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봉제 산업 대체지 필요

베트남에는 90년대 초부터 노동집약적인 의류 봉제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여 베트남의 초기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 유럽 수출을 목표로 베트남에서 의류를 생산, 가공해 왔는데, 최근에는 베트남의 높은 경제성장률로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베트남 진출 의류 봉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의류 봉제 기업들의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집트는 저렴한 인건비, 안정적 물류, 미국, 유럽 수출 시 관세 면제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미국,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의류 봉제기업들의 대체 투자처로 주목해 볼만 하다.

이집트의 의류 봉제 제조 및 수출 환경

인건비 : 의류 봉제 산업은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해외 투자처 고려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건비이다. 베트남의 최저 인건비는 지역별로 상이하나 우리 의류 봉제 기업이 집중되어 있는 동나이, 빈증 지역이 2024년 최저 월급여는 201.8 달러이다. 반면, 이집트의 최저 월급여는 6000EGP(123.85 달러) 수준으로 베트남의 약 61% 수준으로 저렴하다.

물류비 : 물류비 측면에서도 이집트는 지중해를 접하고 있는 유럽 수출에 최적의 국가이면서 동시에 미국으로도 파나마 운하나 수에즈 운하 통과 없이 운송이 가능하여 물류 이동이 안정적인 국가이다. 특히 최근에 파나마 운하의 가뭄, 수에즈운하의 후티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등으로 안정적 물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 관세 : 이집트는 특히 EU, 미국 수출하는 의류 봉제 기업에게 최적의 투자처라 할 수 있다. EU는 이집트의 FTA 체결국으로 수출 시 관세가 면제된다. 미국 수출 시에도 QIZ 협정(Qualified Industrial Zone Protocol)을 활용하여 특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수출 관세가 면제된다. 두 지역 모두 수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이집트산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현지 생산 비중 35%의 기준을 맞춰야 한다.

QIZ 활용 방안

QIZ 협정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산 원부자재 사용 비율을 맞춰야 한다. 총 수출품 생산비의 35%를 이집트-이스라엘산으로 맞추되, 최소 11%는 이스라엘산으로 나머지 24%는 이집트산을 충족하면 된다. 통상 이스라엘산 원부자재의 경우 이집트산 대비 약 20% 가격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섬유 및 의류 분야 대미 수출 관세가 약 16.5~27.7%로 높은 바, 아직까지 의류 분야에서는 QIZ를 활용한 수출 경쟁력이 있어 이를 활용한 대미 수출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QIZ 협정(Protocol)은 이스라엘과 이웃 국가 간의 경제적 유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1996년 미국 의회에서 제정하였다. 2005년 2월에 발효되었고 이에 따라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제조한 제품이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

QIZ는 ‘Qualified Industrial Zone’의 약자로 QIZ 협정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QIZ 지역은 이집트 전국에 6개 지역으로 매우 광범위하여 실제 거의 모든 산업단지가 해당된다. 즉 현재 이집트 정부가 지정한 대다수의 산업단지에서 이집트산, 이스라엘산 원자재 비중을 맞출 수 있다면 QIZ protocol에 의해 미국 수출시 관세가 면제된다. QIZ 지역은 변경도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으니 최종 점검은 필요하다. 또한 QIZ를 통한 면세 혜택을 위해서는 폐수처리 시설을 갖춘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집트의 대규모의 산업단지에는 폐수처리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집트 QIZ(Qualified Industrial Zone) 분포도>

[자료 : QIZ 이집트 홈페이지]

QIZ 활용 현황

이집트 무역산업부 산하의 QIZ 관리사무소(qizegypt.gov.eg)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1,191개 기업이 QIZ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약 80% 기업이 의류와 악세사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관세가 높아 QIZ 활용 효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외 QIZ 협정 활용 기업은 냉동 가공식품과 채소(QIZ 전체 수출의 9%)를 수출하며 유리, 비금속 광물, 화학물질, 플라스틱 및 고무, 기타 농산물 같은 제품은 각각 QIZ 수출의 1% 미만을 차지한다.

2023년 QIZ 활용 수출품은 이집트의 대미국 총 수출의 48%, 비석유 수출의 50%를 차지했다. 2019년 10억 달러를 돌파한 후 2020년 COVID19로 다소 주춤햇다가 2021년 회복되었고 2022년에는 전년 대비 24% 성장하여 역대 최고치인 15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3년 수출액은 약 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23% 감소한 상황이다.

<2023년 이집트의 QIZ 활용 대미 수출액>

(단위 : 백만 달러)

[자료: USITC]

산업단지 선정 : 공공 VS 민간 프리존, 수에즈운하경제구역

이집트에 섬유 분야 진출 시 유럽 및 미국 수출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프리존(Free Zone)에 입주하는 것이 유리하다. Free Zone 입주 시 수출품에 사용되는 수입 원부자재에 대해서는 수입관세가 면제된다. 단, 이 경우 생산품의 약 80%를 수출하는 기업에 적용된다. 프리존은 공공(Public)과 민간(Private)으로 구분된다. 공공 Free Zone은 평소 수출을 목적으로 입주한 곳이므로 이에 대한 입주기업 관리가 평소 이뤄지고 있어 수출 행정절차는 간단한 편이다. 반면 민영 Free Zone 입주 시에는 QIZ 및 일반 수출입 관련 서류를 꼼꼼히 챙겨 둘 필요가 있다. 종종 정부 감사를 통해 실제 운영 상황을 점검한다.

퍼블릭 프리존 입주 시에는 정부기관인 GAFI를 접촉하여 부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퍼블릭 프리존은 장기 임차로 방식으로 운영되며 임차료는 민간 대비 저렴하나 매년 일정액씩 인상되는 구조다. 임차 면적은 소규모도 가능하나 프리존에 따라 임차 가능 면적이 달라지므로 단독 투자의 경우 원하는 입지에 부지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GAFI 담당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대다수 유명 퍼블릭 프리존은 임차가 완료된 상태로, 2024년 3분기 기준 입주가능한 퍼블릭 프리존은 이스말리아(Ismailia)와 포트사이드(Port Side)가 있다. 이스말리아는 소규모 입주가 가능하며, 포트사이드는 최소 입주 면적이 20만m2 이다. 퍼블릭 프리존의 저렴한 임차료, 간단한 행정절차에도 불구하고 최대 단점은 총 매출액의 2%를 수출세로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매출액이 크다면 이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또다른 선택지는 프라이빗 프리존으로 대규모 투자에 더 유리하다. 프라이빗 프리존의 경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곳들이 많다. 반면 입주 조건이 좀 더 까다롭고 비용 또한 높다. 부지는 매입 방식이며 단독으로 입주 시에는 투자금액 2천만 달러 이상, 대지 면적 2만 m2, 고용인원 500명 이상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부지 선정은 해당 지역의 개발사(Developer)를 접촉하거나 해당 산업단지 내 부동산을 통해 기존 매물을 알아볼 수 있다. 단독 투자가 어려운 경우 현지 기업과 조인 벤처나 기존 공장을 인수 혹은 매입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QIZ 기관이 공개한 QIZ 기업은 864개사로 이중 736개사가 섬유 및 의류 봉제(Textile and RMG) 기업으로 전첵의 86.2%가 해당된다. 섬유 및 봉제 기업이 가장 많이 입주한 단지는 알렉산드리아의 26.1%, 텐스오브라마단이 16.4%를 차지하고 있다. QIZ를 활용하여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의 선호하는 산업단지는 지중해를 끼고 있는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와 카이로 인근의 텐스오브라마단(10th of Ramadan)이다. 알렉산드리아의 경우 지중해를 끼고 있어 유럽 및 미국 수출 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반면, 10th of Ramadan은 카이로 인근에 있어 인력 수급이 용이하고, 수출은 물론 내수시장 접근에도 용이하다. 현재 이 2개 지역은 단독 입주가 가능한 퍼블릭 프리존 부지는 없는 상황이다. 프라이빗 프리존의 기업과 Joint Venture 혹은 기존 기업 인수및 매입을 통해서 입주 가능하다.

<QIZ 활용하는 섬유 및 의류 봉제 기업 소재지>

(단위 : 개사, %)

[자료 : QIZ 관리국]

이밖에 수에즈구역경제구역청(SCZone Authority)이 관할하는 수에즈운하경제구역 산업단지도 QIZ 지역에 속한다. SCZone은 4개 산업단지가 있고 이중 West Qantara 산업단지가 섬유 및 의류 봉제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2024년 12월 완공 예정으로 아직까지 크게 주목받고 있지 않지만 최근에는 중국 및 터키 기업들이 진출하여 조기 선점하고 있다.

<2023년 SCZone에 투자 발표한 중국 섬유 및 의류기업>

[자료 : Egypt Today]

이 지역은 입주 초기 단계로 주변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반면, 토지 비용이 저렴하고 아직까지 입주 가능한 부지도 여유로운 편이다. 관계 기관은 실제 단지 조성 완성까지 약 3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West Qantara에는 이집트 기업은 부재한 것으로 파악되어 단독 진출 시 고려 대상 지역이 될 수 있다. 입주 희망 시에는 SCZone에 문의를 해야하며, 투자규모, 필요 대지면적, 고용인원 등에 따라 추천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시사점

이집트는 저렴한 인건비, 안정적인 물류이동, EU와 미국의 수출 관세 면제가 가능한 국가로 섬유 및 의류 봉제기업들에게 최적의 투자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대체 투자처로 적극 고려할 만 한다. 이밖에도 이집트 정부의 적극적인 제조업 투자유치 정책으로 인하여 수출 기업에는 수출 부가세 환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다. 

Madamsr에 따르면, 2023년 QIZ 활용 수출액이 급감한 배경에는 수출에 필요한 이스라엘산 원부자재에서 11%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제조사들이 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이집트가 현재의 이스라엘 산 원부자재 비중을 낮추는 방안을 협의 중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결론 내지 못하고 있다. 일전에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산 원부자재 투입 요건을 8%로 낮추고 프로그램 범위를 기술 기업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집트에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기업들은 이스라엘산 의무 비중에 맞는 원부자재 공급이 가능한지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이집트의 법이 불투명하고 자주 바뀌는 특성이 있어 거의 모든 진출기업이 그렇듯, 로펌 등 전문가를 통한 컨설팅은 필수적이다. 특히 합작투자 및 인수를 통한 진출시 현지 부지 선정 및 노무, 세무, 합작기업 설립 방법 및 기타 유의사항 등 전문가 상담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자료 : Egypt Today, QIZ 담당기관(Qizegypt.gov.or), SCZONE관리청 및 GAFI 인터뷰, 그외 KOTRA 카이로 무역관 보유자료 등