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욱 변호사, CL Intellect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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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분위기: “Move fast, Break things, Rebuild”

최근 미국 현지에서 "Move fast, Break things, Rebuild"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듣게 됩니다. 이는 '빠르게 움직이고, 기존의 틀을 깨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다시 구축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혁신적인 사고방식과 극도로 신속한 의사결정 방식이 기업 운영 전략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머스크의 영향이 컸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며, 지난 두 달여 동안,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격렬했던 정책 변화와 실행 과정을 보면서, 저는 이 "Move fast, Break things"라는 표현이 피부로 더욱 와닿았습니다. 특히 급진적으로 시행된 관세 정책은 기존의 무역 질서와 오랫동안 구축된 시스템을 뒤엎고 파괴하는 "Break things"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부분에서 기존 시스템들을 부수고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역동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 과정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기존의 가치와 체계가 부서지고 새로운 형태로 바뀔지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제가 길을 걷다 보면,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 섞인 대화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미국 사람들이 현재의 정책 실행 과정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책의 성공 가능성보다는 혹시 실패했을 때 뒤따를 후유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히 높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실패로 끝나든 성공으로 귀결되든, 결국 어떤 형태로든 결과는 나올 것이고, 그 결과에 따른 "rebuild", 즉 파괴된 후에 뒤따르는 재건과 재구축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변화의 시기에, 한국 기업들에게는 과연 어떤 형태의 기회가 찾아올지 주의 깊게 주목해야 할 중요한 부분입니다.

미국 현지 진출 시 핵심 고려 사항: 생산 전(全) 공정에 대한 지재권 확보

기술이나 제조업에 종사하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생각할 때,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현지 생산을 매우 중요한 선택지로 진지하게 고려하게 됩니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려면,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합니다.

숙련된 기술 인력 확보의 난이도와 전략

무엇보다 숙련된 기술 인력을 현지에서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만난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법인장님은 이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으셨습니다. 필요한 기술을 가진 현지 인력을 찾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결국 한국에서 은퇴하신 베테랑 기술자분을 어렵게 모셔 와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 역시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국토가 넓고 주마다 산업 환경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그에 따라 숙련된 생산 인력이나 특정 기술 인력의 분포도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우리 회사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재들이 어느 특정 지역에 더 많이 분포돼 있는지 미리 철저히 조사하고 전략적으로 진출지를 선택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 정부 지원 정책의 활용과 공정 자동화의 중요성

각 주 정부가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보조금이나 세금 혜택과 같은 다양한 지원 정책도 꼼꼼히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측면에서는 공정 자동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자동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굳이 특정 지역의 인력 상황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도 생산 거점을 훨씬 더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숙련 인력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의 일관성과 품질을 유지하는 데 자동화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가장 중요한 지식재산권(IP) 보호: 생산 전(全) 공정을 아우르는 보호막 구축

가장 중요하게 그리고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바로 지식재산권(IP) 보호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보통 최종 완성품에 대한 특허만 중요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회사만의 독점적인 제조 노하우, 즉 생산 공정에 대한 기술 역시 소중한 무형의 자산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가진 유형·무형의 모든 지식재산을 미국 현지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있고 포괄적인 고민을 해야 합니다. 최종 완제품에 대한 특허는 물론이고, 제품 생산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全) 과정에 걸쳐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은 크고 작은 소송이 정말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입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여러 특허 소송 사례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했는데, 꽤 많은 한국 기업들이 현지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생산과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이제 막 결실을 보려고 할 때, 예상치 못한 특허 소송에 휘말려 막대한 손해를 보는 경우를 안타깝게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러한 불필요하고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가진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막이 법적으로 얼마나 튼튼한지 항상 면밀히 확인하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합니다.

Win-Win (상생)의 길: 한국 기업의 영토 확장과 새로운 수익 모델

요즘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면서, 혹시 국내의 핵심 기술이나 기업들이 해외로 다 빼앗기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단순히 '뺏고 뺏기는' 그런 소모적이고 제로섬적인 관계로만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 기업들의 활동 무대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넓어지는, 일종의 **'영토 확장'**으로 해석하고 더 큰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이 특수 LNG 선박 제조 수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흥미롭게도 그 LNG선을 설계한 프랑스 회사에 꽤 많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 사례를 현재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 상황에 적용해보면, 뛰어난 지식재산권을 가진 우리 기업들 역시 충분히 미국 현지 기업들에게 우리의 독점적인 기술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제가 대학에서 3D 프린팅 관련 특허들을 주제로 강의를 할 때 자주 강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3D 프린터만 있다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완벽하게 똑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3D 프린팅 기술에서는 완성된 제품 자체에 대한 특허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제품을 더욱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3D 프린터 기반의 제조 공정 역시 매우 중요한 지식재산이자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합니다. 즉,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서 현지에서 파는 것을 넘어, 우리가 가진 기술력, 다시 말해 지식재산 그 자체를 빌려주고 그에 대한 수익을 얻는 라이선싱 모델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겁니다.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서로에게 득이 되는' Win-Win 전략을 훨씬 더 깊이 있고 진지하게 한번 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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