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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싸지 않다? 엔화 강세가 바꾼 일본 여행의 풍경
- 경제·무역
- 일본
- 후쿠오카무역관 황신혜
- 2025-06-23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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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수는 유지되지만 구매 단가는 하락…고가 소비는 눈에 띄게 줄어
관광수지,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감소…日 관광수입 둔화 뚜렷
엔화가치 회복 정책이 시행된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엔화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인 2022년부터 급격한 약세를 보였고, 이후 장기간 엔저 현상이 지속됐다. 이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들은 높은 구매력을 누릴 수 있었으나, 2025년 들어 일본 정부가 지나친 엔화 약세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같은 해 1월,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했다. 이로 인하여 일본은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고, 엔화 가치의 반등을 유도했다. 엔화 가치 상승은 일본의 가격 경쟁력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방일 외국인 관광객의 실질 구매력도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1월 이후, 관광수지는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엔화 환율 하락
<최근 1년간 일본 기준금리 추이)
(단위: %)
[자료: 일본은행]
<최근 3년간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추이>
(단위 : USD/JPY)
[자료: 한국 기획재정부(e-나라지표)]
2024년 6월, 일본의 엔저 현상은 극에 달하며 달러/엔 환율이 160.9엔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응해 일본은행은 7월, 기준금리를 기존 0.1%에서 0.25%로 인상하며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이는 지나친 엔화 약세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리 인상 이후 환율은 빠르게 안정세를 보였다. 7월에는 152.8엔, 8월 145엔, 9월 141엔으로 점차 하락하며 엔화 가치가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는 금리 인상이 일정 부분 시장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다.
그러나 연말에 접어들면서 다시 약세 기조가 나타났고, 12월 환율은 157.9엔까지 다시 상승했다. 일시적인 정책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가운데, 일본은행은 2025년 1월 기준금리를 0.5%로 추가 인상하였다. 그 결과, 환율은 2025년 1월 154.7엔을 기록한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150엔, 148엔, 그리고 142엔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흐름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일정 부분 환율 안정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며, 통화정책의 효과가 외환시장에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 상승과 한국 관광객 구매력 변화
<최근 3년간 100엔당 원화 환율 추이>
(단위: 100JPY/KRW)
[자료: 한국 기획재정부(e-나라지표)]
한편, 원/엔 환율 역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점을 전후로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2024년 6월, 100엔당 855.6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7월에는 900.9원까지 오르며 한 달 만에 약 5.3% 상승했다. 그러나 달러/엔 환율과는 달리, 2024년 10월에 일시적인 하락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뚜렷한 하락세로 전환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일본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행한 2025년 1월 이후에는 추가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로 2025년 4월에는 100엔당 996.8원을 기록, 10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환율이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원화 대비 엔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그 결과 한국인 관광객의 실질 구매력은 약화되었고, 일본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경쟁력 역시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구매력 감소와 백화점 매출 영향
엔화 가치 상승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 업계에서는 엔화 완화 정책으로 고가 상품 수요가 저조해지면서 구매 단가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4월 전국 백화점 면세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가 상품의 판매 부진과 함께 매출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백화점 대기업 4곳 모두 4월 기존 점포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경제신문 2025.06.09. 기사)
<2025년 1월 이후 일본 관광수지 추이 (계절조정치)>
(단위: 1조 엔)
[자료: 일본 재무성]
환율 변동에 따른 방일 외국인 관광객의 실질 구매력 저하가 반영되면서, 2025년 4월 관광수지는 7810억 엔(계절조정 기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1월의 역대 최고치인 8995억 엔에서 2월 8555억 엔, 3월 7800억 엔에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낸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월 입국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5% 증가한 390만 8900명으로, 단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정부관광국, JNTO) 이러한 추세는 물가 상승과 환율 부담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가 고급품보다는 실용적인 소비 항목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고급 브랜드 인바운드 소비 감소와 구매력 약화 현상
<2025년 1~3월 방일 외국인 관광객 제품별 구매 단가 변동률>
[자료: 일본경제신문 2025.05.16. 기사 번역, 일본 관광청]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3월까지 인바운드 소비에서 방일 외국인 관광객의 고가 제품 구매 단가는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계와 필름카메라 등 고가 제품의 구매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한 신발, 가방, 가죽제품과 같은 고가 패션제품은 약 11%, 보석 및 귀금속류는 약 6% 감소했다. 이는 고급 브랜드 상품이 이전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는 현상과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화장품과 향수의 구매 단가는 10% 증가했으며, 미용용품, 안대, 건강보조용품, 화장실용품 등 실용적이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품목의 구매 단가는 30%가량 증가했다. 이를 통해 고가 제품에 대한 소비는 줄어든 반면,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한 소비가 확대되고 있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경제신문 2025.05.16. 기사)
시사점
엔화 약세 완화 정책 이후 방일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력 감소는 일본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이다. 기존 엔저에 기반한 관광 산업의 성장세가 새로운 양상을 띨 수 있으며, 이는 일본 내수 경제 전반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여지가 있다. 특히 일본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환율 변동성에 따른 잠재적 수익성 리스크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관광객 수 증가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변화하는 소비 패턴과 환율 환경에 부합하는 유연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
자료: 일본은행, 한국 기획재정부, 일본 재무성, 일본경제신문, 일본 관광청, 일본정부관광국(JNTO),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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