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동차 시장 개황

러우 사태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는 러시아에게 '수입대체' 정책을 가속화하며 제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최근 수년 간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산업 중 하나가 자동차이다. 2024년 러시아는 자동차 시장 규모에서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2023-2024년 기간 증가한 신차 판매와 현지 생산(localization) 비율 확대가 러시아 자동차 시장 성장의 주요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동차 전문 조사 기업 'Avtostat'에 따르면 2024년에 한 해 러시아에서 총 182만 대의 차량이 판매되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수치이다. 전체 판매량의 85%를 차지하는 승용차는 157만 대가 판매되었으며 유일하게 중형 트럭 판매만 19% 감소했다.

<2023-2024 자동차 판매 추이>

(단위: 만 대, %)

[자료: Avtostat]

제재로 인해 서방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시장은 중국 브랜드가 거의 독점하고 있고, 각종 프로모션 확대로 인해 신차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중국 차량에 대한 신뢰도는 아직까지 높은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기존에 선호했던 독일, 일본, 한국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현재까지 신차 판매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많은 자동차 매장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고 초반의 강력한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중국 차량의 판매도 감소하고 있다. 장기간 진행되는 러-우 사태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었고 신차 구매 시 지불해야 되는 부대비용(폐차세)이 상승한 것 등이 판매 감소의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2021-2025년 신차 판매 추이>

(단위: 만 대, %)

[자료: Avtostat]

중고차 시장의 경우, 2024년 603만 대의 중고차가 판매되었는데 이는 2023년 대비 6% 늘어난 수치이다. 2023-2024년 기간에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역시 2024년 하반기부터 판매가 하락하기 시작해, 2025년도 10월 현재까지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1-2025 중고차 판매 추이>

(단위: 만 대, %)

[자료: Avtostat]

러시아 중고차 판매 상위 5개사는 LADA(러시아), 토요타(일본), 기아(한국), 현대(한국), 닛산(일본)이며, 이들 5개사가 전체 시장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현황

Autostat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러시아의 차량 수입 규모는 2023년 대비 23% 증가했다. 화물차를 제외하고 모든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였는데 특히 2024년 승용차 수입량은 92만 5000대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2023-2024 자동차 수입 현황>

(단위: 천, %)

[자료: Avtostat]

2025년 차량 수입은 판매와 마찬가지로, 신규 차량의 수입은 줄어든 반면, 중고차의 수입은 전년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2024-2025 신차 및 중고차 판매 현황>

(단위: 천 대)

[자료: Avtostat]

러시아로의 신차 수출국 1위는 2025년 9월 기준 중국이며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 뒤를 키르기스스탄, 벨라루스, 한국이 잇는다. 한국으로부터의 신차 수입규모는 2025년 1~8월 기간 619만 달러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브랜드의 신규 차량 비중 증가의 주요 원인을 KGM(구 SsangYong)의 러시아 시장 진출(2025년 3월)과 병행수입으로 보고 있다. 키르키즈스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가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이는 해당국을 경유하는 수입 물량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2분기 신차 수입 현황>

(단위: %)

[자료: Glovusbed]

중고차의 주요 수입 대상국은 신차와는 다른 양상으로 중국이 선두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1위는 일본으로 50%의 점유율을 보였으며, 그 뒤를 이어 한국이 22%, 중국이 11.8%를 점유하고 있다.

<2025년 1-2분기 중고차 수입 현황>

(단위: %)

[자료: Glovusbed]

<2022-2024 승용차 수입 현황, HS 코드 8703>

(단위: US$ 백만, %)

[자료: GTA]

주요 판매 브랜드

러-우 사태 이후 한국 생산 공장뿐만 아니라 유명 서방 브랜드의 러시아 내 생산 거점이 현지 파트너사에 매각되었거나 철수하였다. 기존의 강자들이 떠난 자리는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중국 브랜드들은 시장 진입 초반 각종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물량 공세를 펼쳤고 선택권이 적어진 소비자들은 좋은 혜택이 주어지는 중국 차량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초반에 익숙해진 고품질 차량 대비 낮은 품질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높아졌고, 소프트웨어의 러시아어 미 지원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경제 제재와 비우호적인 국가로부터의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당한 운송비 및 부대비용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중국 브랜드가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 또한 변화된 공급망 구조에 점차 적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브랜드별 판매 현황>

(단위: 루블)

[자료: 브랜드 홈페이지]

제시된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주요 판매 브랜드는 중국산으로 나타나며, Changan, Exeed, Omoda, Jetour, JAC, Tank, Lifan 등 다양한 중국산 차량들이 러시아 도로에서 활발히 운행되고 있다. 

주요 정책 변화

(1) 폐차세 상승

2023년 10월 29일까지 개인명의로 등록된 차량이 러시아에 수입되어 재 판매될 경우 각종 수수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책이 변화되면서 해당 행위는 상업 행위로 규정되어 법인에 적용되는 폐차세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아래 표에서 보이듯이 향후 폐차세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현재 관련 부처에서는 그 증가 폭을 더욱 늘리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신차 구매 시 폐차세 변화 현황>

(단위: 루블)

[자료: lenta.ru]

*1$=82루블(2025.10.08 기준)

신차 구매로 인한 부대비용 증가는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고 2024년 10월부터 대폭 증가된 폐차세로 인해 신차 및 중고차 판매량은 현재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 철수 브랜드의 러시아 시장 복귀

현재까지 러시아 당국은 외국 브랜드의 복귀와 관련한 명확하고 통일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고위급 정부 인사들은 반복적으로 러시아 제조사와 외국 기업을 인수한 러시아 회사에 대한 우대를 강조해왔다.

2023년 7월 31일, 러시아 기업이 외국 투자자에게 기업을 되돌려주는 것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 발효되었다. 이 법률에 따르면 투자자가 비우호 국가 출신이고, 바이백 가격이 시장 가격보다 낮고, 외국기업 인수 계약 체결 후 2년이 지났고, 러시아 소유주가 직원과 채권자에게 모든 의무를 이행한 경우에 반환 거래를 거부할 수 있다.

즉,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기업들이 복귀를 희망하여 반환을 요구한 경우 현 러시아 소유주가 상업재판소에 상기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법원은 반환 거부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이 법안은 비우호국 투자자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러시아로 넘어온 자산의 법적지위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러시아의 주권적 발전 조건을 확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전문가 인터뷰

Carsklad NSK Ms. Yulia 사에 의하면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폐차세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일시적으로 완성차 수입이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법 시행 이후 급격한 인상이 우려되며, 전반적인 자동차 시장의 침제가 예상된다고 무역관과의 유선 통화를 통해 언급했다. 

시사점

2025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급속한 회복 단계를 지나 구조적 변화와 조정의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는 기록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2025년에는 소비 심리 위축과 높은 대출 이자, 부대 비용 증가로 신차 판매량이 10~30%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몇몇 대도시에서 일어난 폐차세 인상 반대 시위(11월 1일, 블라디보스톡 및 노보시비르스크 등)로 인해 25년 8~10월 사이에 구매된 차들은 제외한다고 일부 법안을 수정했으나 전체적인 시장 축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우호국 브랜드의 복귀 조건을 강화하고,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등의 정책이 시장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거나 복귀를 모색하는 기업들은 향후 정책 및 관련 제도의 변화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료: Avtostat, Lenta.ru, Glovusved, RBC 등 KOTRA 노보시비르스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