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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싱가포르 문화 전략과 한국 기업의 다음 행보
- 트렌드
- 싱가포르
- 싱가포르무역관 Tiffany Lim
- 2025-10-2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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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를 무대로 삼는 싱가포르: 공연·스포츠·소비가 융합된 관광 혁신 전략
K콘텐츠에서 K라이프스타일까지, 아세안 시장으로 확장되는 한국 기업의 새로운 교두보
글로벌 공연 유치와 싱가포르의 관광 효과
2024년 3월, 싱가포르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Eras Tour’ 공연을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개최하는 단독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동안 역내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인접국들의 찬사와 비판이 교차하는 가운데, Taylor Swift는 6회 전석 매진 공연을 펼치며 약 3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Taylor Swift의 공연이 가져온 경제적 파급효과는 ‘스위프토노믹스(Swiftonomics)’라는 신조어까지 낳았으며, 이는 그녀의 글로벌 투어가 만들어내는 막대한 경제 효과를 의미한다.
같은 해 영국 밴드 Coldplay 역시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6회 공연을 열어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두 공연을 합친 경제적 효과는 약 4억5000만 싱가포르 달러에 달하며, 국제 관광객 유입, 호텔 객실 점유율, 관광 수익 모두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관광청(STB)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관광 수입은 149억 싱가포르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현지 언론 더 비즈니스 타임즈(The Business Times)에 따르면, 2025년 3월 아시아에서 싱가포르 단독 공연을 발표한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Lady Gaga) 이후 항공편과 숙박 예약 수요가 급증했다. Lady Gaga는 총 4회의 공연을 열어 약 20만 명의 국내외 팬을 동원했으며, 이를 통해 약 1억~1억5000만 싱가포르 달러의 관광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여행 및 숙박 플랫폼인 트립닷컴에 따르면, 콘서트 주간의 호텔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으며, 주요 예약자는 중국,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 필리핀 이용자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해당 주간의 예약 건수는 바로 다음 주(5월 25~31일)보다 76% 높게 나타났다.
<싱가포르 공연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행사 티켓 판매 현황>
구분
2020
2021
2022
2023
2024
총 티켓 판매 수
106,653
203,136
1,074,183
2,201,460
3,232,976
음악
25,307
61,822
563,979
1,372,763
2,241,539
댄스
14,827
12,719
63,270
100,036
119,955
연극
66,519
128,595
446,934
728,661
871,482
총매출액
(백만 싱가포르 달러)
7.96
11.82
153.18
302.93
565.41
[자료: 싱가포르 예술위원회]
겉으로 보기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단순히 싱가포르를 투어 일정 중 편리한 공연지로 선택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의 방문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을 반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관광청(STB)을 중심으로, 도시를 단순한 공연 개최지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관광 및 문화 교류 허브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은 2025년에 발표된 장기 관광 개발 로드맵 'Tourism 2040'을 통해 구체화됐다. 본 전략은 글로벌 경쟁 심화, 여행자 특성 변화, 자원 제약 등의 도전에 대응하면서, 싱가포르를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관광 허브로 발전시켜 국민이 그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Tourism 2040: 경험 중심·협력 기반 관광 전략
Tourism 2040의 핵심에는 경험·협업 중심의 관광 비전이 자리하고 있다. STB는 단순히 방문객 수 확대에 그치지 않고, 엔터테인먼트·디지털 미디어·창의 산업 등 다양한 국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몰입형 문화 경험을 공동 창출함으로써 싱가포르의 글로벌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로드맵은 관광 활성화 정책을 넘어 해외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한국의 문화콘텐츠 기업과 미디어사는 이를 활용해 아세안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Tourism 2040의 3대 핵심 전략>
1. 수요(Demand):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미래 관광 수요를 창출
2. 목적(Destination): 매력적인 관광 상품과 경험을 통해 싱가포르의 관광지 경쟁력 강화
3. 발전(Develop):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관광 산업 생태계로의 고도화
[자료: 싱가포르관광청(STB) Tourism 2040 Factsheet]
싱가포르관광청(STB)에 따르면, 2040년까지 관광 수입은 470억~500억 싱가포르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창의적 협업을 통한 장기적 성장에 대한 정부의 강한 신뢰를 반영한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관광 수입은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 2020년 174억 8200만 싱가포르 달러에서 2021년 43억 3700만 싱가포르 달러로 급감했으나, 2022년 292억5200만 싱가포르 달러, 2023년 659억 2800만 싱가포르 달러, 2024년에는 752억 싱가포르 달러로 반등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이러한 회복세는 단순한 수요 회복이 아닌, STB가 추진하는 경험 중심·협력 기반 관광 전략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러한 협력 방향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는 2025년 초, STB와 민간 부문이 한국의 인기 그룹 세븐틴과 협력해 엔터테인먼트·관광·브랜딩을 자연스럽게 결합한 캠페인을 전개한 것을 들 수 있다.
<싱가포르 관광 수입>
(단위: 싱가포르 달러)

[자료: 싱가포르 통계청]
세븐틴 캠페인: 민관 협업을 통한 관광 브랜딩 사례
세븐틴의 'Follow Again' 싱가포르 투어 기간 동안 마리나 베이 샌즈(MBS)는 세븐틴 그룹과 협업해 리조트 최초의 K-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틀간 MBS의 세 개 타워, 스카이파크, 아트사이언스 뮤지엄, 더 숍스 외관이 세븐틴의 공식 색상인 로즈쿼츠와 세레니티로 조명됐으며,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세븐틴 테마 메뉴와 한정판 굿즈를 선보였다.
또한 세븐틴은 유료 광고(#광고)로 표시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VisitSingapore 해시태그를 사용했는데, 이는 STB의 공식 관광 홍보 이니셔티브이다. 게시물에는 멤버들이 마리나 베이 샌즈, 주얼 창이공항, 아트사이언스 뮤지엄 등 싱가포르의 주요 명소를 방문하는 장면이 담겨 있어, 싱가포르를 활기차고 매력적인 관광지로 전 세계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했다.
이 협업은 공연, 브랜드 경험, 디지털 홍보를 모두 아우르는 복합형 프로젝트로, 싱가포르의 엔터테인먼트 생태계가 Tourism 2040의 핵심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Tourism 2040은 단순히 싱가포르 내수 관광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해외 기업과의 공동 브랜드·콘텐츠 개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협력 프레임워크이기도 하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기업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STB의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파트너십(Branded Entertainment Partnerships) 활용해 싱가포르를 아세안 시장 진출의 테스트베드로 삼을 수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영어 기반 환경과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콘텐츠 현지화·브랜드 체험 마케팅·해외 공동 캠페인에 최적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민관 협업 모델은 향후 한국 기획사나 브랜드가 싱가포르 내 복합리조트, 호텔 체인, 주요 관광 인프라와 협력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싱가포르의 브랜드·콘텐츠 통합형 마케팅 구조는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전략과도 높은 연계성을 지닌다.
<Tourism 2040의 세븐틴 협업 프로젝트 사례>


세븐틴 공식 색상으로 조명된 마리나 베이 샌즈
세븐틴 테마 초콜릿 바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방문한 세븐틴 멤버들
세븐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자료: MBS 웹사이트 및 세븐틴 공식 인스타그램]
이 사례는 싱가포르의 엔터테인먼트 생태계가 기존의 단순한 콘서트 중심 구조를 넘어, 관광리테일·디지털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다층적 몰입형 경험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파급효과는 Tourism 2040이 지향하는 핵심 목표 —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세계가 싱가포르를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는 통합 문화 경험 창출 — 과 일맥상통한다.
마리나 베이 샌즈와 세븐틴의 협업은 단발적인 사례가 아니라, STB의 목적지 마케팅 전략 전환을 상징하는 일환이다. 최근 몇 년간 STB는 전통적 홍보 캠페인을 넘어, 싱가포르를 음악·영화·TV 등 글로벌 콘텐츠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경험 중심 관광을 실현하려는 Tourism 2040 로드맵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콘텐츠 협업 확대: STB의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전략
대표적인 사례로는 싱가포르 주요 명소를 배경으로 촬영된 BTS 진의 ‘Don’t Say You Love Me’ 그리고 마리나 베이의 야경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콜드플레이의 ‘Man in the Moon’ 뮤직비디오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다양성, 혁신, 공동체라는 싱가포르의 브랜드 가치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기획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건의 조회수와 현지 명소의 참여도 증가로 이어졌다.
이처럼 문화적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관광 소비를 넘어, 감정적 교류와 도시 이미지 형성의 핵심 경제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같은 STB의 글로벌 콘텐츠 공동 제작 구조는 한국의 방송사와 제작사에도 새로운 OTT 및 글로벌 플랫폼용 합작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STB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전략 사례>


BTS 진의 Don’t Say You Love Me 뮤직비디오
콜드플레이의 Man in the Moon 뮤직비디오
[자료: 각 노래 뮤직비디오 및 STB 웹사이트]
싱가포르 F1 그랑프리: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대표적 관광 콘텐츠
글로벌 미디어 협업을 넘어, 싱가포르는 문화와 관광을 융합한 대형 라이브 이벤트를 통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싱가포르 F1 그랑프리'로, 스포츠·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가 결합된 복합 산업형 축제로서 싱가포르를 글로벌 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주요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싱가포르 F1 주간은 현지 언론 더 스트레잇 타임즈(The Straits Times)가 “도시에서 가장 핫한 티켓(The hottest ticket in town)”이라고 표현할 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2008년 첫 개최 이후 지금까지 72만 명 이상의 해외 관람객을 유치했으며, 전체 관객의 절반 이상이 싱가포르 내국인으로 집계됐다. 2025년 10월 5일 개최된 제16회 대회에서는 총 30만 641명이 방문해 전년(26만9072명) 대비 11.7% 증가했으며, 2023년 서킷 개편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관객 수를 기록했다. STB에 따르면, F1 그랑프리는 숙박, 외식, 관광, 소매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22억 싱가포르 달러 이상의 추가 관광 수입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나코, 실버스톤, 스파-프랑코르샹 등 전통적인 유럽 서킷과 달리,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속도와 화려함, 비즈니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파당(Padang) 무대의 콘서트와 다양한 부대 행사, F1 테마 파티 등은 레이스 주간을 도시 전체의 축제로 탈바꿈시킨다. 지금까지 파당 무대에는 그린 데이(Green Day), 리한나(Rihanna), 케이티 페리(Katy Perry),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두아 리파(Dua Lipa), 포스트 말론(Post Malone), 엘튼 존(Elton John), 더 킬러스(The Killers)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공연했다.
2025년에는 엘튼 존이 루이스 캐팔디(Lewis Capaldi), 지드래곤, CL,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앨런 워커(Alan Walker)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레이싱 팬과 음악 팬 모두를 끌어모았다. 본격적인 경기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현장의 열기는 이미 고조됐으며, 일부 팬들은 10월 1일부터 비를 맞으며 우산과 우비를 쓰고 포뮬러1 싱가포르항공 그랑프리 2025 서킷 공원 입장을 기다렸다. 관람객의 입장은 10월 3일 오후 1시 45분부터 시작됐고, 이날 파당 무대에는 약 6만 5000명의 관객이 함께 모였으며, CL과 지드래곤의 공연은 현장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2025 싱가포르 F1 그랑프리 파당 무대>


10월 3일 CL 무대 대기 중인 팬들
지드래곤 공연
[자료: 싱가포르무역관 직접 촬영]
The Straits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비즈니스스쿨의 마케팅학과 수석 강사 사메르 엘하지자(Samer Elhajjar)는 “이 행사는 단순한 레이스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경험이기도 하다. 도심 전체가 페스티벌로 변하며,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콘서트와 각종 이벤트가 동시에 열리고 도시 전체가 활기를 띤다. F1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찾는다. 이제 싱가포르 F1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사람들의 사교, 기업의 고객 초청, 방문객의 문화 체험이 결합된 사회적 축제가 됐다. 이러한 점이 이 행사가 폭넓은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그랑프리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경기장 내부를 훨씬 넘어선다. STB에 따르면, 매년 약 700개의 현지 기업이 F1 운영 관련 하청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물류, 무대 설치, 케이터링, 운송 등 약 90%의 운영 업무가 싱가포르 기업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호텔과 레스토랑은 예약이 급증하고, 소규모 상점과 푸드 부스, 리테일 업계는 방문객 증가로 매출이 늘어난다. 호스피탈리티 및 이벤트 업계 전반에서 단기 고용이 확대되며, 택시·승차 공유 서비스 수요 역시 증가한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는 고급 호텔이나 대형 브랜드에만 집중되지 않고, 도시 전반의 다양한 산업층으로 확산돼 싱가포르의 엔터테인먼트 중심 관광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 싱가포르 F1 그랑프리 지도>

[자료: Lifestyle Asia HK]
전문가 인터뷰: 싱가포르 F1 그랑프리 F&B 공급업체 시각
F1 식품 공급업체 S 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F1 그랑프리가 외식 및 호스피탈리티 산업 전반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레이스 주간에는 관광객 증가로 인해 레스토랑 예약과 케이터링 주문이 크게 늘어나며, 이에 따라 현지 유통업체로부터의 추가 납품 수요가 발생한다. 이 기간 동안 주문량뿐 아니라 품목의 다양성도 확대되며, 특히 프리미엄 식자재와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제품들은 서킷 내외 고급 라운지 및 기업 초청 행사 등에 주로 사용된다.
행사 주최 측과 구매자들이 식음료 제품을 조달할 때는 품질, 브랜드 인지도, 물류 안정성, 가격 경쟁력 등이 고루 고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는 “F1과 협업하는 벤더를 통해 재료를 소개할 기회가 있지만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라며, 해외 기업이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인지도 제고와 협업 준비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해외 식음료 브랜드가 싱가포르 대형 이벤트 공급망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의 마케팅 전략과 파트너십 구축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단순한 납품 계약이 아닌 브랜드 홍보의 기회로 접근해야 하며, 협력 파트너와의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F1과 같은 대형 관광 이벤트가 단기적인 매출 상승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현지 F&B 생태계 내 협력 네트워크 형성과 파트너십 확대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는 해외 브랜드가 싱가포르 시장에서 인지도와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F1 싱가포르 그랑프리 현장 식음료 메뉴 예시>




[자료: 싱가포르 그랑프리 공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파당 무대 옆 음식 부스>

[자료: 싱가포르무역관 직접 촬영]
싱가포르 F1 그랑프리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비즈니스 관광의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매년 F1 기간 전후로 글로벌 비즈니스 행사가 집중적으로 개최되며, 도시 전역이 국제 네트워킹의 장으로 변모한다. 대표적으로 2025년 10월 마리나베이샌즈에서 개최된 글로벌 암호화폐 컨퍼런스 ‘Token 2049’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5000명 이상의 참석자를 기록했으며, 음악·스포츠·콘텐츠 산업의 리더들이 모인 ‘All That Matters’ 포럼 또한 같은 시기 열려 산업 간 협업 기회를 창출했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엔터테인먼트와 비즈니스 행사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도시 전체를 ‘복합 경제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다. F1 경기장은 레이스뿐 아니라 프리미엄 고객 초청, 브랜드 홍보, 산업 간 파트너십 구축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싱가포르가 ‘관광을 통한 비즈니스 유치’라는 전략적 비전을 실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참가 기회를 넘어 협업 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식음료·콘텐츠·테크 기업은 싱가포르의 글로벌 컨퍼런스와 페스티벌에 연계해 시식존, 체험 부스, 미디어 콜라보레이션 등을 운영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아세안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 중인 ‘Tourism 2040’ 로드맵 역시 MICE와 문화 콘텐츠 산업의 융합을 주요 축으로 삼고 있어, 한국 기업의 참여 여지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대형 이벤트를 중심으로 관광·비즈니스 생태계를 통합하며,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러한 ‘경험 중심 관광’ 기조는 이제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소비재와 리테일 산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소비재 브랜드의 체험형 관광 마케팅: Wiggle Wiggle 사례
최근 싱가포르가 글로벌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엔터테인먼트 중심 관광 전략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접근 방식이 소비재 및 리테일 산업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5년 5월에 시작된 한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 싱가포르 플라이어(Singapore Flyer)의 협업 프로젝트 「Wiggle Wiggle in the Sky」다. 2025년 5월 23일부터 9월 28일까지 싱가포르 플라이어의 다섯 개 캡슐이 위글위글 특유의 레트로 감성과 디자인으로 꾸며져, 기존의 관람형 관광 시설을 도심 165m 상공에서 즐기는 몰입형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시각적 연출을 넘어 소비자 경험 중심의 관광 콘텐츠 공동 창출 모델을 보여준다. 프리미엄 티켓 패키지, 한정판 굿즈, 인터랙티브 포토존, 싱가포르 관광 마스코트 ‘Merli’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돼, 관광과 소비의 경계를 허무는 체험형 콘텐츠로 완성됐다. 이 프로젝트는 관광지 마케팅과 브랜드 브랜딩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비(非) 엔터테인먼트 산업 역시 「Tourism 2040」의 방향성에 맞춰 싱가포르의 창의적 도시 이미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처럼 싱가포르의 관광산업은 이제 공연이나 셀러브리티 협업에 국한되지 않고, 디자인·리테일·디지털 문화가 결합된 산업 간 융합형 협력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 소비재 브랜드에도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위글위글 사례는 K-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싱가포르의 관광 인프라와 결합해 브랜드 인지도를 현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향후 뷰티·패션·푸드 등 다양한 소비재 브랜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Wiggle Wiggle X Singapore Flyer 홍보물>


위글위글 인스타그램 게시물
위글위글 X 싱가포르 플라이어
[자료: 위글위글 싱가포르 공식 인스타그램]
시사점
싱가포르는 Tourism 2040을 통해 단순한 관광 유치 중심의 도시에서, 문화·엔터테인먼트·소비 경험이 결합된 복합 관광 생태계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방향성과 민간의 창의적 파트너십이 맞물리며, 관광은 더 이상 ‘방문’이 아닌 ‘체험’의 형태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세븐틴과 마리나 베이 샌즈 협업, F1 그랑프리, 위글위글 사례에서 보듯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를 브랜드화하며, 공연·소비·문화 경험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관광 콘텐츠를 창출하고 있다. 이는 K-콘텐츠, K-라이프스타일, 식음료 브랜드가 현지 인프라와 결합해 자연스럽게 한류 이미지를 확산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싱가포르는 민관 협력을 통해 관광과 브랜드 마케팅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있어, 한국 기업이 공동 캠페인·브랜드 체험형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 진입과 현지화 전략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한국 기업이 싱가포르의 관광 인프라, 복합리조트, 소매·문화 공간과 연계해 현지 소비자 경험을 강화한다면, 이는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도시 문화와 어우러진 고부가가치 브랜드 경험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싱가포르의 관광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체험경제를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은 자사의 문화적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아세안 시장 전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자료: 싱가포르 통계청, 싱가포르 관광청, The Straits Times, The Business Times, Channel News Asia, Marina Bay Sands 웹사이트, KOTRA 싱가포르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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