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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를 넘어 텍사스로, 텍사스 증권거래소 'TXSE'가 여는 미국 자본시장의 새 무대
- 경제·무역
- 미국
- 달라스무역관 신지혜
- 2025-11-2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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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장 생태계의 변화, '제 3의 증권거래소 등장'
텍사스 증권거래소가 가져올 변화와 기회는?
“만약 월가의 심장이 뉴욕이 아닌 텍사스 달라스에도 생긴다면?”
농담 같던 이야기가 2025년 가을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텍사스 증권거래소(Texas Stock Exchange, TXSE)’ 설립을 승인하면서, 텍사스는 산업 중심지를 넘어 금융의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이라는 거대한 양강 체제 속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특히 달라스에 본사를 두는 TXSE는 기업 친화적 환경과 낮은 규제비용을 내세우며, 에너지·제조업 중심의 텍사스 경제 생태계와 긴밀히 연결된 새로운 상장 시장을 표방하고 있다.
<텍사스 증권 거래소 (TXSE) 공식 홍보 포스터>

[자료: 텍사스증권거래소 공식 홈페이지]
돈이 흐르는 길을 만드는 '증권거래소'
기업이 주식을 발행해 성장자금을 모으고, 투자자는 그 주식을 사고파는 자본시장의 관문이 바로 증권거래소(Stock Exchange)다. 이곳에서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주식을 사고팔며, 기업은 시장의 평가를 통해 성장 자금을 확보한다. 즉, 증권거래소는 단순한 주식 거래의 장터가 아니라 자금이 기업으로, 아이디어가 산업으로 흐르는 금융 인프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 시가총액 비율 (2024년 말 기준)>

[자료: World Federation of Exchanges (WFE)]
미국은 그 중에서도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으로, 세계 전체 상장 시가총액의 약 절반(49%)을 차지하며 자본시장의 중심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상하이증권거래소(Shanghai Stock Exchange),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Tokyo Stock Exchange), 인도의 국립증권거래소(NSE India)가 세계 3~5위권을 차지하며 지역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국거래소(KRX) 역시 코스피(KOSPI)·코스닥(KOSDAQ) 이원 구조를 통해 대기업부터 혁신 스타트업까지 상장 경로를 제공하며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세계 시가 총액 1,2위를 차지하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은 모두 뉴욕에서 시작됐다. NYSE는 1792년 출범해 230년 넘게 이어진 세계 최대 전통 거래소로, 코카콜라·엑슨모빌·JP모건 같은 대형 기업들이 상장돼 있으며 나스닥(Nasdaq)은 1971년 개장한 세계 최초의 전자식 거래소로, 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 중심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두 거래소는 미국 경제를 상징하는 쌍두마차지만, 상장비용이 높고 규제가 까다롭다는 한계 역시 갖고 있다. 특히 에너지·제조 기반의 중견기업이나 기술 스타트업에게는 공시·회계·지배구조 유지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의 공백을 노리고 등장한 것이 바로 텍사스 증권거래소(Texas Stock Exchange, TXSE)다. 달라스를 본거지로 한 TXSE는 “기업 친화적 환경, 낮은 비용, 디지털 기반”을 내세워 제3의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주요 거래소 비교(2025년 기준, TXSE는 2026년 가동 예정)>
구분
NYSE
Nasdaq
TXSE(예상)
본사/거점
뉴욕, Intercontinental Exchange(ICE) 산하
뉴욕, Nasdaq Inc. 산하
텍사스 달라스
출범 연도
1792년 출범
1971년 출범
2025년 SEC 승인, 2026년 출범 예정
상장사 특징
대형 전통주 중심 시장,
코카콜라·엑슨모빌 등 블루칩기술주 중심 시장,
애플·엔비디아 등 IT 대형주지역 산업(에너지·제조) 기반 시장
거래 방식
하이브리드(플로어+전자식)
완전 전자식
완전 전자식, 저비용·저지연 구조
연간 유지비(평균)
약 20만~50만 달러
약 11만~25만 달러
기존 거래소 수수료 대비 저비용 지향
[자료: 각 증권거래소 홈페이지, KOTRA 달라스무역관 자료 종합]
텍사스 증권거래소 (TXSE) 현황
TXSE는 2024년 말 SEC에 전국거래소 (national exchange) 인가를 신청해 2025년 9월 말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2026년 상반기 첫 거래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초기 자본금은 약 1억6000만 달러(약 2250억 원)로, 미국 대형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사들이 핵심 투자자로 참여했다. 특히 BlackRock, Citadel Securities, Charles Schwab Corp., Fortress Investment Group 등이 창립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Michael Dell 패밀리 오피스와 Paul Foster(서부 정유회사 Western Refining 창업자) 등 텍사스 기반 투자자들도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TXSE의 누적 자본 규모는 초기 1.2억 달러에서 최근 1.61억 달러로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TXSE는 상장 심사 및 거래 시스템 구축, 전자거래 인프라 검증, 회원사 확보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기존의 뉴욕 중심 금융 시스템에 비해 아래와 같은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다.
① 상장·유지 비용 절감: 기업이 거래소에 상장(상장수수료) 하고 상장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불(연간 공시비용)하는 연간 비용과 데이터 접근 비용을 NYSE 대비 약 30~40% 낮게 책정했다. 초기에는 일부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여 진입 문턱은 낮춘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는 기존에 대형 상장사 기준으로 비용구조가 잡힌 NYSE·나스닥과 다르게 TXSE는 중견·성장기업이 감당 가능한 수준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② 유연한 상장 요건: 시가총액, 유통주식 수, 이사회 구성 등 일부 항목을 간소화 해 중견기업의 진입 문턱을 낮추면서도 회계·공시 기준은 SEC가 정한 수준을 그대로 유지해, 신뢰성과 접근성의 균형을 맞췄다.
③ 디지털 기반 운영: 전자공시 및 거래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완전 전자식 거래 시스템으로 설계돼 거래 속도와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 데이터 접근 비용을 낮춰 ‘산업-자본시장’의 연결이 저비용·고속화 될 수 있도록 IT 인프라를 재설계한 것도 핵심이다. 이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 빠르고 저렴하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거래 체감 품질이 좋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TXSE는 ETF·ETP (상장지수상품)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투자자 기반 확대를 노리고 있으며, 텍사스 주정부와 달라스시 역시 금융산업 다각화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TXSE를 지정하고, 시장 정착을 위한 제도·인프라 지원을 병행 중이다.
TXSE가 가져올 변화
TXSE의 출범은 단순히 또 하나의 거래소의 탄생이 아니라, 미국 자본시장 구조의 지리적 재편(Decentralization)을 예고한다. 그동안 상장·자금조달 중심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동·서부 대도시에 집중돼 있었다면, TXSE는 달라스-휴스턴-오스틴으로 이어지는 미 중부의 텍사스 산업 벨트를 중심으로 산업 기반과 금융 인프라를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먼저, 에너지·제조 산업 중심의 자금순환 구조가 기대된다. 텍사스는 미국 내 원유 생산량 1위, 제조업 고용 2위,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 거점이 집중된 지역이다. 이러한 산업군을 중심으로 한 상장 플랫폼이 등장하면, 지역 기업들이 뉴욕의 대형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현지 투자자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TXSE는 이를 위해 텍사스 내 연기금, 사모펀드, 대형 에너지 기업 등과의 네트워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둘째로, 중견·비상장 기업의 상장 접근성 개선이 예상된다. NYSE나 나스닥은 회계·지배구조·공시 요건이 까다로워 중간 규모 기업들이 상장을 포기하거나, 비상장 시장(private equity)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TXSE는 이런 기업들을 잠재적 상장 대상으로 삼고 비용·공시 절차·IT 접근성을 간소화해 중견기업 중심의 IPO 시장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상장 경쟁체제 촉진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TXSE가 등장함으로써 NYSE·나스닥도 수수료 체계, 상장 절차, 데이터 비용 등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즉, 텍사스발 새로운 증권거래소의 등장이 기존 거래소에도 경쟁 활력을 불어넣어 미국 전체 자본시장의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디지털 전환형 거래소 모델로의 혁신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 및 시사점
TXSE의 등장으로 향후 몇 년 안에 뉴욕의 월가(Wall Street)와 텍사스의 달라스(Dallas Street)가 공존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우리기업 입장에서 이 소식은 현지에서의 상장·IR 전략, 투자자 접근, 자금조달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026년 TXSE의 본격 가동은 산업 중심의 증시, 기업친화적 거래소라는 새로운 모델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달라스에서 시작된 이 금융 실험이 미국 자본시장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 그리고 그 흐름을 누가 가장 먼저 포착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텍사스에 생산·R&D 거점을 둔 한국기업에게는 IPO나 듀얼 리스팅(dual listing)을 통한 현지 투자자 접근 통로가 새로 열릴 수 있다. 무엇보다 IR 전략의 다변화가 가능하다. 기존처럼 뉴욕 중심의 투자자 미팅에 의존하지 않고, 텍사스 내 산업·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홍보할 수 있다. TXSE 상장은 자금조달을 넘어 현지 기반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TXSE는 상장 유지비와 데이터 접근비 등에서 기존 거래소 대비 저렴한 구조를 지향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상장 유지 부담을 줄이고 우리 중견·중소 기업의 미국 진출에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2026년 달라스에서 울리게 될 개장 종은 산업과 금융을 잇는 새로운 시장 질서의 서막이 될 전망이다.
자료: 텍사스증권거래소 공식 홈페이지, World Federation of Exchanges (WFE),각 증권거래소 홈페이지, KOTRA 달라스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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