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태국의 가계부채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에 따르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코로나19 이전 기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태국을 세계에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2024년 2분기 기준 가계 부채는 16조 3200억 바트(약 4715억 달러)에 달하며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9.6%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101.7%)과 홍콩(95.9%)에 이어 3번째로 높다.

태국의 높은 부채 수준은 금융 안전성과 경제 취약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태국의 가계부채는 개인 대출과 신용카드 대출처럼 소득을 직접적으로 늘리지 않는 비생산성 대출(Non-productive Loans)로 구성되어 있어, 주택 담보대출이 가계부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진국과는 대비되는 게 특징이다.

<가계부채 대비 GDP 비율 (코로나19 이전 비교)>

[자료: 태국중앙은행(BOT), 국제결제은행(BIS), Krungsri Research]

시장 조사기관 Krungsri Research에 따르면, 태국의 가계부채는 소비자 대출과 주택 대출의 확대로 인해 2023년 기준 16조 2000억 바트(약 4687억 달러 규모)를 기록하여 국내총생산(GDP)의 91.3%에 이르렀다. 소비자 대출과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NPL)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태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부채상환비율(DSCR)은 22.3%로, 주요 국가 평균인 9.8%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신용카드와 개인 대출(전년 대비 9.5% 증가), 그리고 부동산 대출(전년 대비 4.3% 증가)을 중심으로 소비자 대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증가율>

(단위: 조 바트, %)

[자료: Bank of Thailand, Krungsri Research]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 및 사회 경제적 영향

 태국중앙은행(BOT)의 통화정책보고서(Monetary Policy Report)에 따르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2011년 대규모 홍수 이후 시행된 자동차 및 주택에 대한 세금 감면 정책, 2015-2018년 동안 유치된 낮은 정책 금리(1.50%), 그리고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가계 대출 증가를 촉진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6년 60%에서 2020년 91%로 상승했으나, 2024년 2분기 기준으로는 89.6%로 소폭 하락했다.

<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와 정책금리>

(단위: %)

[자료: 태국중앙은행(Bank of Thailand)]

1) 경제적 영향

태국은 저조한 경제 성장, 높은 생활비, 그리고 낮은 소득으로 인해 가계의 재정적 부담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구당 평균 가계 부채는 2024년 9월 기준 전년 대비 8.4% 증가한 60만 6378바트(약 1만 7574 달러)를 기록했다. 높은 가계 부채는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켜 소비자 지출을 줄이고, 이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2024년 2분기 기준 가계 부채는 16조 3200억 바트(약 4715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GDP의 89.6%에 해당한다. 또한, 부실채권(NPL)의 증가는 차입자의 재정적 어려움을 반영하며, 이는 금융 기관의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2024년 2분기 기준 부실채권은 총 대출의 8.48%를 기록하여 전 분기(1분기)의 8.01%에서 증가했다.

2) 사회적 영향

  (1) 비공식 대출(Increased Informal Borrowing)

  공식 금융 기관의 신용 기준이 강화되면서 가계는 더 높은 이자율의 비공식 대출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재정적으로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비공식 대출은 가계 총 부채의 69.9%를 차지하고 있다.

   (2) 부채 상환의 어려움(Debt Servicing Difficulties)

  공식 금융 기관의 신용 강화로 인해 많은 가구가 비공식 대출로 전환하면서 더 높은 이자율과 재정적 불안에 노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다수의 가구가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연체율은 71.6%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은 재정적 부담이 증가, 경제 안정성에 잠재적인 위험이 있음을 보여준다.

<유형별 소매 대출 증가(Retail loan growth) 현황>

[자료: 태국중앙은행(Bank of Thailand)]

태국 정부의 대응 및 정책

 태국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매 회의마다 3가지 목표에 대한 위험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한다. (1) 경제 성장은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 점차 회복되어 현재 잠재 성장률을 근접하고 있다. (2) 2022년 에너지 가격 급등 이후, 주요 인플레이션은 감소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높았던 2022년 정점을 지나 현재 목표 범위의 하한선 아래 수준이지만 2024년 말까지 목표 범위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 (3)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감소하기 시작하여 점진적인 가계부채 부채 상환(Deleveraging) 과정을 나타낸다.

통화정책위원회는 앞으로 태국의 경제가 잠재 성장률에 맞춰 성장하고, 인플레이션 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며, 금융 불균형의 누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정학적 긴장, 무역 분쟁, 기후 변화, 그리고 태국의 경제와 금융의 상호 연계성 등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태국의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경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주의깊게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태국의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형별 중앙은행의 해결책>

* SFIs: Specialised Financial Institutions

[자료: Bank of Thailand, Krungsri Research]

태국통계청(NSO)의 가구사회경제조사(Household Socio-Economic Survey) 자료에 따르면, 취약 계층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상을 중심으로 조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1) 월 소득이 5만 바트(약 1,450 달러) 미만인 채무 가구, (2) 월 소득이 1만 바트(약 290 달러) 미만인 무부채 가구

이 두 그룹은 총 지출(부채 상환액 포함)이 소득을 초과하는 등 구매력이 약한 취약 계층에 해당한다. 이러한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조치는 생활 수준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가계 소비를 촉진하며, 소득 대비 지출 비율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 가구의 비용 대비 소득 비율>

(단위: %)

[자료: National Statistical Office, Krungsri Research]

최근 태국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202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과 가계에 지원하기 위한 부채 위기 해결 조치를 발표했다. 시중은행들은 앞으로 3년 동안 예금의 0.23%를 부담하게 되며, 이는 이전의 0.46%에서 감소한 수치이다.

한편, 특별 구제책으로는 채무자들이 3년 동안 이자 면제를 받을 수 있고, 대출 분할 상환액의 원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제 조치의 기준 자격으로는 다음과 같다.

시사점 및 전망

 태국의 가계부채 증가는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에 중대한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가계의 높은 부채 비율과 부실채권 증가는 소비 여력 감소와 금융 기관의 취약성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태국 경제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정부의 구제 조치와 정책적 대응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으나,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기후 변화 등의 외부 요인이 향후 경제와 금융 정책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Bank of Thailand, Krungsri Research, National Statistical Office of Thailand, National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Bangkok Post, 현지언론 및 방콕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