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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벨기에의 블랙 프라이데이 풍경
  • 경제·무역
  • 벨기에
  • 브뤼셀무역관 윤웅희
  • 2024-12-05
  • 출처 : KOTRA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다리는 벨기에 소비자 증가

소비심리 이용한 거짓 광고와 금융 사기도 늘어나, 벨기에 경제부 소비자들에게 주의 요청

지역 소상공인 중심의 대안 소비 행사도 확대

미국에서 시작된 블랙 프라이데이는 온라인 쇼핑의 증가와 거대 유통업체들의 전 세계적인 확장으로 이제 유럽의 소비자들도 손꼽아 기다리는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올해도 높은 에너지 가격이 유지되며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높아지는 물가에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소비자 관심 증가

 

벨기에는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크게 올랐다. 물가상승률이 급등하기 이전인 2021년과 비교해 2024년 벨기에 물가 상승률은 30%로 주변국들인 룩셈부르크(+21.4%), 프랑스(+22.9%), 네덜란드(+24.9%)보다 높은 수준이다. 독일이 31%로 벨기에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인플레이션 이전 벨기에보다 독일이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았기 때문에 여전히 벨기에의 소비자들은 주변국들 사이에서 가장 비싼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물가 상승의 여파로 벨기에에서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많이 증가하며 실질적인 구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벨기에의 소비자협회 Testaankoop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벨기에 응답자 중 63%가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중 무언가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작년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특가 상품을 구매했다고 52%의 사람들이 대답한 것과 비교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벨기에 소비자들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쇼핑 예산의 평균은 329유로로 구매 계획 품목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상품들은 주로 의류, 신발 등이었으며 핸드폰, 컴퓨터와 같은 전자 제품들이 그 뒤를 이었다.

 

블랙 프라이데이 소비심리를 겨냥한 사기도 증가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를 통해 좋은 제품을 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이용해 잘못된 할인 정보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거짓 광고도 증가하고 있다. Testaankoop은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을 주장하는 제품 중 실제로 할인이 아닌 경우를 소비자들이 분별할 수 있도록 가격 추적기 “Rate my Deal”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가격 추적기는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을 주장하는 2만여 개의 제품들이 실제로 할인 가격을 제공하는지 판별 해주는데, 실제 할인을 하는 경우는 그중 단 27%55백개뿐이었다고 한다. 나머지 73%는 광고보다 더 싼 가격의 제품을 다른 업체에서 찾을 수 있거나, 현재 가장 싸다고 하더라도 블랙 프라이데이가 되기 전에 이미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 적이 있는 제품이었다.


<벨기에 소비자협회 Testaankoop블랙 프라이데이 가격 추적기 ‘Rate my Dea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SSI00004fc46a18.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344pixel, 세로 773pixel

[자료: Testaankoop]

 

또한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유럽 기준을 준수하지 못한 상품이 무더기로 세관에 도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벨기에 관세청에 의하면 벨기에 소비 시장으로 온라인 쇼핑 상품이 진입하는 주요 관문인 리에주 공항에서는 20231월부터 10월까지 매달 평균 3천만 건의 온라인 구매 신고가 접수되었는데 11월과 12월에는 55백만 건으로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온라인 구매 신고는 2024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9월까지 월 평균 구매 신고 건수가 82백만 건에 이르렀으며, 이러한 증가 추세는 올해 11월과 12월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하여 2024년 9월 까지의 평균보다 12배 정도 증가한 10억 건 이상의 온라인 구매 신고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벨기에 관세청은 온라인 구매가 크게 증가하며 해외에서 도착한 블랙 프라이데이 소포 중에 유럽의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수입 허가를 받지 않고 밀반입된 제품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블랙 프라이데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을 노리는 것은 쇼핑과 관련된 사기 뿐만이 아니다. 벨기에의 은행 연합 협회인 Febelfin은 최근 몇 달간 은행 직원을 사칭하는 사건이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범죄자들은 자신이 은행 직원인 것처럼 속이며 전화를 받은 사람을 보호하는 것처럼 가장해, 컴퓨터 화면을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아이디나 비밀번호 같은 개인 정보를 탈취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기가 블랙 프라이데이나 연말 쇼핑 시즌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이들이 비단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거래량이 증가하는 시기를 앞두고 분주한 개인 사업자, 소매 업자를 노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보다 엄격해진 벨기에의 할인 광고 규제

 

벨기에에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대규모 연례 쇼핑 행사로 자리를 잡으면서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거짓 할인 광고가 증가하자 벨기에는 2022년부터 할인 광고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따르도록 규제하고 있다. 규제에 따라 벨기에에서 할인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광고 이전 30일 동안 가장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할인율을 계산해야 한다. 벨기에 경제부에 따르면 작년 블랙 프라이데이에 조사된 할인 사례 중 절반 이상에서 가짜 할인이 발견되었다. 경제부는 소비자들에게 올해도 이러한 가짜 할인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한편 규제를 피하기 위해 업체들이 작은 글씨로 조건을 표기하거나, ‘최대 50% 할인과 같은 모호한 조건, 항상 프로모션 중인 제품, ‘품절’, ‘한정된 재고’, ‘마지막 기회와 같이 심리적 압박을 주는 문구들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가치 소비 권장하는 대안적인 행사도 증가

 

한편 블랙 프라이데이를 겨냥한 사기뿐 아니라, 이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규모 할인을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과소비와 낭비를 하도록 조장한다는 비판과 함께 보다 싼 제품을 팔기 위해 품질이 나쁜 제품들이 과잉 생산될 경우, 제품의 수명이 짧아지고, 환경오염까지 일으킨다며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들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블랙 프라이데이를 위해 큰 할인을 제공할 수 있는 건 대개가 박리다매가 가능한 대규모 유통기업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할인할 여력이 없는 지역 소상공인들은 시장에서 증가하는 소비심리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오히려 매출이 감소한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지역 상인들을 응원하는 의미의 로컬 프라이데이 행사가 3년째 개최 중이다. 브뤼셀 로컬 프라이데이는 제품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면서도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해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올해는 의류 판매장, 레스토랑, 인테리어 관련 소품 판매장 등 30여 개의 매장이 참가했으며 소비자들은 로컬 프라이데이에 참여한 매장을 방문 시 소정의 할인이나, 할인권, 지역에서 만들어진 비누나 양초, 브로치 등 각 업체의 재량에 따라 마련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벨기에의 로컬 프라이데이 외에도 지속 가능한 제품을 권장하고, 책임감 있는 소비를 유도하는 프랑스의 그린 프라이데이, 소비가 아닌 기부를 권장하는 기빙 튜스데이 등 블랙 프라이데이의 대안으로 가치 소비를 권장하는 행사들이 유럽에서 확대되고 있다.

 

시사점

 

블랙 프라이데이는 이제 유럽 시장에서도 명실상부 소비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연례 할인 행사가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할인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이나 가치 소비를 주장하는 대안 시장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유럽의 소비시장 추세에서 보이는 양극화는 단순히 저가와 고가의 제품을 나누는 계층의 양극화가 아닌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소비 양상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되어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재 품목으로 유럽에 진출했거나, 향후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특성과 경쟁력뿐 아니라, 해당 제품이 어떠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소비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료: Testaankoop, FOD Economie, Liege Airport, 현지 주요 일간지, KOTRA 브뤼셀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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