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말부터 1월 초까지 벨기에 전역에서는 유럽 겨울의 정취를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며 관광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브뤼셀의 ‘Winter Wonders’ 크리스마스 마켓을 비롯해 앤트워프, 브뤼헤, 리에주, 겐트 등 벨기에 주요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각기 다른 전통과 매력을 기반으로 매년 새로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경제적 효과 또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크리스마스 마켓은 단순한 연말 행사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성장 동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지역 전통과 현대 감성이 어우러진 벨기에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알아본다.

역대 최대 관광객, 브뤼셀 중심의 관광 회복세

2024/2025년 시즌 벨기에의 대표 크리스마스 마켓인 브뤼셀의 ‘Winter Wonders’는 약 4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달성했다. 이 중 38%가 해외 관광객으로, 브뤼셀이 국제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도시임을 보여준다. 이번 시즌에는 음악 공연, 조명 쇼, 로컬 디자이너와 협업한 장식,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푸드 마켓 등 정교하게 구성된 콘텐츠 기획도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브뤼셀 호텔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2024/2025년 시즌 행사 기간 브뤼셀 호텔의 평균 점유율은 약 74%였고, 행사 주변 중심가 호텔 점유율은 약 82%를 기록하며 관광 인프라 수요가 충분함을 입증했다.

2024/2025 시즌 벨기에 크리스마스 마켓 주요 판매 품목과 콘텐츠

브뤼셀 시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2025년 시즌 벨기에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벨기에를 대표하는 식음료인 와플, 초콜릿, 와인, 감자튀김 등이 주요 판매 품목으로 자리했다. 목재·금속·천·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핸드메이드 공예품과 그랑플라스 마그네틱, 오줌싸개 동상 키링 등 벨기에를 상징하는 기념품 또한 인기를 끌었다. 또한 공예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체험형 부스도 운영돼 관광객이 체험과 구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이 외에도 아이스 링크, 회전목마, 조명 쇼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운영되며 크리스마스 마켓은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도 가능한 참여형 축제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과 소비 트렌드 변화

크리스마스 마켓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가능한 문화 체험형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통적인 목조 부스와 특산 먹거리, 장인 수공예품뿐 아니라 현대적인 조명 설치, 글로벌 푸드 부스, 아티스트 공연 등이 결합하면서 다양한 세대와 국적의 감수성을 충족시키고 있다. 2024/2025 시즌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태국, 일본,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음식 부스도 운영됐으며, 일부 음악 부스에서는 K-팝 앨범과 굿즈가 진열되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와 관심도 확인됐다. 이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글로벌 소비자와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OTRA 브뤼셀무역관과의 인터뷰에 응한 브뤼셀 지역 관광 및 주요 행사 담당 직원 D 씨는 “이번 행사는 브뤼셀 시민은 물론 벨기에 국내외 관광객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으며, 기록적인 관광객 수는 브뤼셀이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임을 입증한다”라고 강조했다.

<겨울의 신비와 크리스마스 마켓 2024 (Winter Wonders and Christmas Market 2024)>

[자료: 브뤼셀 시청 홈페이지 크리스마스 마켓 공식 홍보사진]

관광객 구성의 다변화

현지 언론 브뤼셀 타임즈(The Brussels Times)에 따르면, 2024/2025 시즌 기준 전체 관광객 중 브뤼셀 시민이 35%, 벨기에 플랜더스 및 왈로니아 지역 거주자가 27%, 해외 관광객이 38%를 차지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인접국은 물론, 미국과 아시아권 관광객의 방문도 증가했다. 또한, 유로스타, 탈리스, TGV 등 고속 열차를 활용한 당일치기 방문 수요도 늘었다. 이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지역 주민의 축제를 넘어 글로벌 관광 자산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제적 파급 효과

브뤼셀 시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브뤼셀 크리스마스 마켓은 약 2억6000만 유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축제 기간에는 상인 290명, 건축·조명·디자인·기술·음악 분야 전문 인력 620명, 파트타임 근로자 70명 등 총 980명의 인력이 참여해 계절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및 소득 창출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브뤼셀 시청은 크리스마스 마켓을 관광업뿐 아니라 소매업, 식음료업, 숙박업, 운송업, 문화콘텐츠 산업 등 다양한 산업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한 것으로 평가했다.

시사점

2024/2025 시즌 벨기에 크리스마스 마켓은 CNN,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글로벌 미디어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로 소개되면서 국제적 관광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해외 관광객 비중이 약 38%에 달하면서 크리스마스 마켓은 지역 주민 중심 축제를 넘어 글로벌 관광객이 참여하는 다국적 소비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브뤼셀과 앤트워프 등 벨기에 주요 도시에서는 K-푸드, K-팝 관련 행사와 굿즈 판매, 팝업스토어 이벤트 등이 증가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마켓을 통해 부스 운영에 참가하는 글로벌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제품 판매뿐 아니라 신제품 반응 조사, 제품의 시장성 검증(Test-bed), 현지 선호도 및 소비 트렌드 파악, 소비자 체험형 마케팅을 통한 현장 소비자 반응 직접 확인 등이 가능해 현지 시장성 테스트에 효과적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진출 기업이 크리스마스 마켓을 플랫폼으로 삼는다면 현장에서 다양한 업체와 현지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으므로 이를 현지 네트워킹 파트너십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크리스마스 마켓을 브랜드 마케팅 플랫폼, 현지 네트워킹 파트너십 기회, 소비자 체험형 마케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현지 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The Brussels Times, 벨기에 브뤼셀 호텔협회(Brussels Hotels Association), 브뤼셀 시청 홈페이지, CNN, The Washington Post, BECI 홈페이지, KOTRA 브뤼셀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