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생산인구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확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산업 전반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 의료·복지,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 시장도 성장하는 추세다. 일본 노동시장 내 외국인 노동자 증가가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이 일본 시장에서 활용할 기회와 진출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노동시장 내 외국인 노동자 현황 및 증가세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특정기능(Specified Skilled Worker, SSW) 비자 확대, 육성취업제 도입, 외국인 정착 지원 강화를 추진하며 외국인 노동력 활용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외국인 노동자 수는 약 23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노동자는 전체 취업자의 3.4%를 차지하는바, 일본 노동시장 내 외국인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57만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40만 명), 필리핀(24만 명), 브라질(18만 명)이 뒤를 이었다. 한국 국적 노동자는 7만5003명으로 집계돼 8위를 차지했다.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 현황>

(단위: 백만 명, %)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국적별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 비중>
(단위: %)

* 주: 상위 3개국 외 국적별 비율 생략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일본정책산업은행(DBJ)은 외국인 노동자 부족 규모가 2030년에는 77만 명, 2040년에는 9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응해 일본 정부는 숙련 노동자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에서도 외국인 노동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확산하는 추세다.

<일본 외국인 노동 수요와 공급 전망>

(단위: 만 명)

[자료: 일본정책산업은행]

외국인 노동자가 늘고 있는 주요 산업 분야 고용 동향

제조업은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로, 최근 5년간 24.1% 증가해 2024년에 이르러선 59만8314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단순노동을 하는 노동자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과 전자기기 분야에서 외국인 엔지니어 채용이 확대되는 등 반장급 이상의 관리직으로 승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의료·복지 산업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기준 11만6350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최근 5년간 167.8% 증가해 산업별 증가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개호·간호사 국가 자격 취득자가 늘어나면서 의료 통역사와 다문화 케어 전문가 수요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의료·복지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력 활용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비자 요건 완화 등 추가적인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IT 및 디지털 산업에서도 외국인 전문 인력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27.0% 증가했으며, 2024년 기준 9만546명의 외국인이 종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I,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등의 첨단 기술 분야에서 외국인 전문가의 역할이 커지고 있으며, 프로젝트 매니저급 이상의 인력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내 IT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해외 기술자 유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산업별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 비중>

(단위: %)

* 주: 상위 3개 산업 외 비율 생략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외국인 노동자 지원 서비스 시장 확대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언어·교육, 금융, 주거 지원 서비스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일본 거주 외국인의 34%만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본어를 원활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과반수의 일본 거주 외국인이 생활에 필요한 만큼의 일본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AI 기반 번역 서비스와 다국어 지원 취업 플랫폼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일본어 교육을 제공하는 언어·교육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금융 서비스 이용에도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이 많다. 2024년 메이지대학(明治大学) 연구에 따르면, 일본 내 외국인의 56%가 금융 서비스 접근성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는 국제 송금 절차를 간소화하고 다국어 지원 모바일 뱅킹을 강화하는 등 외국인 대상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중이다.

주거 지원 서비스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상담 주제 중 주택 관련 사항이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다국어 지원 부동산 중개 서비스와 외국인을 위한 생활 정보 제공 플랫폼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스타트업의 외국인 근로자 지원 서비스 동향

최근 일본 스타트업들은 IT 기술을 활용해 외국인 노동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시사점

일본 노동시장은 외국인 노동자 증가를 필연적으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는 2040년까지 670만 명 이상의 외국인 노동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현재의 약 4배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여 일본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외국인 노동자 증가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제조업 기업은 외국인 노동자 채용 확대에 따른 변화를 염두에 두고, 언어 장벽 해소와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한 기술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교육 및 관리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원활한 업무 수행을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 도입도 고려할 만하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서비스 기업 또한 일본 진출을 모색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일본능률협회, 일본정책산업은행, 일본 국제협력기구,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나고야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