아 물류 허브로 부상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이러한 인프라 확충이 홍콩·카자흐스탄·인근 중앙아시아 국가 간 무역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아시아 및 ASEAN 국가들도 홍콩이 중국 본토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홍콩을 거점으로 카자흐스탄과의 무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대일로는 2013년 중국 정부가 채택한 글로벌 인프라 개발 전략으로, 아시아·유럽·아프리카·중남미 전역에 걸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글로벌 연결성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함. ‘대(Belt)’는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 경로인 실크로드 경제벨트(Silk Road Economic Belt)를, ‘로(Road)’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경로인 21세기 해상 실크로드(21st Century Maritime Silk Road)를 의미함.
저고도 경제 발전과 화물드론 응용 확대
최근 홍콩 정부가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 육성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 컨퍼런스 핵심 의제로 화물 드론 활용이 부각됐다.
*저고도 경제는 지상 1,000m 이하 공역에서 드론과 수직이착륙 전기항공기(eVTOL) 등 첨단 항공기를 활용하는 물류·교통·공공 안전 등 다채로운 도시형 경제 활동을 의미.
패널리스트들은 화물 드론이 긴급배송, 신선식품, 의료 물품 등 빠른 물류가 필요한 다양한 품목 배송에 효과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드론 기술은 교통 체증이나 지상 물류 지연을 회피할 수 있어, 해산물·장기·혈액 등 생명 및 안전 관련 시급 배송에 큰 잠재력을 지닌다. 홍콩에서는 SF 익스프레스가 2025년 규제 샌드박스 계획하에 첫 정규 드론 노선을 개설해 사이버포트에서 청차우섬 병원까지 의료 물품을 드론으로 배송, 효율성을 60% 이상 높인 바 있다. 향후 홍콩 내부는 물론 GBA 지역까지 드론 배송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 기업 어반에어포트(Urban-Air Port Ltd)는 드론 배송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홍콩처럼 고층 주거가 밀집된 도시는 드론이 집하 허브까지 배송 후 로봇 등 자동화로 문앞까지 전달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드론 운영의 안전성·공역 접근 권한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첨단 센서·AI 등을 이용해 도심의 장애물을 정밀하게 회피하도록 설계해야 하며, 항공 산업과 협력해 드론 운용 규제와 공역 개방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홍콩 정부는 저고도 경제 ‘규제 샌드박스’ 프레임워크를 도입, 2025년 기준 38개 시범 사업을 선정하고 관련 법률·인프라 개정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처럼 저고도 경제와 화물 드론 응용 확대는 홍콩과 중국 GBA의 도시형 물류 혁신 및 국제 선도 사례로, 효율 및 신속성뿐 아니라 공공 안전·삶의 질 제고에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친환경 연료 도입으로 지속가능한 물류·운송 체계 구현
세계적인 ‘넷 제로(net-zero)’ 이행 추세에 맞춰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친환경 연료를 통한 물류·운송의 탈탄소 및 지속가능성 강화, 그리고 홍콩의 신뢰도 높은 신흥 친환경 연료 무역·공급 허브로서의 도약이 심층 논의됐다. 아시아에서는 수소, 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인도·UAE 등이 수출국으로, 한국·일본은 수입국 및 소비국으로 각각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만 물류·공급망 기업 아시아드 그룹(Asyad Group)의 에삼 알 셰이바니(Essam Al Sheibany) 지속가능성 부사장은 최근 아시아에서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와 UAE가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의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은 발전 연료 수요를 충족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 수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계적 항만 허브인 홍콩이 이러한 수출국과 수입국을 연결하는 교역 거점으로서 아시아 친환경 에너지 물류·무역을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패널리스트들은 다양한 친환경 선박 연료의 장단점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DNV 에너지 시스템즈(DNV Energy Systems) APEC 지역 디렉터 제임스 레이버른(James Laybourn)은 암모니아가 기술 성숙도가 높아 해운업에서 친환경 벙커링 연료로 점점 더 널리 쓰이고 있지만, 독성 가스인 만큼 누출 시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운송·취급·사용 전 과정에서 엄격한 안전 규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저탄소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언급하며, LNG가 완전한 무탄소 연료는 아니나 석탄·석유 등 전통 화석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고, LNG 추진 선박 발주와 운영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에너지 기업 쿤룬 에너지(Kunlun Energy) 부사장 우이(Wu Yi)는 LNG가 최종 단계의 친환경 연료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재 가장 폭넓게 수용되는 ‘전환 연료(transition fuel)’로서 해운·물류 분야 탈탄소를 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널들은 아울러 정부의 정책·제도적 지원이 친환경 연료 보급 촉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생에너지 기업 케어 그룹(Qair Group)의 수소 전략·파트너십 책임자 트리그비 토르 허버트손(Tryggvi Thor Herbertsson)은 정부가 친환경 연료의 저장·운송·사용 전 과정을 관리할 명확한 규칙과 기술 기준을 마련하고, 기업들에 재정·인프라 측면에서 지원을 제공해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이 부사장은 자사 경험을 사례로 정부 지원의 효과를 설명했다. 쿤룬 에너지는 올해 2월 홍콩 해역에서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에 약 2,200톤 규모의 초저온 LNG를 공급하며, 홍콩 최초의 LNG 선박 연료 벙커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홍콩 해사처(Maritime Department)와 운수 및 물류국(Transport and Logistics Bureau)이 선전에서 홍콩으로의 LNG 운송부터 벙커링 작업 감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홍콩의 성숙한 금융 시스템,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과 높은 신뢰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체계가 결합되면 홍콩이 국제 친환경 선박 연료 거래의 중추 허브로 성장하는 데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향후 홍콩의 녹색 벙커링 및 친환경 연료 무역 확대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친환경 연료 세션의 패널 토론 현장 사진>

[자료: KOTRA 홍콩 무역관 자체 촬영]
시사점
아시아 물류·해운·항공 컨퍼런스 2025는 ‘새로운 무역 환경에서의 협력과 성장’을 주제로, 불확실한 국제 무역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고 운송·물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중국과 세계를 잇는 물류·운송 허브로서의 홍콩의 역할 △신흥 물류·운송 거점으로 부상하는 중앙아시아·중동 지역의 기회 △저고도 경제 발전과 함께 확대되는 화물 드론 활용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친환경 연료 도입과 최신 동향 등 글로벌 운송·물류 업계의 핵심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현장에서 KOTRA 홍콩 무역관과 인터뷰한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ALMAC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핵심 물류 컨퍼런스 중 하나로, 우리 항만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전 세계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홍콩과의 협력과 관련해 “현재 울산항은 홍콩과의 직접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에너지 취급 중심 항만인 울산항은 홍콩과 마찬가지로 친환경 연료 도입과 그린 벙커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수출입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고 장기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물류 분야에서 홍콩과의 협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물류강국 도약’을 정책 목표로 스마트·녹색 물류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며 물류 산업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항만·공항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글로벌 물류 허브이자, 물류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탈탄소화를 병행 추진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와 홍콩 간 물류·운송 분야 협력 기회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홍콩은 우리 기업이 스마트·친환경 물류 기술을 수출하고,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그린 연료를 수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으로서 의미가 크다.
우리 기업들은 홍콩 물류·운송 산업의 정책 변화와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홍콩이 가진 글로벌 허브로서의 독보적 위상을 활용해 중국 본토와 세계 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물류 기술 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인 GBA에서는 홍콩을 전진기지로 삼아 GBA 소재 기업들과 물류 기술 연구개발 및 상용화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아울러 ALMAC에 꾸준히 참여해 최신 물류·운송 트렌드를 파악하고 각국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협력 파트너 발굴과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하는 것은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ALMAC 논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에 새로운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배터리·친환경 에너지 등 주력 산업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홍콩과 중앙아시아·중동 등을 잇는 복수의 물류 축을 활용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탄력적인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홍콩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물류·금융 허브와의 협력을 강화해 공급망 가시성을 높이고, 그린 연료·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물류 분야에서 공동 투자·합작 터미널 구축, 공동 R&D, 표준화 협력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국내 기업 차원에서는 ALMAC과 같은 국제 컨퍼런스를 지속적으로 활용해 공급망 다변화 전략, 탄소중립 대응 물류 솔루션, 디지털 물류 플랫폼 수출 등 구체적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함으로써 한국의 ‘글로벌 공급망 허브’ 위상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자료: 아시아물류ㆍ해운ㆍ항공 컨퍼런스 홈페이지, HKTDC, KOTRA 홍콩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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