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구조

스페인 산업은 전체 부가가치의 대부분이 서비스업에서 창출되는 구조를 특징으로 하며, 경제 전반이 서비스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2024년 기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 비중은 75.8%로 전체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며, 제조업(광업, 에너지 공급업, 수도·폐기물 처리업 등 포함)이 15.6%, 건설업이 5.7%, 농수산업이 3.0%를 차지한다.

스페인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여러 세부 분야가 다양한 규모로 분포해 있다. 스페인 통계청(INE) 분류법에 따르면, 스페인 전체 GDP 중 유통·교통·숙박음식업이 2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관광 및 내수 소비와 직접 연계된 활동이 서비스업 내에서 중요한 비중을 형성한다. 이어 공공 행정·교육·보건이 17.3%로 뒤를 이어 공공부문의 경제적 비중이 크다는 점이 나타난다. 부동산업은 11.5%를 차지하며, 주거·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산업 기여도가 변동되는 특징이 있다. 그밖에 서비스업으로는 전문·과학·기술 서비스 및 기타 사업서비스(9.1%), 금융·보험(5.6%), 정보·통신(4.1%), 예술·오락·기타 개인 서비스(4.1%) 등이 있다.

스페인 제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서비스업에 비해 크지 않지만, 수출과 고용 부분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요 산업으로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식품·음료, 화학·제약, 정유·석유화학, 재생에너지 관련 장비 등이 꼽힌다. 특히, 자동차와 부품은 유럽계 글로벌 완성차 및 주요 부품사가 현지에 생산거점을 두면서 스페인 제조업 수출을 견인하는 대표 업종으로 자리 잡았고, 식품·음료 산업은 농축산 자원을 바탕으로 유럽 내 소비재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스페인 건설업은 과거 경제 성장기 동안 주택·상업용 부동산과 더불어 관광 수요에 기반한 호텔·리조트·상업시설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며 내수 중심으로 확대된 산업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건설업의 성장 방식도 점차 조정 국면을 거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내수 의존도가 서서히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기업들은 성장 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해 해외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으며, 중남미·유럽·중동 지역에서 도로·철도·공항·에너지 설비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해외 활동이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스페인의 농수산업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유럽 내 생산 기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분야다. 지중해 기후와 지역별 농업 특성을 바탕으로 과일과 채소를 비롯해 올리브유, 와인, 육류, 치즈, 수산물 등 다양한 품목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들 품목은 국내 공급뿐 아니라 EU 단일시장 내 교역에서도 꾸준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안달루시아, 무르시아, 발렌시아 등 남·동부 지역은 채소와 과일의 주요 생산지로 자리 잡고 있어 유럽 전역의 신선식품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수산업 역시 대서양과 지중해에 걸친 해역을 기반으로 일정한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공식품 산업과 연계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구조를 보인다.

주요 산업 동향

① 관광

스페인 관광산업은 GDP의 12.3%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내수 소비와 서비스업 전반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2024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0.1% 증가한 9376만 명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관광 수요 확대는 숙박·요식업·교통·레저 서비스 등 다양한 소비 활동을 통해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방문객의 연간 지출액은 1261억 유로로 집계됐고, 1인당 평균 지출도 1345유로에 달해 관광업의 높은 부가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고용 측면에서도 관광업 종사자는 약 269만 명으로 전체 고용의 12.7%를 차지하며, 지역별·계절별 고용을 포함해 노동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산업으로 평가된다.

② 자동차

스페인 자동차 산업은 유럽 내에서 생산과 소비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는 핵심 제조업으로, 2024년 기준 유럽 2위 생산국(238만 대)이자 GDP의 7.4%, 고용의 9.0%를 차지한다. 스페인에는 유럽, 미국, 일본 등 19개 브랜드가 17개의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다국적 기업 중심의 생산 구조가 형성돼 있다. Ford, IVECO, Mercedes-Benz, Stellantis, Seat-Cupra-Audi, Volkswagen, Renault-Mitsubishi 등 글로벌 브랜드의 현지 공장은 지역 고용과 수출 기반을 뒷받침하며 스페인이 유럽 자동차 공급망에서 중요한 생산 거점으로 기능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생산은 주요 수출국 수요 둔화와 전기차 중심의 생산라인 전환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신차 판매는 전기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반등했다. 전반적으로 전기차 생산과 판매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나, 보급률과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EU 평균에 미치지 못해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③ 재생에너지

스페인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재생에너지 발전 역량을 보유한 국가로, 2024년 기준 9만 MW 이상을 확보해 세계 8위, EU 2위를 기록한다. 전력 구조에서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며, 2024년 전체 전력 생산의 56.8%가 풍력, 태양광, 수력 순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 비중을 80%대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에너지 전환 속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2025년 4월 발생한 대정전을 계기로 전력망 인프라 개선 필요성이 주목받았으며, 노후 송·배전망 보강과 계통 안정성 강화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최근 기업들은 설치가 용이한 태양광을 중심으로 대형 발전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정책과 맞물려 계속될 전망이다.

④ 건설

스페인 건설산업은 국내 시장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해외 인프라 사업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이는 구조로 전환됐다. 2024년 기준 스페인 건설사의 해외 수주 규모는 약 665억 달러로 세계 3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중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ENR의 2025년 ‘Top 250 International Contractors’에 따르면 ACS가 전 세계 1위, Acciona가 15위, FCC가 27위, Sacyr가 34위, OHLA가 42위에 오르는 등 여러 스페인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과 대양주가 핵심 시장으로 각각 전체 해외 매출의 44.6%와 21.8%를 차지하며, 북미·오세아니아 지역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주요 사업 기반을 구성한다.

⑤ 금융

스페인 금융산업은 유럽 내에서 규모가 큰 은행들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로, 국제 시장에서의 활동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2025년 기준 S&P가 선정한 유럽 50대 은행 가운데 스페인계 은행이 산탄데르(Santander), BBVA, 카이샤(la Caixa), 사바델(Sabadell) 등 네 곳이 포함된다. 이들 4대 은행의 총자산은 약 3조6000억 유로로, 프랑스와 영국에 이어 유럽 3위 수준을 형성한다. 주요 은행들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중남미에서의 매출 비중이 더 높을 정도로 해외 사업 의존도가 높으며, 해당 지역의 금융 시스템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⑥ MICE

스페인의 MICE 산업은 관광 인프라와 글로벌 접근성을 기반으로 국제 전시·회의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구조를 보인다. 2024년 기준 국제 전시회 개최 건수는 536건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으며, ICCA 통계에서 도시 단위로는 바르셀로나가 세계 4위에 오를 만큼 경쟁력을 갖춘 시장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목적과 여가 활동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도 강점으로, 최근에는 비즈니스와 레저가 결합한 ‘블레저(Bleisure)’ 수요 증가와 함께 국제 컨벤션·전시 유치 역량이 더 강화되는 추세다.

주요 산업 정책

① PERTE(전략산업 프로젝트) 중심의 산업정책

스페인은 EU 경제회복기금 중 약 1630억 유로의 지원 승인을 받은 국가로, 이 가운데 412억 유로를 전략산업 육성 정책인 PERTE(Proyecto Estratégico para la Recuperación y Transformación Económica)에 배정해 2021년부터 본격 집행하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집행 규모는 약 256억 유로이며, 2026년 8월 말까지 모든 예산을 사용해야 하기에 향후 1년 반 동안 프로젝트 투자 집행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PERTE는 민관 협력 구조를 기반으로 전기차·정밀 의료·재생에너지·농식품·조선·반도체·산업 탈탄소화 등 총 12개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 가운데 예산 비중이 높은 분야는 반도체(29.7%), 재생·수소·에너지 저장(26.2%), 전기차(10.0%) 순으로, 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강화, 산업 기반 고도화가 정책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② 기후·에너지 정책 및 친환경 전환 전략

스페인은 기후변화 및 에너지전환법(PLCCTE)과 국가에너지·기후변화통합계획(PNIEC 2021–2030)을 기반으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EU 기금 또한 재생에너지·전력망 개선·녹색수소 인프라 구축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우선 배정되고 있다. 정책 목표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이며, 2030년에는 전체 전력의 81%, 최종 에너지 소비의 48%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스페인은 수소경제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4GW 규모의 전기분해 설비 구축, 산업용 수소의 25% 녹색수소 전환, 수소 버스·수소차 보급 및 수소 철도 노선 설치 등을 제시해 산업·전력·운송 전반에 수소 활용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산업 정책 관련 기관

<관련 기관>

[자료: KOTRA 마드리드무역관 정리]

자료: 스페인 통계청(INE), 스페인자동차제조사협회(Anfac), Irena, 스페인 전력공사(Red Electrica), ENR, S&P, ICCA, 각 정부 부처 홈페이지, KOTRA 마드리드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