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변리사, Anderson Mori & Tomotsune 법률사무소

이 글은 2024년 4분기 일본 시장 내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주요 동향 및 판례를 되돌아보며, 우리 기업이 알아 두면 유용한 현지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상표권 침해 판례 소개 (日 지재고등법원 R6.10.30. 판결 참조)

일본의 대형 회전초밥 체인점 '스시잔마이(すしざんまい)'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기요무라 (이하 원고)'는 어패류, 수산가공품을 수출입 및 판매하는 '다이쇼 재팬 주식회사(이하 피고)'에 상표권 침해를 근거로 한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원고는 아래의 도표와 같이 자사 마크에 의한 상표(표장 1) 및 표준문자에 의한 'すしざんまい(스시잔마이)' 상표(표장 2)와 더불어, 'SUSHI ZANMAI' 영문 상표(표장 3)를 등록상표로 보유하고 있다(이하, 원고 각 상표).

한편, 피고는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Sushi Zanmai'라는 문자의 표시(표시 1)와 관련 표장에 의한 표시(표시 2)를 게재했으며(이하, 피고 각 표시), 원고는 본 행위가 원고 각 상표의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고 각 상표(표장 1에 대해서는 그 요부)와 피고 각 표시(표시 2에 대해서는 그 요부)는 모두 일본어로 '스시잔마이(スシザンマイ)'라는 동일한 칭호를 갖는다.

[자료 : 일본 특허정보 공개 플랫폼 J-PlatPat 및 지재고등법원 홈페이지]

이와 관련해 아래에선 도쿄지방법원에서의 판단과 지재고등법원의 판결(이하 본 판결)을 비교하고, 각 판단 내용 및 포인트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상표권 침해의 일반적 요건

일본 상표법 제37조에 따르면, '지정상품 및 서비스' 또는 이것에 유사한 '상품·서비스' 관련해 등록상표 또는 유사상표를 사용 등의 행위는 상표권 침해로 간주된다. 아울러 상표의 '사용'에 관해서는 동법 제2조와 제3조의 각호에 열거돼 있다. 따라서,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는 ①상표의 유사 여부, ②상품 또는 서비스의 유사 여부, ③상표권의 사용이 주된 쟁점으로 여겨진다.

일본 법원의 판단

위의 각 논점에 관해 원심인 도쿄지방법원의 'R6.3.19. 판결' 및 본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다.

[자료: 각 법원 판결] 

상기에 따라 도쿄지방법원의 경우엔 모든 논점에 관해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고 상표권 침해에 근거한 원고의 청구를 인정하고 있음에 반해, 본 판결은 피고가 피고의 각 표시를 본 웹사이트에 게재하는 행위가 상표권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본 판결은 속지주의 관점에서도 상표권 침해의 해당성을 부인하고 있다.

시사점

1. 상표의 '사용'에 관해

한편, 피고의 각 표시는 그룹사인 '슈퍼 스시'가 말레이시아에서 전개 중인 'Sushi Zanmai(이하, 본건 초밥 가게)'라는 음식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관해 도쿄지방법원은 피고가 관리하는 웹페이지는 주로 일본 국내의 거래자와 수요자를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며, 피고의 각 표시는 본건 초밥 가게를 소개하기 위해 게재한 것으로, 원고의 지정 서비스인 '초밥을 주로 하는 음식물의 제공'과 유사한 서비스에 관한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본 판결은 피고 각 표시의 웹페이지 게재 행위가 일본에서의 식재료 수출이라는 피고의 서비스 광고로 행해진 것이기 때문에 인정 포인트를 달리 잡았다. 그 이유로는 본 웹사이트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식재료의 수출 사업을 하는 것을 알 수 있고, 본 웹사이트에 있어 본건 초밥 가게의 서비스를 알리는 내용이 빈약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즉, 본 판결은 상표권의 유사성에 의해 쉽게 상표권의 침해를 인정하지 않고, 상표권 '사용'의 맥락에서 서비스의 유사 여부에 대해 실질적인 판단을 하고, 피고 표시에 관한 서비스가 원고의 지정 서비스와 유사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표권 '사용'의 해당성을 부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속지주의 관점

또한, 본 판결은 만약 피고의 각 표시 사용이 상표적 사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속지주의 관점에서 일본의 상표권 침해에 의한 청구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다. 즉, 본건 초밥 가게는 말레이시아에서 전개되고 있고 피고가 일본 내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만일 피고의 각 표시를 본 일본 내 소비자가 서비스 장소를 오인했다고 하더라도 그 오인의 결과는 일본 상표권의 효력이 항상 미치지 않는 국외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고의 각 상표가 등록된 일본에선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없고,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상표권의 효력은 등록된 국내에 한정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국외에서 오인이 발생한다고 해도 그것은 일본의 상표권이 미치는 범위가 아니라고 사료된다. 즉, 본 판결에 의하면, 예를 들어 피고의 각 표시에 관한 서비스가 일본 국내에서 행해질 경우, 상표권 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3. 공동권고에 관해

위의 속지주의 논점 관련, 본 판결은 WIPO(세계 지식재산권 기구)에 의한 '인터넷상의 상표 및 기타 표식에 관한 공업소유권의 보호에 관한 공동권고(이하 공동권고)' 제2조를 참조해 볼 수 있다. 해당 조항에서는 인터넷상의 표식 사용이 해당 회원국에서의 '사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상업적 효과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또, 본 판결에서는 본건 초밥 가게가 일본 내에서 서비스를 행하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따라 본 웹페이지에서 피고 각 표시가 일본 내에서의 상업적 효과를 가지지 않는 것이 확인돼 있다.

참고문헌

1) "사건번호 : 레이와6(네)10031", 일본 지재고등법원, 2024년 10월 30일

https://www.ip.courts.go.jp/app/files/hanrei_jp/478/093478_hanrei.pdf

2) "실무상설 상표 관계 소송[제2판] 55쪽", 著 다카베 마키코, 2023년 9월 25일

3) "사건번호 : 레이와3(와)11358 ", 도쿄지방법원, 2024년 3월 19일

https://www.courts.go.jp/app/files/hanrei_jp/924/092924_hanrei.pdf

4) "Recommenda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Marks, and Other Industrial Property Rights In Signs, On The Internet", WIPO, 2022년

https://www.jpo.go.jp/news/kokusai/wipo/document/1401-037/kyoudoukannkoku.pdf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한국지식재산보호원(KOIPA) 및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