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영국, 풍력 에너지 관련 '이스턴 그린 링크' 프로젝트 추진! 한국 기업에 찾아온 수출 기회
  • 트렌드
  • 영국
  • 런던무역관 손록희
  • 2025-08-04
  • 출처 : KOTRA

영국, 203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풍력 에너지 투자 확대

지역별 풍력 발전 불균형 극복을 위한 Eastern Green Link(EGL) 프로젝트 추진

영국 풍력 발전의 성장과 잠재력


탄소중립 달성에 대한 유럽 전역의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유럽은 2025년 기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의 약 30%를 생산하는 그린에너지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국 역시 2030년까지 넷제로(Net Zero) 목표 달성을 위해 그린에너지 분야에 적극 투자하며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영국 전체 전력 생산에서 그린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50.8%로, 사상 처음으로 화석연료 기반의 전력 생산을 앞질렀다. 이는 영국이 넷제로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다.

 

<발전산업 관련 주요 용어 개념>

구분

설명

설비용량 (Installed Capacity)

발전소가 최대 출력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의 크기.

보통 GW(기가와트) 단위로 표현.

발전량 (Electricity Generation)

실제로 생산된 전력량, 연간 누적 생산량 기준.
보통 TWh(테라와트시) 단위로 표현.

LCOE (Levelized Cost of Energy)

에너지 1MWh 생산에 들어간 평균 비용으로, 설치비, 유지비, 수명 등을 고려한 경제성 지표. 단위는 $/MWh 또는 £/MWh 등.

효율 (Capacity Factor)

‘실제 발전량’을 ‘이론상 최대 발전량’으로 나눈 값. 발전소가 얼마나 자주, 효율적으로 가동되는지를 %로 나타냄. 영국은 지리적 이점으로 해상풍이 강하고 꾸준히 불어 효율 높음.

[KOTRA 런던무역관 정리] 


<GW vs TWh 비교 및 계산식>

 

GW(기가와트)

TWh (테라와트시)

의미

설비용량: 발전소의 순간 최대 출력 규모

발전량: 실제로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량(GWh) 값을 TWh로 전환한 것

관계

TWh = GW(설비용량) x 설비 사용시간* x 설비가동 효율(Capacity Factor) ** / 1000***

 

  * 주1: 일반적인 경우 설비 사용시간은 8760(1년)으로 계산

 ** 주2: 영국의 2019-2023년 평균 설비가동률 30.82% (육상 25.94%, 해상 40.98%)

*** 주3: 1000으로 나누는 것은 GWh를 TWh 단위로 변환하기 위함

예시

설비용량이 1GW, 효율이 30%인 풍력발전단지가 있다면,

발전량은 1GW x 8760h x 30% / 1000 = 2.628 TWh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종합]

 

영국 그린에너지 확장의 중심에는 풍력 발전이 있다. 발전소가 최대 출력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의 크기인 ‘설비용량(GW)’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영국의 풍력 설비용량은 해상풍력 약 14.7GW, 육상풍력 약 15.7GW로 총 30GW 수준에 달한다. 또한 ‘발전량(TWh)’ 기준으로는, 2024년 기준 전체 전력 생산 258TWh 중 풍력 발전이 약 29.5%(82TWh)를 차지하며, 곧 천연가스(85TWh)를 제치고 최대 전력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이후 영국의 그린에너지 생산량은 약 31% 증가했으며, 이 중 약 3분의 2가 해상풍력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영국이 섬나라라는 특성상 강한 해상풍이 지속적으로 불고, 유럽 전역을 통과하는 해상풍 및 육상풍의 약 40%가 영국을 지나간다는 지리적·기후적 이점 덕분이다. 영국에서 생산되는 해상풍력 전력은 2024년 기준 영국 가정(약 286만 가구)의 약 52%에 공급할 수 있을 정도(49.2TWh)이며, 이는 유럽 전체 해상풍력 생산량의 3분의 1 이상,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달하는 규모다.


영국 정부 역시 풍력 발전을 “미래 청정 전력 시스템의 중추”로 인식하고, 관련 인프라 확장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정권을 잡은 노동당은 그린에너지로의 전환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며, “Clean Power 2030 Action Plan” 등을 통해 기존 보수당 정부 시절 제한적이었던 풍력 정책을 전면 재검토 및 수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 보수당 정부는 발전 소음 등의 문제로 육상풍력 발전소의 신규 개발을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했으나, 노동당은 이러한 규제를 철폐하고 풍력 발전단지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및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해상풍력 발전단지 지도>


* 주: 해상풍력발전소 위치 (1) Rampion 2  (2) Hornsea 3 (3) Seagreen (KOTRA 런던무역관 자체 표기)

[자료: Renewable UK, KOTRA 런던무역관]

 

영국 그린에너지 협회인 Renewable UK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육상풍력 설비용량은 2024년 15.7GW에서 2035년 39.5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풍력은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4년에 제출된 신규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예상 발전량(GW) 규모가 전년 대비 약 3배로 증가하기도 했다. 현재 건설 중인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완공될 경우, 해상풍력 설비용량은 2024년 14.7GW에서 2030년까지 41.5GW로 급증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4년 4월에는 Sussex 해안에 있는 Rampion 2 해상풍력 단지(지도상 위치1)의 건설이 승인됐으며, 완공 시 약 1.2GW의 전력을 생산해 186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Yorkshire 지역에서 진행되는 Hornsea 3 프로젝트(지도상 위치2)를 통해서는 300만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2.9GW급의 유럽 최대 규모 해상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크고 작은 입찰을 진행해 약 5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영국 풍력 발전의 성장 걸림돌

 

최근 정부가 풍력 발전단지의 신규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영국의 풍력 발전 용량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수익성, 인허가, 기술적 역량 및 전문 인력 부족, 노후화된 전력망 등 핵심 기반 요소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영국의 풍력 에너지가 가진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의 독립 정책 연구소인 The Institute for Public Policy Research (IPPR)는 △차액계약(Contracts of Difference, CfD)* 경매에 따른 장기 수익 불확실성 △계획 및 인허가 문제 △부족한 항만 인프라 △전력망(그리드) 용량 부족 △기술 인력 부족 및 교육 지원 미비 △신규 인력의 산업 진입 경로 부재 등 6가지 요소가 풍력 발전의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걸림돌로 인해 2024년 한 해 동안 활용되지 못하고 낭비된 풍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8.3TWh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부담한 비용은 약 393만 파운드(7억3000만 원)에 이른다.

* 주: 차액계약(Contracts of Difference, CfD)이란 정부가 그린에너지 발전 사업자에게 일정한 ‘보장 가격(Strike Price)’를 약속하는 계약으로 투자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안됨. 그러나 현 시스템하에서는 사실상 프로젝트 사업 인허가가 완료된 이후, 즉 이미 개발 및 인허가 과정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한 이후에야 차액계약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초기 단계에서 투자자들의 수익 불확실성을 일으킴.

 

특히, 노후화된 전력망으로 인한 병목 현상은 풍력 에너지의 낭비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영국의 기존 전력망은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 방식에 맞춰 설계돼 있어, 풍력처럼 출력 변동성이 큰 그린에너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풍력 발전은 바람이 강한 시기에 생산된 잉여 전력을 미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장하거나, 전력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유연하게 송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영국은 이러한 현대적 기술 기반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풍력 에너지가 수요에 비해 과도하게 공급되면 전력망 과부하의 위험이 커지게 돼, 전력망 운영기관인 National Grid ESO는 발전소의 출력을 강제로 줄이거나 정지시키는 '출력 제한(Curtailment)' 방식으로 전력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이처럼 전력망 기반 시설이 그린에너지의 산업 성장을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풍력 발전 용량 확대에만 집중하게 되면, 오히려 낭비되는 전력량만 증가시켜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출력 제한으로 낭비된 풍력 발전량이 전체 전력의 5.5%에서 10% 이상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더 심화시킨다.

 

<풍력 발전 출력제한(Curtailment) 용량>

 (단위: GWh)

[자료: Octopus Energy]

 

대부분의 풍력 발전소가 전력 수요가 적은 스코틀랜드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풍력 에너지 낭비를 심화시키는 또 하나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리적, 기후적 특성상 스코틀랜드는 풍력 자원이 매우 풍부하지만, 자체적인 전력 수요는 낮아 에너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한 지역이다. 실제로 2024년 영국에서 낭비된 풍력 발전량의 98%가 스코틀랜드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스코틀랜드 Angus 해역에 있는 Seagreen 해상풍력 발전소(지도상 위치3)에서는 연간 풍력 발전량의 약 70%가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졌다. 이는 수요를 초과하는 생산 전력을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송전하거나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 및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50GW로 확대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력망 인프라 부족 상태가 지속된다면, 발전된 전기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과부하와 출력 제한이 빈번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속도라면 2030년 낭비되는 풍력 전력이 지금보다 최대 5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연간 500만 이상의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18TWh 이상)에 맞먹는다. 풍력발전소 건설을 통한 발전 용량 확대와 더불어 전력망 기반 시설의 현대화와 기술 혁신이 시급히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이유다. 예를 들어, 에너지 엔지니어링 분야 전문가 I 교수는 KOTRA 런던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잉여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또는 장기 에너지 저장 시스템(LDES, Long Duration Energy Storage)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정책 씽크탱크인 Policy Exchange는 에너지 효율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 남는 풍력 에너지를 수소로 변환해 저장·활용하는 기술 혁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영국에서는 풍력 발전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제도적 해법이 논의되고 있다.

 

Eastern Green Link(EGL) 프로젝트

 

다양한 혁신 기술이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이 중 그린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할 ‘전력망 현대화’를 핵심 과제로 삼아 ‘The Great Grid Upgrade’라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 화석연료 중심으로 설계된 노후 전력망을 재설계·확장해 그린에너지 중심의 전력 흐름을 원활히 연결하고, 궁극적으로 넷제로 달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가 전력망 운영기구 National Grid는 2025~2029년 약 5년간 본 사업에 300억 파운드(약 55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Eastern Green Link(EGL)의 건설은 The Great Grid Upgrade의 핵심 프로젝트로 손꼽힌다. EGL은 해저 고압직류송전(High Voltage Direct Current, HVDC) 네트워크로, 과잉 생산된 풍력 전력을 수요가 높은 지역에 안정적으로 송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EGL 프로젝트를 통해 영국 정부는 국내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전력망에 연계함으로써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형 송전망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2025년 6월 기준 총 5개의 EGL노선이 계획돼 있으며, 이들 모두 풍력 에너지가 풍부한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요가 가장 많은 잉글랜드 지역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스코틀랜드 내 풍력 발전량과 수요 불균형으로 인한 전력망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향후 그린에너지 중심의 전력 시스템 전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중 EGL1과 EGL2(Eastern Green Link 2)는 인허가 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EGL1은 약 25억 파운드(4조6000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스코틀랜드 토네스(Torness)지역에서 잉글랜드 호손 피트(Hawthorn Pit)지역까지 총 196km에 달하는 양방향 HVDC 해저 송전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완공 시에는 2GW 용량의 송전망으로 연간 최대 17TWh 이상의 송전이 가능해, 약 2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22년 하반기 최종 승인을 받은 이후, 2025년 3월 공사에 착수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EGL2는 총연장 505km로, 현재까지 영국에서 추진된 송전망 구축 사업 중 최장 거리를 자랑한다. 이 프로젝트는 스코틀랜드 피터헤드(Peterhead)와 잉글랜드 트랙스(DAX)를 525kV 전압, 2GW 용량의 고압 직류 송전망으로 양방향 연결해, EGL1과 마찬가지로 약 20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대규모 인프라가 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43억 파운드(7조9000억 원)에 달해 영국 역사상 단일 최대 송전 인프라 투자로 기록되고 있다. EGL2는 2024년 공식 승인을 받고 같은 해 바로 착공에 들어갔다. EGL1과 동일하게 2029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EGL3~EGL5까지의 후속 프로젝트는 아직 계획 및 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EGL3과 EGL4는 2024년 1단계 비법정 공청회(Stage 1 – Non-statutory Consultation)를 거친 뒤, 현재 2단계 법정 협의(Stage 2 – Statutory Consultation)를 진행 중이다. 2035년 완공을 목표로 계획된 EGL5는 2025년 초에 공식 제안돼 현재 기초 검토(1단계 비법정 공청회) 단계에 있다.

 

<EGL 프로젝트 비교>

프로젝트

연결 지역

길이

(km)

예상사업비

(GBP)

완공 예정일

진행 상황

EGL1

스코틀랜드 Thorness

-잉글랜드 Hawthorn Pit

196

25억

2029

착공

EGL2

스코틀랜드 Peterhead 

– 잉글랜드 Drax

505

43억

2029

착공

EGL3*

스코틀랜드 Peterhead 

– 잉글랜드 Lincolnshire

436

37억

2033

2단계 협의 진행 중

EGL4*

스코틀랜드 Fife 

– 잉글랜드 Norfolk

425

미정

2033

2단계 협의 진행 중

EGL5*

스코틀랜드(지역 미정) 

– 잉글랜드 Lincolnshire

415

미정

2035

제안 단계 (1단계 협의)

* EGL3~5는 아직 협의 단계로 프로젝트 세부 내용이나 일정이 향후 변동될 수 있음

[자료: 런던무역관 종합]

 

Eastern Green Link(EGL) 작동 방식 및 핵심 기술*

*관련 HS코드: 8504, 8536, 8537, 8544

 

EGL 프로젝트는 단순한 송전 인프라 구축을 넘어 고도화된 전력 기술과 대규모 공정 역량이 요구되는 복합 사업으로, 다양한 첨단 기술과 전문 장비 및 자재의 수요를 수반한다. 다음은 EGL1의 작동 방식을 도식화한 표다. 나머지 EGL 프로젝트도 사실상 같은 방식으로 구축되며 송전망을 연결하는 지역만 달라진다.

 

<EGL1 도식도>


HVAC: 고전압 교류     HVDC: 고전압 직류

1. 기존 송전망 네트워크     2. 변전소    3. 전력 변환소     4. 지하케이블     5. 해저 케이블 

[자료: EGL1 웹사이트: https://www.easterngreenlink1.co.uk/engineering-egl1]

 

① 전력 변환소(Converter Station)


영국 전력망은 일반적으로 교류(Alternating Current, AC)를 사용한다. 직류(Direct Current, DC)에 비해 변압이 쉽고, 상업·산업·가정용 전력 공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EGL처럼 장거리 송전을 할 때는 직류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직류는 송전에 따른 전력 손실도 적기 때문에 해저를 통해 보다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러한 직류와 교류의 특성을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인프라가 바로 전력 변환소다.


전력 변환소는 필요에 따라 송전망의 교류와 직류 간의 전력 변환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송전망의 양 끝, 즉 발전지와 수요지 모두에 설치된다. 예를 들어, 풍력 발전에 이뤄지는 스코틀랜드 전력 변환소에서는 교류를 직류로 바꾸어 송전하고, 잉글랜드 수요지에서는 이를 다시 교류로 바꾸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변환소 설립을 위해서는 초고압용 변압기, HVDC 컨버터 기술, 자동화 및 제어 시스템 등 고도의 전문 기술이 요구되며, 이는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주요 기술 분야다.

 

② 지하 케이블(Underground Cable) & 해저 케이블(Submarine Cable)

 

전력 변환소에서 직류로 변환된 전력은 지하 및 해저에 설치된 고압직류(HVDC) 케이블을 통해 수요지로 전달된다. HVDC 케이블은 일반적인 전압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압으로 전력을 송전하며, 전압이 높을수록 열 손실이 적어 송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EGL과 같은 장거리 송전 프로젝트에는 HVDC 기술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EGL 네트워크의 케이블은 크게 육상과 해저 구간으로 나뉜다. EGL1에서 육상 구간 케이블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에 각각 10km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EGL 송전망의 육상 구간은 최대한 지하에 설치해 지상 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해저 케이블은 EGL 네트워크에서 가장 긴 구간을 차지하며, EGL1 기준 176km에 달한다. 해저 케이블 설치는 해상 지형 조건에 따라 두 가지 방식이 병용될 예정이다. 동시 매설 방식(Simultaneous lay and burial)은 하나의 선박이 케이블 해저 설치와 매설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이다. 반면, 사후 매설 방식(Post lay and burial)에서는 첫 번째 선박이 케이블을 먼저 해저에 설치한 이후, 두 번째 선박이 전문 장비를 활용해 케이블을 매설하는 순차적 작업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동시 매설 방식이 설치 속도가 빠르지만, 해저 지형이 복잡하거나 단단한 경우 또는 해양 생태계가 민감한 경우에는 정밀한 사후 매설 방식을 활용하게 된다.


해저 케이블의 육상 진입(landfall) 지점, 즉 지하 케이블과 연결되는 지점에서는 수평 방향 시추(Horizontal Directional Drilling, HDD) 기술이 사용된다. HDD는 관로를 수평 방향으로 시추한 이후 케이블을 밀어 넣는 비파괴적 시공법이다. 지표면 훼손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환경적 영향과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③ 변전소 (Substation) 

 

변전소는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어 전력을 효율적으로 송전, 배전하고, 전력 품질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설비다. 이는 주로 고압 송전망과 중·저압의 배전망 사이에서 전압을 조절하는 중간 거점으로 작동하며,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고 이상 발생 시 차단 및 보호기능도 수행한다. 특히 EGL처럼 고압 직류(HVDC)를 사용하는 송전망에서는 변환소와 변전소가 함께 작동하게 된다. 발전지에서는 풍력 발전소에서 생성된 비교적 낮은 전압의 전기를 변전소가 초고압으로 승압시키고, 변환소는 이 전력을 교류에서 직류로 바꾸어 고압직류 송전을 가능하게 한다. 반대로, 수요지에서는 도착한 직류를 변환소가 교류로 바꾸면, 변전소는 그 전압을 가정, 공장, 상업단지 등 각 수요처에 적합한 수준으로 조절해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에너지 품질 제어, 주파수 안정화, 유연한 수요 대응 등에 이바지해 송전 효율을 높인다. 이처럼 변전소는 다른 요소인 케이블, 전력 변환소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EGL의 원활한 운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시사점

 

EGL 프로젝트는 단순한 송전 인프라 구축을 넘어, 전력 변환소, 변전소, 고압 송전 케이블(HVDC), 수평시추(HDD) 등 고난도의 기술과 대규모 시공 역량이 융합되는 미래형 전력망 구축 사업이다. 특히 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가 가진 간헐성과 지역 불균형성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 기술, 장비 및 소재가 폭넓게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 수요는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를 추구하는 영국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글로벌 공급사에 대한 시장 개방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 기업에도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LS전선과 대한전선은 2025년 3월, 영국 전력망 운영기관인 National Grid와 HVDC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전 세계 6개사*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이들은 향후 EGL 프로젝트에서 해저 및 지중 HVDC 케이블 공급, 포설**, 변환소 및 터미널 연결 작업 등 EGL 공사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 주1: LS 전선(한국), 대한전선(한국), Hellenic & Jan de Nul Consortium(그리스/벨기에), NKT Cables(덴마크), Prysmian Group(이탈리아), Sumitomo Electric(일본) 

** 주2: 해저나 땅 속에 케이블을 설치하거나 매설하는 행위 전반 (Cable laying)

 

영국은 주로 프로젝트별 주요 설비 및 공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 입찰 방식을 통해 공급사를 선정한다. HVDC 케이블 외에도 변압기, 제어 시스템, 자동화 장비, 엔지니어링 및 시공 부문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입찰 참여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영국 전력망 관련 프로젝트 참여를 준비하는 기업들은 UKCA*, BASEC** 등 영국 인증을 취득하거나, IEC 62895*** 등 발주처가 제시하는 기술 사양서 및 표준을 준수해야 한다. 현지 EPC 기업 또는 유럽 기반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입찰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대한전선은 2023년, 영국 현지 전력망 EPC 그룹인 Balfour Beatty와 체결한 지중 송배전 사업에 대한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긴밀한 기술 협력을 이어가며 입찰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 이후 다양한 전력망 사업 입찰에 공동으로 참여해 다수의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월에는 서퍽(Suffolk)과 에식스(Essex) 지역의 노후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에 관련 자재 전반을 공급하는 1000억 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했다.

  * 주1: UKCA(UK Conformity Assessed)는 전자제품, 기계류 등 제품의 영국 내 유통을 위한 필수 인증으로, 브렉시트 이후 유럽 인증인 CE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됨. 2025년 현재는 무선장비, 저전압 전기장비(LVD) 등 18개 품목에 대해 CE 마크 병용이 인정되고 있으나, 고압송전(HVDC) 케이블은 예외 품목에 해당하지 않음.

 ** 주2: BASEC(British Approvals Service for Cables)는 영국 전선과 케이블 전문 인증 기관인 BASEC에서 부여하는 국제 인증. UKCA처럼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나 케이블의 품질 보증을 통해 입찰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음.

*** 주3: 국제전기기술위원회(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IEC)에서 관리하는 국제 표준으로, 고전압 직류 케이블의 구조, 시험 방법, 요구사항, 성능 기준, 안정성 요건 등을 정함.


무엇보다 EGL3~EGL5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로, 앞으로 사업 범위가 구체화함에 따라 입찰 공고가 점차 증가할 예정이다. 그에 맞춰 미리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인증 준비, 네트워크 확보 등 선제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이 가진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영국 넷제로 실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료: 영국 정부, Renewable UK, National Grid, Ofgem, Bloomberg UK, Eastern Green Link 웹사이트, KOTRA 런던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영국, 풍력 에너지 관련 '이스턴 그린 링크' 프로젝트 추진! 한국 기업에 찾아온 수출 기회)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