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새로운 세금 개편 단행… 법인세 및 소득세 변화

튀르키예 정부는 2024년 8월 2일 '세법 개정에 관한 법률 제7524호'를 발표하며 세금 정책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번 개혁의 핵심 목표는 세금 징수 강화를 통해 재정 수입을 증대하는 것이다. 특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국가 부채 문제 속에서 직접세 비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3년 대지진 이후 튀르키예 정부는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겪어 왔다. 이에 더해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조치도 필수적이었다. 2024년 4월 기준 물가 상승률은 70%를 기록했으나, 연말까지 44%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긴축적인 통화 정책과 세금 개혁을 병행하며 경제 안정화를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에 추가적인 세금이 신설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대신 정부가 지하경제 감시를 강화하고 세금 징수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의 세금 제도

튀르키예의 세금 구조는 소득세, 자본세, 소비세로 구성된다. 기업세는 법인 소득에 부과되며, 개인 소득세는 급여에서 원천징수된다. 또한, 부동산·차량·토지 등 자산에도 세금이 부과된다. 부가가치세(VAT)는 주요 간접세로 작용하며, 정부의 주요 세수원 중 하나다. 튀르키예 정부는 세금 징수율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해 왔다. 2023년 Mehmet Şimşek 재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지하경제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세금 제도를 한층 강화했다. 그 일환으로 2024년 8월, 새로운 세법이 시행됐다.

주요 신규 도입 세금

ㅇ 지방 최소 법인세

2025년부터 튀르키예 내 모든 법인은 최소 10%의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기존 세금 감면이나 공제 혜택을 적용받더라도 실효 세율(ETR)이 10%를 밑돌 경우, 부족분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연간 2000만 리라(TL)의 소득을 올리고 투자 인센티브 적용으로 실효 세율이 6%로 낮아졌다면, 10% 기준에 맞추기 위해 4%의 추가 세금(80만 TL)을 납부해야 한다. 다만, 신설 법인의 경우 창립 후 3년간(3개 회계연도) 최소 법인세 적용에서 제외된다.

ㅇ 글로벌 최소 법인세

글로벌 최소 법인세는 다국적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세금 피난처로 사업을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규제이다. 이 조치는 원래 OECD의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국가 간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색) 프레임워크의 일환으로 개발되었다. 8월 새로운 세법이 채택됨에 따라, 튀르키예에서 운영되는 다국적 기업들도 이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만약 다국적 기업의 연결 기업들이 지난 4개 회계 연도 중 최소 2개 회계 연도에서 7억5천만 유로를 초과하는 매출을 기록한 경우, 이들은 15%의 '국내 및 글로벌 최소 보완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만약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실효 세율(ETR)이 15% 미만인 경우, 15%의 최소 세율을 충족하기 위해 추가 세금이 부과된다. 회사의 ETR은 각국의 전체 수익에 대해 납부한 세금을 나눈 값으로 계산된다.

ㅇ 민자사업 및 공공-민간 협력(PPP) 프로젝트

새로운 규정에 따라, 민자사업(BOP) 및 공공-민간 협력(PPP)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회사들은 30%의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 세율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이익뿐만 아니라 회사의 총 소득에 대해 적용된다. 2025년부터 이 규정은 계약서에 직접 서명한 프로젝트 계약 당사자들에게 적용되며, 하청업체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ㅇ 자유무역지대

기존에는 자유무역지대 내 생산 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이 국내외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법인세 면제 대상이었다. 그러나 2025년부터는 면세 혜택이 수출 판매에 한해서만 적용되며, 국내 판매에서 발생한 이익은 법인세가 부과된다.

2025년부터 적용되는 소득세율

ㅇ개인소득세

2025년부터 적용되는 소득세율은 다음과 같다:

<튀르키예 개인소득세 과세표준 및 세율>

[자료: 정부 관보 2024/12/31 no. 32768]

튀르키예의 소득세는 급여에서 원천징수 방식으로 부과된다. 과세소득 구간별로 차등 적용되며, 예를 들어 두 번째 구간(158,000~330,000 TL)에서는 첫 15만8000TL에 대해 15%의 세율이 적용되어 2만3700TL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후 15만8000TL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ㅇ법인세

한편, 2024년 회계연도부터 법인세율은 25%로 상향 조정됐다. 법인세는 각 기업의 연간 회계 이익을 기준으로 부과되며, 튀르키예 세법에 따라 계산된다. 또한, 튀르키예에서는 관계사 간 세금 그룹화나 합산 신고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법인은 개별적으로 세금을 신고·납부해야 한다.

간접세

ㅇ 부가가치세 (VAT)

튀르키예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부가가치세(VAT)의 부과 대상이다. 2023년 대통령령에 따라 표준 부가가치세율은 20%로 책정됐으나, 일부 품목과 서비스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기본 식품에는 1%의 세율이 적용되며, 섬유·의약품·의료 제품·서적·카페·레스토랑·제과점에서 제공하는 음식 및 음료 서비스, 호텔·모텔·호스텔 등 숙박업소에서의 숙박 서비스에는 10%의 세율이 부과된다.

한편, 수입 상품 및 서비스에도 세관 통관 시 다양한 부가가치세율이 적용된다.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튀르키예 정부의 전체 세수 중 약 31%가 국내 거래 및 수입된 상품·서비스에 대한 부가가치세 징수를 통해 확보됐다.

ㅇ 특별소비세 (SCT)

특정 품목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SCT) 역시 주요 세수원 중 하나다. 자동차·연료·화학 물질·특정 화장품·유리 제품·전자 기기·청량 음료·주류·담배 제품 등이 특별소비세 부과 대상이며, 특히 자동차의 경우 세율이 1%에서 최대 220%까지 적용된다. 2024년 기준, 특별소비세는 전체 세수에서 19.37%를 차지하며 정부 재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튀르키예 물품별 특별소비세 세율표>

[자료:  GIB (Turkish Revenue Administration) ]

원천징수세

원천징수세(stopaj)는 개인이나 법인의 소득에서 정부가 직접 소득원에서 공제하는 세금이다. 2024년 12월부터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은 10%에서 15%로 인상되었다. 원천징수세가 적용되는 다른 소득 유형으로는 이자(7.5%), 임대소득(20%), 전문 서비스(20%)가 있다. 2025년부터는 모든 전자상거래 거래에도 1%의 원천징수세가 적용된다.

시사점

튀르키예 정부의 최근 세금 개혁이 한국 기업들에게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최소 법인세 도입, 지방 및 글로벌 법인세 확대, 원천징수세율 인상 등의 조치는 튀르키예에서 운영되는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부가 세금 준수 강화와 비공식 경제 축소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안정적이고 투명한 사업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세금 인상이 국내 시장의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최근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통화 완화 정책을 시작했다. 이에 더해 재무부는 2025년부터 공급 측 정책에 집중하고 재정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튀르키예 정부가 물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갖고 있으며, 경기 회복을 저해할 추가적인 세금 인상은 도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튀르키예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첨단 산업과 수출 제조업 분야에서는 여전히 유망한 기회가 존재하며, 투자 인센티브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튀르키예의 세금 환경 변화와 재정 정책 방향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 KPMG, vergiport, KOTRA Office Resources, BİLGENER Tax & Audit & Consulting, Dündar Sır Law Firm, t24, Official Gazette, GIB, Mond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