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 한류 열풍과 K-뷰티의 인기가 여전하다. 2024년 기준, 영국의 對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1억8000만 달러로 2023년 대비 약 56%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기초화장품부터 립·아이 메이크업, 파우더 및 페이셜 메이크업, 매니큐어 및 페디큐어용 제품 등 전 품목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對한 화장품 수입 동향(HS Code: 3304)>

(단위: US$ 백만, %)

[자료: Global Trade Atlas (2025.3.20. 기준)]

현지 트렌드에 힘입어, 최근 국내 화장품 기업의 영국 시장 진출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KOTRA 런던무역관은 영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27일, ‘2025 영국 화장품 시장 진출 전략 웨비나’를 개최했다. 웨비나에서는 영국의 최신 화장품 소비 트렌드와 함께 영국 내 화장품 유통·판매를 위한 사전등록 제도인 SCPN 취득 절차 및 방법을 소개하고, 영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다.

다음은 웨비나에서 다룬 화두 중 핵심을 정리한 내용이다.

영국 화장품 시장규모 및 주요 트렌드

2024년 기준 영국의 뷰티 및 퍼스널케어 시장 규모는 약 171억 달러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Statista에 따르면, 영국 화장품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07%로 지속 성장해 194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뷰티 & 퍼스널케어 시장 규모>

(단위: US$ 십억)

[자료: Statista]

지속 성장하는 영국 뷰티 시장의 최근 소비 트렌드는 크게 다음의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①웰니스(Wellness)와 뷰티(Beauty)의 허물어진 경계, ②프리쥬비네이션(Prejuvenation)*, ③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의 결합, ④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 주: 프리쥬비네이션(Prejuvenation)은 예방 목적의 재생술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노화가 진행되기 전에 미리 예방적으로 관리하여 현재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함

①웰니스(Wellness)와 뷰티(Beauty)의 허물어진 경계

최근 영국에서는 피부 건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뷰티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인위적인 꾸밈보다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영국 소비자들의 특성과 건강을 추구하려는 사회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피부 본연의 건강을 높여주는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영국 소비자들은 인삼, 녹차, 발효 콩 등 자연에서 얻은 독특한 성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자연 유래성분을 피부 친화적인 활성 성분으로 변화시켜 흡수율을 높이고 효과적인 보습을 제공하는 발효(Fermented) 성분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②프리쥬비네이션(Prejuvenation)

프리쥬비네이션(Prejuvenation)은 피부 노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피부를 관리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영국에서도 선제적으로 피부 노화를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피부에 투자하려는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영국의 뷰티기업 No.7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뷰티 소비자의 약 78%가 “사전예방이 사후관리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노화 방지에 탁월한 콜라겐 함유 마스크팩, 세럼 등의 제품이 전반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노화를 촉진하는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선크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노화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LED 마스크 등 가정용 뷰티 의료기기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LED 마스크는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영국 최대 드럭스토어인 부츠(Boots)에서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③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의 결합

최근 스킨케어와 색조 화장품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킨케어 루틴을 간소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피부 진정성분이 포함된 메이크업 베이스, SPF 기능이 함유된 파운데이션 등이 출시되고 있다. 또한, 립밤 기능이 함유된 립스틱 역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④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영국 소비자들은 소비 활동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을 매우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화장품이나 퍼스널케어 제품을 선택할 때에도 환경 친화적인 브랜드인지, 화장품 원료와 성분을 윤리적으로 소싱하는 기업인지를 중요한 고려 요소로 삼는다. 최근에는 제로웨이스트(Zero-waste)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생분해성 포장재를 활용한 패키징 여부도 제품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상기 4가지 영국 뷰티 시장 트렌드는 영국의 주요 드럭스토어와 잡지, 언론사 등에서 발표한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로, 각 기업에서 발표한 2025 뷰티 트렌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2025 영국 뷰티 트렌드 키워드>

[자료: 각 기업 웹사이트]

영국 내 K-뷰티

영국의 최근 뷰티 소비 트렌드 속 K-뷰티의 위상은 단연 눈에 띈다. 현재 영국에서는 주요 뷰티 키워드 중 하나로 K-뷰티가 뽑힐 정도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크다. K-팝과 K-드라마 등 K-콘텐츠에 등장하는 아이돌과 배우들의 빛나는 피부에 대한 관심이 K-뷰티 인기로 이어졌고, 이러한 흐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4년 10월 기준, 영국 내 “Korean Skincare” 관련 구글 검색량은 약 68% 증가했으며, Boots에서는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 매 30초마다 판매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현재 영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다음과 같다.

<영국 내 판매되는 한국 화장품>

*주: 1 GBP=1886.61 KRW (2025.3월 우리은행 월평균 환율 기준)

[자료: 각 기업 웹사이트 및 KOTRA 런던무역관 직접 촬영]

영국에서 K-뷰티 화장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 중 하나는 제품 특성이 최근 영국의 뷰티 소비 트렌드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 내 대표적인 K-뷰티 베스트셀러인 조선미녀(Beauty of Joseon)의 ‘맑은 쌀 선크림‘은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하여 “웰니스와 뷰티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고, 바이오던스(Biodance)의 ’딥콜라겐 리얼 마스크‘는 “프리쥬비네이션(Prejuvenation)” 트렌드에 부합한다. 또한, 에르보리앙(Erborian)의 CC크림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의 결합”이라는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영국 뷰티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영국 내 K-뷰티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영국 화장품 등록 규정 - SCPN

영국 화장품 규정(Regulation 2009/1223 and the Cosmetic Products Enforcement Regulations 2013:Great Britain)에 따라, 영국에서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SCPN(Submit Cosmetic Product Notifications) 등록이 필수적이다. 이 제도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이후, 영국 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화장품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관리·통제 시스템으로,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SCPN이 화장품 ‘인증’ 제도가 아닌 ‘등록’ 제도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국에 화장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브랜드사는 등록 대행사를 통해 안전성 평가자(Safety Assessor)와 책임자(Responsible Person, RP)를 선정한다. 책임자(RP)는 영국에 주소를 가진 제조사, 수입업자, 유통업체, 또는 기타 지정된 대리인이 될 수 있으며, SCPN 등록 포털 사이트에 제품을 등록하고 이후 해당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즉, 책임자는 등록된 제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안전 당국이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근거 서류 제출 등 논리적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 이에 따라 SCPN 등록 과정에서는 안전성 평가자와 책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각 대행사의 안전성 평가자와 책임자의 판단과 경험에 따라 요청 서류, 업무 진행 방식, 소요 기간 등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SCPN 등록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안전성 평가자가 화장품 안전성 보고서(CPSR) 와 제품정보파일(PIF)을 작성하고, 이후 영국 내 책임자(RP)가 이를 확인하고 보관한다. 브랜드사는 책임자의 검증을 받은 라벨과 최종 라벨이 부착된 제품 사진을 제출하며, 책임자는 이를 토대로 SCPN 화장품 등록 포탈에 해당 제품을 등록한다.

SCPN 등록이 완료되면 영국 내에서 해당 화장품의 판매가 가능해진다. SCPN 등록 전문업체 피디엑스퍼츠 대표 A씨는 KOTRA 런던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안전당국이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제품의 특정 성분에 대한 안전성 확인이나 전체 안전성 보고서 제출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영국 내 지정된 책임자(RP)가 이에 대응해야 하므로, 책임자의 전문성과 빠르고 협조적인 대응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각 대행사의 안전성 평가자와 책임자에 따라 요청하는 서류는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일반 화장품류의 SCPN 등록을 위해 요구되는 서류는 다음과 같다.

<일반 화장품류(Apart from one-off products)의 SCPN 등록을 위한 서류> 

[자료: 피디엑스퍼츠]

대행사와 계약한 이후, 서류 준비부터 RP 지정, SCPN 등록까지는 일반적으로 3~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다만, 추가 실험 없이 필수 제출 서류가 빠르게 준비될 경우 6주 안에 등록을 완료할 수도 있다. 한 번 등록된 제품은 별도의 유효기간 없이 유지되므로 갱신이 필요하지 않지만, 기등록 제품에 변경 사항이 발생하거나 영국 화장품 규정상 업데이트가 필요한 경우 기존 화장품 안전성 보고서(CPSR)의 수정 및 업데이트가 요구되며, 경우에 따라 신규 SCPN 등록이 필요할 수 있다.

SCPN은 유럽의 CPNP 등록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CPNP 등록을 위해 작성된 화장품 안전성 보고서(CPSR)와 동일한 제품정보파일(PIF)을 사용하여 SCPN에 등록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영국 내 책임자(RP)가 SCPN 포탈에 제품을 등록하고, 등록 이후 영국 안전당국의 요청에 직접 대응해야 하므로, 영국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CPNP와 별도로 SCPN 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라벨링 규정

이 외에도 영국 화장품 규정에 따라, 영국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은 포장재에 지워지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으며, 눈에 잘 띄는 형태로 다음 사항을 표기해야 한다.

<영국 화장품 포장재 라벨링 요구사항>

[자료: 영국 정부 웹사이트(gov.uk)]

또한, 화장품 포장재 및 광고 문구에는 해당 제품이 실제로 가지지 않은 특성이나 기능이 있는 것처럼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는 표현, 이름, 상표, 사진, 도형 등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주요 예시는 다음과 같다.

<라벨링 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표현 목록 예시>

[자료: 피디엑스퍼츠]

영국 화장품 라벨링 규정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 Article 19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링크: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cosmetic-products-enforcement-regulations-2013/regulation-20091223-and-the-cosmetic-products-enforcement-regulations-2013-great-britain

기타 규제

이 외에도 영국 시장에서 화장품을 유통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동물 실험 금지, 특정 성분 제한 등 관련 규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준수해야 한다.

①동물 실험 금지

영국 화장품 규정에 따라, 성분, 성분 조합, 제형 등의 안전성 입증을 위해 동물 실험을 거친 화장품은 영국 시장 내에서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Article 18 및 20(3)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링크: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cosmetic-products-enforcement-regulations-2013/regulation-20091223-and-the-cosmetic-products-enforcement-regulations-2013-great-britain

②특정 성분 제한

영국 화장품 규정에는 사용이 금지된 성분, 소량만 사용할 수 있는 성분, 특정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이 각각 지정되어 있다. 따라서, 제품 개발 및 유통 전에 해당 성분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관련 링크: https://www.legislation.gov.uk/eur/2009/1223

시사점

2023년 영국의 對한 화장품 수입액이 전년 대비 37.74% 증가한 데 이어 2024년에도 55.99% 증가하면서, 영국 내 K-뷰티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점차 안정적인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영국 시장 진출은 매우 유망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영국 시장에서 화장품을 유통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SCPN 등록이 필수적이다. 영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이라면 시장 진입 초기단계부터 SCPN 등록 절차에 대한 사전 이해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라벨링 요건, 특정 성분 제한, 동물 실험 금지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료: 영국 정부 웹사이트(gov.uk), Boots, Superdrug 등 각 기업 웹사이트, 피디엑스퍼츠, 현지 언론 및 KOTRA 런던 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