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효율적 물류 허브로 도약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류 및 무역, 교통 허브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최근 물류뿐만 아니라 도로, 철도, 공항 등 교통 인프라 전반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비전 2030 발표 이후, 수출입 절차 간소화와 함께 시장 자유화를 촉진하고 민간 부문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규제 및 거버넌스 구조 개혁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이밖에 공공-민간 협력(PPP)을 통해 인프라 자금 조달을 활성화하고, 주요 물류 시장에 디지털 혁신과 자동화를 도입하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세계은행이 발표한 물류성과지수(LPI, Logistics Performance Index)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55위에서 2023년 38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리며 비전 2030의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했다. 앞으로 사우디는 이를 25위까지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물류성과지수>

[자료: World Bank] 

사우디 물류 혁신,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

사우디아라비아는 대규모 경제와 전략적 지리적 위치를 기반으로 지역 물류 허브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해 사우디는 국가 교통 및 물류 전략(National Transport and Logistics Strategy)을 도입하며 교통 및 물류 부문의 전반적인 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초기 성과는 뚜렷하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통관 절차, 주요 교통 인프라 확장, 그리고 민간 운영사와의 양허 계약 체결을 통해 물류 부문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 또한, 파사(Fasah) 플랫폼의 도입으로 통관 절차가 디지털화되며 효율성이 향상됐고, 킹 압둘라 항만을 비롯한 주요 항만의 민영화는 물류 처리 속도와 서비스 품질을 대폭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National Transport and Logistics Strategy>

 [자료: Ministry of Transport and Logistics Services]  

사우디 물류 기술 및 혁신 동향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동화 기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물류 산업에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전자 통관 절차와 실시간 화물 추적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항만과 자동화된 창고 시스템은 물류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의 투명성과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물류 운영을 자동화하고, 드론과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한 라스트 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에도 활용돼 물류의 신속성과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로봇 도입이 급격히 증가해 생산성과 비용 효율성이 향상되고 있어 2025년까지 제조 공정의 45%가 로봇으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wisslog와 같은 기업을 통해 로봇 기반 물류 솔루션을 도입하며 물류 창고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3년부터 Saudi Smart Logistics를 개최해 AI, 자동화, IoT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물류 산업의 첨단 기술과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Saudi Smart Logistics 2023>

[자료: Saudi Smart Logistics]

사우디 물류 시장 현황 및 전망

2023년에 238억3000만 달러로 평가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화물 및 물류 시장은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시장이 2029년까지 328억80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5.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성장은 비전 2030의 일환으로 물류 인프라 확장, 스마트 기술 도입, 자동화 및 디지털화와 같은 주요 혁신들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물류 시장 선도 기업> 

[자료: Mordor Intelligence]

한국과의 협력 및 시사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물류 및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리야드에 글로벌 물류센터(GDC)를 건설 중이며, 이 센터는 중동 전자상거래 물류 허브로서 매일 1만5000개의 패키지를 처리할 계획이다. 이는 사우디 비전 2030과 맞물려 물류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사우디가 중동의 물류 허브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NEOM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철도 및 물류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며, 양국 간 지속 가능한 인프라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우디에 진출한 대표적 한국기업인 L 사의 담당자는 중동의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며, 아직 사우디의 경우 물류 시스템의 발전 단계가 낮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국가적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스마트 물류 기술 도입에는 인프라 디지털화, 규제 정비, 그리고 기술 격차 문제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사우디 기업들과 협력해 현지 시장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술 이전과 인력 재교육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 프로젝트와 대형 물류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우디 물류 혁신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자료: Vision 2030, Saudi Ministry of Transport and Logistic Services, World Bank, Arab News, Saudi Smart Logistics, Zakat, Tax and Customs Authority, 개별 기업 홈페이지 및 KOTRA 리야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