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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셰어하우스’의 진화! 1인 가구 시대 속 새로운 공동체 실험
  • 트렌드
  • 일본
  • 도쿄무역관 김수현
  • 2025-11-13
  • 출처 : KOTRA

비용은 낮추고 관계는 넓히는 새로운 주거 모델

일본 셰어하우스 시장, 단순한 임시 주거 형태를 넘어 새로운 사회적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 존재

일본에서 ‘셰어하우스(share house)’ 문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외국인 유학생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시작된 셰어하우스는 한때 단기 거주자 중심의 저렴한 주거 형태로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립감 해소, 경제적 효율성,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 창출 등의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함께 사는’ 것의 의미 변화


코로나19 팬데믹은 일본 사회의 주거 트렌드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1인 가구의 고립 문제가 심각하게 주목받았다. 내각관방 고독/고립 대책 담당실(内閣官房孤独・孤立対策担当室)의 2022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동거인이 없는 1인 가구의 40% 이상이 “외로움을 종종 느낀다”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함께 사는 주거 형태’인 셰어하우스는 누군가와 연결돼 있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방을 나누어 쓰는 셰어하우스의 개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콘셉트형 셰어하우스도 일본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예를 들어 ‘모자(母子)가정 한정 육아 공동체’ ‘IT 엔지니어 전용’, ‘애완동물 동반 가능’, ‘요리 애호가 커뮤니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상호서포트’ 등 특정 관심사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입주자끼리 모여 사는 형태다. 이는 단순한 주거비 절감을 넘어 삶의 질과 사회적 연결을 중시하는 새로운 주거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도심 회귀 현상과 주거비 상승


최근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임대료 상승세가 가파르다. 코로나 기간 빠져나갔던 일부 직장인들이 다시 도심으로 회귀한 것이 주거비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부동산 중개업체 'LIXIL 부동산샵 주식회사 ROCHU'에 따르면 2024년 도쿄 23구의 원룸 평균 임대료는 8만8361엔으로 2017년 7만8316엔보다 약 13% 상승했다.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도쿄 도심 주요6개구(치요다구, 츄오구, 미나토구, 신주쿠구, 시부야구, 분쿄구)의 경우, 2017년 8만4897엔에서 2024년 9만9218엔으로 평균 임대료가 약 17% 상승했다.


일본에는 아주 독특한 주거 임대 문화가 있는데, 바로 ‘사례금(레이킨, 礼金)’ ‘보증금(시키킨, 敷金)’을 꼽을 수 있다. ‘사례금(礼金)’은 건물주에게 집을 임대해서 감사하다는 사례금으로 월세의 1~2개월분을 지급한다. 사례금은 물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예를 들어 월세 8만 엔의 집을 계약하게 됐을 때 초기 비용으로 약 40~50만 엔이 예상된다. 일본의 '보증금(敷金)'의 경우는 계약 종료 후 특별한 문제가 없을 시 전액 반환되는 한국의 월세 보증금과 달리 퇴실 수리비나 청소비 등이 공제되기에 기본적으로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며, 보증금으로 월세의 약 1~2개월분을 지급하게 된다. 여기에 부동산 중개 수수료와 보험 가입 및 클리닝 비용 등이 추가되기에, 월세 1개월분 이상의 비용이 추가된다. 

* 2025.3.24. 기준, 일본 부동산 정보 플랫폼 LIFULL HOME’S 참고


그 외에도 원룸 계약 시 1~2년마다 부동산 계약갱신료도 0.5~2개월분을 지급해야 하기에 주거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그렇다고 임대료가 저렴한 교외 지역에서 방을 구하기엔 직장인에겐 출퇴근이 부담스러워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셰어하우스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비용으로 교통 접근성이 좋은 도심지역에 거주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셰어하우스에 거주함으로써 개인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넓은 공용 공간도 같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면적이나 동일 입지의 물건에 비해 월세 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셰어하우스의 경우 ‘사례금(礼金)’ ‘보증금(敷金)’ ‘계약갱신료’가 없는 곳이 많기에 주거비용 절감의 효과가 크다.



<일본 내 외국인 입주 가능 쉐어하우스의 공용스페이스(부엌&다이닝룸) 전경>

    

[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촬영]

 

외국인 입주자와 글로벌화


일본 정부는 일본의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외국인 인재 유치를 적극 추진하면서, 출입국재류관리청 추산 2025년 6월 말 기준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약 395만 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특유의 까다로운 입주 계약 조건과 신청에서 입주까지의 소요 기간이 길어 셰어하우스는 외국인 입주자에게 좋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셰어하우스는 다문화 공존의 실험장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셰어하우스가 외국인의 입주를 환영하고 있으며, 나아가 도쿄, 오사카 등지에는 외국인 전용 혹은 다국적 커뮤니티형 셰어하우스도 늘고 있다. 이러한 공간에서는 일본어와 영어가 자연스럽게 혼용되며, 일상생활 속에서 국제 교류의 장이 형성된다.


일부 운영사들은 외국인 입주자를 위한 ‘생활 지원 스태프’를 두거나, 관리회사가 주최하는 교류 행사를 정기적으로 주최하기도 하고, 다국어 안내 시스템을 갖추는 등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 덕분에 셰어하우스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글로벌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시사점


초기에는 개인이 소규모로 운영하던 셰어하우스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대형 부동산 개발사와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오크하우스(Oakhouse)’, ‘보더리스하우스(Borderless House)’ 등 전문 운영사는 수백 채의 셰어하우스를 관리하며 입주자 간 교류 이벤트, 직장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현지 전문가 A 씨는  KOTRA 도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셰어하우스는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그리고 지역 공동체 붕괴 등 일본이 직면한 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라며, “일본의 셰어하우스 시장이 단순한 임시 주거 형태를 넘어, 새로운 사회적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 활성화형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인구가 감소한 지방 도시에 젊은 층을 유입시키기 위한 시도로, 주거와 커뮤니티, 창업 지원이 결합한 형태다. 이러한 실험들은 일본 사회의 지속 가능한 주거 모델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결국, 일본의 셰어하우스는 ‘값싼 방을 함께 쓰는 곳’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제적 이유로 시작된 공동 거주가 이제는 외로움을 줄이고 사회적 유대를 회복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일본에서 셰어하우스가 주목받는 흐름은 고립감 증가, 주거비 상승, 외국인 인구 확대 등 구조적 요인에 기반한 변화로, 한국에도 유의미한 참고 사례가 된다. 한국 역시 1인 가구 증가와 청년층의 고립 문제가 심화하고 있어, 공유주거가 단순한 비용 절감형이 아니라 사회적 연결·커뮤니티 기반 주거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또한 일본 사례는 셰어하우스를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운영사, IT·IoT 기업, 가전·가구 업체가 참여해 새로운 생활 서비스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에도 사업 기회를 시사한다. 특히 외국인 친화형 주거, 스마트 출입·보안 시스템, 공용 공간용 가전·가구 공급 등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로, 일본 운영사와의 협업 여지가 존재한다일본 지방정부가 셰어하우스를 지역 활성화 정책에 활용하는 사례는 한국의 청년 주거 정책이나 지역 정주 지원 모델에도 참고될 수 있다. 결국 일본의 셰어하우스 확산은 저렴한 공동주택이 아닌 새로운 생활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의미하며, 한국 기업과 정책 설계자 모두가 주목해야 할 변화다.



자료: LIXIL 부동산샵 주식회사 ROCHU, LIFULL HOME’S, 내각관방 고독/고립 대책 담당실 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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