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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계 음극재로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모색
  • 경제·무역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이지현
  • 2025-11-20
  • 출처 : KOTRA

IRA·BIL 시행 이후, 미국은 차세대 음극재를 포함한 배터리 핵심소재 자립에 박차

한국 기업, 기술 협력·현지 투자 등 신규 진출 기회 주목

HS Code: 3824.99 (음극재)

실리콘계 음극재, 왜 주목받는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배터리의 고성능화와 경량화가 업계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실리콘계 음극재는 기존 음극재 소재로 널리 사용되던 흑연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은 이론상 흑연보다 훨씬 높은 리튬 저장 용량을 지니지만, 팽창과 수명 저하 등 기술적 제약이 상용화에 걸림돌이 돼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개선한 흑연-실리콘 복합 음극재 기술이 발전하면서, 프리미엄 전기차, 항공용 배터리, 고성능 전자기기 등에서 실증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은 배터리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 배터리 소재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원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초당적 인프라법(BIL)을 통해 배터리 제조 전 과정에서 미국 내 투자와 생산을 장려하면서, 기존의 흑연 중심 구조를 보완할 실리콘계 음극재 개발 및 상용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흑연 공급망의 리스크를 완화하고 소재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실리콘계 음극재는 단순한 차세대 소재를 넘어, 배터리 공급망의 안정화와 기술 자립을 동시에 견인할 핵심 전략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 공급망 구조, 수급 현황 및 주요 프로젝트 동향을 분석하고,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협력 기회를 제시한다.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 공급망 구조

 

실리콘계 음극재 공급망은 크게 ▲업스트림(원재료 생산), ▲미드스트림(활물질 제조), ▲다운스트림(배터리 조립 및 활용)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 각 단계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미드스트림 단계가 최종 제품의 품질과 원가를 좌우하는 핵심 구간으로 평가된다.

 

먼저 ▲업스트림 단계는 금속 실리콘, 실레인(Silane) 등 전구체와 산업용 정제 화학 소재의 공급을 포함한다. 이 단계에서 확보된 고순도 실리콘은 음극활물질의 기본 원료로 사용되며, 전극의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결정하는 기초 소재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미드스트림 단계는 실리콘, 산화실리콘(SiOx), 실리콘-탄소(Si–C) 등 다양한 형태의 음극활물질의 합성·가공·코팅하는 공정으로 구성된다. 이 단계에서 전극의 에너지 밀도, 수명, 비용이 결정되기 때문에 공정 효율과 품질 관리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현재 미국의 주요 실리콘계 음극재 기업들은 주로 이 단계에서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부피 팽창 제어와 프리리튬화(prelithiation) 공정의 수율 확보가 상용화의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운스트림 단계는 셀, 모듈, 팩 제조를 거쳐 완성차나 에너지저장장치로 통합하는 과정이며, 사용 후 배터리의 재활용 및 자원 회수 단계까지 포함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팩 제조 및 재활용 설비 시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최종 수요 대응력은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미국은 미드스트림 부문의 국내 점유율은 여전히 낮아 중국 중심의 공급망 의존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 첨단 배터리 컨소시엄(Federal Consortium for Advanced Batteries, FCAB)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배터리 활물질 제조능력은 중국이 음극재와 양극재 부문에서 각각 96.3%와 84.3%를 차지한 반면, 미국의 점유율은 0.1%와 0.2%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이 배터리 셀 조립 등 다운스트림 부문에 비해, 중간 소재 분야의 내재화 수준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 이후 정부 보조금과 민간 투자가 확대되면서 미드스트림 내재화 프로젝트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향후 점진적인 공급망 분산이 기대된다.

 

밸류체인 단계별 품목 수급 현황

 

앞서 살펴본 공급망 구조가 공정 단계별 흐름을 보여준다면, 여기에서는 품목 단위(실리콘음극재리튬이온배터리)로 생산, 수출, 수입 현황을 정리한다. 즉, 실리콘계 음극재 공급망을 구성하는 주요 품목들이 어디에서 얼마나 생산되며, 이동하고 소비되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했으며, 그 현황을 각 단계별로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생산)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 공급망 단계별 주요 품목 생산 현황(2024년 기준)>

구분

실리콘

(HS Code: 280469)

음극재

(HS Code: 382499)

리튬이온배터리

(HS Code: 850760)

생산

비공개

약 130~300톤 추정

연 114GWh

 [자료: 미국 지질조사국,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미국 에너지부, 아르곤 국립연구소]

 

미국 내 실리콘 생산량은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실리콘같이 소수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는 광물의 경우, 생산량을 공개할 경우 개별 기업 데이터가 유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국가 통계에서 해당 값을 비공개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의 생산량은 제한적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실리콘계 음극재는 일부 기업이 인증용·시범 생산을 통해 상업 출하를 시작한 수준으로, 시장 전체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내수 대응 능력은 아직 취약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2025년 상반기 음극활물질 반덤핑 조사보고서에서도 미국 내 음극활물질 상업 생산은 극히 소수 기업에 집중돼 있으며, 대다수 기업이 인증 및 시제품 단계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해당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9월 중 상업 출하 데이터를 보고한 업체는 1곳(Syrah)으로, Syrah는 3분기 중 약 130톤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한편, 2024년 기준 아르곤 국립연구소 추정치에 따르면 미국의 리튬이온배터리 생산량은 연 114GWh에 이른다.

 

(수출)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 공급망 단계별 주요 품목 수출 현황(2024년 기준)>

구분

실리콘

(HS Code: 280469)

음극재

(HS Code: 382499)

리튬이온배터리

(HS Code: 850760)

수출

연 5,078톤

해당 없음

(미국 내 실리콘계 음극재 생산분은 전량 국내 소비)

연 51억 6,500만 달러

수출

상위

5개국

① 멕시코(1,897톤, 37.3%)

② 베트남(1,110톤, 21.8%)

③ 캐나다(740톤, 14.5%)

슬로바키아(271톤, 5.3%)

네덜란드(145톤, 2.8%)

① 캐나다(15억 6,000만 달러, 30.1%)

② 멕시코(14억 1,000만 달러, 27.2%)

③ 호주(8억 7,000만 달러, 16.8%)

영국(1억 8,000만 달러, 3.4%)

네덜란드(1억 7,800만 달러, 3.4%)

대한

수출

규모

34톤

5,300만 달러

 [자료: Global Trade Atlas(2025.10.20)]

 

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실리콘 수출량은 약 5,078톤이다. 주요 수출 대상국은 멕시코(37.3%), 베트남(21.8%), 캐나다(14.5%) 등으로, 북미와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한국으로의 수출은 34톤 수준으로, 전체 수출량 대비 비중은 크지 않다. 한편, 실리콘계 음극재의 경우, 현재 보고된 대외 수출 실적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해당 산업이 여전히 상업화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며, 인증 및 시범 생산 중심의 내수 수요 대응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HS Code 382499는 실리콘계 음극재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용 화학 혼합물이 포함된 광의의 품목군이므로, 해당 코드 기준의 교역 통계만으로 실리콘계 음극재의 수출 규모를 정확히 추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한편,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 미국의 2024년 수출액은 약 51억6500만 달러로 집계되며, 수출 상위국은 캐나다(30.1%), 멕시코(27.2%), 호주(16.8%) 등이다. 한국으로의 수출액은 약 5300만 달러 수준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현재 미국 내 실리콘계 음극재 분야는 아직 내수 중심의 초기 시장 단계에 있으며, 향후 산업이 성숙되면서 업스트림(실리콘)과 다운스트림(배터리) 간 공급망 연계성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

 

(수입)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 공급망 단계별 주요 품목 수입 현황(2024년 기준)>

구분

실리콘

(HS Code: 280469)

음극재

(HS Code: 382499)

리튬이온배터리

(HS Code: 850760)

수입

연 145,539톤

연 877,250톤

연 235억 5,700만 달러

수입

상위

5개국

① 브라질(59,374톤, 40.8%)

② 캐나다(33,459톤, 22.9%)

③ 노르웨이(13,144톤, 9.0%)

호주(12,536톤, 8.6%)

라오스(7,705톤, 5.2%)

① 캐나다(235,392톤, 26.8%)

② 멕시코(98,811톤, 11.3%)

③ 일본(95,179톤, 10.9%)

한국(82,414톤, 9.3%)

독일(82,400톤, 9.3%)

① 중국(162억 4,600만 달러, 68.9%)

② 일본(17억 5,100만 달러, 7.4%)

③ 한국(13억 2,000만 달러, 5.6%)

헝가리(9억 9,300만 달러, 4.2%)

캐나다(7억 5,300만 달러, 3.1%)

대한

수입

규모

10

82,415

13억 2,000만 달러

 [자료: Global Trade Atlas(2025.10.20)]

 

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실리콘 수입량은 약 14만 5539톤으로, 주요 공급국은 브라질(40.8%), 캐나다(22.9%), 노르웨이(9.0%), 호주(8.6%) 등이다.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0톤 수준으로 사실상 미미하다. 음극재의 경우, HS 382499 분류되는 품목군의 수입 통계상 2024년 수입량은 87만 7,250톤으로 집계됐다. 주요 수입국은 캐나다(26.8%), 멕시코(11.3%), 일본(10.9%), 한국(9.3%), 독일(9.3%) 순이다. 다만, 해당 품목군에는 실리콘계 음극재 외에도 각종 산업용 화학 혼합물이 포함돼 있어 이 통계로 실리콘계 음극재의 실제 수입 규모를 직접 파악하기 어렵다. 


한편 2024년 미국의 리튬이온배터리의 수입액은 약 235억5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했다. 중국(68.9%)이 최대 공급국으로, 일본(7.4%), 한국(5.6%), 헝가리(4.2%), 캐나다(3.1%)가 뒤를 이었다.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13억2000만 달러 수준이다. 종합해 보면,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 공급망은 여전히 해외 원료 및 소재 의존도가 높으며, 특히 중간재(음극재) 단계에서는 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기술력 및 소재 경쟁력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구조라고 해석할 수 있다.

 

미국 내 실리콘계 음극재 주요 프로젝트 동향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 산업은 아직 상업화 초기 단계이지만, 주요 기업들이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산업 지형이 변하고 있다. 2023년 이후 정부의 보조금과 세액공제 형태의 인센티브가 강화되면서 스타트업과 기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생산설비 확충에 나섰고, 일부 설비는 2025~2026년경 양산 전환을 목표로 설계되고 있다.

 

워싱턴주 모제스레이크(Moses Lake)에서는 Sila Nanotechnologies가 대형 상업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회사는 ‘Titan Silicon’이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실리콘 입자의 팽창 문제를 최소화했으며, 2025~2026년 단계적 가동을 목표로 한다. 같은 주에 소재한 Group14 Technologies는 미 에너지부로부터 약 1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고 BAM-2 공장을 통해 실리콘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장 중이다.

 

<Sila Nanotechnologies의 Moses Lake 공장 전경>

[자료: Sila Nanotechnologies]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본사를 둔 NanoGraf Corporation은 실리콘 산화물(SiOx) 기반 고에너지밀도 전극을 개발해 미 육군 등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Amprius Technologies는 나노와이어 구조를 활용해 충전 속도를 향상시킨 음극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 에너지부로부터 5천만 달러 수준의 지원을 받아 대형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중이다.

 

<Amprius Technologies의 실리콘 나노와이어 음극재 기술>

[자료: Amprius Technologies]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단순한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미국 내 실리콘계 음극재 미드스트림 공급망의 자립을 이끄는 중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다만, 생산설비가 완전히 가동되기 전인 만큼, 미국이 기존 흑연 중심의 음극재 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보다는 흑연 기반 음극재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진전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사점 및 전망

 

미국의 실리콘계 음극재 산업은 아직 상업화 초기 단계이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초당적 인프라법을 계기로 배터리 소재의 현지 조달과 공급망 내재화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기업에게 원부자재 조달과 중간재 공급은 물론 공정 기술 협력과 현지 진출이라는 새로운 기회도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와 함께 현지 투자비 부담, 원산지 요건, 시장 진입 장벽 등의 도전과제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Sila Nanotechnologies, Group14 Technologies, Amprius Technologies 등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상업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국 기업이 미국 공급망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Group14는 2021년 SK머티리얼즈와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2025년 8월 해당 합작법인의 잔여 지분 75%를 인수하며 단독 소유 구조로 전환했다. 이 사례는 한국 기업이 미국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위한 기술 협력 및 현지 거점 확보 모델로 참고할 만하다.

 

한편 한국은 이미 SiOx, 실리콘–탄소 복합소재 등 고성능 음극 기술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기업들의 공정기술 파트너나 R&D 협력사, 또는 중간소재 공급사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미국이 배터리 소재의 정제나 가공 등 중간공정을 자국 내에서 확대하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중간 소재 수출이 다소 조정될 수 있지만, 현지 합작투자·기술이전·공정협력 형태의 새로운 진출 모델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주요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IRA 세제 혜택·원산지 규정·현지 R&D 연계 전략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자료: 미 지질조사국, 미 국제무역위원회, 미 에너지부, 연방 첨단 배터리 컨소시엄, 아르곤 국립연구소, Global Trade Atlas, Sila Nanotechnologies, Group 14 Technologies, Amprius Technologies, NanoGraf Corporation,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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