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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리테일 시장, ‘경험형 소비’ 확산으로 산업 구조 재편-①
- 경제·무역
- 미국
- 디트로이트무역관 송소영
- 2025-12-1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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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미국 #리테일 시장 #오프라인 매장 재편 #온라인 소비 확대 #전자상거래 비중 #체험형 리테일 #리테일테인먼트 #옴니채널 #Z세대 #감정기반 소비 #복합채널 전략 #K-공간 #한류
Z세대, 2035년까지 8조9000억 달러 소비 잠재력
매장 폐점 급증… 오프라인은 운영 허브로
‘리테일테인먼트’, 오프라인 매장의 새 역할
미국 리테일 산업이 구조적 전환의 정점에 서 있다. 2023년 이후 포에버 21(Forever 21), 익스프레스(Express), 파티시티(Party City), 더바디샵(The Body Shop), 빅랏츠(Big Lots)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하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2025년에도 대형 리테일기업의 어려움이 계속됐다. 1월에는 조앤 스토어스(Jo-Ann Stores)가 두 번째 챕터11 파산 보호를 신청했고, 5월 라이트 에이드(Rite Aid)가 부채 조정 실패로 법원 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8월에는 클레어스(Claire’s)가 1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다시 파산을 신고했다. 연속된 부실은 높은 금리와 부채 부담, 온라인 전환 지연, 소비자 심리 변화가 겹친 구조적 문제로 평가되며,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매장 중심 모델의 취약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같은 시장 내에서 기업별 대응에 따라 결과는 크게 갈리고 있다. 조앤이 파산 절차에 들어간 반면, 마이클스(Michaels)는 매장 내 클래스와 커뮤니티 이벤트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메이커플레이스(MakerPlace)를 통해 제작과 공유 중심의 소비 문화를 확장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가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유통 자본이 물류와 서비스형 사업으로 재배치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은 단순 판매에서 벗어나고 있다. ‘경험’을 중심에 둔 운영 모델이 확산되며, 미국 리테일 산업의 투자 방향과 상권 구조 전반에 근본적인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소비 중심축의 이동, ‘물건보다 경험’
지난 팬데믹은 미국 소비자의 가치 기준을 변화시켰다.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는 가격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을 우선하며 온라인 주문과 배달, 매장 픽업 등 복합 소비 방식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여가시간이 증가했지만 그중 상당 부분이 개인 활동에 사용되면서 개인 만족 중심 소비가 뚜렷해졌다. 제품 구매 과정에서 얻는 ‘감정적 경험’의 비중이 커졌고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도 거래 중심 구조에서 경험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는 Z세대에서 두드러진다. 맥킨지앤컴퍼니는 Z세대가 2035년까지 약 8조90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구매력을 시장에 추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세대는 소유보다 ‘자기 표현’과 ‘감정적 만족’을 중시하며 경기 둔화기에도 소비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미국 Z세대의 절반 이상이 이전보다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조사 결과는 소비가 경제적 여유보다 개인의 정체성과 만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별·세대별 ‘보상 소비(splurge)’ 의향 비교 (2025년 2분기)>

[자료: McKinsey & Company]
소비 가치가 경험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리테일 기업은 제품 판매보다 공간 운영 능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환경을 맞고 있다. 브랜드는 고객이 머물고 체험하는 매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체험, 커뮤니티, 휴식 기능을 결합한 공간 구성 방식이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리테일 산업 재편… ‘공간’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미국 리테일 산업은 소비와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갖고 있다. 2024년 기준 미국 국내총생산의 약 6.3%, 2025년 8월 기준 전체 고용의 10.3%가 리테일 분야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산업 기반은 팬데믹 이후 온라인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변화하고 있다. 매장 효율성이 낮아지고 기존 판매 중심 매장 운영으로는 수요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체험과 서비스 기능을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점포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 자료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전체 소매 판매액은 1조865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같은 시기 전자상거래 매출 비중은 16.3%로 2020년 11.1%에서 꾸준히 상승해 온라인 채널이 리테일 매출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화된 소비 환경은 오프라인 매장의 회전율과 생산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매장당 고정비 부담과 임대료 부담을 높여 점포 효율성을 재검토하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브랜드는 체험형 콘텐츠와 서비스 기능을 결합한 공간 구성을 강화하며 새로운 운영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전체 소매 판매 및 전자상거래 비중 추이 (계절조정 기준)>

[자료: U.S. Census Bureau (U.S. Department of Commerce), Marketplace Pulse 재인용]
시장조사기관 코어사이트리서치(Coresight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내 매장 폐쇄는 7325건, 개점은 5970건으로 집계됐으며 2025년 폐점 규모는 약 1만5000건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EY는 디지털 판매 증가가 오프라인 판매 증가율을 앞서면서 매장이 단순한 판매 지점에서 브랜드 경험과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는 운영 허브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애플(Apple), 룰루레몬(Lululemon), 타깃(Target) 등 주요 리테일 기업은 매장 축소보다 체류와 참여를 늘리는 쇼룸형 및 이벤트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공간 운영을 중심으로 리테일 모델을 재구성하고 있다. 온라인 소비 확대와 오프라인 효율성 저하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미국 리테일 산업은 경험을 기반으로 한 공간 운영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리테일 매장 폐쇄 추이 및 전망>

[자료: Coresight Research]
체험 확산이 만들어낸 ‘새로운 매장 공식’
리테일 산업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는 ‘리테일(retail)’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결합한 개념으로, 매장이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복합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다. 매장은 단순히 온라인을 대신하는 공간이 아니라, ‘옴니채널(Omnichannel)’ 전략을 구현하는 핵심 접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매장에서 경험한 뒤 디지털 채널에서 구매를 마무리하는 흐름에 익숙해져 있고, 기업은 이 전체 흐름을 관리할 수 있는 매장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시장조사기관 유니브다토스(UnivDatos)에 따르면 전 세계 체험형 리테일 시장 규모는 2023년 849억4000만 달러이며, 2032년까지 연평균 14.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 내 체험 설계, AR·VR 콘텐츠, 브랜드 협업 이벤트 확대가 이런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투자신탁사 PREIT의 조 아리스톤(Joe Aristone)은 매장에 체험형 요소를 도입한 후 방문객이 약 25%, 체류 시간이 약 22% 늘었다고 밝혔다. 전자 디스플레이 솔루션 기업 AIScreen도 매장 내 체험 콘텐츠와 전자 디스플레이를 함께 운영했을 때 방문과 매출이 약 3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 전 세계 체험형 리테일 시장 규모 및 전망>

[자료: UnivDatos]
이러한 변화는 리테일 기업의 매장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다. 나이키(Nike), 타깃(Target), 빌드어베어(Build-A-Bear)는 고객 참여 중심 요소를 강화하며 매장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크록스(Crocs)는 뉴욕에 브랜드 스토리를 체험하도록 구성한 ‘아이콘 스토어(Icon Store)’를 열어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월마트(Walmart)는 디키즈(Dickies)와 나이트로 서커스(Nitro Circus)와 협력해 매장에서 BMX 자전거 쇼, 음악, 참여형 굿즈 프로그램을 결합한 순회 행사를 진행했다. 외부 이벤트를 매장과 연결하는 방식은 소비자의 관심을 실시간 방문으로 전환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크록스, 뉴욕 아이콘 스토어에서 지비츠 체험형 디스플레이 운영>

[자료: Crocs]
체험 중심 흐름이 자리 잡으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각 기업의 전략을 드러내는 공간이 되고 있다. 앞으로 미국 리테일 산업의 경쟁은 이 공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전망이다.
시사점
미국 리테일 산업은 오프라인 공간의 의미를 다시 묻기 시작했다.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면서 매장을 단독 채널로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오프라인은 체험과 체류를 담당하고 디지털 채널이 구매를 완성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매장을 온라인에서 대체할 수 없는 경험의 공간으로 재편하고, 이 경험을 디지털 운영 흐름과 연결하는 역량이 리테일 기업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소비자는 옴니채널 이용을 일상화하고 있으며, 소매업체는 재고, 픽업, 반품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통합 운영 모델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매장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온라인 전환을 지원하는 허브로 기능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들이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는 전략도 이러한 구조와 맞물려 있다.
한국 기업에게도 이 변화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미국 시장 진입 전략은 이제 매장 개설 여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제품 판매, 체험, 물류, 디지털 운영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해야 하며, 소비자의 관심과 구매 경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연하게 오가는 환경에 맞춰 복합 채널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음 편에서는 Able Solutions이 구축한 ‘K-공간’ 모델의 사례를 통해 소비자가 머물고 체험하는 공간이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방식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자료: Bloomberg, Reuters, Wall Street Journal, CNBC, Associated Press, Fortune, Retail Dive, U.S. Census Bureau, Marketplace Pulse, Coresight Research, McKinsey & Company, UnivDatos, PREIT, AIScreen, Walmart, Crocs,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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