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중국 가성비 전자제품 대표 브랜드인 샤오미(XIAOMI) 그룹이 야심 차게 첫 번째 전기차 모델 ‘스피드 울트라7(SU7)’를 출시하면서 공식 런칭쇼(发布会)를 개최했다. 런칭쇼 직후 전국 29개 도시, 59개 매장에서 동시 예약을 진행했는데, 예약 개시 27분 만에 주문량이 5만 대에 다다랐고, 24시간 이후에는 주문량이 9만 대를 돌파했다. 2024년 4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샤오미 SU7의 누적 판매량은 16만2000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테슬라 Model 3의 판매량 15만2000대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2024년 8월 20일 중국 게임 개발사가 제작한 <흑신화: 오공(黑神话: 悟空, Black Myth: Wukong)>*이 중국 전역에서 공개되었다. 출시 첫날 전 플랫폼에서의 누적 판매량이 450만 부를 초과하면서 총매출액은 15억 위안(한화 약 3000억 원)을 넘어섰으며, 2024년 12월까지 전 세계 판매량은 2800만 부를 돌파했다. 이 중 중국 내 판매량은 2200만 부를 넘어섰고, 90억 위안(한화 약 1조 8000억 원)의 매출을 창출했다. 

 * <黑神话：悟空>(흑신화: 오공, Black Myth: Wukong): 중국 게임 개발사 게임 사이언스(Game Science, 游戏科学)가 제작한 서유기(西游记)를 모티브로 한 다크 판타지 스타일의 액션 RPG 게임

< ‘샤오미 SU7’(위) 및 ‘흑신화: 오공’(아래) 출시 런칭쇼 사진>

[자료: 36kr，중국발전개혁신문사]

위 사례에서 도출할 수 있는 두 브랜드의 성공 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처음’, ‘최초’라는 것에 있다. 샤오미는 샤오미 최초의 자동차 SU7을 전국 29개 도시, 59개 매장에서 동시 출시했으며, 중국 게임 개발사 게임 사이언스는 <흑신화: 오공(黑神话: 悟空, Black Myth: Wukong)>이라는 새로운 게임을 중국 전역에서 동시 출시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처럼 국내외 브랜드가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서 신제품을 최초로 출시하거나, 새로운 개념의 매장을 처음 선보이는 소비 경제 트렌드를 ‘런칭 경제(首发经济)’라고 하며, 이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첫 출시뿐만 아니라, 최초 매장 오픈, 최초 R&D 센터 설립, 나아가 기업 본사 설립 등 일련의 과정을 포괄한다.

중국에서 런칭 경제라는 개념이 정착된 것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상하이시에서 ‘1호점 경제(首店经济)’라는 용어가 최초로 대중에 소개되었는데, 이는 상하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징성을 활용하여 국내외 신규 브랜드가 상하이시에 첫 번째 매장을 설립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1호점 경제(首店经济)’란 단순히 최초로 매장을 오픈하는 것에서 점차 ‘최초 제품 출시’, ‘최초 R&D 센터 설립’ 등으로 확장하면서 런칭 경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2020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상하이시 소비 확대 및 품질 향상 촉진을 통한 중국 시장 형성 가속화에 관한 시행 의견(上海市关于促进消费扩容提质加快形成强大国内市场的实施意见)>에서 ‘중점 도시가 1호점 경제(首店经济)와 런칭 경제(首发经济)를 강화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되어 있는데, 이는 중국 국가급 문서에서 처음으로 ‘1호점 경제’와 ‘런칭 경제’ 개념을 명시한 것이다. 이후 ‘1호점 경제’는 점차 ‘런칭 경제’의 범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런칭 경제는 한 지역의 상업 활력과 종합적인 경제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로 작용한다. 또한, 공급 측 구조 개혁을 통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구매 욕구를 자극하며, 소비 수요를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와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 업그레이드를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경제 모델이 된 것이다. 주요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겠다. 

1) 상하이시 - 바이롄ZX(上海百联ZX创趣场)

상하이시 런칭 경제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 ‘상하이 바이롄ZX (上海百联ZX创趣场)’는 2023년 정식 영업을 시작한 이후, 중국 국내 신흥 소비층을 겨냥해 이차원 아트토이(Art Toy, 潮玩) 판매 브랜드를 유치하여 최초 매장을 연이어 개설했으며, 일본의 여러 유명 콘텐츠 제작사의 중국 첫 매장 개설에도 기여했다.

2024년 11월까지 바이롄 ZX는 40개 이상의 브랜드를 유치했으며, 그중 상하이시에 최초로 개설한 매장이나 플래그십 스토어는 약 30개에 달했다. 누적 소비 금액은 5억 위안(약 1000억 원)에 이르며, 방문객 수는 1500만 명을 넘어섰다.

같은 시기에 상하이시의 여러 상권과 복합 상업 시설 또한 아트토이 플래그십 스토어, 크리에이티브 스토어 등의 형태로 매장을 적극적으로 개설하여 ▲다카(打卡, 핫플레이스 방문 인증), ▲소비, ▲오락, ▲소셜 기능이 결합된 다양한 형태의 상업 공간을 조성하고, 오프라인 외식·소매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1호점 경제’ 형태 외에도, 다양한 의류 및 외식 브랜드의 1호점 매장이 속속 상하이로 몰려들고 있다.

<상하이 바이롄 ZX 현장 사진>

[자료: 상하이시 정부]

‘1호점 경제(首店经济)’는 베이징, 광저우, 청두 등 일선 및 신일선(新一线) 도시에서 신규 브랜드와 매장을 유치하는 상권 조성 및 운영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2) 베이징시 - THE BOX 

베이징시 상무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3분기 동안 베이징에서는 총 717개의 브랜드 최초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콘셉트 스토어가 새롭게 개설되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특히, 베이징 차오양구(朝阳区)에 위치한 THE BOX A관에는 40개 이상 브랜드의 1호점 매장이 오픈했으며, 2023년 5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시점부터 2024년 말까지 방문객 수는 1500만 명을 넘어섰다. 베이징 THE BOX 매장 관계자는 난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니소 랜드(MINISO LAND) 매장은 <흑신화: 오공> 게임 테마로 구성했고, '슈퍼(超级) IP*’와 ‘슈퍼(超级) 매장'을 결합하여 베이징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흑신화: 오공>의 공식 굿즈인 ‘BLACKMYTH’ 출시 첫날부터 방문객들로 매장이 가득 찼다”고 언급했다.

 * 슈퍼 IP: 오랜 세월 꾸준히 매출을 창출하는 콘텐츠

<베이징 THE BOX A관 현장 사진>

[자료: 중국신문망(中新網)]

3) 광저우시 – 황푸 다위에후이(广州黄埔大悦汇)

광저우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794개 브랜드 매장을 최초 유치했으며, 이 중 2023년에만 420개 이상의 브랜드 매장이 입점하면서 이전 2년간 입점한 매장 수를 넘어섰다. 2024년에도 광저우시의 주요 상권과 쇼핑몰들이 적극적으로 브랜드 유치에 참여하면서 '1호점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광저우 황푸 다위에후이(广州黄埔大悦汇)는 개업 1년 만에 110여 개의 우수 브랜드를 유치했으며, 이 중 브랜드 1호점 매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넘었다. 연간 방문객 수는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5억 6000만 위안(약 1120억 원)을 초과했다.

<광저우 황푸다위에후이(广州黄埔大悦汇) 현장 사진>

[자료: 중국신문망(中新網)]

이와 같은 ‘1호점 경제’는 중국의 여러 도시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두시(成都市)의 경우 2023년 813개 브랜드의 1호점 매장이 입점하여 누적 매장 수가 3400개를 넘어섰으며,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청두시는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414개의 신규 매장을 추가로 유치했다. 최근 청두시 상무국은 공식 문서를 통해 앞으로 여러 서비스업 집적지와 주요 상권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5년, 2027년, 2029년 말까지 청두시 상업 단지에 각각 130개, 145개, 160개 이상의 중점 브랜드 매장을 최초로 유치하고, 같은 기간 동안 각각 30개, 40개, 50개 이상의 팝업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산둥성, 푸젠성, 구이저우성 등 지역에서도 2024년 다양한 소매, 외식,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첫 매장을 수십 개에서 많게는 백 개까지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새롭게 입점한 소매업체, 슈퍼마켓, 브랜드 첫 매장은 현지 소비자에게 더욱 편리한 쇼핑 환경과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중앙 정부와 각 지방 도시의 지역 정부는 런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도 속속히 발표하고 있다. 

2024년 12월, 성추핑(盛秋平)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에서 열린 2024-2025 중국 경제 연례 회의에서 “상무부가 런칭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문서를 조속히 발표하여 각 지역 정부가 정확한 포지셔닝을 찾고, 지역 특성에 맞는 런칭 경제를 발전시키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같은 달 중국 상무부 등 7개 부처는 공동으로 <소매업 혁신 향상 프로젝트 시행 방안(零售业创新提升工程实施方案)>(이하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서는 상업 공간의 현장감 있는 환경 조성 추진, 융합형 상업 장려, 혁신적인 트렌드 상업 모델 도입, 팝업형·테마형 상업 육성, 지역사회형(社区型) 상업 발전 등을 촉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충칭, 우한 등 주요 도시들도 지역 경제와 문화 활성화를 위해 런칭 경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1) 상하이시 (2024.4월 발표)

① 매년 3월부터 5월까지 ‘퍼스트 인 상하이(First in Shanghai)’ 글로벌 신상품 런칭 시즌 운영

② 중국 및 해외 브랜드의 상하이 진출을 장려하며, 아시아 및 그 이상급의 첫 매장 개설 시 100만 위안(약 2억 원)의 일회성 인센티브를 제공함. 또한, 런칭 시즌 기간 내 개설된 첫 매장에는 120만 위안(약 2억 40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추가 제공함

③ 런칭 경제 전문 서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문 기관이 주관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금의 30%를 보조하며, 최대 100만 위안(약 2억 원)을 지원함

④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신제품 런칭 행사 개최 시 동일 장소에서 동일 유형의 행사에 대한 일괄 허가·신고 제도 도입

⑤ 신제품 수입 관련 통관 절차 간소화 및 기업 패키지 서비스 마련

2) 베이징시(2023~2024년 발표)

① 브랜드 첫 매장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여 브랜드의 첫 매장 개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 체계를 마련하고, 베이징시 내 최초 매장 입점 유치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을 시행함

② 소매업체의 경우 프로젝트에 따라 승인된 실제 투자 총액의 최대 50%를 지원하며, 아시아 최초로 입점한 매장은 최대 500만 위안(약 10억 원), 중국(본토) 최초 입점 매장은 최대 200만 위안(약 4억 원), 베이징시 최초 입점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및 크리에이티브 스토어는 최대 100만 위안(약 2억 원)을 지원함. 외식업체는 프로젝트에 따라 승인된 실제 투자 총액의 최대 20%를 지원하고, 최대 50만 위안(약 1억 원)을 지원함

3) 광저우시(2024.1월 발표)

① 브랜드 최초 매장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2년 이상 입점 계약을 체결한 독립 법인 자격을 갖춘 상업 시설 운영자, 구역 운영 관리 기관 등 우수자를 선정하여 인센티브를 지급함. 브랜드 최초 매장 유치 시 최대 10만 위안(약 2000만 원)을 지급하고, 매년 동일한 기관에서 최대 200만 위안(약 4억 원)을 지급함

② 2년 이상 계약을 체결하여 광저우에 아시아 최초 매장, 중국 본토 최초 매장, 화남 지역 최초 매장, 광저우 최초 매장을 여는 국내외 브랜드 기업에 대해 최초 매장의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을 최대 100만 위안(약 2억 원) 지원하며, 프로젝트에 따라 실제 투자 비용의 20%, 최대 300만 위안(약 6억 원)을 단계별로 지원함

③ 2년 이상 입점 계약을 체결하고 개설한 국내외 브랜드의 독립 법인 매장이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로 업그레이드되고 전년도 매출이 500만 위안 이상인 경우, 인테리어 비용을 최대 200만 위안(약 4억 원) 지원하고, 우수 지점을 선정하여 실제 투자 비용의 20%, 최대 200만 위안(약 4억 원)을 지원함

4) 충칭시(2024.1월 발표)

① 브랜드 최초 매장의 등급, 수량, 운영 성과 및 경제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최대 200만 위안(약 4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함

② 상업 중심지, 특색 있는 상업 지역, 관광 명소 및 기타 주요 지역에 200㎡ 이상의 직영 매장을 신규 개설하는 경우, 투자 금액의 30%를 지원하며, 최대 100만 위안(약 2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함

③ 충칭 외 지역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 상업·무역 기업이 충칭시에 글로벌 본부, 지역 본부 및 결제 센터를 설립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충칭 내 직영 매장 개설 시 최대 100만 위안(약 2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함

5) 우한시(2023.8월 발표)

① 브랜드 최초 매장의 입지 선정과 글로벌 브랜드 및 대리점에 대한 맞춤형 입지 선정을 지원하며, 상업 시설 소유자 및 운영 기관과의 연결을 지원하여 브랜드 유치를 촉진함

② 브랜드 첫 출시 및 런칭 행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행정 지원을 강화하고, 런칭 행사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며, 신제품 런칭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 절차 간소화 및 신속한 승인 체계를 마련함

일부 지방 정부에서는 런칭 경제를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다. 2025년 1월 13일, 지린성(吉林省)에서 열린 양회는 정부 업무 보고를 통해 ‘첫 번째 경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2025년까지 100개의 1호점 매장을 유치·육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후난성(湖南省) 양회, 헤이룽장성(黑龙江省) 양회, 산시성(陜西省) 양회 모두 런칭 경제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지린성 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자 지린대학교 경제학부 부교수인 딩자오융(丁肇勇) 교수는 "첫 매장의 유치는 지린성 소비자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과 더 다양해진 상품·서비스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활력을 높일 수 있다"며, "또한 최초 매장의 입점은 관련 산업의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확장시키고, 산업 전체의 규모와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칭 경제(首发经济)’는 신제품, 신규 콘텐츠, 그리고 새로운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노출시켜 소비 욕구를 이끌어내는 한편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창출한다. 이는 침체된 소비시장에 새로운 활력이자, 새로운 상품을 단기 내 확산시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중국은 최근 수년간 정체된 국내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런칭 경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소비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자료: 36kr，상하이시 인민정부, 중국발전개혁신문사, 중국신문망(中新網), 중신건설증권(中信建投證券), 화서증권연구소(華西證券研究所), 카이위안증권(開源證券), 초상증권(招商證券), KOTRA 난징 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