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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공간’을 수출하다, 미국 리테일 시장의 새 기회-②
  • 현장·인터뷰
  • 미국
  • 디트로이트무역관 송소영
  • 2025-12-02
  • 출처 : KOTRA

오프라인 소비 기준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Able Solutions 대표가 말하는 미국 시장의 ‘K-공간’ 기회

미국 오프라인 매장은 지금 ‘운영의 논리’가 달라지고 있다. 상품 진열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머무는 시간과 감정적 경험이 매출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의 세계를 직접 느끼고 관계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전편에서 살펴본 이러한 변화는 이제 매장을 단순한 거래의 장소가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문화를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놀이터(Noriteo, LOE)’는 이 흐름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K-푸드와 브랜드 굿즈, K-뷰티, K-콘텐츠를 융합한 복합형 매장으로 확장됐다. 그 연장선에서 탄생한 ‘놀이터’는 한국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리테일 공간으로, 브랜드가 제안하는 ‘머무는 경험’을 구체적으로 구현한 모델이다. 고객은 이곳에서 ‘K-라이프스타일’을 직접 경험하고, 브랜드는 이를 통해 ‘경험’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경험 중심 리테일 모델을 구현한 Able Solutions의 ‘놀이터(Noriteo)’ 매장 내부>


[자료: Able Solutions 제공]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은 11월 13일, Able Solutions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놀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경험 중심 리테일 모델을 구현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번 인터뷰는 매장 설계 전략과 규제 대응 사례, 협업 구조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기반 리테일 모델의 확장 가능성을 분석하고,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필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Q1. ‘K-공간’ 전환과 ‘놀이터(Noriteo, LOE)’ 론칭 배경은 무엇인가요?

 

A1. 놀이터의 시작은 단순한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음식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단순히 한국식 치킨을 파는 장소가 아닌, 한국적인 감성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경험의 공간’이 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초기에는 인테리어나 메뉴 구성을 조정하는 수준이었지만, 점차 매장 자체를 ‘한국의 일상’을 담은 공간으로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음식뿐 아니라 디저트, 버블티, 한국 음료 등 다양한 메뉴 및 포토 부스 등 문화 체험 공간을 구성해 고객이 매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기반으로 탄생한 브랜드가 ‘놀이터(Noriteo, LOE)’입니다. 놀이터는 음식, 디저트, K-뷰티,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한 공간에 결합해 한국의 문화와 감성을 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모델입니다. 단순한 식음료 매장이 아니라, 한국의 일상과 라이프스타일을 현지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K-공간’ 실험이었습니다.

 

고객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식사하러 오는 손님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나 브랜드, 문화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매장은 ‘식사 공간’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변화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는 새로운 메뉴보다 새로운 경험이 차별화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놀이터’는 음식 브랜드의 성격을 확장하고, ‘K-공간’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Q2. 미국 현지에서 매장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2. 미국에서 매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시 정부의 인허가 절차였습니다. 건물 구조나 콘셉트가 조금만 달라도 허가가 필요했고, 담당자마다 기준이 달라 절차가 길어졌습니다. 허가 과정에서 추가 서류 제출이나 보완 요구가 반복되면서 예정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고객 체험형 콘셉트로 구성된 라면 디스플레이와 조리 스테이션>


[자료: Able Solutions 제공]

 

Q3. 현지 소비자 반응과 재방문 구조는 어떻게 설계했나요?

 

A3. 놀이터의 운영은 소비자가 체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같은 상품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서 먹는 과정은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이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라면과 같은 즉석 제품을 열고 수프 등을 넣고 조리하는 과정이 하나의 이벤트처럼 기억되면서, 단순한 식사가 즐거운 체험으로 전환이 된 것입니다.

 

이 긍정적인 경험은 자연스럽게 재방문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라면, 음료, 스낵, 굿즈 등은 구매 주기가 짧아 반복 방문을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객은 라면과 같은 즉석요리 체험을 통해 다른 제품으로 관심을 확장하고, 만족한 경험이 새로운 방문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Q4. 한국 기업과 제품을 선택할 때 바이어가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A4. 바이어가 한국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상품 기획 구성력’과 ‘신뢰 기반의 파트너십’입니다. 단일 품목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매장 내 하나의 섹션을 완성하고 스토리를 형성할 수 있는 구성 제안이 아니면 경쟁력이 제한됩니다. 공간형 리테일에서는 개별 상품보다 공간 전체를 기획하고 스토리를 구성하는 역량이 중요하며, 진열, 디자인,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통합 제안형 제품군이 바이어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제품 공급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 경험 전체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기업이 협력 우선순위에 놓입니다.

 

가격 정책과 거래 태도 역시 신뢰 형성의 중요한 평가 기준입니다. 라벨 영문화, 포장 변경 등 현지 시장에 맞춘 조정 비용은 현지화 과정의 필수 단계로 인식되며, 거래 조건에서는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조율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현지 결제 일정이나 공휴일 등 운영 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불필요한 오해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 관행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유연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현재 미국 내 한국계 사업자들도 다양한 네트워크와 시장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 구조와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전제돼야 합니다. 바이어는 단순 구매자가 아니라 제품의 스토리와 공간 경험을 함께 완성해 가는 공동 기획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토리 기반으로 구성된 놀이터의 뷰티·굿즈 디스플레이 섹션>


[자료: Able Solutions 제공]

 

Q5. 앞으로의 확장 방향과 한국 기업에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5. 현재는 미국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캠퍼스와 일리노이주 고속도로 휴게소 등 주요 거점에 입점 중이며, 인디애나주를 포함한 여러 주에서 신규 매장 계약이 협의 단계에 있습니다. 특히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Simon Property Group)*과의 협력 논의는 대형 글로벌 리테일 채널에서 한류 기반 경험형 리테일 모델의 성공 가능성이 확인된 사례입니다.

* 미국 최대 규모의 쇼핑몰 운영 기업으로, 프리미엄 아웃렛(Premium Outlets)과 주요 리테일 몰 체인을 보유한 글로벌 리테일 부동산 그룹

 

미국 시장의 반응은 한국 기업에 여전히 많은 기회가 남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류가 널리 알려졌다고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한국 치킨이나 라면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한류 소비는 아직 포화 단계가 아니며, 지역과 세대를 확장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한국적 요소를 현지 생활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실행력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제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브랜드 경험과 공간의 스토리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기획 역량이 필요합니다. 체류형 소비가 확산하는 시장 구조 속에서 한국의 음식, 콘텐츠, 디자인을 결합한 기획형 제안은 여전히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사점

소비자는 이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는 얻을 수 없는 가치를 기대한다. 브랜드는 제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과 체험을 설계하며 소비자와의 관계를 확장하고 있다. 판매 중심이던 오프라인 공간은 경험 중심의 플랫폼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한편, 한국 기업에 대한 시장 관심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처음 개최된 ‘뉴욕 한류 박람회(KBEE 2025 NEW YORK)’에서는 한국 소비재 100여 개 기업이 230여 개 해외 바이어와 1390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약 1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및 MOU가 체결됐다. 한류 브랜드 수요가 지역과 품목을 넓히며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K-공간’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문화의 감각과 기획 역량을 오프라인 매장 경험에 적용한 모델이다. 음식, 콘텐츠, 디자인을 결합해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형태로 제안하며 변화하는 소비자 기대에 부합한다. 미국 시장은 이제 무엇을 파는가보다는 어떻게 경험하게 하는가를 묻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에 대한 해석이 한국 기업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자료: Able Solutions, Noriteo,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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