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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국 약가 개혁의 블랙홀은 어디인가?
  • 외부전문가 기고
  • 미국
  •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 2025-07-09
  • 출처 : KOTRA

미국 약가 개혁 시도와 제약업계의 반응

PBM 및 보험사의 영향력, 약가 복잡성의 핵심

류은주 동국대학교 대학교수/ 글로벌 제약 보건 전문가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개혁 행정 명령과 눈치보는 제약사들


지난 5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다른 나라의 약가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들어 미국 약가를 최대 80%까지 낮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제약사들을 압박하기 시작하였다. 화이자 뉴욕 본사를 포함해 글로벌 제약사 및 미국 의약품 유통시장 경험이 있는 필자는 제약사들이 미국 약가를 낮추는 대신 상대적으로 외국 약가를 높여 갭을 낮추는 전략적 시도를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만큼 미국 의약품 유통 구조 및 약가 결정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약 매체인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6월 9일 골드만삭스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화이자 제약 CEO가, 예상대로 미국 이외 국가들의 약가가 지금보다 더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고 한다. 유럽 주요 나라들의 GDP 대비 의약품 비용이 미국에 비해 2~3% 낮은 점을 들면서 신약 개발에 따르는 이노베이션 비용 분담금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간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약가 인하 명령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건사회복지부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에서 2024년 발표한 '미국과 OECD 국가들의 약가 및 가용성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국 약가가 거의 모든 브랜드 및 제네릭 의약품에서 비교 국가들에 비해 최소 3배 이상 높다.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신약 개발 관련 비용을 더 많이 약가에 반영하고 있고 그 외에도 유통 과정에서 비싸질 수밖에 없는 시장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신약을 출시하면 시장 경쟁과 여러 형태의 정부 정책으로 의해 자연스럽게 매년 약가가 떨어지는 데 반해 정부 개입이 거의 없는 미국은 그렇지 않다. 올해만 해도 1월을 기점으로 무려 250개의 의약품이 약가를 올렸다.


진행형인 PBM과 보험사의 막강 파워


특히, 보험사와 제약사, 약국 사이에서 약가 협상과 리베이트 조정을 대행하는 의약품 유통 중개인, PBM(Pharmacy Benefit Manager)들의 불투명한 수수료, 마진, 리베이트 등이 약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사보험이 커버하는 의약품 목록인 formulary listing과 prior authorization을 통해 특정 의약품을 우대하거나 처방을 유도 또는 기각함으로써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크게 제한하기도 한다. 은 약가와 매년 축소되는 보험 커버리지로 인해 실제로 30% 이상의 미국 처방약들이 약국에서 조제완료된 이후 환자들이 찾아가지 않는 소위 'non claimed prescription' 이며, 이는 큰 사회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미국 제약협회 및 트럼프 행정부도 PBM에 대한 투명성 제고와 규제 강화를 지속적인 약가 개혁과 유통 구조 개선의 핵심 사항으로 지적하면서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BM과 보험사들이 지난 6월 23일, 그동안 지나치게 확대되고 행정적으로 복잡한 자료들을 요구하고 있던 prior authorization process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가 인하 행정명령 서명 당시 약가 차이가 큰 대표적인 의약품으로 언급했던 비만주사 치료제 중 하나인 릴리의 젭바운드 커버리지를 7월 1일부터 CVS health 보험 목록에서 삭제하였고 많은 기존 보험약들의 커버리지를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고 있다. 게다가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우대 정책의 기회를 이용하여 자사 제조 제품인 private label 혹은 white label 품목만을 보험약으로 등재하고 동종 계열 제품 등록은 삭제하는 등 formulary listing을 통한 유통 과정의 컨트롤 파워는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거대 PBM과 보험사가 같은 그룹이면서 자체 제약사나 병의원 및 약국까지 인수 합병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의약품의 왜곡되고 독점적인 유통과 높은 약가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에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이은 의회 의결이 있다고 해도 앞으로 험하고 긴 시간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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