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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美 통상정책 변화와 베트남의 대응 동향
  • 통상·규제
  • 베트남
  • 호치민무역관 문서윤
  • 2025-03-10
  • 출처 : KOTRA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베트남 대미 수출에 변화 예상

베트남 진출 기업,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맞춘 전략 필요

트럼프 2.0, 미국의 무역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1기 행정부의 기조였던 ‘America First’정책으로 회귀를 공식 선언하며, 미국 우선주의(MAGA, Make Amarica Great Again)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주요 정책으로 관세 부과, 불법 이민자 추방, 중국과의 디커플링, 미국 제조업 부흥 등이 포함된다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관련한 대통령 각서를 발표하며, 관련 연방 부처 및 기관에 다음과 같은 통상 정책에 대한 정책 권고안을 20254월까지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주요 내용은 미국의 무역적자 및 글로벌 추가 관세 가능성 불공정 무역 관행 관세 권한 환율 조작 및 불균형 차별적 조세 정책 무역구제법 수출통제 해외투자 제한 등이다.



<트럼프 2기 주요 관세정책 타임라인>

날짜

조치 내용

1.30

중국에 10% 추가 관세 부과, 멕시코 및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하는 행정명령 서명

2.3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한 달간 유예

2.4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 발효

2.9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 예고(미국에 부과된 관세와 유사한 수준으로 미국도 상대국에 관세 부과)

2.11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2.26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자동차 및 관련 제품에 25% 관세 부과 계획 발표

2.27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해서 한국에서 조립·제작된 알루미늄 연선·케이블(AWC)에 대해 중국과 동일한 수준인 총 86%의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결정

3.1

수입 목재 및 파생상품(가구, 싱크대 등) 25% 관세 부과 발표

3.4

중국에 추가 10% 관세 부과 (기존 10%+추가 10%)

- 멕시코 및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행

- 각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4.2) 예고

- 외국산 농산물에 관세 부과(4.2) 예고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정리]

 

 


미국-베트남 대외 관계 및 무역 동향


ㅇ 미국-베트남 무역 동향

1995년 베트남과 미국이 수교한 이후 양국의 경제 협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239,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기존의 포괄적 동반자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다. 이러한 협력 강화와 함께 베트남의 대미 수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현재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베트남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약 1195억 달러로, 이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2024년 베트남 주요국별 수출 현황>

(단위: US$ 백만)

 [자료: 베트남 관세청]

 

한편,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미국이 베트남을 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약 1,23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1%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적자 해소를 목표로 주요 무역 적자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세 번째로 큰 무역 적자국인 베트남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10대 무역 적자국>

(단위: US$ 백만)

[자료: 미국 상무부]

 

미국의 대베트남 수입이 급증하면서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수입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베트남 무역구제청(Trade Remedies Authority of Vietnam)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의 베트남산 수입품에 대한 무역구제 신규 조사 건수는 연평균 1~2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조사 건수가 급격히 증가해 2023년에는 5, 2024년에는 11건에 달했다. 이는 미국이 반덤핑 조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베트남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ㅇ 미국-베트남 관세 동향

미국과 베트남은 교역 시 최혜국대우(MFN)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양국은 관계 정상화 이후 2001년 양자무역협정(BTA, Bilateral Trade Agreement) 체결과 2007년 베트남의 WTO 가입을 통해 WTO 회원국에 적용되는 우대관세율인 최혜국 관세율을 적용해왔다. 베트남 은행 BIDV 연구소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베트남산 상품에 평균 2.2%의 세율을, 베트남은 미국산 상품에 평균 5.1%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ㅇ 베트남 경유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동향

베트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무역 경쟁의 수혜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 멕시코 등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해 미국에 우회 수출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의 중국의 대()미국 우회 수출 추이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베트남을 통한 대미국 우회 수출은 2018157000만 달러에서 2022302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 통상법 301대중(對中) 관세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이 시행된 2019년을 기점으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베트남 경유 대미 우회 수출 추이>

(단위: US$ 백만)

 [자료: 한국무역협회] 

베트남 현지 반응 및 동향

 

ㅇ 베트남 정부의 대응 동향

베트남 정부는 무역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산 제품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현지 매체 인사이드비나에 따르면, 베트남 국회는 지난 2월 외국인이 100% 소유한 위성 인터넷 기업이 현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 규정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9, 일론 머스크가 베트남 또 럼(To Lam) 공산당 서기장과 면담할 당시, 스페이스X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던 사항이기도 하다베트남은 그동안 통신 부문에서 외국 기업의 진출을 엄격히 제한해왔으나. 이번 조치는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이 미국을 달래려는 움직임이라는 시장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상호 간 관세 부과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베트남 응우옌 홍 디엔(Nguyen Hong Dien) 산업무역부 장관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정부 발표에 따르면, 디엔 장관은 마크 나퍼(Marc Knapper) 주베트남 미국대사에 베트남은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방 분야에서는 록히드마틴사의 군수송기 도입 협상이 진행 중이며, 비엣젯 항공의 보잉 항공기 추가 계약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지 매체 티엔퐁(TienPhong)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을 경유해 우회 수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이 세금 탈루 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공 함량이 낮은 제품의 수출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보호무역주의 추세가 확산됨에 따라, 기업들이 신속하게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무역 방어 역량을 강화하며, 제품 품질을 개선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ㅇ 베트남 내 진출 기업 반응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주베트남 미국 상공회의소(AmCham)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1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대상으로 무역정책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베트남에 진출한 미국 제조업 기업의 92%가 관세로 인한 공급망 교란과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기업의 85% 이상이 관세로 인해 양국 간 무역 규모가 감소하고, 장기적인 협력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한편,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 주도로 미국을 방문한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 기업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베트남이 상호관세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 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베트남 경제 전망

 

HSBC은행은 211일 발표한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에서 베트남이 미국과의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함에 따라 관세 리스크가 올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적 감시가 강화됨에 따라 베트남의 수출 제조업이 지속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현지 기업들도 사업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한편, 베트남 은행 BIDV 연구소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베트남산 상품에 10%의 세금을 부과할 경우,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약 3~5% 감소하고, 수출 성장률도 약 1.5~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자제품, 섬유·의류, 목재,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농수산물은 미국이 베트남에 다른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의 수입 관세를 부과할 경우,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베트남 자산운용사 Vina Capital은 미국의 강경한 무역 정책이 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어, 미국과 베트남 간 무역 관계는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 대()중국 견제 전략을 유지해왔으며, 이러한 기조 속에서 미국과 베트남 간 협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또한, 미국은 공급망 재편과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베트남이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베트남이 중국의 대체 생산 기지로 자리 잡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사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정책 변화는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에게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베트남이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확정된 것은 아니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원산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공급망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역 제재 가능성에 대비해 원부자재 출처를 명확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함으로써 무역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과거 베트남 및 다른 국가들이 겪었던 관세 부과 사례를 참고해 사전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무역 조사 시 적극 협력하는 것도 하나의 대응책이 될 수 있다궁극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은 차이나 플러스 원전략을 활용해 글로벌 공급망 내 핵심 생산 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규정을 준수하면서 제품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향후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변화 속에서도 수출 활로를 찾고 무역 제재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베트남 관세청, 미국 상무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무역협회, BIDV, HSBC, Vina Capital, 언론(한국경제신문, Reuters, Inside VINA, VnExpress, TienPhong),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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