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범죄 증가 추이

일본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강도 사건은 총 1361건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으며, 검거 건수 또한 1232건으로 16.2% 늘어났다. 특히 최근 수도권에서 연달아 발생한 강도 사건 중 다수가 야미바이토(闇バイト)의 소행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야미바이토는 온라인 플랫폼이나 SNS를 통해 모집된 불법 아르바이트로, 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다. 2023년 8월 하순 이후에만 이와 관련된 강도 사건이 18건 발생했으며, 이들 중 15건에 연루된 40명이 체포됐다.

<강도 범죄 인지 건수 및 검거 건수>

(단위: 건)

[자료: 경찰청 범죄통계자료 기반 KOTRA 도쿄무역관 가공]

야미바이토를 통한 강도 사건은 범죄의 형태가 더 폭력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을 좁히기 어렵고, 창문을 깨고 침입하는 등 강제적이고 대담한 수단을 동원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범 대책으로는 예방이 쉽지 않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국민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도 사건의 증가와 새로운 범죄 형태의 등장으로 인해 일본 국민의 치안에 대한 인식 또한 크게 변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이 2023년 10월에 실시한 『치안에 관한 앙케트』에 따르면, 15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0년간 치안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빠졌다’와 ‘어느 쪽인가 하면 나빠졌다’라고 응답한 비율의 합계가 71.9%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4.8%p 증가한 수치로, 국민 다수가 치안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10년간 치안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가>

(단위: %)

[자료: 경찰청 자료 기반 KOTRA 도쿄무역관 가공]

치안에 관한 관심은 지방자치단체의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쿄도 정책 기획국이 2024년 1월에 발표한 『도민 생활에 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도가 특히 중점을 두어야 할 과제’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중 40.2%가 ‘치안 대책’을 꼽았다. 이는 강도 사건 증가와 더불어 도민들이 치안 문제를 주요 관심사로 보고 있음을 반영한다.

<도 정부에 대한 요구: 도쿄도가 특히 중점을 두어야 할 대책>

(단위: %)

*주: 복수응답 가능 설문 조사

[자료: 도쿄도 정책 기획국 자료 기반 KOTRA 도쿄무역관 가공]

야미바이토 확산에 따라 수도권 및 대도시를 중심으로 강도 사건이 증가하고 치안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커지면서, 방범용품 시장 또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일본 방범용품 시장 현황

일본방범설비협회가 발표한 2022년판 방범설비기기에 관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방범설비기기 제조업, 방범시스템 시공업, 기계경비업의 활동 실태를 종합한 2021년도 일본 방범 관련 시장의 추정 규모는 1조 2,263억 엔으로, 전년도 대비 100.6%의 소폭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방범 관련 기술 및 설비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범죄 예방을 위한 다양한 장비와 서비스가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음을 시사한다.

<2016~2021년 방범 설비 추정 시장 추이>

(단위: 억 엔, %)

[자료: 공익사단법인 일본방범설비협회 자료 기반 KOTRA 도쿄무역관 가공]

한편, 후지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일본의 시큐리티 관련 시장 전체 규모는 약 9904억 엔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한 10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시장 중 가정용 기기 및 서비스 분야 시장 규모는 2021년 2372억 엔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 증가한 성장률을 보였다. 후지경제는 보안 관련 시장이 2026년에는 약 1조2천억 엔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꾸준한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큐리티 관련 전체 시장 및 가정용 기기 및 서비스 분야 규모 추이>

(단위: 백만 엔, %)

*주: 2022년은 전망치, 2023년 이후는 예측치

[자료: 후지경제 자료 기반 KOTRA 도쿄무역관 가공]

최근 방범용품 수요 증가 동향

이처럼 안정적으로 성장해 오던 방범용품 시장은 최근 강도 사건의 증가와 치안에 대한 불안과 맞물리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개인과 가정의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며 관련 제품과 서비스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 주요 홈센터인 카인즈(カインズ)에서도 방범용품 판매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카인즈 오우메인터점(青梅インター店 )에서는10월 기준 방범용품 판매가 전월 대비 2.5배 증가했으며, 이치하라점(市原店)에서는 방범 대책 관련 문의가 증가함에 따라 9월부터 방범용품 전용 판매대를 새롭게 설치했다. 카인즈 FC 코후쇼와점 (FC甲府昭和店)에서는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옥외용 센서 라이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급증했으며, 방범 필름은 2.8배, 보조 잠금장치는 2.5배, 방범 카메라는 2.2배 증가했다.

대형 보안업체 세콤(SECOM)도 이러한 방범용품 수요 증가의 영향을 받고 있다. 세콤은 2025년 3월기 연결 순이익이 전기 대비 3% 증가한 1046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예상치(15% 감소한 870억 엔)보다 176억 엔 더 높은 수치로, 과거 최고 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3월기 연결 결산에서도 매출액은 전기 대비 5% 증가한 1조1547억 엔, 순이익은 6% 증가한 1019억 엔을 기록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기계 경비 사업과 방범 카메라 등 안전 관련 상품의 판매가 주요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방범용품 종류

일본 방범용품 시장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점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보조 잠금장치, 침입을 감지하고 기록할 수 있는 방범 카메라, 유리 파손을 방지하는 방범 필름 등은 대표적인 방범용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외부 침입자를 감지해 불빛으로 경고하는 센서등, 위급 상황 시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방범 버저, 침입 가능성을 억제하는 방범 스티커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독특한 방범용품도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방범 자갈은 외부인이 정원이나 현관으로 접근할 때 발걸음 소리를 크게 내어 침입을 감지하거나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가정에 설치하는 용도의 방범용품 이외에도 호신용 방범 버저, 호신용 사스마타 등 호신용품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방범용품 종류 및 제품 예시>

[자료: 라쿠텐 시장 및 아마존 재팬]

시장 전망 및 시사점

최근 일본의 방범용품 시장은 강도 사건의 증가로 인해 단기적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나, 향후 치안이 안정화될 경우 안정적인 성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존 제품과 비슷한 것을 제공하기보다는 스마트 보안 시스템이나 AI 기반의 고도화된 보안 솔루션 등 일본 소비자들의 기술적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일본 시장은 한국과 달리 단독주택 거주자가 많고 열쇠를 사용하는 인구가 여전히 많아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방범 업계 종사자인 O 씨는 KOTRA 도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수년 전까지만 해도 AI 기능이 탑재된 카메라의 가격이 너무 높아서 일반 가정집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요즘에는 AI 기술이 많이 보편화돼 예전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사람, 동물, 차 등을 세밀하게 인식할 수 있어 인기가 있다. 정부 또한 방범 카메라 설치 비용의 보조를 검토하고 있으며, 지자체 차원의 문의도 늘고 있다. 향후 이 분야에서의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결국 일본 소비자들의 보안 니즈와 시장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맞춘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일본 방범용품 시장에서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자료: 경찰청, 도쿄도, 공익사단법인 일본방범설비협회, 후지경제, 라쿠텐 시장, 아마존 재팬 등 KOTRA 도쿄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