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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펫 페어런팅' 확산이 부른 반려동물 시장의 대전환
- 트렌드
- 칠레
- 산티아고무역관 장지호
- 2025-10-23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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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양육률 85%, 가족 개념의 변화가 소비로 이어져
5년 새 전문점 2배 증가, 통합 서비스 중심으로 구조 전환
반복 소비 일상화와 프리미엄 소비 확산으로 수요 기반 정착
칠레에서는 최근 몇 년간 사람과 반려동물의 관계가 문화적, 정서적으로 변화하며 가족의 개념에 새로운 전환을 가져왔다. 칠레 가톨릭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칠레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전체 가구의 약 76%가 적어도 한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5.4%는 개, 41.1%는 고양이, 27.4%는 개와 고양이를 모두 키우고 있으며, 전체 반려동물 수는 1250만 마리에 달한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인식 변화로, 전 국민의 92% 이상이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고 있으며, Z세대(1995~2010년대 출생)의 65%는 자녀보다 반려동물을 먼저 키우고 싶다고 답했다.
<Z세대와 반려동물>

[자료: El Mostrador, 2025]
이와 같은 현상을 표현하는 신조어로 '펫 페어런팅(pet parenting)'이 등장했다. 펫 페어런팅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대 변화와 함께 나타난 문화적 전환을 반영한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칠레 가족 모델의 다변화와 가정 내 정서적 교감의 강화에서 비롯되었다. 그 결과 개, 고양이 등 다양한 동물은 기존의 '애완용'이나 실용적 존재에서 삶의 동반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반려동물 입양이 급증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새로운 소비자층이 떠올랐다. 이에 칠레 언론과 정부에서도 펫 페어런팅에 주목하고 있다.
칠레 반려동물용품 전문점의 확산
라틴아메리카에는 2억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칠레는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반려동물 관련 소비 시장이다. 중형견 두 마리를 키우는 칠레 가정은 사료, 미용, 예방접종 등을 포함해 월평균 10만 페소(약 110~115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견이나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은 월 5~7만 페소(약 56~79달러)를 지출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정기적인 지출이 늘면서 소비 품목도 기능성 식품, 전용 가구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대됐고, 이는 관련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칠레 반려동물 산업의 연 매출 규모는 2018년 약 9억2400만에서 팬데믹 이후인 2023년에는 16억4000만으로 77% 증가했다. 칠레 내 반려동물용품 전문점 매장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산티아고 수도권만 해도 2020년 530개에서 2024년 1159개로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2020~2025년 칠레 반려동물용품 전문점 증가율>
연도
매장 수
전년 대비 증가율
2020
530
-
2021
670
+26%
2022
790
+18%
2023
1,025
+30%
2024
1,104
+8%
2025
1,159
+5%
[자료: Emol, 2025]
주로 중산층 이상의 구매력이 집중된 라스콘데스(Las Condes), 비타쿠라(Vitacura), 프로비덴시아(Providencia), 뉴뇨아(Ñuñoa) 등 산티아고 동부 지역에서 성장세가 뚜렷하며, 비냐델마르(Viña del Mar), 콘셉시온(Concepción) 등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유사한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칠레 반려동물용품 전문점 지역별 매장 수>
순위
지자체
매장 수
전체 비중(%)
1
Maipú
163
14.1%
2
Santiago Centro
86
7.4%
3
Providencia
73
6.3%
4
Las Condes
69
6.0%
5
Ñuñoa
43
3.7%
6
La Florida
41
3.5%
7
Puente Alto
38
3.3%
8
San Bernardo
34
2.9%
9
Vitacura
28
2.4%
10
Peñalolén
25
2.2%
[자료: Emol, 2025]
통합형 매장의 부상
과거 칠레의 반려동물용품 전문점은 사료 판매 위주의 소규모 상점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미용, 영양 상담, 호텔, 훈련, 스마트 기기 판매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매장으로 진화했다. 대표적인 예로 페루 기업 SuperZoo는 2019년 칠레 시장에 진출, 현재 전국 40여 개 지점을 운영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의 Petco 또한 2022년 칠레 온라인 시장에 진입한 뒤, 2023년부터 'Petco Express' 모델을 통해 오프라인 통합형 매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외 RazasPet, Loyal Pets, MascotasGo 등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칠레 반려동물용품 전문점>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2025]
이와 같은 흐름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면서 고가 지출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인간의 소비 방식이 반려동물에게도 적용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과거에는 사치로 여겨졌던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제는 기본적인 돌봄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특히 위탁 케어, 미용, 수의 상담, 행동 교정 등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통합형 매장일수록 고객 충성도가 높고, 제품의 연계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 온라인 유통과의 경쟁에서도 차별화된 구조적 강점을 갖는다. 대표적인 예로, 2017년 칠레 산티아고에 설립된 펫호텔·미용·의료 복합시설인 Perryland는 단일 사업체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 약 62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대비 15.5% 성장했으며,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이는 중이다.
<칠레 반려동물 복합시설 Perryland>

[자료: Perryland 홈페이지, 2025]
반려동물용품 전문점들은 SNS 홍보, 고객 커뮤니티, 온라인 주문·배송 서비스 등을 연계하는 디지털 옴니채널(omnichannel) 전략을 도입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 접점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환경 변화에 발맞춰 SuperZoo, Petco와 같은 대형 브랜드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 사업자들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유통 전략을 개선하며 칠레 반려동물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인식 변화가 반려동물 시장 성장의 핵심
KOTRA 산티아고 무역관은 중소 반려동물용품 전문점 Mascotiendas의 운영 책임자인 마르코 산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칠레 반려동물 시장 성장의 핵심은 단순한 반려동물 수 증가가 아닌 소비자 성향의 근본적인 변화에 있다"며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 이상 슈퍼마켓의 기본 제품에 만족하지 않고, 맞춤형 상담, 프리미엄 사료, 특별한 경험까지 제공하는 전문 매장을 선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이러한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지점은 '지속적인 월간 소비'의 등장이다. 많은 가정이 반려동물 관리를 위해 매월 일정 금액을 별도 지출하고 있으며, 이는 구매 빈도 증가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미용, 진료 등 부가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산체스는 "소비자들이 반려동물을 위한 구매 결정을 내릴 때 가족 구성원에게 하듯이 많은 정성과 분석을 들인다"며, "이것이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찾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업계의 도전 과제로 대형 체인과 소형 매장 간의 경쟁 심화를 지적했다. "소형 매장은 생존을 위해 대형 유통망에서 보기 힘든 독점 제품이나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며, "소형 매장이라도 고객 맞춤형 응대를 통해 충성도를 확보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러한 전략을 위해서는 신제품 유통과 시장 다양성 확대를 위한 제도적 유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사점
과거에는 가정의 보조적 존재였던 반려동물이 이제는 그 중심에 있다. 칠레 반려동물 산업은 연간 16억 달러를 웃도는 역동적인 시장으로 발전했으며, 중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분야로 평가된다. 특히 칠레의 높은 반려동물 양육률과 디지털 소비문화, 전문 서비스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기업이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고객 경험 중심의 전략을 펼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칠레 반려동물 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은 현지 시장의 기술 수요와 소비자 인식 변화에 기반한 차별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에서 개발된 반려동물 건강 AI 진단, 생체인식 기반 유실동물 식별, 행동 데이터 기반 맞춤형 솔루션 등은 칠레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동물 보호소와 입양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이나 반려동물의 정서 안정을 돕는 스마트 기기 등은 아직 칠레 내 도입 사례가 드물어 초기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존재한다.
한편, 우리 기업 제품이 칠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동물 복지 기준 강화에 따른 라벨링 규제 등 세부 수입 요건에 대한 사전 대응이 필수적이다. 특히 칠레 농축산청(SAG)은 법령 제4호(Decreto N°4/2016)를 통해 사료 성분 명시, 제조업체 등록, 품질관리 체계 구축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준수에 대한 노력은 현지에서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자료: 칠레 지역개발부(SUBDERE), 국회도서관(BCN), 칠레 가톨릭대학교, Pet Food Latinoamérica, Diario Financiero, Forbes Chile, Emol, El Mostrador, BioBioChile, La Tercera, M360.cl, 각 기업 홈페이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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