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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 미국은 지금 오프라인에서 ‘체험의 경쟁’ 중
- 트렌드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Chris Kim
- 2025-11-25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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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과 수익을 동시에 잡는 체험형 전시의 시대
콘텐츠 홍수 속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한 넷플릭스 등 대형 플랫폼의 새로운 선택
스트리밍 서비스가 엔터테인먼트 소비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뒤,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은 새로운 형태의 관객 접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이후 스트리밍 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알고리즘 기반 추천은 유용하지만, 사용자의 선택 폭이 너무 넓어지면서 개별 콘텐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아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급격히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오프라인 기반의 체험형 마케팅 홍보 전략이다. 현실 공간에서 IP 세계관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면서 스트리밍 화면만으로는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기억과 몰입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신작이 확보할 수 있는 주의(attention)는 평균 5초 이하로 짧지만, 오프라인 체험 공간에서는 관객이 1시간 이상 머물며 동일한 IP 세계에 몰입하게 된다. 전시 공간은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스트리밍 기업들이 디지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팬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 하우스: IP 세계관의 물리적 확장
넷플릭스는 이 흐름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다. 필라델피아의 킹 오브 프러시아 몰에 있는 ‘넷플릭스 하우스(Netflix House)’는 기존 팝업 스토어나 이벤트형 전시와는 차원이 다르다. 약 10만 제곱피트에 달하는 대규모 상설 체험 공간으로, 단순히 사진 찍는 SNS용 설치물이 아니라 “작품 세계를 탐험하는 테마파크형 공간”에 가깝다.
예를 들어 웬스데이(Wednesday) 구역에서는 네버모어 아카데미의 고스풍 기숙사, 복도, 체육관 등이 실제 세트처럼 꾸며져 있다. 방문객은 직접 학교 규칙을 따라 미션을 수행하거나, 시리즈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콘텐츠 세계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원피스(ONE PIECE) 체험존은 또 다른 방식으로 팬 충성도를 높인다. 밀짚모자 해적단의 해적선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작품 속 배경인 로그타운을 모티프로 한 액티비티에서는 팬들이 “보물찾기” 미션을 수행하며 실제 모험의 일원이 된 듯한 경험을 한다.
한국 콘텐츠의 비중도 높게 구성돼 있다. 오징어 게임 섹션에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인형을 중심으로 한 게임형 체험이 제공되며, 참가자가 탈락할 때 들리는 사운드와 조명 효과까지 디테일을 살려 관객은 작품 속 긴장감을 현실에서 재경험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같은 작품 역시 공간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돼 글로벌 관객들이 한국 콘텐츠의 미학과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넷플릭스 하우스는 결국 스트리밍 기업이 디지털에 국한되지 않고, 자사 IP를 실물 세계로 확장해 팬 접점을 다층화하는 전략적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넷플릭스 하우스 (Netflix House)>

[자료: Hollywood Insider]
글로벌 기업들의 체험 공간 경쟁
넷플릭스만이 이런 전략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모두 IP의 경쟁력을 오프라인에서 강화하기 위해 체험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
디즈니는 이미 테마파크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수십 년간 오프라인 경험 기반 마케팅을 구축해 왔다. 디즈니는 디즈니랜드를 단순한 테마파크를 넘어 IP의 세계관을 소비자가 실감하는 플랫폼으로서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마블: 어벤져스 스테이션(Avengers S.T.A.T.I.O.N.) 같은 과학 기반 체험형 전시를 주요 도시에서 운영하며, 팬들이 직접 장비를 테스트하거나 히어로의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세계관을 실감 나게 접하도록 하고 있다.
스타워즈는 이러한 전략의 정점에 있다. 디즈니랜드의 ‘갤럭시즈 에지(Galaxy’s Edge)’는 방문객이 직접 광선검을 제작하고 조종해 보고, 우주선에 탑승하는 시뮬레이션을 경험하는 등 영화 이상의 몰입감을 제공한다.
<디즈니랜드 갤럭시즈 에지>

[자료: Disneyland]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일본 오사카에 ‘슈퍼 닌텐도 월드’를 오픈한 이후, 미국 런칭을 준비해 닌텐도 게임 세계를 현실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마리오 카트 VR, 파이프 워프 존, 피치 성 등 게임에서 보던 요소들을 대형 테마 공간으로 재현해 ‘게임 세계에 들어가는 경험’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이 역시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니라, 닌텐도 IP의 세대 간 확장과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에 가깝다.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IP의 현실화(Real-World IP Expansion)”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관객과 실제로 만나는 오프라인 경험은 필수적 자산으로 변해가고 있다.
팬덤 강화와 수익화 모델 확장이라는 두 가지 효과
체험형 전시는 무엇보다 팬덤을 강화하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직접 보고, 만지고, 참여하는 경험은 영상 시청보다 훨씬 선명하게 기억에 남기 때문에 전시 공간을 찾은 팬은 해당 작품과 더 강한 감정적 연결을 형성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굿즈 구매, SNS 공유, 커뮤니티 활동 등으로 이어지며 2차·3차 소비를 촉진하는 동력이 된다.
실제로 넷플릭스 하우스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들이 TikTok/Instagram 등에서 수백만 회씩 재생되며, 기업은 별도의 광고비 없이도 자발적 바이럴 효과를 얻고 있다.
또한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은 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화 모델을 만드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테마형 F&B, 한정판 굿즈, 프리미엄 체험 프로그램, 유료 이벤트, IP 기반 공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출 구조가 확장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해리포터 월드’처럼 체험 기반 공간이 IP 매출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사례도 이미 존재한다. 이 모든 흐름이 넷플릭스가 전시 공간을 단순 홍보가 아닌 미래 수익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시사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제 콘텐츠 경쟁을 넘어, 경험의 경쟁으로 무대가 옮겨가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과 스튜디오들이 앞다퉈 전시 공간, 팝업 스토어, 테마형 체험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이유는 더 많은 이용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아니라, 고객의 감정과 기억 속에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각인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Z세대 중심의 소비 구조가 강화되면서 “보고 끝나는 콘텐츠”보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콘텐츠”의 가치가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Z세대 소비자 K는 “체험 공간을 단순히 홍보 용도로 보는 게 아니라 브랜드 신뢰를 쌓는 인프라로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 디지털 콘텐츠 기업 N사의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부문 관계자 B 역시 "지금의 경쟁력은 스크린 안의 콘텐츠를 넘어서 소비자가 세계관에 대해 감정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이러한 흐름은 전통적 마케팅 예산의 방향을 재편하고, 엔터테인먼트·관광·소매업이 서로 융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또한 이러한 트렌드는 한국 시장에도 시사점이 크다. 한국은 이미 글로벌 IP 소비력이 매우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해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신작 홍보와 팬덤 조성을 위해 체험형 공간을 한국에서 우선적으로 실험하거나 전개할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성공 공식은 더 이상 화려한 예고편이나 스트리밍 추천 알고리즘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소비자가 직접 만지고, 걷고, 사진 찍고, 공유할 수 있는 세계관을 얼마나 입체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료: Hollywood Insider, Disneyland, Korea Times, TheSmartLocal, Netflix,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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