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다양한 경제적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두 나라는 오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며, 지리적 인접성 덕분에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시리아는 내전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튀르키예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양국은 ‘피스타치오’와 ‘재건’을 중심으로 더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리아로부터 피스타치오 수입 확대 요구 증가

2024년, 중동 지역에서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새로운 디저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두바이 초콜릿’은 2021년에 아랍에미리트(UAE)의 스타트업 FIX 디저트 쇼콜라티에(Chocolatier)에 의해 처음 소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SNS 채널을 통해 인기를 끌며,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제품이 많이 시판됐다. 튀르키예에도 다수의 제품이 출시됐으며 슈퍼마켓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바이 초콜릿>

[자료: deliveroo]

이 초콜릿은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나페(바클라바에서 자주 사용되는 바삭한 필로 도우)를 결합한 제품으로, 독특한 맛과 생김새 덕분에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초콜릿은 인플루언서들의 홍보와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평균적인 초콜릿 바보다 비싸지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이를 찾고 있다. 그 결과 피스타치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튀르키예는 초콜릿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피스타치오의 주요 소비국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피스타치오 가격이 급등하면서, 바클라바 생산 업체를 포함 튀르키예의 제과 업계에서는 가격 안정을 위해 시리아로부터 피스타치오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는 2024년 약 301.4톤의 피스타치오를 수입했으며, 이는 2021년의 255.4톤에서 상당히 증가한 수치이다. 수입 금액 기준으로도 2021년 256만 달러에서 2023년 336만 달러로 늘어났다. 한편, 수출은 2021년 1만176톤에서 2023년 8828톤으로 감소했지만, 수출액은 7550만 달러에서 94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세계적인 수요 확대로 인한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결과였다.

시리아에서의 피스타치오 수입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두바이 초콜릿과 같은 인기 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시리아의 피스타치오는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며, 특히 알레포 지역에서 생산되는 피스타치오는 그 풍미와 질감이 독특해 고급 초콜릿 제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시리아산 피스타치오는 튀르키예 초콜릿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튀르키예는 시리아와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리아 재건 사업에서의 튀르키예의 역할

시리아는 13년간의 내전으로 인해 경제와 인프라가 심각하게 파괴됐으며, 이로 인해 시리아 재건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 내전으로 인해 50만 명이 넘는 사망자와 6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특히 튀르키예는 30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튀르키예는 시리아의 재건을 돕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으며, 실제로 튀르키예는 시리아에 대사관을 다시 연 첫 번째 국가가 됐다. 튀르키예는 시리아의 재건과 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24년 12월 22일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다마스커스를 방문한 것도 튀르키예 정부는 시리아 과도정부와의 관계를 조속히 구축해서 경제협력을 포함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튀르키예-시리아 외교 수반 기자회견('24.12.22.)>

[자료: 튀르키예 외교부]

시리아의 발전은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13년 이전에 시리아는 튀르키예에게 중요한 무역 파트너였으며, 내전이 없었더라면 양국의 무역규모는 60억 달러 이상이 됐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무역 규모는 2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시리아의 재건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튀르키예가 시리아 재건 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는 시리아와의 국경을 맞대고 있어 물류와 인프라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시리아의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향후 2~4년 동안 4000억 달러의 예산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예산은 튀르키예에 물류 부문, 특히 인프라 운송 관련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튀르키예의 항구와 교통 통로가 시리아의 재건을 위해 필요한 자재와 물품을 운반하는 중요한 경로로 활용될 수 있는데, 이 자재와 물품은 전쟁으로 파괴된 집, 사업체 및 공공 시설을 재건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튀르키예의 기업들은 시리아의 재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도로, 교량, 주택 건설 등 다양한 인프라 분야에서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재건 사업에 대한 참여는 튀르키예의 물류 및 건설 산업에 의미 있는 성장 계기를 제공하며, 양국의 경제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리아 재건과 경제 성장의 잠재력

시리아의 재건은 단기적인 경제 회복을 넘어서, 중장기적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 간의 경제 협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리아의 재건 예산은 튀르키예의 물류, 건설, 에너지 산업 분야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튀르키예는 물류와 건설 분야에서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시리아의 재건이 본격화되면 튀르키예 기업들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경제 관계는 그동안 정치적 갈등 속에서도 상호 이익을 위한 협력이 이뤄져 왔다. 시리아로부터의 피스타치오 수입 확대와 튀르키예 기업들의 재건 참여는 두 나라 간의 경제 협력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 Hürriyet Daily News, Daily Sabah, deliveroo, 튀르키예 외교부, 현지기업 인터뷰, 현지 유통망실사, KOTRA 이스탄불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